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풍선은 쏘고 무인기는 놓치고
지난주 강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경북 성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공중 촬영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무인기는 사드 기지 2∼3㎞ 고도에서 10여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해상도는 인터넷 위성지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사드 발사대와 탐지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성주 사드 기지는 군사분계선에서 270여㎞ 떨어져 있다. 북한 무인기가 왕복 500㎞ 넘게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녔는데도 군 당국이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무인기가 야산에 추락할 때까지는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영공이 북한군에 뚫렸다는 소리가 나올 만하다. 지난달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 상공을 넘어온 미확인물체에 K3 기관총 90여발을 발사했는데, 알고 보니 대남전단 살포용 풍선으로 밝혀져 쓴웃음을 짓게 한 적이 있다. 전단 살포 풍선에는 총을 쏴대고 정작 정찰 무인기는 놓치고 있는 게 대공안보 현실이다.
2014년 3∼4월 서해 백령도와 경기 파주, 강원 삼척 지역의 방공망이 북한 무인기에 잇따라 뚫렸다. 파주 무인기에는 청와대를 포함한 서울 중심 지역 전경이, 백령도 무인기에는 대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