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퇴직자 85%가 대기업·로펌에 간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가 대기업이나 대형 로펌에 재취업하는 부작용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공피아’(공정위 마피아)란 말이 따로 있겠나. 공정위 고위직의 대기업 재취업이 갈수록 더 공고해지고 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그렇게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는데도 퇴직자들의 대기업·로펌행이 기승을 부린다는 조사 결과는 난감할 정도다. 최근 5년간 공정위 4급 이상 고위직 퇴직자 중 재취업자 85%가 대기업이나 로펌에 몸담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 현황을 파악한 결과다.
재취업자 20명 중 13명은 삼성카드, 기아자동차, 현대건설 등 대기업으로 옮겼다. 4명은 김앤장, 태평양, 광장, 바른 등 국내 최대 로펌에 합류했다. 대기업의 위법 행위를 감시하던 사람들이 퇴직한 뒤 안면을 싹 바꿔 기업의 방패막이로 둔갑한 셈이다. 대기업들이 ‘자문’, ‘고문’, ‘위원’ 같은 한가한 직함을 달아 주고도 그들에게 고액 연봉을 안기는 셈법은 빤하다. 공정위 전관들이 친정에 입김을 발휘해 주면 어마어마한 과징금 감면 혜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뭉칫돈이 걸린 대기업 과징금 소송을 도맡는 로펌 쪽에서도 공정위 전관들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