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이상한 횟집/이도운 논설위원
횟집 한 곳을 소개받았다. 맛 좋고, 비싸지 않다고 했다. 지난 주말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했다. “세 사람요.” 했더니 “알았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해서 “이름이라도 적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했더니, “그냥 오세요.”라고 한다.
생김새는 다른 횟집들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아내가 주방장이고, 남편이 서빙을 맡았다. 메뉴를 달라고 하니 “그런 것 없다.”고 했다. “우리 집은 정식 한 가지”라는 것이다. 정식이 먹기 싫으면 탕 하나만 시키라고 했다. 이상한 횟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한 점은 거기까지였다.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싱싱한 회와 야채로 정성껏 만든 음식이라는 것이 금방 느껴졌다. ‘봄동 김치’, 콩과 조가 섞인 잡곡밥.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횟집을 나오면서 생각했다. 일년에도 수천, 수만개의 음식점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음식 장사에 성공하는 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내면 성공한다. 그처럼 단순한 진리를 몰라서 문을 닫게 되는 것은 아닐 테지.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