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n&Out
  • [글로벌 In&Out] 총선 압승,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총선 압승,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다/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코로나19 사태로 4·15 총선은 아쉽게도 한국 현지가 아닌 일본에서 관찰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이 151석 이상의 단독 과반을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은 있었다. 그러나 설마 국회선진화법의 제약을 넘을 수 있는 180석까지는 상상도 못했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도 역사적 선거라는 말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 이명박 후보가 진보 정동영 후보를 압도해 정권을 교체한 2007년 대선이 떠오른다. 13년 만에 정반대가 됐다. 한국 정치가 보수와 진보의 양당제로부터 냉전하 일본의 자민당 일당 우위체제와 같은 진보 우위를 축으로 한 체제로 이행하는 것 아니냐는 한국 전문가들의 설명에 충격을 받았다. 4·15 결과 해석은 연령별 투표 형태에 관한 분석을 기다릴 필요가 있지만 상당 부분 코로나19의 산물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철저하게 PCR 검사로 감염자를 가려내고 격리하는 공격적인 방식이었다. 최근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명에도 못 미치는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사례다. 이런 대응이 국민의 평가를 받았다. 의료붕괴를 우려해 PCR 검사를 억제해 온 일본의 대응과는 대조적이다. 단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은
  • [In&Out]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곽장미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In&Out]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곽장미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우리 국민의 부동산 소유 욕구는 대단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물경제 침체가 심각함에도 KB국민은행에서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달 9억 1812만원으로 전월(9억 1461만원)에 비해 351만원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아파트 가격은 서울에서 0.02% 하락했지만 전국적으로 0.07% 상승했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지난달 19일 공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과 관련해 논란이 벌어진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체 공동주택 1383만호 중 95.2%를 차지하는 시세 9억원 미만에서 1.97% 올랐고, 나머지 시세 9억원 이상 공동주택 66만 3000호(4.8%)에서 21.15% 급등했다. 평균으로 보면 지난해(5.23%)보다 다소 높은 5.99%였다. 전국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69.0%로 전년 대비 0.9% 포인트 상승했다. 시세 9억원 미만은 전년과 유사한 68% 수준의 현실화율을 보인 반면 15억~30억원 공동주택은 74.6%, 30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79.5%까지 현실화율이 크게 올랐다. 올해 상승률이 전년에 비해 다소 오른 것은 지난해
  • [글로벌 In&Out] 소련 군정기 북한 보건제도의 발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소련 군정기 북한 보건제도의 발전/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북한 당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국민은 물론이고 외국 외교관들도 엄격한 검사를 한 후 수십 일간의 검역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러시아에서 외교우편, 약품 등을 전달하러 북한에 파견한 외무부 직원들은 도착 직후 인터넷도 사용할 수 없고 러시아어 라디오조차 들을 수 없는, 외부로부터 거의 완전히 고립된 환경에서 30일간의 검역을 받았고 4월 8일에야 평양에 도착했다고 지난 9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밝혔다. 이러한 감염예방조치는 일정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북한 지도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치료하기 어려운 병 앞에서 북한 보건제도가 비교적 약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1945년 해방 직후 소련 군정에 의해 새로 도입된 북한의 보건제도는 사회의 모든 계층에 전면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감염자를 빨리 찾아내고 치료하는 진보적 보건제도로 발족했다. 이번에는 소련 자료를 통해 북한의 보건 제도 수립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일본군을 격파하고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원래 북한 당국과 협력하면서 소련과 미국에 대해 중립적인 정부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려 했으며 북한에 새로운 정
  • [In&Out] 아날로그의 후발주자, 디지털을 선도하다/오세웅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

    [In&Out] 아날로그의 후발주자, 디지털을 선도하다/오세웅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책임연구원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가 외국과 교역하기 위해서는 하늘과 바다를 이용하는 방법뿐이다. 해운은 많은 화물을 값싸게 운송할 수 있어 우리나라는 해상무역 의존도가 크다. 안전한 해상교통을 위해서는 해도(海圖)가 반드시 필요한데, 해도는 해양조사를 통해 제작된다. 국제수로기구(IHO)가 1929년 최초로 발간하고, 1953년 마지막으로 개정한 ‘S23 해양과 바다의 경계’는 아날로그 시대 종이해도의 전형이었다. 이 책에 동해 바다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었으나, 마지막으로 간행된 1953년까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때문에 우리나라가 의견을 개진할 여지는 적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함께, 상황도 변했다. 과거에는 종이해도만을 사용했으나, 선박에 의한 대형 해양사고가 잇따르자 예방책으로 전자해도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IHO는 2000년에 1세대 전자해도 국제 표준(S57)을, 2010년에 미래의 해양활동에 적용할 새로운 국제 표준인 ‘차세대 수로정보표준(S100)’을 발표했다. S100이란 전자해도, 3차원 해저지형, 실시간의 조석·조류, 해양기상 등의 다양한 디지털 해양 정보의 국제 표준으로서, IHO가 국제해사기구(IMO) 등 안
  • [글로벌 In&Out] 한국의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한국의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코로나19 때문에 방청객 위주로 구성된 방송들이 잇따라 취소되다 보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 중 하나가 필자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1인 방송들이 대세가 됐다. 그 추세를 타고 필자도 최근에 많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얼마 전 출연한 유튜브 채널에서 외국인들의 귀화 과정 위주로 대화를 나눴다. 필자는 귀화한 지 2년째인 터키계 한국인으로서 이 주제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호스트와 서로 웃자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화 아이템들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주제들이었다. 한 유튜브 호스트가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알파고씨, 아무리 귀화한다고 해도 결론적으로 터키에서 태어난 거고 열일곱 살까지 터키에서 살았던 건데 자신을 진짜로 한국인으로 느끼시나요? 혹은 자신이 그렇다고 느낀다고 하더라도, 그거 어떻게 가능해요? 결론적으로 민족이 다르잖아요.” 이 질문이 수많은 한국인의 마음속에 있는 질문이 아닌가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들 그 질문을 주변에 있는 ‘외국계 한국인’에게 묻고 싶지만, 실례가 될까 봐 안 물어본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답변을 제대로 하려고 했다. 오늘날 남한 사람들의 민족적 전체성을 만든
  • [In&Out] 2021년 도쿄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며/오선택 한국양궁국가대표팀 총감독

    [In&Out] 2021년 도쿄올림픽을 향해 다시 뛰며/오선택 한국양궁국가대표팀 총감독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스럽다.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던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에서도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고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은 술렁였다. 해외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한 국제대회에 나가고자 출국하려던 리듬체조 대표팀은 인천공항에서 발길을 돌렸고, 탁구 대표팀은 출국 하루 전날 입국 금지 통보를 받고 대회 참가를 포기해야만 했다. 종목별 국가대표 지도자 회의 끝에 2월 마지막 주부터 선수촌 외출·외박을 전면 금지하면서 선수들은 감금 아닌 감금 상황에 놓였다. 외출·외박 금지 3주째부터는 면회도 사실상 금지했다. 양궁은 3월 중순 대표 8명을 압축하는 3차 선발전에 이어 남녀 3명씩 올림픽 대표를 결정하는 평가전을 앞두고 있었다. 한 치의 훈련도 소홀히 할 수 없었지만 선발전이 계속 미뤄지며 선수들의 훈련 집중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야간에 개인 훈련을 하던 선수들도 한두 명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사실 올림픽 연기 소식을 접한 선수들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나마 취소가 아닌 연기라서 불행 중 다행이라는 선수
  • [글로벌 In&Out] ‘로동신문’의 북한 숙청 보도, 코로나 여파인가/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로동신문’의 북한 숙청 보도, 코로나 여파인가/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 정치는 곧 숙청의 정치다. 민주체제에서는 정당끼리 경쟁하고 그 경쟁은 선거를 통해 승패가 결정된다. 그런데 북한과 같은 일인독재 체제에서는 정당 경쟁은 없고 정치적 변화는 숙청과 자연사로 ‘해결’된다. 무조건적인 죽음뿐 아니라 권력에서 물러나는 좌천도 숙청에 해당된다. 처음에는 소련의 전통을 이어받아 고위 인사를 숙청하는 과정을 연극으로 만들어 주요 당 행사에서 시연했다. 파벌경쟁에서 패배한 고위 인사와 그 파벌은 소위 ‘인민재판’으로 공개 숙청됐다. 그런데 1950년대 후반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빨치산파’가 정계에서 다른 종파에 대한 숙청 과정을 마무리하게 되면서 김일성은 다른 방식으로 숙청을 시작했다. 수용소와 사형 같은 잔인한 방법으로 1960년대 이후에도 ‘암해분자’, ‘종파분자’, ‘불순이색분자’ 같은 정치범들을 혁명의 대열 속에서 적발해 숙청했다. 방법과 기준은 다름이 없었지만 선전 방법은 매우 달라졌다. 김일성과 김정일체제에서 고위 정치인이나 아래 단위에서의 숙청 과정 중 ‘적발’된 사람은 관영매체에 언급되지 않았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인 ‘로동신문’이나 북한 내각의 기관지인 민주조선에서 고위 간부의 해임 사실이 공개될 때도
  • [In&Out]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뉴딜정책/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In&Out]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뉴딜정책/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19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 대통령의 DJ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실업자가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교육 사업을 펼쳤다. 인터넷 홈페이지 만드는 법, 전자상거래 사이트 만드는 법, 인터넷 사업 하는 법 등 당시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1999년 인터넷닷컴 열풍의 주역이 됐고 그것이 한국의 3차 산업혁명에 기여했다. DJ식 뉴딜정책의 성공이었다. 한국인들은 아날로그에 집착하는 일본인보다 디지털에 빨리 적응했고 결국 구제금융 체제의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켰다. 지금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서 정부가 어떻게 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필자는 4차 산업혁명형 뉴딜을 제안한다. 그냥 10만원을 나눠주는 경기도의 정책에는 반대한다. 이미 실패한, 그리고 아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기본소득식의 지원은 부작용이 더 크다. 미국은 발권국이니까 혹시 가능할 수도 있는 것뿐이다. 지금 돈을 지원해야 할 개인이나 사업자가 있다면 돈을 지원하되 교육을 시키자. 원격 교육을 시키면 된다. 내용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기계학습 기법 등을 온라인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면 그 교육을 하는 사람들도 돈을 벌 수 있고
  • [글로벌 In&Out] 한일의 대조적인 코로나19 대응/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의 대조적인 코로나19 대응/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지난달 칼럼에서 코로나19 대응에 한국과 일본은 경쟁하면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니 한일이 매우 대조적이며 경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국은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했다. 일본에서도 감염자가 점차 늘어 심각성은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 다만 감염자 수는 한국이 많다. 방역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검사를 많이 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검사가 억제됐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국에서는 감염자 증가세가 주춤했다고 안심한 순간 교회나 콜센터 등에서 새로운 감염자 집단이 나타나 확진환자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그래서 대응이 상당히 어렵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감염자를 가능한 한 양성화한 뒤 봉쇄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게 한국의 특징이다. 한국과 비슷한 대응 사례로 반드시 성공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감염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꼽을 수 있다. 미국도 적극적인 검사를 도입해 대응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의 대응은 전혀 다르다. 검사 대상을 철저히 가려 감염자 수를 컨트롤하려는 것처럼 생각된다. 희망하면 누구라도 검사를 받는 체제가 확립돼 있지 않다. 밀접 접촉자, 중증자를 우선해서
  • [In&Out] 코로나19로 77년 만의 부자 상봉 미뤄질까 걱정/황동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운영관리국장

    [In&Out] 코로나19로 77년 만의 부자 상봉 미뤄질까 걱정/황동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운영관리국장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히 세계대전급 전시태세에 돌입한 양상이다. 실제 전쟁은 더욱 끔찍하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남의 나라 전쟁터로 강제로 끌려가 고통 속에 죽어 간 국민의 고통은 어떠했겠는가. 더구나 유해마저도 온전히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이들의 원혼을 어떻게 달래 줄까. 정부는 2018년 11월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에 강제동원희생자유해봉환과를 신설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됐다가 귀국하지 못하고 이역만리에서 세상을 떠난 희생자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국외로 강제동원된 인원은 징용을 포함해 125만명으로 추산된다. 1950년 11월까지 약 104만명이 귀환했지만 현지 체류 또는 귀환 과정에서 희생된 조선인은 약 20만명이나 된다. 1946년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로 봉환된 유해(위패 포함)는 약 1만 1000위.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수 없는 이들의 원혼을 풀어 드리는 일은 국가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책무다. 지난해 정부는 이들 희생자의 유해 봉환을 위해 분주히 현장을 누볐다.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을 비롯해 태평
  • [글로벌 In&Out] 1946년 북한의 전염병 투쟁/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1946년 북한의 전염병 투쟁/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제로부터 해방된 한반도는 식민통치의 붕괴와 함께 경제, 치안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이 생겼다. 정부 등 중앙권력기관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공중보건도 커다란 위기에 빠졌으며, 남북한에는 각종 전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일본군을 격파·무장해제하면서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방역 체계가 붕괴되고 조선인 전문가가 극히 부족한 북한에서 치안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건설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소련군의 방역 조치는 1948년 9월 9일 수립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보건 체계의 기원이 됐다. 해방 직후 북한에서 발생한 전염병에 대해 소련과 북한 당국은 어떻게 대응했는지 살펴보자. 1945년 가을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북한 보건 체계의 전면적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945년 10월 20일 북한 위생 상태의 조사를 담당한 제25군 위생부장 트로피모프 대좌는 당시 북한에서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이질, 재귀열, 두창, 성홍열, 디프테리아, 홍역 등의 병들이 유행하고 있으며, 약국은 물론 평양과 함흥 등 산업 도시에 위치한 제약공장들이 폐쇄 상태라고 보고했다. 이를 운영하던 일본인과 친일파들이 그대로 도망갔기 때문이
  • [In&Out] 코로나19와 공공스포츠클럽/이일재 전국스포츠클럽협의회장

    [In&Out] 코로나19와 공공스포츠클럽/이일재 전국스포츠클럽협의회장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의 여파가 국내 체육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 동호인들의 축제인 생활체육대축전과 현재와 미래 국가대표들의 기량을 겨루는 전국소년체전이 무기한 연기되고, 겨우내 진행되던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는 리그를 중단했다. 봄과 함께 찾아오려던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시즌 개막이 연기됐다. 심지어 오는 7월에 열리는 인류의 대제전 도쿄올림픽마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체육시설은 물론 동네 스포츠센터까지 모조리 문을 닫아야 해 국민들이 생활체육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사실상 없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 공공스포츠클럽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공공스포츠클럽은 네 종목 이상의 운영시설을 갖춘 곳에서 종목별 은퇴선수를 포함한 체육지도자가 직접 지도를 맡아 운동을 가르치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수준 높은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생활체육, 전문체육 그리고 학교체육을 아우르는 선진화된 체육 시스템 운영으로 부각되고 있는 이곳은 전국에서 84곳(전국 총 98곳 선정, 법인 설립
  • [글로벌 In&Out] ‘사이비’의 재정의, 헌법적 질서를 지키는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사이비’의 재정의, 헌법적 질서를 지키는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출생지로는 중동 출신이다. 그래서 ‘사이비’라는 개념이 매우 까다로웠다. 무슨 말이냐면 어느 종교적인 집단이 세계적인 정통 종교로부터 인정받지 않으면 사이비라 생각했다. 일례로 불교적 색채의 종교 공동체가 조계종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사이비로 판단했다. 기자로서 한국 사회와 역사, 상징적인 장소나 건물들을 많이 취재했다. 서울 종로구의 천도교 중앙대교당이나 전북 익산의 원불교중앙총부도 그중에 하나다. 이 장소들을 취재하면서 종교 혹은 사이비에 대한 생각이 크게 개선됐다. 원불교나 천도교같이 겨우 100년을 넘은 ‘신흥 종교’들은 정통 종교들의 종파가 아니지만, 조직성이나 신도들의 모습은 정통 종교들과 다른 바가 없었다. 불교나 기독교에 비해 젊은 이 종교들에 대해 “현 시점에서 사이비로 보이는 종교 집단들이 미래의 신세대 종교가 되는 것”이라고 그 나름대로 판단했다. 모든 종교가 탄생 과정에서 사이비 취급을 받았다. 기독교의 주인공인 예수도 유대교로부터 사이비 혐의를 받았고, 개신교의 주요인물인 루터 목사도 천주교로부터 사이비 혐의를 받았다. 오늘날 카톨릭도 개신교도 사이비가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나름대로 ‘사이비’ 개념을 재
  • [In&Out] 대학출판 저작권 해결, 지금이 적기다/김명환 대한출협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장

    [In&Out] 대학출판 저작권 해결, 지금이 적기다/김명환 대한출협 한국출판독서정책연구소장

    코로나19로 사회가 온통 얼어붙었다. 각급 학교가 문을 닫고 도서관은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프로 스포츠 경기마저 중단됐다. 경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장기침체가 우려된다. 그야말로 국가 위기의 시간이다. 위기 속에선 그전부터 존재했던 문제가 새롭게 부각되거나, 평소 불가능했던 일이 풀려 위기 극복을 돕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할 기회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이상문학상의 부당한 저작권 침해 탓에 수상 거부가 벌어지고 한 젊은 작가가 절필하고 문단을 떠나기까지 했다. 몹시 마음 아픈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사건을 바라보는 정부나 언론, 일부 이해 당사자들이 저작자와 출판계를 대립관계로만 보는 시각도 이에 못지않게 뼈아프다. 저작권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되는 각종 폐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증폭되고 있다. 대학 쪽을 살펴보자. 전국 대학은 2~3주 연기된 개강을 하더라도 동영상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불가피한 예방 조치이지만, 감염병 확산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으면 4월 총선까지 수업 파행이 계속될 듯하다. 사회적 재난을 정치에 악용하는 행태가 극심한 터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지 않
  • [글로벌 In&Out] 코로나19와 북한/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코로나19와 북한/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은 빈곤국이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보건 시스템은 열악하고 격리제도 역시 형편없기 마련이다. 그나마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사회에 대한 동원력과 통제력이 비교적 강하고 보건과 의료 분야에서의 국가 지출도 높은 편이다. 사회주의 체제는 원래 사회에 대한 통제와 민생 복리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쳐도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보건 제도가 열악하고 그로 인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의 통제력과 열악한 보건 제도 아래서 북한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해야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을까. 또 그 과정에서 북한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직 바이러스에 대해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사망률, 재감염 가능성 등은 아직 알 수 없는 것들이다. 북한은 만성적 식량난으로 인해 영양실조 문제가 심하고 기대 수명도 낮은 편이다. 식량난에 따라 만성질환도 널리 퍼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만약 북한에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게 되면 북한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은 매우 높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은 독재 국가이고 계층 사회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든 주민들은 출신 성분이 있다.
  • [In&Out] 오늘을 만든 선택/박삼득 국가보훈처장

    [In&Out] 오늘을 만든 선택/박삼득 국가보훈처장

    선택(選擇).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다’는 뜻이다. 선택에는 자기 자신의 사고는 물론 주변 환경과 사회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먹는 것 하나에서부터 학업, 직장 등에 이르기까지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나는 지난날의 선택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지난 수십년의 시간 동안 많은 고민과 선택을 하며 때로는 만족을, 때로는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보훈’(報勳)이 국민통합의 기제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는 자리에 있다. 보훈처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요즘 ‘우리 선열들의 삶과 선택’이 자주 떠오른다. 선열들 역시 수많은 선택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가 하는 선택과는 그 무게감 자체가 달랐다. 각자의 삶에 더해 식민지배와 전쟁, 독재라는 나라의 명운(命運)이 걸린 순간에서의 선택이었다. 선열들은 주저 없이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바로 세우는’ 선택을 했다. 불의에 굴하거나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조국의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를 향한 희망의 역사 그 편에 선 것이다. 도도히 밀
  • [글로벌 In&Out] 코로나19와 한일 관계/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코로나19와 한일 관계/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2020년 벽두 동북아를 석권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북한의 핵·미사일도 한일 관계도 아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다. 동아시아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 이런 감염병 현상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전례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인적 이동은 한일·일중·한중 간 1000만명씩 되는 만큼 충격은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이 사태에 직면하고는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3대 외교 목표였다. 한중일이 경제적 상호 의존에도 불구하고 역사·안보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는 ‘아시아 패러독스’에 빠지는 상황에서 환경이나 위생 등 비전통적 안전보장 분야에서 협력을 축적함으로써 동북아에서 평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였다. 안타깝게도 박근혜 외교의 성과는 대통령 탄핵으로 지금은 거의 잊힌 상태가 됐다. 요란하게 제시되고 여러 차례 국제회의가 열렸는데도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비교하면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실천적 의의도 명확하고 추진해야 할 구상임이
  • [In&Out] 산업혁명 신입생이 ‘스마트도시‘를 대하는 법/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스마트도시건축학회 수석부회장

    [In&Out] 산업혁명 신입생이 ‘스마트도시‘를 대하는 법/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스마트도시건축학회 수석부회장

    영국의 ‘베드제드’(BedZED)는 스마트도시 전문가와 기업, 공무원들이 반드시 찾아가야 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로 보면 한 개의 아파트단지도 안 되는 82가구 주거단지가 최근 영국을 대표하는 미래 주거와 세계적인 스마트도시의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료 방문 프로그램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스마트도시의 성공을 위한 답도 찾을 수 있다. 세계는 스마트도시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나라와 기업으로 항상 우리나라를 꼽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인 정보통신기술(ICT)과 도시건설 산업을 이미 선점해 있기 때문이다. 5세대(5G) 통신 인프라 상용화와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 다양한 정보 서비스, 게다가 유례없는 압축 성장을 경험하면서 개발부터 재생까지 다양한 도시건설 역량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페이, 공유 자동차, 첨단 방범·방재시스템 등에선 많은 나라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도시를 미래 사업으로 보는 우리나라 기업은 거의 없다. 기업이 생각하는 스마트도시는 신도시 정도의 엄청난 규모에 매우 놀랍고 거창한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반면 IBM, 시스코, 지멘스 등 세계적 기
  • [글로벌 In&Out] 북한 수상보안대와 건국사 연구 동향/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북한 수상보안대와 건국사 연구 동향/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북한 정권 수립의 역사는 북한 건국 때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자의 주목을 받아 왔으며, 북한 건국 과정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의견을 담은 연구 성과가 발표돼 왔다. 이 해석을 간단하게 정리해 요약하자면 소위 ‘전통주의’ 세력과 ‘수정주의’ 세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론 그 세력도 동질하지 않고 연구자 사이의 의견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정통주의’적 학자들은 북한을 소련의 꼭두각시로 보고 ‘북괴’(北傀)라는 용어를 쓴다. 그들은 소련이 북한에 들어오는 순간 적화(赤化)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김일성을 지도자로 임명하고 공산주의적인 북한을 건설해 나갔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나온 하나의 연구에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9월 20일에 소비에트 질서를 도입하지 말 것을 명령한 스탈린이 “또 하나의 명령을 내렸고, 이 명령에서 소비에트화 정책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승인했다는 것”으로 설명하는 경우까지 발견된다. 이러한 가설을 내세우는 것을 역사가가 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것은 의문이다. 반면 ‘수정주의’적 학자들은 북한의 토착성을 지적하면서 북한 정부 수립을 소련의 개입보다 북한 엘리트들의 권
  • [In&Out] 사립학교 개혁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방정균 상지대 한의예과 교수

    [In&Out] 사립학교 개혁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방정균 상지대 한의예과 교수

    여의도가 들썩이고 있다. 또다시 선거철이 다가온 것이다. 이제 말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가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20대 국회는 회기 말기에 패스트트랙 법률 개정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했고, 이 시기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은 공직선거법·공수처 설치 등에 집중됐다. 그러나 필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것은 유치원 3법의 통과 여부였다. 다행스럽게도 새해 벽두에 이 법이 통과됐다. 그동안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와 그에 편승한 일부 정치권의 집요한 방해가 있었지만, 마침내 국회가 이 법을 통과시키면서 모처럼 제 역할을 한 것이다. 필자는 험난했던 유치원 3법의 통과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학혁신에 대한 의지와 그 실행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던 2007년 사립학교법 재개정 상황이 떠올랐다. 이후 현 정부는 사학 비리 척결 등 사학혁신을 중점으로 교육부에 사학혁신위원회와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을 설치해 사학혁신을 추진했고, 그 내용을 정리해 지난해 말 ‘사학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사학혁신 추진방안은 일부 사학의 부정 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사 감사 기조를 유지하고, 사학 비리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학 회계 투명성 제고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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