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n&Out
  • [In&Out] 소리만 요란한 4차 산업혁명 열풍/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카이스트 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

    [In&Out] 소리만 요란한 4차 산업혁명 열풍/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카이스트 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

    4차 산업혁명은 올해 최대의 유행어가 된 듯하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행사가 넘쳐나고 인간의 일자리를 다 빼앗아 갈 것이라는 공포 마케팅도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리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이 변화의 핵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다. 2016년 7월 현재 기업가치 기준 글로벌 ‘톱 5’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순으로, 모두 디지털 기업이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전 산업을 재편하려는 급격한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 중공업에도 ‘기계의 디지털화’라는 사물인터넷(IoT)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무관해 보이던 택시산업은 우버라는 혁신 기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황하고 있고, 숙박산업도 에어비앤비의 도전에 허물어지고 있다. 검색 엔진이라는 인터넷 경제에서 출발한 구글은 이제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 정복에 나서고 있다. 금융산업은 핀테크 기업들의 도전에 산업 구조가 송두리째 격변할 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등 주력 산업의 부진은 우리 경제가 정말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In&Out] 한국의 웬디 커틀러가 필요하다/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인사행정학회장

    [In&Out] 한국의 웬디 커틀러가 필요하다/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인사행정학회장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다. 1988년 미국 상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28년간 통상 업무만 맡았다. 특히 한국, 일본과의 업무를 20년 이상 담당한 베테랑이다. 2005년 한·미 FTA 협상이 전개될 당시, 그를 봤던 우리 공무원들은 상대국 공무원보다 협상 전례 등에 대해 더욱 박식한 그에게 당혹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통상 교섭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평균 재직기간은 15개월에 불과하다. 정부 전체 과장급 이상 평균 재직기간(16개월)보다도 적다. 계급제를 근간으로 하는 정부 인사체계에서 순환보직에 따른 인사관리는 피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한 직위에 근무하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실제로 정부 부처 대부분의 국장들은 4~5년에 3개의 보직을, 실장은 3~4년간 2~3개의 보직을 거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에 전보된 고위공무원 가운데 전 직위에서 1년 미만 근무한 사람은 47.0%, 2년 미만은 39.5%인데 비해, 2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14.5%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나마 특정
  • [In&Out] 먹는 물 안전과 수돗물/신동천 수돗물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In&Out] 먹는 물 안전과 수돗물/신동천 수돗물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

    시민들의 수돗물 외면이 심각하다. 특히 ‘먹는 물’과 관련해서 그렇다. 왜일까.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한 것일까. 수돗물시민네트워크를 비롯한 몇몇 시민단체가 연구 조사해 봤다. 수돗물을 못 믿는 이유는 다양했다. 냄새, 녹물, 물탱크, 낡은 수도관 등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과거 낙동강 페놀사건 등도 거론되었다. 무엇보다 큰 원인은 ‘수돗물이라면 왠지 믿음이 안 간다’는 막연한 불신이었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수돗물 불신’은 뜻밖에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 지난 6, 7월에 방영된 공중파, 종편채널, 케이블 TV의 드라마, 예능, 요리, 건강 프로그램 61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생수, 정수기 등에 대한 간접광고가 수백 회나 방영됐다. 이처럼 수돗물이 음용수가 아니라는 편향된 인식을 심어 주는 데 미디어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수돗물의 실제 품질은 어떠할까. 유엔이 발표한 국가별 수돗물 수질지수에서 우리나라 수돗물은 122개국 중 8위에 선정됐다. 전 세계가 우리 수돗물의 품질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은 최근 들어 최고조에 이른 느낌이다. 유명 정수기 등에서 이물질과 중금속이 잇따라 검출된
  • [In&Out] 정보화 시대의 새 국어사전 ‘우리말샘’/송철의 국립국어원장

    [In&Out] 정보화 시대의 새 국어사전 ‘우리말샘’/송철의 국립국어원장

    사회 환경이 변하면 언어 사용 양상도 변하게 된다. 전화기가 발명되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끼리 편지가 아니라 말로도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든지,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자우편에 의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됐다든지 하는 예들이 그러한 사실을 말해 준다. 카카오톡이 나타나면서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문자로 소통을 할 수도 있게 됐다. 사정이 이러하니 말광인 사전(辭典)도 이러한 사회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종이사전이 시디(CD)사전으로 바뀌더니, 인터넷이 발달하면서는 온라인사전이 대세인 시대가 됐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국어원은 웹 기반 사전 ‘우리말샘’을 편찬해 지난 5일 개통식을 가졌다. 2010년부터 7년 동안 편찬한 사전이다. ‘우리말샘’은 종이사전에는 없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 우선 국민 참여형 사전이다. 100만여 항목을 담아 출발하는 이 사전은 편찬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과 함께 완성해 나가야 할 사전이다. 국민들이 사전을 이용하다가 실생활에서는 쓰이는데 사전에는 없는 말이 있다면 그 단어를 등록할 수도 있고, 뜻풀이 등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는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 [In&Out] 쌀 정책 대안:생산조절형 소득보전직불제/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In&Out] 쌀 정책 대안:생산조절형 소득보전직불제/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최근 우리 농정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쌀 문제다. 수년째 이어진 풍작은 쌀값 하락을 부채질하며 농업의 아킬레스건인 쌀 산업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브레이크 없이 하락하는 쌀값 때문에 엄청난 예산의 변동직불금이 소요되고, 재고관리비용은 눈 더미처럼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한두 해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북 지원이나 쌀 소비 촉진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고민은 깊으면서도 쉽사리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장격리라는 단기적 대증요법도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쌀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소비와 과잉생산으로 인한 만성적인 수급의 불일치에 있다. 그 근간에는 쌀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되는 소득보조정책이 있다. 현재 쌀 산업에 주는 정부 보조는 시장가격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고정직불제와 시장가격이 목표가격에 미달할 경우 지급하는 변동직불제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보조정책이 쌀 생산을 유인하고 과잉생산 기조를 고착화시킨다는 것이 일반적인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각자 서로
  • [In&Out] 법인세율 인상 신중해야 한다/김완석 강남대 석좌교수

    [In&Out] 법인세율 인상 신중해야 한다/김완석 강남대 석좌교수

    현대 경제사회에서 기업은 생산·투자·고용의 주체로서 경제 성장을 이끌어 가는 견인차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세계화와 경제 개방으로 인해 기업들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각 나라는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용과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의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율 인하 경쟁은 일본,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법인세율의 인하 추세는 국가 간 자본과 기업의 이동이 활발한 경제 환경에서 자국 기업의 해외 이전을 막고 외국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되고 있다. 애플, 구글 등 세계적 기업이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에서 낮은 국가로 본사를 옮긴 사실은 기업의 국가 간 이동의 단적인 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법인세율의 인상은 매우 신중하고 사려 깊게 접근해야 한다. 일부에서 조세 형평성을 내세워 대기업에 대해 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법인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한 견해
  • [In&Out] 풍요로운 삶 위한 스포츠 정책을 기대하며/이정대 미국 조지아그위넷대 교수

    [In&Out] 풍요로운 삶 위한 스포츠 정책을 기대하며/이정대 미국 조지아그위넷대 교수

    미국 문화의 근간은 개척주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는 미국 문화 현상 중 단연코 가장 열광을 많이 받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스포츠 현장에서만 확연히 두드러지는 도전정신 혹은 경쟁 등이 그들의 개척주의와 잘 부합한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생활체육 저변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넓히는 데 주력한다. 국제적으로 미국은 엘리트 스포츠는 물론 생활체육까지 타국에 좋은 본보기를 제시한다. 자타 공인 ‘스포츠 선진국’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포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도 미국에는 국가 차원의 체육정책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미국에는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처럼 체육정책을 전담할 만한 정부의 행정기구가 따로 없다. 물론 미국올림픽위원회나 그 산하 경기 단체가 있지만 국가 정책적 기능과는 거리가 먼 단체로 규정돼 있다. 혹 있을지 모를 일명 ‘스포츠’ 혹은 ‘체육’이라는 이름 아래 운영되는 정책 담당 부서조차 없다. 예산 편성에서는 ‘스포츠와 레크리에이션’이라고 항목을 찾을 수 있었지만, 전체 예산 규모와 비교한다면 매우 미미하다. 체육정책에 대한 기사나 연구논문 역시 쉽게 발견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체육정책이 존재한다. 정부는 지난 몇십년 동안의
  • [In&Out] 경제외교, 이제는 힘을 모아야 할 때/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In&Out] 경제외교, 이제는 힘을 모아야 할 때/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라오스는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인도차이나반도의 은둔 국가였다. 주변국에 비해 적은 인구와 협소한 영토 탓도 있지만 내륙국이 지닌 지리적 폐쇄성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라오스 경제는 지금 지리적 단점을 역으로 활용해 인도차이나반도의 경제·무역 요충지로 전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맞춰 우리 기업인들도 라오스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한국 정상의 라오스 첫 공식 방문’이라는 외교적 의미가 더해져 성과 창출에 큰 힘을 보탰다. 우선 정부 간에는 산업통상협력위원회를 신설해 교역 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민간 측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와 라오스상공회의소 간 경제협력위원회 신설에 합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비즈니스 포럼에는 양국 기업인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일대일 상담회에는 국내 기업 39개사와 라오스 기업 113개사가 참가해 14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멕시코에서부터 라오스까지 이어진 경제사절단이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부, 유관기관, 기업들 간에 팀워크가 잘 이뤄진 덕이다.
  • [In&Out] 태백산국립공원 대규모 벌채 꼭 필요할까?/김준순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In&Out] 태백산국립공원 대규모 벌채 꼭 필요할까?/김준순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

    태백산이 지난 8월 우리나라의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태백산국립공원 면적은 총 70.1㎢로 기존 도립공원과 비교해 4배 정도 커졌다. 하지만 국립공원 승격에 대한 기대감도 잠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태백산국립공원 면적의 11.7%(8.2㎢)에 대한 대규모 수종갱신(벌채)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일본 잎갈나무(낙엽송)가 이질감을 일으키기 때문에 토종 수종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면적(2.9㎢·윤중로 제방 안쪽)의 2.8배에 이르는 대규모 산림을 벌채하는 게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분명한 점은 태백산의 낙엽송이 도입수종이기 때문에 베어 내겠다는 게 무리라는 것이다. 낙엽송은 국내 도입(1914년) 100년을 넘겨 이미 국내 생태계에 토착화된 수종이다. 도입수종 제거는 기후·토양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 정상적 생육에 실패하거나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킬 때 선별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초의 도입 목적에 맞게 잘 자라고 있고 국내 생태계에도 조화를 이룬 낙엽송은 제거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태백산국립공원 내 낙엽송은 대부분 1960∼1970년대 국토 녹화사업 시기 정부 주도로 적
  • [In&Out] 자율보안 성공은 CEO 리더십에 달렸다/허창언 금융보안원장

    [In&Out] 자율보안 성공은 CEO 리더십에 달렸다/허창언 금융보안원장

    금융 분야의 자율성 확대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금융권에 확대되고 있는 ‘자율보안’ 체계가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다양하고 편리한 핀테크 서비스 확산을 촉진함에 따라 스타트업 기업이 2015년 5월 기준 44개에서 11월 360개로 반년 동안 8.2배 급증한 것도 괄목할 만한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그동안 업무 수행의 지침 역할을 하던 규제가 완화돼 오히려 의사 결정이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당국이 제시한 규제 준수에 주안점을 두었던 이전의 관성이 아직 금융보안 현장에 남아 있는 탓이다. 금융회사의 보안 투자와 인력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던 소위 ‘5·5·7 규정’(금융회사 전체 인력의 5% 이상을 IT 인력으로 확보, IT 인력 중 5% 이상을 보안에 배치, IT 예산의 7% 이상을 정보보호에 투자)과 같은 당국의 ‘규제적 리더십’이 지금까지의 국내 금융보안을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율과 혁신으로 대표되는 핀테크 시대에는 이에 걸맞은 금융보안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규제적 리더십이 사라진 금융보안의 현장을 발전적인 미래로 이끌어 나갈 자율보안 시대의 리
  • [In&Out] 아프리카 협력확대를 위한 우리만의 전략을 찾아야/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In&Out] 아프리카 협력확대를 위한 우리만의 전략을 찾아야/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과 아프리카 간의 개발협력 확대를 위해 ‘한·아프리카 포럼’은 무엇을 해야 할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말에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 등 3개국을 순방했다. 이 순방 기간 동안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 본부를 방문해 한국의 대아프리카 정책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나 심지어는 한국에서도 대부분 그 내용이나 방향이 무엇인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한국은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중에 ‘코리아 이니셔티브’라는 대아프리카 원조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노력해 왔다. 같은 해 외교부 중심으로 각료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한·아프리카 포럼을 창설하고 3년마다 열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2011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했다. 이처럼 한국은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통해 에너지, 자원과 경제개발 분야 등에서 실질 협력관계를 증진하고 우리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려 노력해 왔으나 그 효과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 한·아프리카 개발협력 강화 움직임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시기적으로도 뒤처져 있고 규모도 매우 작다. 2015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
  • [In&Out] 한글에 21세기를 입히다, 국립한글박물관/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장

    [In&Out] 한글에 21세기를 입히다, 국립한글박물관/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장

    “장마철 더위가 심하여 염려를 떨쳐 버리지 못했는데, 더윗병으로 깨끗이 낫지 않았나 싶으니 오늘은 어떠한지 염려하며, 덕온도 일전 두드러기 기운이 있고 날이 더워 그러한지 무엇 때문에 그런지 뒤척이고, 마른 안질도 있고 깔깔하게 말라보이기에…(하략).” 이 글은 병치레가 잦은 셋째 딸 덕온공주를 걱정하는 순원왕후(1789~1857)가 사위인 윤의선(1823~1887)에게 보낸 궁서체 한글 편지의 한 구절이다. 두드러기 기운에 눈병에 걸린 공주를 위해 내의원의 약을 보내는 등 왕후의 심정을 드러낸 편지들과 당시의 혼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한글자료들이 지난 13일부터 국립한글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한글 고유의 맛과 멋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한 현대화 작업, 그 과정에서 숨겨진 한글의 가치를 발견해 가는 작업은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의 고민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번 덕온공주 기획전에서는 현실에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중첩하는 증강현실(AR) 기법을 적용해 덕온공주의 혼례 과정과 혼수 목록 읽어보기를 시도하였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 한글날이면 개관 두 돌이 된다. 신생 기관이고 후발 주자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도 현재 다양한 사업들을 모색하고 있다. 보물로 지정된
  • [In&Out] 김영란법, 형평을 보완하고 합리로 무장해야/이호선 전국법과대학교수회장·국민대 법대 교수

    [In&Out] 김영란법, 형평을 보완하고 합리로 무장해야/이호선 전국법과대학교수회장·국민대 법대 교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이달 28일부터 시행된다. 부패 척결이라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적용 대상과 행위의 적정성, 그리고 사회 경제적으로 미칠 파장을 놓고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그리고 이 논란은 사법부의 판단이 어느 정도 축적될 때까지는 여전히 진행형으로 남아 있을 공산이 높다. 그런데 김영란법식의 과감한 발상과 입법 대의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필자로서도 현행법에 담겨 있는 몇몇 문제점들은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직무와 관련해 99만원을 받은 경우와 직무와 무관하게 101만원을 받은 경우가 있다면 어느 쪽을 더 엄히 처벌해야 할까. 전자에는 형벌이 아닌 과태료가 적용된 반면 후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일반의 상식에 반하는 결론이다. 법조문의 표현에도 문제가 있다. 제8조 제2항은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하여 일정한 금액 ‘이하의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해 놓았다. 얼핏 ‘그 이상의 금액은 받아도 된다’는 문리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제1항이 있기 때문에 처벌을 피할 수는 없겠으나, 매끄럽지 못한 법문임은 분명하다. 직무와
  • [In&Out] 주문형비디오 시청연령등급제의 미비점/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기획홍보국장

    [In&Out] 주문형비디오 시청연령등급제의 미비점/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기획홍보국장

    영상물 심의규제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이원화돼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업무가 그것이다. 흔히 ‘영등위’라고 불리는 곳에서는 주로 영화에 대한 연령등급을 관장하고 있으며 사전 심의제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주로 TV프로그램에 대한 심의를 담당해온 ‘방심위’라는 곳은 사후 심의제로 운영한다. 불과 몇 년까지만 해도 이들 업무가 충돌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영상물 등급에 대한 사후 심의가 맞는지 사전 심의가 맞는지에 대한 논쟁도 크지 않았다. 그런데 몇 년 사이 이같이 이원화된 제도에 불편을 느끼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영화관과 TV라는 엄연히 다른 매체가 최근 들어 새로운 서비스로 인해 간섭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케이블TV 등 유료 매체가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방송프로그램 이외에 영화 장르의 유입이 대폭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TV 프로그램으로 봐서 사후 심의를 해도 될지 아니면 영화 장르의 특성상 영등위의 사전 심의를 얻어야 하는지 모호해졌다. VOD 서비스 자체가 심의에 관한 한 어떤 법령에도 속해 있지 않아서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심의에 대한 부담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중 규제에 대한 모
  • [In&Out] 어린이에게 꿈을 주는 프로야구/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In&Out] 어린이에게 꿈을 주는 프로야구/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잘나가는 운동 선수들이 각종 일탈행위로 퇴출당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해 프로 선수를 쫓아내는 것은 선수가 쌓아 놓은 명성은 물론 일과 소득, 거기다 미래까지 빼앗는 가혹한 일이다. 그러니 신중해야 하고 또 공평해야 한다. 단지 유명하다고 공인처럼 엄한 도덕률을 적용해선 안 된다. 잘못에 대한 벌은 딱 잘못한 만큼이어야 한다.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도 그렇다. 경찰에 입건만 돼도 퇴출시키곤 하는데 ‘무죄추정의 원칙’이 체육계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게는 낭만을, 국민들에게는 여가 선용을.’ 프로야구 출범 때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지금 봐도 멋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자라나는 세대에게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가혹하다 싶은 퇴출도 아마 그런 영향을 생각한 까닭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좀 막연하고 일관성도 없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퇴출을 법원에서 다룬다면 한국야구위원회나 구단의 결정과는 사뭇 다른 결정들이 속출할 것이다. 몇 사람의 일탈이 미치는 영향보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이를테면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승리지상주의’가 그렇다. 성적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무한
  • [In&Out] 급격한 고령화시대, 장수 리스크 관리 시급하다/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In&Out] 급격한 고령화시대, 장수 리스크 관리 시급하다/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고령화란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기대수명 증가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출산율 저하로 전체 인구 증가가 정체되면서 급격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2%로 2000년의 7.0%에 비해 두 배가량 확대됐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 속도가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빠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령화를 야기하는 주요인은 저출산과 기대수명의 증가다. 이 중 저출산의 경우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기혼자들이 자녀의 출산을 늘리고 미혼 독신자들이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출산율 관리 정책이 성공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는 관리의 여지가 존재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반면 기대수명 증가는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기대수명 증가를 억제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옳은
  • [In&Out] 소규모 교육청 통폐합,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자/김성규 경기 당촌초등학교장

    [In&Out] 소규모 교육청 통폐합,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보자/김성규 경기 당촌초등학교장

    교육부가 지난 6월 ‘소규모 교육지원청 조직 효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이어 소규모 교육지원청까지 통폐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은 교육 조직 효율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출산율이 계속되는 시점에서는 매우 우려스럽다. 인구절벽은 교육 분야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사회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무엇보다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의 큰 고민거리다. 매년 18만명의 초등학생 수 감소는 중·고교로 이어지고, 머잖아 대학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구절벽은 먼 얘기가 아니라 우리 눈앞에까지 와 있음을 실감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되는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은 교육 서비스는 물론 지역 교육의 질까지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교육지원청은 지역 교육의 장인 학교 교육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교육행정기관이다. 그야말로 지방 교육의 최일선에서 학교 교육을 돕는다. 교원 인사, 관리, 연수, 교육정보, 학생 상담, 학부모 교육, 교육 행사, 학교 재정과 시설관리 등 학교 경영이나 교육활동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한다. 또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나 학생의 교육 상담과 민원 해결의
  • [In&Out] 한식을 통한 ‘마음외교’/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In&Out] 한식을 통한 ‘마음외교’/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음식은 문화 그 자체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한국의 문화로서 한식을 찾는 세계인이 늘고 있다. 우리는 이들에게 정확하게 한식의 문화에 대해 알리고 한식의 맛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한식을 세계인이 맛있게 먹는 음식을 넘어 한류 드라마와 케이팝처럼 세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고유의 정서와 문화로 키우고 알려야 한다. 한 나라의 음식에는 그 나라의 자연, 생활방식, 철학이 녹아 있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우리 문화다. 질그릇이든, 도자기이든, 유기그릇이든, 외국인들은 그릇 하나, 식탁보 문양 하나까지 모두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한다. 일찍이 자국 음식 세계화를 통해 세계인을 사로잡는 ‘마음외교’,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간파한 일본은 1964년부터 정부 주도로 일식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목표를 세계 3대 요리 등극으로 정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전략 수립과 예산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일식인구 배증 5개년 계획’ 정책하에 정부 주도의 인력 양성 프로젝트, 해외 레스토랑 지원 제도, 해외 일본 음식 레스토랑 추천장 계획, 식문화 보급 및 홍보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만 해도 날 생선을
  • [In&Out] 누진제 개편, 지금이 적기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

    [In&Out] 누진제 개편, 지금이 적기다/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

    우리나라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6단계로 구성되어 있는 데 6단계 요금이 1단계 요금의 11.7배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의 누진율을 보인다. 덕분에(?) 전기를 평소보다 2배 정도 썼는데 요금은 4~5배나 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40만원 정도의 전기요금이 나온 가구의 1㎾h당 전기요금은 약 450원이다. 산업 및 일반용 전기요금 107.4원 및 130.5원과 비교하면 3~4배 수준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주택용 전기요금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검침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냉방기 사용이 집중됐던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요금폭탄 문제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누진제 개편 방향은 분명하다. 절약을 유도하면서 소득 형평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가진 누진제 자체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6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11.7배의 누진율을 2~3배 수준으로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 이러한 수준은 누진제를 도입하고 있는 여러 국가의 사례와 유사하며 서울시 수도요금과도 유사하다. 서울시에서는 가뭄 때문에 1995년 6단계 누진제를 도입했지만 물 사용량이 안정화되면서 현재 3단계로 완화했고 누진율은 2.2배에 불과하다. 과거에도 누진제를 개편하려는 정부 차원의
  • [In&Out] 노량진시장이 지켜야 할 전통/김현용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장

    [In&Out] 노량진시장이 지켜야 할 전통/김현용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장

    노량진수산시장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심 속 바다로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싱싱한 수산물을 저렴하게 맛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장소가 바로 노량진시장이다. 그 안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수산물이 가득하다. 각종 해산물이 저마다 펄떡이며 내보이는 활력은 보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넘쳐나는 생명력 뒤에는 어민들의 땀과 눈물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수조에 채워지는 물고기들은 밤낮을 잊은 채 목숨을 잃는 위험을 무릅쓴 어민들이 건져 올린 것들이다. 매일 노량진으로 보내지는 물고기들에는 힘겨운 노력을 인정받고, 국민에게 신선한 수산물을 전해 주고 싶다는 어민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전국 어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비영리 협동조합단체인 수협을 통해 2002년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어민은 목숨과 맞바꾸며 물고기를 잡고, 시장 상인들은 이를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면서 오늘날 노량진시장의 명성을 만들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 뒤에는 그늘도 자리잡고 있었다. 옛 노량진시장은 1971년 현재 위치에 문을 열었다. 당시는 식품안전, 위생에 대한 관념 자체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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