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n&Out
  • [In&Out] 인보사 사태와 규제 완화/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In&Out] 인보사 사태와 규제 완화/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가짜약 인보사 사태는 한국의 의약품 관리와 허가 체계 전반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우선 이 약은 핵심 성분이 무려 17년간 달랐지만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도 서류로만 심사를 한다면서 교차확인을 의뢰조차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입을 닫았다. 정부, 학계, 기업, 병원 모두 느슨한 점검 과정을 유지했다. 인보사 관련 논문, 연구용역, 정부의 각종 지원 가운데 단 한 곳이라도 제대로 점검하고 확인했다면 ‘가짜약’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허가 과정도 석연치 않다. 이 약은 유전자치료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애초부터 1년간 통증 개선 효과로 허가를 받았다. 표준치료인 스테로이드, 히알루론산 치료와의 비교연구도 전혀 없었다. 유전자치료제는 기존 치료보다 현격히 나은 효과가 있어야 허가받을 수 있다는 법 규정도 모두 무력화됐다. 결국 허가 때부터 ‘비싼 진통제’라는 비판을 받아오다 사기극으로 결론이 났다. 이번 ‘가짜약’ 소동은 여러 시사점을 준다. 코오롱티슈진이라는 한 기업의 일탈로만 봐선 안 된다. 2005년 황우석 줄기세포 사기 사건 이후 우리는 최소한 연구윤리와 진실성 추구라는 큰 교훈을 얻었어야 했다. 당시
  • [글로벌 In&Out] 한국사가 잊어버린 한인 영웅들/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한국사가 잊어버린 한인 영웅들/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1941년 6월 22일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독소전쟁이 발발했다. 유럽 대륙을 정복하고 새로운 ‘생활권’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동맹국 독일이 소련의 자원을 빼앗고 ‘불필요한 인구를 말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독일 침략에 맞서 싸운 소련의 붉은 군대는 4년 동안 피를 흘려 가면서 나치독일 침략자들을 패배시켰으며, 미국의 요청으로 1945년 8월 대일전쟁에 참여해 한반도 북부를 해방했다. 전 세계를 나치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전쟁에 소련에 거주하던 한국인들도 참전해 불멸의 공로를 세웠다. 2011년에 신 드미트리, 박 보리스, 최 발렌틴 등 연구자들이 방대한 분량의 사료를 분석한 ‘1941~1945년 위대한 소련 조국전쟁 고려인들의 참전록’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독소전쟁 한인 참전자 372명과 관련된 사료, 회고록, 신문기사 등이 수록됐다. 소련에서 나치독일과 싸워 유럽과 아시아 해방에 크게 기여한 한국인들의 참여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자료는 ‘붉은 군대 훈장수여증명서’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제116사단 제246반전차대대 부대장 지(池 또는 智) 대위가 1942년 4월 22일 오전 5시에 예정된 아군 보병부대의 공격을 지원
  • [In&Out] 문화재 관람료는 납세자가 결정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In&Out] 문화재 관람료는 납세자가 결정해야/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

    최근 조계종 총무원은 그동안 갈등을 빚어 왔던 문화재 관람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직접 이해당사자인 등산객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오히려 세금으로 거액의 보상을 하지 않으면 다양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어서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사실 이 주장은 기존 조계종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민원이 많았던 지리산 천은사의 경우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했다고 알려졌지만 그중 상당액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전받고 영리사업을 할 수 있는 허가까지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를 보전·관리할 책임은 문화재 소유 사찰이 부담하고 있다. 국민들이 그 문화재를 관람하고 교육적ㆍ문화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으므로 그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정당하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도 있듯이 관람료는 문화재를 볼 의사가 명백한 이들에게서 거두는 게 맞다. 그래서 계속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관람료 징수 위치 변경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정부가 손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산림청 등 유관 부처들은 관련 대책을 지금도 논의 중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 보고서도 냈고 다양한 대안을 조계종에 제안
  • [글로벌 In&Out] 의리 있는 한국 언론에 더 큰 의리를 바란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의리 있는 한국 언론에 더 큰 의리를 바란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나의 언론 경험은 2010년에 시작했다. 터키의 최대 언론계열사 중 하나인 자만신문사의 자회사인 지한 통신사 한국 특파원이 됐다. 터키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에 늘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10년은 한국 언론이 제일 시끄러운 시절 중 한 해였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KBS 대표이사 해임 등으로 시작된 언론과의 긴장된 관계가 주류 언론에 낙하산 인사를 보내면서 긴장 관계가 더 심해졌다. KBS와 YTN을 비롯해 많은 언론사가 파업에 들어갔다. 그 시기에는 많은 기자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특히 해고를 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아는 선배들 중에서 MBC에서 직장을 잃은 기자분도 있다. 그분들이 최근에야 근무에 복귀했고, 해직 시절에 서로 연대하면서 살아남았다. 한국 언론인들의 이러한 의리가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나 역시 한국 언론의 의리를 직접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바로 2016년 여름이었다. 최근에 와서 자작극으로 평가받은 ‘쿠데타 시도’가 일어나자, 터키 대통령이 반정부 언론사들을 억지로 다 문을 닫게 했다. 이를 계기로 나도 ‘해직 기자’가 됐다. 이 소식이 전파되자 그동안 알고 지낸 모두 한국인 기자 선후배가 연락해서 도움이
  • [In&Out] ‘화합과 미래’를 향한 잔치, 오사카 동포간담회/오태규 주오사카 총영사

    [In&Out] ‘화합과 미래’를 향한 잔치, 오사카 동포간담회/오태규 주오사카 총영사

    문재인 대통령은 재일동포들을 위로·격려했고, 재일동포들은 문 대통령을 환영·지지했다. 동포들은 문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어려움을 솔직하게 전했고, 문 대통령은 동포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6월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8년 만에 열린 한국 대통령과 재일동포의 간담회는 ‘화합’과 ‘미래’라는 두 단어로 압축될 만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도쿄, 센다이, 후쿠오카 등 일본 전역에서 370여명의 동포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의 규모도 최대급이었지만 무엇보다 의미가 컸던 것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포들이 고루 참석해 명실상부하게 동포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모임이 됐다는 점이다. 이전의 간담회가 주로 민단 간부 중심으로 열렸다면, 이번은 민단뿐 아니라 신정주자, 사업가, 민족학교 관계자, 학술 및 예술인, 의사와 변호사, 청년 그리고 군사정권 때 조작 간첩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사람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인 ‘화합의 잔치’였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오월동주인 것도 같고 경계를 허문 것도 같고 헷갈리지만, 이렇게 다양한 동포들이 한꺼번에 모인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 [글로벌 In&Out] 비핵화 대화, 남북미에서 중러까지 확대될 수도/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비핵화 대화, 남북미에서 중러까지 확대될 수도/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며칠 전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중 평양 정상회담에 이어진 연이은 보도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핵화 협상 국면이 다시 다가오고 있으니, 미ㆍ일ㆍ중 등 각국과 한국의 비핵화 대응 방식의 차이를 지켜볼 만하다.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많은 미국 전문가는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확보한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 시설 등을 없애야 한다는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를 요구한다. 이제는 이름이 바뀌었지만, 입장은 그대로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일부 시설 정도를 폐기한다는 입장이었다. 북한 역시 입장 변화는 없고 근본적으로 있을 리 만무하다. 북한의 주요 매체에서 비핵화에 대해 여러 번 명료하게 밝힌 적이 있어 이는 주지의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북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삼아 지금까지 협상 중이다. 그런 과정에서 한미 간 이
  • [In&Out] 북한판 ‘이스칸데르’ 정말 신출귀몰한가/권재상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In&Out] 북한판 ‘이스칸데르’ 정말 신출귀몰한가/권재상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공포의 대상이 되어 가는 듯하다. 미사일 방어체계를 뚫을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회자되기 때문이다.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 진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가정해 보자. 이스칸데르는 일반 탄도미사일과 다른 공기역학 탄도미사일로 상승 및 중간 단계에서 50㎞ 이하로 비행해 조기경보 레이더와 SM3와 같은 중간 단계 요격체계를 회피한다. 종말 단계에서는 고도를 재상승(pop-up)해 비행궤적 수정이 가능하며 표적 주변 상공에서 강하한다. 이는 종말 단계 비행궤적 예측을 어렵게 하고 공기밀도가 높은 저고도 비행으로 인해 감소된 사거리와 정확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MD체계를 무력화하는 ‘게임 체인저’라고 한다. 그들은 이스칸데르에 4개의 방향 전환 노즐핀이 장착돼 회피기동이 가능하고 종말 단계 속도가 마하 10에 달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방향 전환 노즐핀은 추력방향제어용 ‘제트베인’(Jet Vane)이다. 이 노즐핀은 상승 단계에서 미사일의 추력 방향을 조정해 일반적인 고탄도가 아닌 저탄도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추력이 종료되는
  • [글로벌 In&Out] 미중 갈등 앞에 선 한일/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미중 갈등 앞에 선 한일/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에서 대두하던 아테네와 그를 억누르려던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그래서 기존의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 간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패권국 미국과 강대국 중국의 신냉전은 불가피한가. 미중 무역 마찰이 경제에 그치지 않고 정치·군사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정권뿐 아니라 민주당을 포함해 중국과의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초당적 시각이 미국에서 강해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 냉전과의 결정적 차이는 미중이 양측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 갈등은 미중 각각과 밀접한 정치경제 관계를 구축해 온 주변국들에 상상을 뛰어넘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장 큰 피해자는 중국을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둔 한국일 것이다. 한국의 무역 중 중국은 전체의 4분의1을 차지하는데, 미일과의 무역액 합보다 크다. 게다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주도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중국의 ‘승인’은 필수적이다. 한국에서는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뒤 중국의 보복을 경험해 중국 의존을
  • [In&Out] 4차 산업혁명과 자본시장의 역할/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In&Out] 4차 산업혁명과 자본시장의 역할/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요즘 길을 걷다 보면 테슬라 전기자동차들이 간혹 눈에 띈다. 2010년 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테슬라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고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테슬라가 시도한 전기차 혁명은 미완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상장한 뒤 연간 단위로는 한 번도 적자에서 벗어난 적이 없고 최근 경쟁사들의 약진으로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테슬라가 위기를 극복할지, 아니면 끝내 침몰할지는 알 수 없지만 세계 실물경제에 가져온 변화만큼은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전기차가 예상보다 훨씬 가까이에 와 있음을 명확히 인식시켜 줬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탈내연기관화와 자율주행 경쟁을 촉발시켜 4차 산업혁명도 가속화했다. 테슬라가 파산하더라도 테슬라가 몰고 온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세계 시장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테슬라의 생존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점이 있다.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테슬라는 혁신적인 전기차의 개발과 생산을 위해 많은
  • [글로벌 In&Out] 스탈린, 일본, 그리고 한국의 해방/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스탈린, 일본, 그리고 한국의 해방/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1945년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분기점이 된 해이다. 1945년 8월,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와 소련이 대일 선전포고 후 실시한 만주 공세작전으로 일본은 무조건 항복했으며 한국은 해방되었다. 미국 등 연합국과의 약속을 지켜 만주 공세작전을 실시하였으며 한국 땅에서 청진 상륙작전을 비롯한 일본군과의 전투를 몇 차례 벌인 소련은 한반도 해방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만주 공세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스탈린이 전후 아시아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봤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도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상태이다. 물론,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남기지 않은 인물의 생각을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간접적인 자료를 통해서라도 일본과 전쟁 준비 중이었던 스탈린이 일본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었고 해방 직후의 한반도를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엿볼 수는 있다. 이번에는 이 부분을 밝히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자료와 사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제일 먼저 언급해야 하는 사실은 스탈린이 자라난 시대적 배경이다. 1904년 2월 9일 새벽, 선전포고도 없이 일본군이 여순항에 정박하고 있었던 러시아 함대를 습격하고 태평양함대를 봉쇄시킴으로써 러일전쟁이 발
  • [In&Out] 학교 체육의 미래가 걱정이다/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In&Out] 학교 체육의 미래가 걱정이다/김택천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장

    올해 초 한국 체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빙상계 ‘미투 운동’에서 촉발돼 지난 1월 2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범부처 대책 발표, 2월 11일 스포츠혁신위원회 출범, 그리고 2월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출범까지 정부의 스포츠 혁신 방안이 일순간에 쏟아졌다. 현재는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이란 방식으로 정부 주도의 스포츠 개혁이 진행 중이다. 스포츠혁신위원회에서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기존의 스포츠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그러나 이 권고안이 오히려 성실하고 묵묵하게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수많은 체육인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 있다. 체육계의 문제를 정상화한다는 명분 아래 제시된 ‘스포츠혁신위원회 2차 권고문’에 따르면 체육계는 인권사각지대, 학습권 유린, 성적지상주의를 만들어내는 주체이며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적폐이자 개혁의 대상일 뿐이다. 일부 지도자의 (성)폭력 범죄 행위가 스포츠계에 만연한 현상이라고 규정하는 왜곡된 언론 보도와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문이 국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황색 저널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권고문의 내용을 예로 들면 ‘전국소년체육대
  • [글로벌 In&Out] 2020년 총선의 프레임/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2020년 총선의 프레임/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내년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다. 여야 핵심 인사들의 언행을 보면 다들 관심이 내년 총선에 집중돼 있다. 2020년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정치적 프레임은 무엇일까. 한국의 첫 총선은 1948년 실시된 제헌 국회의원 선거였다. 가장 많은 논란을 부른 선거다. 유엔은 한반도에서 남과 북 각각 총선을 결의했지만, 소련의 반대로 북한 지역에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었다. 결국 선거가 가능한 남쪽에서만 총선을 치렀고 남남갈등을 일으켰다. 좌파와 중도세력까지 민족 분단을 우려해 총선을 반대했다. 수많은 정치세력의 반대에도 정치참여율은 95% 이상이었다. 정치참여율이 예상치 않게 너무 높았다지만, 필자는 적당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당시의 한국인들이 기억한 것은 해방이었다. 해방의 의미는 보통선거권 등 빼앗겼던 시민권을 찾았다는 것이고, 그동안 나라 없이 살았던 환경에서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오직 일부 부유층과 친일파에게만 투표권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한국인들은 태극기가 휘날리는 국가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가득 차 있었다. 그렇다 보니 계급과 상관없이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부를 세우고자 하는 마음과 남쪽만의 선거
  • [In&Out] 시급한 자동차 부품산업 구조개편/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n&Out] 시급한 자동차 부품산업 구조개편/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자동차산업의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배터리 전기차의 수요가 급증하고 반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130여년 만의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우리에게 기회를 안겨 주는 듯싶었다. 외국 전문가들이 선진국보다 70여년 늦게 출범한 우리 자동차산업이 새로운 경쟁 구도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강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세계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급성장했다. 그런데 2015년부터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위기론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우리 자동차산업의 성장세가 꺾이고,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았던 선진국 경쟁업체들이 패러다임 변화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예상치 못했던 신기술과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우리 자동차산업의 수직 계열 및 통합적 구조는 성장기에는 효율성을 바탕으로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성장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에도 경험한 바와 같이 어려움이 닥치면 아래로부터 위기가 발생하는 구조다. 필자가 상장 부품사를 포함해 94개 외감 부품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0.81
  • [글로벌 In&Out] 북한의 식량 문제와 대응 문제/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의 식량 문제와 대응 문제/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남한 여러 언론사의 보도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 제재의 여파에 시달려 북한의 수출 부문과 내수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많은 주민들의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결국 식량난도 나타난 것이다. 세계식량계획과 식량농업기구에서는 주로 기후, 날씨 같은 자연적 요인을 강조한다. 언론에서는 제재 여파 같은 경제적 요인을 강조하지만, 어쨌든 북한이 식량난에 처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그리고 다른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식량 문제가 한 해의 수확량이나 제재 강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 만성적인 측면이 훨씬 크다는 것은 사실이다. 2017년에 진행된 북한 다중지표집락조사(MICS)에 따르면 아동의 발육부진율은 2012년 28%에서 2017년 19%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그 수치는 여전히 매우 높다. 2012~2017년까지 6년간 북한의 공식 발표 수확량은 비교적 높았다. 그럼에도 20%에 육박하는 아동의 발육부진율은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우선 해결돼야 한다. 발육부진은 나중에 심신장애로 변질돼 만성적인 문제
  • [In&Out] 끝나지 않는 사육곰의 비극/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In&Out] 끝나지 않는 사육곰의 비극/박은정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우리나라 지리산과 수도산 일대에는 60여 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 흙을 밟고 숲을 누비며 살아가는 이 곰들은 귀한 대접을 받는 멸종위기종 복원 개체들이다. 그러나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곰들도 있다. 바로 525마리의 웅담 채취용 사육곰이다. 이들 또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하지만 사육곰은 흙도, 숲도 누릴 수 없다. 좁은 철창에서 평생을 보내야 한다. 사육곰의 비극은 1981년부터 시작됐다. 국가에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곰 사육을 장려했고 곰 수입이 금지된 1985년까지 총 493마리의 곰이 재수출용으로 수입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곰 사육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과 멸종위기종인 곰 보호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는 곰 수입을 금지했다.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가입으로 수출마저 금지된다. 수출길이 막힌 농가의 손실 보전을 위해 1999년 24년 이상 곰의 웅담 채취를 합법화한다. 이 기준은 2005년 10년 이상으로 완화됐다.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멸종위기종인 곰들은 좁은 철창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시한부 삶을 살다가 결국엔 도축당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웅담 채취를
  • [글로벌 In&Out] 공화제 한국과 군주제 일본/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공화제 한국과 군주제 일본/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올해 3~4월 한국에서는 3·1 독립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갖가지 행사가 열렸다. 관련된 국제회의 참석차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국이 군주제가 아니라 일찌감치 공화제를 택했다는 것에 대해 한국 참가자들이 자랑스럽게 강조했던 대목이었다. 일본에서는 5월 1일 새 천황이 즉위하고, 연호도 헤이세이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었다. 1989년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바뀐 것은 당시 쇼와 천황의 사망에 따른 것이어서 축제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천황이 살아 있을 때 물러난 ‘생전 퇴위’여서 일본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천황제는 과거 존속 위기를 겪었다. 최대 위기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였다. 전쟁 책임자인 천황을 어떻게 다룰지, 천황제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연합국 사이에서 여러 논의가 있었다. 천황 개인을 처벌하고 천황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소수였지만 존재했다. 결과적으로 천황에게는 전쟁 책임을 묻지 않았고 새로운 일본 헌법하에서 천황제를 ‘상징 천황제’로 남겼다. 여기에는 새 냉전체제에서 일본을 아시아 반공진영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미국의 대일정책이 결
  • [In&Out] 대만은 어떻게 아시아 최초 동성결혼 인정 국가가 됐나/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In&Out] 대만은 어떻게 아시아 최초 동성결혼 인정 국가가 됐나/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동성결혼이 인정된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대만이다. 2017년 5월 24일 대만 최고법원은 동성혼인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규정이 국민의 혼인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입법원(국회)이 이를 법제화해야 하고, 2년 내 법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동성 간 혼인신고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만 입법원은 지난 17일 동성 간 혼인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성소수자 정책과 관련해 대만이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나가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대만의 정치, 종교, 사회문화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대만의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은 교육의 영향을 중요하게 꼽았다. 대만은 2004년 성평등교육법을 제정했다. 그 배경에는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남학생이 학교에서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경각심을 느낀 대만 사회가 성평등교육법을 제정해 초·중·고교에서 성평등교육을 실시했고,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2001년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과 서울, 경기 등의 학생인권조례는 교육 영역에서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을
  • [글로벌 In&Out] 1946년 김일성의 소련 첫 방문/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1946년 김일성의 소련 첫 방문/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지난 4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러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러시아 매체는 김 위원장 재선 후 첫 방문 국가로 러시아를 선택했다고 강조하면서 그의 방문을 높이 평가했다. 정상회담은 일대일 회담 2시간을 포함해 무려 3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공식 문서 서명식은 없었지만 북러 지도부 간에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초대 지도자 김일성의 첫 소련 방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김일성의 첫 소련 방문은 1946년 6월 말~7월 초로 알려져 있다. 1945년 8월 소련이 대일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와 북한에 주둔한 일본군을 격파했다. 북한 점령을 맡은 소련군 사령부는 북한 각지에 위수사령부를 설치했으며 평양시 위수사령관 부책임자로 김일성을 임명했다. 김일성은 북한에 도착하자 정치적 활동을 전개했으며 1945년 10월에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의 책임비서로 선출됐다. 1946년 초 모스크바 결정에 대해 결사반대를 표시한 조만식이 인민위원회의 위원장에서 축출당한 후 김일성은 1946년 2월에 새로 조직된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사실상 북한의
  •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이 발표됐다. 향후 5년간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정부의 활동 방향이 담겨 있어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제3차 계획의 중점 과제는 ‘사회적 독서 활성화’, ‘독서의 가치 공유 확산’, ‘포용적 독서복지 실현’, ‘미래 독서생태계 조성’ 등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방점은 ‘사회적 독서’의 확산에 찍혀 있다. ‘혼자 읽기’에서 ‘함께 읽기’로 독서문화의 대대적 전환을 천명한 것인데 혼자 조용히 읽고 성장하는 전통 방식으로는 갈수록 낮아지는 독서율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책의 출간 종수가 늘어나고, 도서관도 지역마다 동네마다 훨씬 많아졌지만 1인당 도서 구입률과 도서관 이용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것은 대단지 아파트를 지었는데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책만 꽂혀 있고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 도서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도서관 확충 등 기반 조성보다는 ‘사회적 독서’와 같은 문화 조성으로 독서진흥의 방향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기반 조성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문화가 없는 기반은 유지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사회적 독서’란 모여서
  • [글로벌 In&Out] 도대체 라마단은 무엇인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도대체 라마단은 무엇인가?/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지난 월요일부터 전 세계 20억명에 가까운 무슬림 인구가 라마단을 맞이했다. 물론 이슬람 문화권의 인구 20억명 모두가 독실한 신자가 아니다 보니 20억명 모두가 라마단의 기본인 금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도 올해 16년째 라마단을 한국에서 맞이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에서 라마단을 보내는 것이 무척 힘들다. 일단 사람들이 라마단을 잘 몰라서 매년 똑같은 질문을 한다. 대표적인 질문이 “물도 안 마셔?”이다. 또 라마단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 다들 테러와 연결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계기에 다시 쉬운 말로 라마단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싶다. 불교에서 21일부터 시작해서 100일, 1000일, 2000일, 3000일 기도를 올리는 장기간 수행이 있듯이, 이슬람에서도 한 달 걸리는 라마단이라는 수행 기간이 있다. 양력으로 계산하여 정하는 라마단은 매년 10일 정도 앞당기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 신자는 해가 떠 있는 낮 동안 먹거나, 마시거나, 담배 피우는 것을 금지한다. 여기서 또 성행위도 포함된다. 그리고 이 금지에 노인과 환자, 임산부, 수유 중인 여성, 아직 사춘기에 들어가지 않은 어린이는 예외다. 음식 섭취와 성행위가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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