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실업 청년 울리는 귀족노조의 고용세습
대기업 노동조합의 고용세습이 거센 비판 여론 속에 개선되거나 폐지되기는 했지만 일부 귀족노조들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현재 진행 중인 국내 3000개 기업의 단체협약 실태 조사에 따르면 30대 기업 중 8곳이 조합원의 자녀나 직계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조항이 포함된 단협을 체결했다. 2013년 4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하청 근로자의 분신 자살로 불거진 노조의 일자리 대물림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나아가 청년 실업률이 지난달 16년 만에 최고치인 9.5%를 기록한 참담한 현실도 전혀 상관없는 남의 일로 여기는 것과 다름없다.
고용세습 조항을 둔 대기업은 기아자동차, 현대오일뱅크, 현대제철, 대우조선해양, LG유플러스, 한국GM,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등이다. 조사가 마무리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적잖다. 30대 기업은 아니지만 금호타이어와 현대백화점도 같은 조항을 두고 있다. 고용세습은 정년 퇴직자와 장기 근속자, 업무 중 사망하거나 장애를 입은 근로자 등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노사의 협약이다. 엄밀히 따지면 노조를 달래려는 수단으로 사측이 두루뭉술하게 받아들인 까닭에 합작품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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