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기후위기 시대, 삼성전자에 필요한 리더십은/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In&Out] 기후위기 시대, 삼성전자에 필요한 리더십은/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입력 2021-12-07 20:34
수정 2021-12-08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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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장다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정책전문위원
얼마 전 열렸던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전후로 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총회를 앞두고 애플이 203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10개의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지원을 발표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총회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 현지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촉구 시위를 벌여 외신에 보도된 일이다.

전대미문의 기후위기 시대에 글로벌 기업의 책임과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삼성전자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서는 위상에 걸맞은 책임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그린피스 동아시아 지부가 한중일 3국 주요 ICT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평가한 보고서에서도 삼성전자는 A~F 등급 중 D 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사 차원에서 탄소중립 목표도 수립하지 않았고, 재생에너지 전력 100% 사용 확대 계획도 없으며,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옹호 활동도 없기 때문이다.

그린피스가 삼성전자의 기후위기 대응 책임과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는 첫째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포브스 선정 디지털 기업 세계 랭킹 3위 기업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에 그에 걸맞은 책임이 따른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340여개 기업이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했고, 이들의 평균 목표 연도는 2028년이다. 삼성전자가 책임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늦어도 2030년까지 사업을 하는 전 지역에서 공급망까지 포함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둘째 국내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위협요인이다. 재보험사인 스위스리는 기후변화로 인해 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이 9.7%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딜로이트 그룹은 한국이 기후위기에 무대응할 경우 2070년 약 935조원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대응하면 230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기후위기 대응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국내 1위 전력 다소비 기업이자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전력소비량은 2019년 기준 약 15TWh로 지난 십년간 두 배가량 증가했다. 단일기업으로 우리나라 전체 주택용 전력 소비량의 5분의1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을 소비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53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발전 공기업 5사를 제외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데 전념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1년 신년사를 통해 강조했던 비전이다. 이 비전은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으로 이어져야 한다.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기후위기 대응에 책임감을 갖는 것, 그것이 지금 당장 삼성전자가 가야 할 길이다.
2021-12-0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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