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게, 치밀하게… 환상과 고독 설득하는 무대
지난여름, 서울의 두 대극장이 사흘 간격으로 무대를 열었다.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뮤지컬 ‘겨울왕국’이 한국 초연의 막을 올렸고,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는 ‘엘리자벳’이 여섯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두 공연을 본 관객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같다. “무대가 눈부시게 화려하다”는 감탄이다. 같은 수식어로 묶였지만, 두 무대의 목적은 정반대다. ‘겨울왕국’이 환상의 세계를 현실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엘리자벳’은 유럽 황실 뒤에 숨은 위압감을 드러낸다.
‘겨울왕국’의 과제는 ‘애니메이션으로 친숙한 얼음 궁전을 어떻게 실물로 지을 것인가’였다. 관객의 기억 속에 이미 완벽하게 각인된 궁전을 65t의 철골과 천으로 재건하기 위해, 제작진은 ‘한꺼번에 터뜨리기’를 택했다.
1막을 닫는 ‘렛 잇 고’(Let It Go)가 그 절정이다. 엘사가 손을 뻗을 때마다 무대 바닥과 벽면에 조명과 영상 효과가 번지고, 눈 결정체 크리스털을 단 구조물이 동시에 솟아올라 거대한 얼음 궁전을 이룬다.
노래가 정점에 이르는 찰나 대관식 의상이 벗겨지며 얼음 드레스가 드러나는 장면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터라 또 다른 효과가 필요했다.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