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부모 신분 조사 시도한 막장 대학
한국외국어대가 힘 있고 돈 많은 학부모들을 따로 관리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재학생과 휴학생 전부를 대상으로 ‘잘나가는’ 학부모 명단을 조사하려 했다니 그 발상 자체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학교 측이 각 단과대에 공문으로 내려보낸 조사 지침은 치밀하고 구체적이었다. 관리 대상 학부모 직업을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법조인, 의사, 대기업, 일반기업 등 6개 부문으로 나눴다. 그것도 모자라 고위 공무원은 2급, 의사는 종합병원 과장, 대기업은 임원 이상이라는 식의 하한 기준선까지 제시했다. 누가 봐도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식 밖의 작업이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줄 세우는 것도 모자라 학부모 직업군까지 상대평가 한다”며 “돈 있고 권력 있는 부모는 학교발전기금을 낼 수 있으니 따로 관리하려는 꼼수”라고 학교 당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대학이 ‘주요 학부모’를 분류했다고 알려지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나머지는 부수적 학부모냐”는 성토가 이어진다. 비난이 들끓자 외대는 “학교 소식을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네트워킹을 추진해 보려는 취지였으나 의도가 와전된 것”이라고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전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