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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러시아, 크림전쟁 패배 잊었나/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 크림전쟁 패배 잊었나/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최근 서양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뉴스에서 ‘러시아’를 검색하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온다. 지난 2월 10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을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자 라브로프는 통역관에게 “통역할 필요 없다”고 했다. 왜 그럴까? 사실 최근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151년 전 파리조약 파기와의 역사적 유사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1812년 프랑스군의 침략을 물리친 러시아는 이듬해 유럽 원정에 나서 나폴레옹의 프랑스 패망과 왕정 복고에 크게 기여했다. 1825년 말 제위에 오른 니콜라이 1세는 유럽의 군주제를 보호하는 걸 사명으로 삼아 유럽의 혼란이 러시아 이익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1848년 오스트리아제국에서 발발한 헝가리 혁명 등 19세기 유럽 혁명운동의 탄압에 적극 참여했고, 이에 힘입어 ‘유럽의 헌병’으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유럽의 상황이 안정되자 러시아는 유럽의 수호자에서 적으로 변했다. 1853년,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의 분쟁을 이용한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제국은 크림전쟁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키고 파리조약을 통해 흑해의 해군기지와 영토 일부
  • [글로벌 In&Out]  2022년 벽두, 한일의 ‘약속’을 생각한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2022년 벽두, 한일의 ‘약속’을 생각한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2022년 신년 벽두, 유감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우선 북한이 연초부터 무려 7차례나 미사일 발사를 반복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자제해 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재개도 불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인지도 모르겠으나 미국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또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긴 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중국의 인권 상황을 문제 삼아 외교적 보이콧에 나섰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미러 대립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낳고 있다. 마치 미국 대 중러의 냉전이 부활한 듯하다. 중러에 ‘전략적 완충국가’로서의 북한의 의미가 커짐에 따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영향력 행사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와중에 한일 간에는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둘러싸고 새로운 갈등이 부상하고 있다. ‘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의 등록은 ‘한반도 출신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정보센터 설치’를 조건으로 인정됐다. 그런데도 실제 정보센터의 전시는 “차별적 대응은 없었다”는 원주민의 증언을 일부러 강조하고 있어 당초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
  • [글로벌 In&Out] 네덜란드 동물당, 다종공동체를 향한 여정/오창룡 고려대 교수

    [글로벌 In&Out] 네덜란드 동물당, 다종공동체를 향한 여정/오창룡 고려대 교수

    “찍을 사람이 없다. 차라리 개나 고양이에게 투표하자.” 이것은 한국의 정치현실을 풍자하는 문구가 아니다. 2002년 창당한 네덜란드 동물당은 개나 고양이를 위해 투표하는 것을 실제로 가능하게 했다. 네덜란드에서 동물당의 존재는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섰는데, 2006년 2명의 의원을 처음으로 배출한 동물당은 2021년 총선에서 6개의 의석을 확보했다. 네덜란드 하원이 150석이기 때문에 한국과 비교한다면 의원 12석 규모의 정당이다. 20년 동안 하나의 당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네덜란드는 유독 사회적 다원성을 반영하는 정치를 발전시켜 왔다. 봉쇄조항이 없는 개방적인 선거제도 덕분에 동물당과 같은 군소정당이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네덜란드 동물당은 다른 정당들이 깊게 다루지 못하는 동물 정책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집권’이 아닌 ‘쟁점화’를 목표로 한다. 동물권과 동물복지 문제를 언론에 노출시키고 대중적인 관심과 토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주된 활동이다. 동물당 의원들의 화려한 언변과 이미지 전략이 한몫을 했다. 그러나 정치 영역에 동물이 들어올 수 있었던 이념적 근거가 중요한데,
  • [글로벌 In&Out] 2022년 아세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김창범 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In&Out] 2022년 아세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김창범 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2022년 벽두부터 아세안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체인 아세안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이다. 전체 인구가 6억 7000만명에 달하는 단일 경제공동체로서, 평균 연령이 30세 전후인 ‘젊은 나라’들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지난해 아세안 경제가 3% 성장했고 올해는 5.1%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며, 글로벌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이 격돌하는 가운데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아세안 접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ㆍ미국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미국 대통령으론 2017년 이후 처음 참여했다. 나아가 아세안 정상들을 미국으로 초청, 올해 2월 미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악관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조정관은 2022년 가장 중시하는 대외 정책의 하나가 아세안과의 협력을 모든 방면
  • [글로벌 In&Out]  2022년 중국 풍향계/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글로벌 In&Out] 2022년 중국 풍향계/이희옥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장

    코로나 팬데믹이 풍토병(endemic)으로 변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세계로 열린 창을 닫고 각국을 각자도생으로 이끌고 있다. 2003년 사스(SARS)를 학습한 중국은 생명권을 내세워 소규모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해도 도시 봉쇄와 전수조사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고 있다. 여기에는 이 전선이 뚫리면 일상이 무너지고 체제 정당성도 흔들릴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설 명절과 2월에 개최될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있고, 하반기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분수령이 될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도 예정돼 있다. 어렵게 이룬 중국 정치 과정의 한 축이었던 집단지도체제를 시진핑 리더십으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물리적 국내 안정은 필요조건인 셈이다. 벌써 사회 곳곳에 당의 지배를 강화하고 ‘중국의 길’에 대한 자신감을 전파하면서 중국이 당ㆍ국가체제라는 것을 새삼 환기하고 있다. 이러한 ‘안정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라는 정치 노선은 대외전략으로 나타날 것이다. 우선 중국을 ‘외부의 적’으로 간주하고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를 연계해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을 겨냥할 것이다. 더구나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비호감도가 80%에 달하는 미국의 반중 정서를
  • [글로벌 In&Out] 미중 갈등 시대, 올바른 질문은 무엇일까/서정건 경희대 교수

    [글로벌 In&Out] 미중 갈등 시대, 올바른 질문은 무엇일까/서정건 경희대 교수

    현재와 미래의 미국과 중국 관계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대결 혹은 경쟁 둘 중 어느 한쪽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정치적 관점에 따르면 미중이라는 두 강대국 행위자가 대만 해협, 인권 논란, 기술 경쟁, 베이징동계올림픽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결을 격화할 것이라 전망된다. 이슈 특징상 국제 이슈는 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마련인데 언론 역시 속성상 갈등 상황을 집중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미중 다툼이 실제보다 부각돼 알려질 개연성이 늘 존재하는 셈이다. 반면 두 국가의 내부 사정도 고려하는 국내 정치적 분석은 미국 민주주의와 중국 권위주의가 다른 속내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 동기에 따라 경쟁과 협력을 번갈아 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낙관한다. 이 시나리오는 뉴스거리로 등장하기 쉽지 않고 따라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민주당이 다수당인 미국 의회는 지난 몇 달 동안 조 바이든 정부가 결단을 내리도록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해 왔다. 현재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 비판의 선봉에 섰던 소장파로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미국 민주주의가 중국 권위주의에 맞서
  • [글로벌 In&Out] 文 정부의 ‘종전선언’은 北에 주는 선물일까/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文 정부의 ‘종전선언’은 北에 주는 선물일까/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이후 한국이 주도하는 형태로 한국전쟁의 종식을 선언하려는 시도가 관련국 사이에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떤 내용의 선언인지 명확하지 않고, 관련국 사이에 온도차가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합의가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장래는 불투명하다.  문재인 정부의 의도는 북한, 미국, 중국을 종전선언에 관여시킴으로써 북한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해소하는 전기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유산 만들기, 이재명 여당 대선후보 지원 등 국내 정치용이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핵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에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 기정사실화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이 시점에 굳이 현상 변경을 시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빌미로 유엔사의 해체나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전선언과 한국전쟁을 법적으로 완전히 종결 짓는 ‘평화협정’은 본래 훨씬 전에 실현됐어야 한다.
  • [In&Out]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상식이 통하는 교통 문화/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정책본부장

    [In&Out]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상식이 통하는 교통 문화/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정책본부장

    5245명. 지난 25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숫자다. 벌써 2년째 코로나19 팬데믹은 끝을 모르고 질주 중이다. 국가와 국민 모두 코로나19를 넘어서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설명했다. 숨쉬고, 먹고, 자고, 입는 기본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안전해지려는 욕구로 접어들고, 이어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욕구로 발전한다고 했다. 매슬로에 따르면 안전의 욕구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어 하는 욕구이며, 의식주에 버금가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안전한가. 6430명. 2019년과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국민들의 연평균 숫자다.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 몇 해 전 실시한 국민 안전의식 설문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국민들은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우려했다. 정책결정권자가 가장 우선해야 할 분야로 4명 중 1명은 안전을 꼽았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은 연일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차기 대통령에게 상식이 통하는 교통문화 확립을 기대해 본다.
  • [글로벌 In&Out]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생한다면/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생한다면/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돌고 있다. 미국 국영매체인 자유유럽방송은 전쟁 발생 가능성을 ‘증거에 따르면 있다’고 평가하고 워싱턴포스트는 ‘어떤 관료’의 말을 인용하면서 러시아가 ‘빠르면 내년 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에서 타자(他者)인 러시아의 계획을 이렇게 보고 있지만 러시아 국내에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러시아 출신 학자 입장에서 전쟁 가능성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겠다. 양국 관계의 역사는 길고 복잡하다. 현재 우크라이나라고 부르는 지역은 러시아를 탄생시킨 키예프 루스라는 고대국가의 형성지이고 수도 키예프는 흔히 ‘러시아 도시의 어머니’라고 불린다. 그 후 러시아와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강국 사이에 끼여 있던 우크라이나는 그들의 경쟁 대상이 돼 버렸다. 폴란드가 약해지자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러시아 세력권에 들어가 17세기부터 러시아의 영토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1917년 러시아제국 붕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독립국가로서 출범하려 했으나 거의 동시에 2개의 정권이 수립되면서 적백내전에 들어갔다. 내전이 적군의 승리로 끝나자 명의상 독립국가로서 우크라이나는 소비에트
  • [In&Out] 지방의회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정치적 보험/김준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In&Out] 지방의회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정치적 보험/김준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정당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대선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3개월 후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정권지원론’에 힘입어 대승할 것이라고 추론하는 건 매우 쉽다. 예상은 쉽지만 이 같은 지방정치의 중앙정치에 대한 예속화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실질적 지방분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것을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합의가 된다면 제도개혁을 위한 논의와 실천을 미룰 일도 아니다. 특히 현재 지방의회 선거제도가 내재한 극도의 불비례성을 고려한다면 제도개혁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정권지원론’이 선거구도를 결정했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전국 합산 득표율이 51.42%였는데 의석은 79.11%를 가져갔다. 자유한국당은 당시 27.76%의 득표율로 16.6%의 의석을 차지했다. 물론 자유한국당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기초의회 선거에서 2인 선거구가 중심이 된 탓에 더불어민주당이 56%, 자유한국당이 34.5%의 의석을 차지해 90%가 넘는 기초의회 의석을 양당이 독식했다. 당시 정
  • [글로벌 In&Out] 김정은 10년, 미래를 찾을 수 있을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김정은 10년, 미래를 찾을 수 있을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17일은 김정일의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다시 말해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한 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2011년 12월 17일, 스물일곱 살의 김정은은 권력을 승계하고, 곧 아버지 숭배 작업에 충실히 집중해 2012년 4월 아버지를 영원한 총비서와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동시에 인민의 허리띠를 다시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사실상 경제개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경제개혁은 2012~14년에 걸쳐 서서히 시작됐다. 농업 부문에서는 가족 단위의 토지 소유를 부분적으로 인정했으며 산업 부문에서는 기업별 독립채산제를 도입했다. 한편으로 10여개의 특구를 지정해 해외 자본 유치에도 관심을 기울였는데, 핵심은 금강산과 원산을 중심으로 하는 원산~금강산 관광 특구 등의 관광 진흥 사업이었다. 그러나 개혁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2016년의 제7차 노동당 당대회 이후 5개년 발전전략이 발표됐는데, 이는 중공업을 중시하고 노동 동원을 핵심으로 하는 계획경제 복원의 조짐이었다. 물론 경공업과 상업 분야에서 중앙계획경제 모델이 복원되지 않았으며, 시장화가 후퇴하는 조짐이 즉시 나타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장사 활동에 대한 추가적인 진흥은 일절 중지
  • [In&Out] 미디어 속 동물들도 행복하기 위하여/김지혜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변호사

    [In&Out] 미디어 속 동물들도 행복하기 위하여/김지혜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변호사

    최근 우리가 미디어를 접하는 방식은 TV에서 유튜브,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등 동영상 플랫폼으로 급변했다. 이러한 새로운 매체는 TV 방송에 비해 콘텐츠 생산자의 진입장벽이 낮은 반면 법적 제재가 어렵다. 조회수나 인기가 창작자의 경제적 이익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다 보니 누구에게나 호감을 살 만한 영상이 넘쳐난다. 이런 영상들 중 동물이 등장하는 것의 대부분은 ‘귀여운’ 동물이 차지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불편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 동물의 대다수는 구매자 취향에 맞는 동물을 손쉽게 살 수 있는 펫숍에서 조달된다. 펫숍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어린 동물들은 농장이나 번식장에서 새끼만 낳는 동물로부터 나온다. 게다가 동물이 어리고 귀여운 기간은 매우 짧아 돈을 주고 사 온 동물은 손쉽게 버려질 위험도 크다. 이런 동물이 출연하기까지 과정은 차치하더라도, 촬영 현장은 동물에게 안전하거나 우호적이지 않다. 동물은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촬영 현장은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과격한 방법을 이용해 촬영하는 일도 발생한다. 그 과정에서 동물이 사고를 당하거나 상해를 입는다. 예컨대 잠든 동물의 모습을 촬영한다면, 동물 더미(모형)를 사
  • [글로벌 In&Out] 한국에서 달라진 모터쇼의 새로운 모습/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한국에서 달라진 모터쇼의 새로운 모습/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며칠 전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킨텍스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갔다. 모터쇼에 처음 간 것은 10년 전이다. 당시에는 기자로서 취재하러 갔었다. 그때만 해도 현장에는 노출이 좀 있는 옷차림의 모델들이 있었다. 그런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처음엔 아내에게 모터쇼에 가지 말자는 역제안을 했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그런 현장에 가는 것이 아이 심리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슬그머니 들어서였다. 하지만 아내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킨텍스에 가 봤더니 노출이 심한 복장의 모델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아쉬워할 관람객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가족은 편안한 마음으로 2~3시간을 여유롭게 보내고 왔다. 둘러보니 우리처럼 꼬마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무척 많았다. 필자의 아들은 차를 엄청 좋아한다. 아직 어린데도 전기차와 일반차를 구분할 줄 안다. 그러니 아이에게는 모터쇼가 천국 같은 장소이다. 자녀가 굳이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도, 가족끼리 주말에 할 수 있는 여가 활동으로는 좋은 선택지 중의 하나가 모터쇼라고 생각한다. 레이싱 모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행사 초기에는 학부모들의 항의 때문에 주최 측에서 모델들을 철수시켰다고 한다. 그러자 네티즌들의 항의가
  • [In&Out] 기후위기 시대, 삼성전자에 필요한 리더십은/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In&Out] 기후위기 시대, 삼성전자에 필요한 리더십은/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얼마 전 열렸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전후로 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총회를 앞두고 애플이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10개의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지원을 발표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총회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 현지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촉구 시위를 벌여 외신에 보도된 일이다. 전대미문의 기후위기 시대에 글로벌 기업의 책임과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삼성전자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서는 위상에 걸맞은 책임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가 한중일 3국 주요 ICT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평가한 보고서에서도 삼성전자는 A~F 등급 중 D 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사 차원에서 탄소중립 목표도 수립하지 않았고, 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 확대 계획도 없으며,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옹호 활동도 없기 때문이다. 그린피스가 삼성전자의 기후위기 대응 책임과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첫째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포브스 선정 디지털 기업
  • [In&Out] 녹색선거/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In&Out] 녹색선거/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내년 상반기는 큰 선거를 연이어 두 번 치른다. 특히 3월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공방이 뜨겁다. 누구의 정책이 더 훌륭한지에 대한 논쟁보다는 누가 더 혐오스러운지를 두고 폭로와 선전이 난무한다. 누가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잡을 것인지에 대해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데, 나는 선거과정에서 쏟아질 쓰레기 문제가 더 걱정스럽다. 너도나도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지만 정작 선거문화는 쓰레기를 양산하는 촌스러운 문화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바뀌는 세상을 따라가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정치권은 어떻게 하든지 현수막 한 장이라도 더 걸고 싶어 한다. 공직선거법에는 읍면동 선거구마다 현수막을 2장씩 걸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2018년 법이 개정되면서 원래 1장에서 1장을 더 추가했다. 2005년에는 후보자 사무실 현수막 규격이 삭제됐고 2010년에는 후보자 사무실 현수막 수량을 4개에서 무제한으로 풀어줬다. 최근에는 국회의원 의정활동 홍보를 현수막으로 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논의 중에 있다. 정치인들의 현수막 사랑이 넘쳐나는데,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현수막 14만개가 사용됐고 지난해 총선에서는 3만개가 사용됐다. 내년 선거에서
  • [글로벌 In&Out]  한국 문학에서 발견하는 인도네시아/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글로벌 In&Out] 한국 문학에서 발견하는 인도네시아/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가 11월에 개최한 ‘아시아 문화축제-인도네시아 편’ 행사에 참여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으로서 인도네시아와 한국 사회에 대해 발표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주어졌다. 그 행사에 참여하면서 깨닫게 되고 감동을 받은 것은 인도네시아 출신인 나보다 인도네시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알고 있는 한국인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행사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정보를 얻게 돼 제 나라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던 자신을 질책하면서도 스스로 공부가 된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발표를 위해 자료를 수집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했으며 그중에서 흥미롭게 준비한 주제는 바로 한국 문학에 나타난 인도네시아에 대한 인식이다. 한국 문인들이 인도네시아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가이다. 한국 문학을 공부하면서 여러 작품이나 글에서 인도네시아가 거론된 것을 발견할 때 신기함을 느낀다. 인도네시아는 과거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를 거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문화권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없어 한국 문학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자주 거론되거나 등장하지는 않는다. 그런 이유로 인도네시아를 거론하는 문학 작품이나 비평을 접할 때 늘 눈여겨보게 된
  • [In&Out]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행복한 ‘긍정 양육 129원칙’/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

    [In&Out]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행복한 ‘긍정 양육 129원칙’/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

    지난 20일은 우리나라가 아동권리에 관한 가장 보편적인 국제협약인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비준 3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는 민법의 친권자 자녀 징계권 조항(915조) 폐지와 아동권리 관점이 강조된 ‘긍정 양육 129 원칙’ 선포로 아동권리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일궈 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6차에 걸친 협약 이행 국가보고서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해 오면서 아동의 삶에 비차별과 아동 최선의 이익, 생존과 발달의 권리, 아동 의견 존중이라는 4가지 원칙을 도입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영양과 보건·위생, 보육과 교육, 돌봄, 아동학대 예방 등 필수적이고 긴급한 사회제도 마련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아동 관련 국제 비정부기구(NGO)가 2021년 발표한 아동행복도조사(2016∼2019)에서 우리나라 아동은 35개국 중 31위로 나타나 아동의 삶을 보여 주는 객관적 지표와 주관적 행복감 사이에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아동기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우리 사회의 양육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남보다 비교우위에 서는 게 경쟁사회에서 생존하는 원칙이라고 여기는 부모들은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자
  • [글로벌 In&Out] 일본에서 바라보는 한국 대선/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일본에서 바라보는 한국 대선/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일대일 구도로 굳어졌다. 일본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나라 선거에서 한일 관계가 쟁점이 되기는 어렵다. 나는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쟁점화가 되면 “안이하게 타협해서는 안 된다” 등의 강경론이 양국 모두에서 우세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본 미디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한일 관계에 대한 인식 및 대일 정책 등이 대조적이라며 관심을 보인다. 2017년 대선 후보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2015년)에 대해 ‘파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본 미디어에 ‘반일’로 낙인찍혀 양국 관계 개선에 아무런 성과도 못 내게 된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현재 모습이다. 비슷한 이유로 “일본은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완전한 우방국가인가”라는 이 후보의 발언은 한국에서는 ‘상식’의 범주에 있지만, 일본 미디어에는 ‘훌륭한 비판소재’를 제공한다. 그는 이러한 대일 강경론이 여론의 지지를 얻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한국 보수세력은 ‘일본 식민지배에 협력해 권력과 부를 누린 친
  • [In&Out] 국가대표는 연구 대상 아닌 지원 대상이다/김돈순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장

    [In&Out] 국가대표는 연구 대상 아닌 지원 대상이다/김돈순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장

    한창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며 분주했던 지난해 가을, 국가대표선수촌에서는 때아닌 ‘마루타’ 논란이 있었다. 이 충격적인 단어는 다름 아닌 강화 훈련에 매진 중이었던 국가대표 지도자의 입에서 나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연속으로 지적되며 체육계 내부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대표선수촌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스포츠과학 밀착지원팀이 있다. 직원 40여명에 예산이 30억원이 들어가는데, 정작 현장에선 훈련 지원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푸념이 나온다. 이유가 뭘까. 현재 국가대표 등록, 선수촌 입촌 관리, 강화 훈련 지원, 대회 파견, 의무 지원, 선수 식단 관리를 포함해 국가대표팀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은 대한체육회 국가대표선수촌과 종목단체에서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체력 측정과 스포츠과학 지원 파트는 한국스포츠 정책과학원에서 별도로 밀착지원팀을 파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운영 주체의 이원화로 수년째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형식적으로 체력 측정을 해 왔다는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체력 측정 후 데이터 공유가 안 되는 상황과 인기 종목에 대한 편중 현상이 발생해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게다가 선수들의 동의 없이 측
  • [글로벌 In&Out]  제정러시아계 폴란드 귀족 얀콥스키 일가와 한반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제정러시아계 폴란드 귀족 얀콥스키 일가와 한반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19세기 초 유럽을 뒤흔든 나폴레옹 전쟁의 결과 러시아가 폴란드를 점령했다. 1863년 1월, 폴란드 독립운동가들은 무장봉기를 일으켰으며 당시 농과대학에 다니던 미하일 얀콥스키를 비롯한 수만명의 폴란드 청년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 봉기는 진압당했고 미하일은 체포됐다. 귀족이었던 그는 사형을 면했지만 귀족 지위를 박탈당해 시베리아 유배형을 선고받았다. 1864년쯤 시베리아 도착 후 광부가 된 그는 1874년 블라디보스토크 동남쪽에 있는 아스콜드섬 금광의 관리자가 됐다. 당시 연해주에는 러시아인 말고도 한인들도 많았다. 이들은 홍호자(紅?子)라는 중국인 비적으로부터 약탈을 당하고 있었다. 미하일은 총을 들고 홍호자들과 싸웠다. 사격술이 뛰어난 미하일은 한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네눈이’라는 별명으로 북한 지역까지 이름을 떨쳤다. 1879년 그는 귀족으로서 명예회복됐으나 연해주를 떠나지 않고 블라디보스토크 서남쪽에 있는 시데미 반도에서 농장을 설립해 한인 노동자를 많이 고용했다. 1912년 미하일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미하일의 사업은 1879년에 태어난 둘째 아들인 유리가 계승했으나 1차 세계대전과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 직후 러시아 내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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