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기고] 알뜰폰이 위험하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고] 알뜰폰이 위험하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알뜰폰’은 가계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저렴한 휴대전화 서비스다. 기존의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임차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그야말로 서민들을 위한 휴대전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면서 이동통신 업계가 아닌 독립계 알뜰폰 업체의 맏형 역할을 해 왔던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에 넘어가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알뜰폰이 서민들을 위한 저렴한 휴대전화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J헬로가 운영하는 알뜰폰의 가입자 수는 78만명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대형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알뜰폰 업체들을 제치고 가입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동통신 3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당시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 부문을 경쟁을 주도하는 ‘독행기업’(Maverick)으로 평가하고, 만약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
  • [기고] 말다듬기, 낯섦과 익숙함의 경계에서/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기고] 말다듬기, 낯섦과 익숙함의 경계에서/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1991년 개원 이래 국립국어원에서는 꾸준히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 초기에는 외국어나 한자어를 되도록이면 고유어 중심으로 바꾸는 ‘순우리말 쓰기’가 주된 방향이었지만, 근래에는 소통성에 중점을 두고 ‘쉬운 말’로 말다듬기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말다듬기가 ‘순우리말 쓰기’라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은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텀블러’를 ‘통컵’으로 다듬었을 당시 ‘컵’은 외래어가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말다듬기의 방향성에 대해 국민과 공유할 필요를 절실히 느낀 바 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게 하려는 것이 말다듬기의 목적이라면 ‘가스, 라디오, 카드, 디지털’처럼 이미 국어의 일부가 된 외래어를 굳이 배제할 이유가 있을까. 쉬운 말로 소통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다들 공감하지만, 실제 말다듬기 과정에서는 ‘낯설고 자연스럽지 않은’ 새로 다듬은 말보다는 어려워도 원래 쓰던 말이 ‘자연스럽다’는 벽에 맞닥뜨리곤 한다. ‘자연스럽다’는 것과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은 어떤 차이일까. 아무래도 먼저 받아들인 말이 자연스러울 것이고 그 말 대신에 다른 말로 대체하려고 하면 그 ‘자연스러움’에서는 조금 멀어질 것이다. 그러나 다소
  • [기고] 통신재벌들, ‘기생충’을 보면서 무엇을 배웠는가/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상지대 초빙교수

    [기고] 통신재벌들, ‘기생충’을 보면서 무엇을 배웠는가/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상지대 초빙교수

    우리나라 재벌들은 영화 ‘기생충’을 어떻게 보았을까? 양극화·불평등의 심화가 가져올 파국을 경고하는 이 영화에 대해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공감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재벌들은 변함이 없다. 우리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의 주범인 재벌들은 영화 기생충의 충격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중견 케이블방송까지 인수합병을 시도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의 SKT는 티브로드(케이블방송 2위)를 합병하고, 재계 순위 4위인 LG그룹의 유플러스는 CJ헬로(케이블방송 1위)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재계 순위 12위 KT도 딜라이브(케이블방송 3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통신재벌 3사 모두가 중견 케이블방송을 인수합병함으로써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와 독식의 길로 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성과가 갈수록 재벌 집단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3, 4위 재벌 기업의 중견방송 인수합병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인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통신재벌들의 전국 방송인 IPTV의 가입자 1인당 월 수익률(ARPU)이 훨씬 좋기 때문에 통신재벌들은 분명히 인수 후 케이블방송 가입자를 자사의 IPTV로 과도한 현금 마케팅
  • [기고] 외면받는 사법부, 이제라도 바뀌어야/김태진 법무법인 캐이앤피 대표변호사

    [기고] 외면받는 사법부, 이제라도 바뀌어야/김태진 법무법인 캐이앤피 대표변호사

    통계청 국가지표통계(e-나라지표)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의 1심 무죄율은 0.71%다. 거꾸로 보면 유죄율이 99.29%라는 뜻이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중국 99.9%, 러시아 99.8%, 일본 99%로 나온다. 이들 나라에서 재판을 받으면 거의 다 유죄 선고를 받는다. 반면 미국 59~84%, 영국 80~87%, 이스라엘 71.5%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유죄율이 높은 이유가 검찰의 수사능력이 유달리 뛰어나서가 아니다. 법원이 행정부의 판단, 즉 검찰의 수사기록과 기소결정에 의지하려고 할수록 유죄율도 올라가게 돼 있다. 우리나라 사법부는 행정부 친화적이다. 사법부가 수시로 입장을 바꾸다 보니 국민은 사법부가 진정으로 변화를 원하는 것인지, 정권에 코드를 맞추려고 하는 것인지 헛갈린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2005년 취임사 때 “사법부는 독립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서 그간 소임을 다하지 못한 과거를 갖고 있다”고 반성했다. 2011년 취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협조하며 재판 결과를 논의하다가 구속됐다. 후임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9년 1
  • [기고] 28년 만에 전면 개정을 앞둔 가사소송법/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

    [기고] 28년 만에 전면 개정을 앞둔 가사소송법/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

    지난 15년간 법원에 접수된 가사 사건의 수는 40% 이상 증가했고, 그 모습도 다양해졌다. 증가하는 가사 분쟁을 원만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 요소다. 그러나 현행 가사소송법은 1991년 제정·시행 후 28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오늘날의 사회상 및 국민 인식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법무부는 이러한 변화와 국민 눈높이를 반영한 가사소송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개정안은 가사 사건에서 미성년 자녀의 복리 보호·강화에 중점을 두었다. 가사 사건에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큰 환경의 변화를 겪어야 하는 자녀는 분쟁의 최대 이해당사자다. 그러나 현행법상 법원은 13세 미만 자녀의 경우 그 의사를 듣지 않고 이혼, 친권자 지정 등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자녀의 의사가 재판에 온전히 반영된다고 보기 어렵다. 개정안은 자녀의 의사를 재판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자녀 복리에 영향이 있는 재판에서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자녀의 진술을 듣도록 의무화했다. 그 과정에서 미성년 자녀의 목소리가 법원에 온전히 전달되도록 변호사나 심리학·아동학 전문가로 하여
  • [기고]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기고]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에너지 빈곤’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석유위기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부터다. 영국에서는 겨울철 폐렴으로 인한 고령층의 인명 피해가 크게 증가하면서 에너지 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발생한 단전가구 여중생의 촛불화재 사망사건으로 에너지 빈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계기로 저소득층의 에너지 복지를 향상하기 위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처음에는 주로 적절한 난방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폭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겨울철 난방서비스뿐만 아니라 여름철 냉방서비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가 2018년 조사한 여름철 에너지빈곤층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521가구 가운데 약 69%가 노인가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더위를 식히기 위한 수단으로 선풍기를 주요 냉방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가구가 81%에 달했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어지러움 혹은 두통을 경험한 응답자도 5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염이 발생했을 때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적절한 냉방서비
  • [기고] 행복도시, 공공건축에 가치를 담다/김진숙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기고] 행복도시, 공공건축에 가치를 담다/김진숙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개인이 지향하는 가치가 변하듯 사회의 가치도 변한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선 물질적 가치가 중시되면서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점차 소외되고, 이로 인해 세대·계층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나 기업에서 ‘사회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가치란 사회·경제·환경·문화 등에서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다. 사회적 가치가 최근 강조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이윤과 효율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도시계획가 페리는 근린주구 이론에서 어린이가 큰길을 건너지 않고 걸어서 초등학교에 갈 수 있는 거리인 400m를 근린주구의 반경으로 설정했다. 눈여겨볼 점은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를 기준으로 이상적인 주거 단지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건설되고 있는 행복도시는 공공시설 등에 ‘공동체 복원’과 ‘사회적 약자 지원’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 포용도시와도 일맥상통하는 이 가치들은 시민들이 쉽게 접하고 체감할 수 있는 공공시설에 잘 녹아 있다. ‘공동체 복원’이라는 가치가 잘 반영된 대
  • [기고] 미세먼지 특효약/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

    [기고] 미세먼지 특효약/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

    미세먼지는 백약을 다 쓰고도 고치지 못하니 정말 고질병이고 불치병이라 하겠다. 하지만 불치병이라 해도 앉아서 죽을 순 없는 일 아닌가? 무엇보다 원인을 다시 살펴보자. 한국외대 박일수 박사가 최근 3년간 미세먼지 고농도일(PM10 80㎍/㎥ 이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영향과 중국 영향이 비슷한 날이 미세먼지는 약 70%, 초미세먼지는 약 50%다. 또 국내 영향이 더 큰 날도 10%가 넘는다. 즉, 60~80%는 국내 미세먼지를 줄여야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서울시가 발표한 ‘생활권 미세먼지 그물망 대책’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을 감축하는 대책이라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수도권의 가장 큰 배출원은 차량이다.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가 전체의 4분의1이고, 2차 생성까지 고려하면 휘발유차도 면죄부를 받기 어렵다. 이번 대책에서 서울시는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이던 이륜차(오토바이) 1000대를 올해 전기 이륜차로 교체하고, 2025년까지 배달용 오토바이 10만대를 전량 교체키로 했다. 서울시에 남아 있던 경유 마을버스 444대도 2023년까지 모두 전기버스로 바꾸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 [기고] 승강기 70만대… 이제는 안전이다/김영기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이사장

    [기고] 승강기 70만대… 이제는 안전이다/김영기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이사장

    국내 승강기가 70만대를 돌파했다. 1910년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국내 최초 승강기가 설치된 지 109년 만이다. 보유 대수 세계 8위, 연간 신규 설치 대수는 4만여대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승강기 시장 규모는 3조 5000억원에 달한다. 업체 수 1300여개, 종사자 2만여명으로 국내 경제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승강기 도입 한 세기 만에 이만한 고도성장을 이룬 나라는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국내 승강기는 검사제도가 처음 시작된 1991년 5만대이던 것이 1995년에는 10만대를 넘어섰다. 그리고 2014년 50만번째 승강기가 설치된 후 5년 만인 지난 6월 19일 경기 시흥시청역 동원로열듀크 아파트 승강기가 설치검사를 통과함으로써 승강기 70만대 시대가 열렸다. 국내 승강기는 엘리베이터가 65만 931대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에스컬레이터 2만 8735만대, 무빙워크 5798대, 휠체어리프트 3726대, 소형 화물용 엘리베이터 1만 893대로 집계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인 규모 면에서 보면 분명 승강기 대국이다. 하지만 안전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중대 사고는 2016년 44건, 2017년 27건, 2018년
  • [기고] 협동조합이 희망이다/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기고] 협동조합이 희망이다/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지난 4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농촌진흥연수원(AERDTC)에서 새마을금고는 미얀마 정부의 요청으로 새마을금고 모델 전수 교육을 했다.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1300달러 수준이며 국민의 20%는 빈곤층이다. 우리나라의 196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 금융인프라도 취약해 고리 사채가 빈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에 미얀마는 금융기관뿐 아니라 지역공동체 발전도 이끄는 새마을금고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2017년 MG인재개발원 과정을 수료하고 돌아온 마을 지도자들은 양곤시 렛반 마을에 마을금고를 세워 저축 운동을 벌였다. 미얀마 정부가 2014년 한국 정부에 포용금융 전파를 요청한 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2016년부터 초청 연수와 현지 교육으로 씨앗을 뿌렸다. 지금은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국제협력 모델로 평가받는다. 지난 4월말 기준 총 13개 새마을금고(자산 9300만원)가 미얀마에서 운영 중이다. 빈곤층에 대한 자금 중개를 하면 마을 단위의 소득사업으로 이어져 선순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새마을금고는 개발도상국에 협동조합모델을 전파하는 데 힘썼다. 원조대상국 현지 조사와 초청 연수, 수출 모델의 구체화,
  • [기고] 근로자 휴가 문화 개선을 기대하며/김재호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운영위원장

    [기고] 근로자 휴가 문화 개선을 기대하며/김재호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운영위원장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 늘 회사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었고 이 사회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내 가정과 삶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고 그래서 가족에게 늘 미안해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은 반면, 근로시간당 국내총생산(GDP) 및 ‘일과 생활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지수’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실제 휴가 사용률 역시 58.4%(2017년 기준)로 현저히 낮다. 프랑스는 30일의 유급휴가 사용률이 100%에 가깝다. 최근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고 근로자 휴가문화 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2018년부터 ‘근로자휴가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개인의 여행을 지원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며 몇몇 전문가들은 정부의 장기적 사업계획 부재,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 부족, 관련 부처 간 협력체계 미흡, 실제 근로자가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부족, 지방
  • [기고] 이제는 정말 바꾸어야 한다/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기고] 이제는 정말 바꾸어야 한다/나영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2002월드컵 때처럼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월드컵 준우승의 주축인 이강인 선수는 2011년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팀 알레빈 C에 입단해 선진 축구를 배웠고, 스페인 학교에선 단 한 과목도 낙제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여섯 살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슛돌이 이강인이 우리나라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면 그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을까?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최근 학교 스포츠를 정상화하기 위한 2차 권고를 했다. 우리 스포츠의 뿌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학교 스포츠 시스템 전면 혁신을 권고하는 것임에도 일부에서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는 권고안을 오해하는 데서 오는 문제다. 2003년 3월 26일 충남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8명의 어린 학생 선수가 사망하고, 16명이 부상하는 참상이 일어났다. 하지만 스포츠계는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2004년 11월 3일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6명은 코치의 상습적 구타 등 강압적인 지도 방식을 공개적으로 고발했다. 2005년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폭력실태조사 결과는 끔찍했다. 초등학생(76.5%) 때부터 광범위한 폭력이 가해지고 있었고, 국가대표 선수의 4.
  • [기고] 문화재 범죄와 대책/강신태 전 문화재청 문화재사범단속반장

    [기고] 문화재 범죄와 대책/강신태 전 문화재청 문화재사범단속반장

    문화재는 과거를 보는 거울인 만큼 소중하게 보관했다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이를 노리는 문화재 도굴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숙명이 있다. 최근 문화재청은 국가문화재인 보물 제1008호 만국전도를 포함해 양녕대군 친필 숭례문 목판 등 123점을 문화재 도난사범으로부터 회수했고, 며칠 전에는 40여년간 개인의 집에 있다가 일본에 반출될 뻔한 신안선 청자 수십점을 회수했다. 문화재 보호나 복원만큼 도난 문화재를 제자리에 찾아 놓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업무를 담당하는 문화재사범단속반 인원은 1972년 설치 이후 지금까지 단 2명뿐이다. 문화재사범단속반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문화재 도난, 도굴, 해외 밀반출, 불법거래 등 문화재보호법 위반사항에 대한 단속업무를 중점적으로 처리한다. 이외에도 홍보, 교육, 각종 요구자료 작성, 통계관리 등 일반 행정업무까지 병행한다. 2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문화재 범죄는 일반 범죄와 달리 전문적 특수 범죄로 분류된다. 문화재 도난, 도굴, 해외 밀반출의 경우 장기간 은닉한 후 절취와 밀거래 등으로 은밀하게 유통되는 특성이 있다. 사건 처리가 오래 걸리고 고도의 수사역량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등 전
  • [기고] 영향을 미치려는 자, 책임의 무게 감당해야/김현성 인플루언서산업협회 준비위원장

    [기고] 영향을 미치려는 자, 책임의 무게 감당해야/김현성 인플루언서산업협회 준비위원장

    시작은 이랬을 것이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오픈해 일상을 공개하면서 팔로어들과 소통했을 것이다. 패션, 뷰티, 육아 등 자신의 관심사도 이야기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어디서 샀는지 묻고 함께 공동구매를 해 가성비를 높였을 것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더 좋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사고 싶은 것이 소비자의 자연스런 욕망이다. 최근 미디어나 광고 유통 시장에서 급부상한 ‘인플루언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축적된 시간이 만든 새로운 직업이다. 인플루언서는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 커머스’를 이끌어 가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난 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SNS 이용추이·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4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2%가 SNS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의 규모 또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비가 지상파 TV를 넘어선 것은 이미 뉴스도 아니다. 인플루언서의 성장세와 함께 그에 따른 역풍 또한 심상치 않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처럼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 책임을 묻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판매한 제
  • [기고] 대북 식량지원, 인도 요구에 집중해야/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고] 대북 식량지원, 인도 요구에 집중해야/김영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5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의 식량수급 사정에 관한 긴급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식량이 575만톤인 데 비해 국내 생산량과 해외 도입분이 439만톤에 불과해 136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족량은 10년래 최대이며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에서는 북한의 식량부족 전망치가 과장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근거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국제기구의 북한 식량수급 평가 결과가 실사보다는 북한이 제공한 통계수치에 더 의존해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장의 곡물가격이 안정돼 있어 식량수급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불투명한 창을 통해 북한 내부의 사정을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3자의 추정과 전망에 오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소토지 농사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상당량의 식량이 보고에서 누락됐을 수 있다는 의구심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는 북한 주민의 빈곤문제를 걱정하면서 경고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북한 취약계층의 건강과 삶을 걱정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영유아와 아동의 영양실조
  • [기고] 보호종료 아동, 제대로 자립하려면/조윤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본부장

    [기고] 보호종료 아동, 제대로 자립하려면/조윤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본부장

    부모의 사망, 질병, 이혼, 실직, 가출, 수감, 아동학대 등을 전래 동화 ‘해님 달님’에 나오는 무서운 호랑이에 빗대면 하늘이 내려준 동아줄은 가정위탁제도라 할 수 있다. 보호가 필요한 18세 미만 아동들을 희망 가정에 일정 기간 위탁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한때 고교를 졸업한 위탁아동이 ‘근로능력이 있는 성인 범주’에 포함돼 매월 60만~7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비롯한 정부 지원과 민간 지원이 모두 종료되던 시기가 있었다. 자립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홀로 서는 어려움을 감당해야 했다. 다행히 2015년부터 자립정착금 지원이 위탁아동에게까지 확대됐고, 보호 기간도 대학교 졸업 때까지로 연장됐다. 청년주택, 청년수당,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과 맞물려 자립을 위한 양적 지원도 늘었다. 하지만 위탁보호보다 시설보호 종료 아동을 우선 지원하고, 지자체별로 편차가 큰 부분 등은 아쉬운 점이다. 유일한 혈육인 조부모의 보호를 받다가 대학 시절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에 혼자 남겨진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지원은 종료됐고, 기숙사마저 신입생에게 내주어야 했다. 당장 살 곳을 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모은 돈을
  • [기고] 의원 정수 확대, 국회가 국민 설득해야/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기고] 의원 정수 확대, 국회가 국민 설득해야/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1월 의원 정수를 60명 더 늘려야 한다는 내용의 선거제 개혁안을 국회에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자문위원들은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원 정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이다. 선거제 개혁은 김대중(DJ) 정부 시절부터 20년 이상 이어져 온 정치권의 오랜 과제다. 매 정부마다 선거제 개혁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건 그만큼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지역주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리 정치문화가 끊임없이 선거제 개혁의 문을 두드리게 하고 있다. 특정 지역을 특정 정파가 장악하면 해당 지역에 있는 유권자는 자신의 정치적 선택권을 상당 부분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신중히 투표를 하더라도 그 지역의 패권 정당 후보가 아니라면 사표(死票)를 던진 것과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들은 특정 지역에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기 때문에 지역 유권자보다는 공천권자에게 잘보이려 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정치적 의사 결정의 형평성이 존중되고 지역 유권자의 목소리를 선거 결과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결국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개혁
  • [기고] 주소, 국민안전·4차산업 핵심 인프라/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기고] 주소, 국민안전·4차산업 핵심 인프라/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찮게 지진 소식이 들려온다. 지진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상황을 알리고 대피 장소를 정확히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운동장과 공원, 주차장 등 전국 1만여곳에 지진 옥외대피소가 지정돼 있다. 그런데 공원이나 주차장 같은 공터에는 별도의 주소가 없다. 주변 건물의 주소를 빌려 쓰다 보니 대피소까지 최단거리 경로를 안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행정안전부는 지진 옥외대피소에 대한 정확한 위치와 최단거리 경로 안내를 위해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한 사물 주소 부여를 추진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주소 부여 대상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건물이 아닌 주차장, 공원, 운동장 등에 주소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도 건물이 아닌 시설물에 주소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2015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주소의 개념을 ‘위치를 표시하거나 식별하는 방법 중 하나’로 확대해 새롭게 정의했다. 행안부는 지난해부터 주소 부여가 필요한 시설물과 장소에 대한 전면조사를 실시해 지난 4월 주소 부여가 필요한 34종의 시설물과 장소를 제시했다. 여기엔 국민안전과 직결된 시설과 경제활동 장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드
  • [기고] 종교인과세법은 폐지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기고] 종교인과세법은 폐지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대한민국 최초의 종교인 소득세 신고는 언제부터일까? 해외 선진국에는 종교인과세법이 있을까? 정답은 ‘모른다’와 ‘없다’이다. 우리 세법에 종교인 비과세 규정이 없기에 일부 종교인들은 지난 수십 년간 근로소득신고를 해 왔다. 사실 근로소득에서 종교인 소득을 구분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니 언제부터 신고했는지 알 수 없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별도의 종교인과세법이 있는 게 아니어서 종교인도 일반인처럼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으로 신고한다. 많은 종교인들이 세금을 안 냈던 건 그냥 몰랐기 때문이다. 몰라서건, 의도적이건 엄연한 탈세다. 종교인들도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보니 세법에 무지할 수 있다. 탈세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 중 얼마만큼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양지로 끌어낼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게 정부의 일이다. 종교인 과세도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선거철마다 종교계와 정치권이 엮이다 보니 이상한 양상으로 흘렀다. 근로자가 아니니 기타소득이라 고집하고, 한도 없는 비과세, 세무조사 금지를 관철시키더니 이젠 근로장려금은 받고 싶다고 한다. 국민들은 종교계도 세금 좀 내자고 요구한 것뿐인데, 세법을 모르는 종교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안은 정치권이 거꾸로 종교
  • [기고] 자동화시대, 노인 일자리가 필요하다/유한나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

    [기고] 자동화시대, 노인 일자리가 필요하다/유한나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빠르다. 2000~2017년 전체 취업자 중 고령층 비중이 한국은 11.6% 증가한 것에 비해 OECD 26개 국가들은 평균 7.9% 증가했다. 설상가상으로 고령층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로봇에 의해 대체되기 쉽다. 즉 근로자가 고령화될수록 자동화가 촉진되는 것이다. OECD 국가 연도별 데이터를 사용해 고령화와 자동화 촉진 효과의 관계를 직무유형별로 분석했다. 결과는 이랬다. 고령층이 청소, 경비 같은 육체적이며 반복·단순한 일에 종사할수록 자동화가 촉진됐다. 육체적인 일이지만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비반복적인 일에 고령층이 종사할수록 자동화 촉진 효과는 감소했다. 사회복지사, 장애인 활동 도우미, 직업재활 상담사, 방과후 아동 돌보미, 숲해설가, 반려견 도우미 등의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로봇으로 대체되기 어려웠다. 이 분야에서 고령자들은 지식과 경험을 살려 다른 사람들을 돕고 위로하며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고령층에 유리하지 않게 조성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고령층의 46.7%는 경비·청소 등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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