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여성적’ 대통령 논란/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박근혜 후보의 여성성 논란이 전개되고 있다. 논란의 질적 수준은 매우 거칠고 투박하여 듣기 민망할 정도다. 그러나 소모적인 정쟁이나 공박, 비아냥, 키득거림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여성성 또는 사회의 여성성 문제는 진지하게 성찰하고 토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유력 대선후보 세 명은 생물학적 성별을 넘어서서 모두 일정 부분 여성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또 여성성을 지향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하려 하고 있다. 강함·추진력·박력보다는 섬세함·배려·힐링 등의 가치를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문화연구자들은 지구촌의 다양한 사회 형태를 남성적 문화가 강한 사회와 여성적 문화가 강한 사회로 구별하곤 한다. 남성성이 강한 사회는 확고한 주장, 부의 획득, 일의 성취감 등에 가치를 많이 둔다. 반면 여성성이 강한 사회는 이웃을 돌보고, 다른 사람과 잘 지내고, 삶의 질을 고려하는 데 더 가치를 둔다. 남성성이 강한 사회의 학교에서 교사들은 학업성적이 좋은 학생을 최고의 학생으로 칭찬하고 대우한다. 학생들은 경쟁하고 성취하고, 성공하기 위해 애쓴다. 여성성이 강한 사회에서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이런 사회에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