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러 대화를 호기로 삼을 지혜가 필요하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르면 오늘 모스크바를 찾는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계획인 것을 보면 사뭇 무게감이 느껴지는 행보다. 그의 방러 결과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외교안보의 역학 관계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이 측근인 최 비서를 러시아에 보내는 배경은 푸틴을 지렛대 삼아 시진핑 중국 주석을 움직이고 이를 통해 한·중, 중·일, 미·중 관계를 흔들어 외교적 틈새를 만들어 보려는 것이라 하겠다. 다음달로 집권 2년을 채우게 되는 김 제1위원장은 아직 평양을 벗어나 외국 땅을 밟은 적이 없다. 특히 지난해 5월 최 비서를 중국에 보내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타진했건만 지금껏 외면당하고 있는 그로서는 푸틴과의 정상회담이라는 카드가 대단히 매력적임이 분명하다.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의 경제적·군사적 협력 확대로 미국과 맞설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 로광철 군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최 비서를 수행한 데서 북측의 다목적 구도가 읽힌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