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쌀쌀한 겨울 날씨를 보인 며칠 전 서울 노원구의 한 공원에선 일자리박람회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취업에도 한파가 들이닥쳤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추운 날씨도 어르신의 취업에 대한 열망을 막지는 못한 듯합니다. 뻔한 자연의 섭리이지만 겨울이 지나면 곧 봄이 오기 마련입니다. 모두들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서울의 한 지하도 의자 위에 노숙자들의 노숙을 막기 위해 화분을 올려 두었다. 언뜻 보기엔 예술작품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행여나 떨어질까 불안하기도 하다. 노숙자를 위해서도, 시민을 위해서도 아닌 시설은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한 어린이가 아빠가 만들어준 비눗방울 놀이에 푹 빠져 있습니다. 맑고 투명하면서도 알록달록한 빛깔이 오랜만에 외출한 듯한 아이의 마음을 빼앗아 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황사 그리고 미세먼지까지 겹쳐 더욱 흐린 기분이 드는 요즘이지만 이 아이의 미래는 비눗방울처럼 투명하고 오색찬란하길 바라봅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한 엄마가 어린 딸에게 붉은빛으로 물든 단풍을 건네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계절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느덧 가을은 찾아왔습니다. 이번 단풍여행은 먼 곳만 고집하지 말고 가까운 내 집 주변에서 가을색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연일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의 문턱. 분주해야 할 연탄공장이 을씨년스럽다. 사정을 들어 보니 올해 공장을 접는다고 한다. 연탄 구들장의 자리를 차지한 보일러들을 보면 공장도 더는 버티기 어려웠을 테다.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 시내 빌딩 뒤 배수로가 연결된 자갈밭에 가득한 담배꽁초를 한 미화원이 청소하고 있다. 이곳저곳 맨홀을 통해 흘러온 꽁초들이 자갈밭에 걸러진 것이다. 엄연한 금연구역이지만 흡연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모이는 이곳에선 버려진 담뱃갑도 심심찮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흡연 매너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가을의 대명사 ‘코스모스´ 꽃송이에서 호박벌이 꿀을 모으고 있습니다. 몸통은 크지만 날개는 작고 가벼운 호박벌은 사실상 날 수 없는 몸의 형태를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하늘을 날고 있다’는 ‘신념´ 하나로 비행을 합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이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길 바랍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어린 시절 한 손엔 잠자리채, 다른 한 손엔 곤충채집통을 들고 친구들과 동네를 헤집던 날들이 기억납니다. 매미가 맴맴 울고, 고추잠자리가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나는 계절의 즐거움이었죠. 코로나는 이 즐거움마저 앗아간 듯합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맘껏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날들이 하루빨리 돌아왔으면 합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서울의 한 화장실에 좌변기 위에 올라가지 말라는 그림이 붙어 있다. 요즘 세상에도 이렇게 볼일 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하면서도 어렸을 적 빨간 손이 올라온다는 재래식 화장실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당시에 위생적으론 불량했을 수는 있었겠으나 이제는 미소를 짓게 하는 소중한 추억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그중에서도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폐점한 서울 중구의 한 카페 주인이 가게 문을 닫으면서도 정성스럽게 남긴 폐업 안내문 밑에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다. 무심코 놓고 간 것들이겠지만 지금의 상황을 더욱 슬프게 만드는 듯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휴점 중인 서울 광장시장 내 한 상점에 상인이 “코로나19 때문에 땡땡이(할 일을 빼먹는 일) 친다”는 문구를 적어 놨다.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텐데 해학의 민족답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어 하루빨리 땡땡이를 마치고 조속히 돌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참 지겹고 끈질긴 장마입니다. 9년 만에 최장기 장마라지요.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우울)’에 이어 ‘장마 블루’까지 겹쳤습니다. 11일 서울에선 잠깐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울의 파란색이 아닌, 화창한 하늘의 파란색을 기다립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서울 남대문시장 입구에 현수막 글귀가 무색하게 오토바이가 서 있다.
안내문이 제대로 읽히지 않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오토바이보다 큰 현수막을 내걸었으니. 모든 국민이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나 하나만 생각하는 행동으로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기를….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서울 여의도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실 앞에 우산이 줄지어 놓여 있다. 장마 기간 동안의 흔한 복도 풍경이다. 긴 장마에도 곧 화창한 하늘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은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어렵사리 지각 개원을 했지만 여전히 당쟁만 계속하고 있는 국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은 하늘에 대한 그것보다 작은 듯하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봄, 꽃, 달, 해, 별, 사랑, 친구, 가족, 선물, 축하, 바다, 행복. 그리고 ´참 예쁘다´.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의 한글 수업에 참석한 한 어르신의 공책 뒤 서투른 글씨체로 적힌 단어들. 한글을 배우면 제일 먼저 쓰고 싶었던 단어였을까. 어르신의 만학을 응원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코로나19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불편함이 계속되고 있다. 예전보다 더한 청결함이 요구되는 요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밀걸레를 두 개나 겨드랑이에 끼우고 장갑을 착용하고 있는 이 청소노동자와 같은 환경노동자들의 불편함은 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나이도 성별도 모두 다른 주인을 가졌을 신발들이 슈트리(신발의 모양을 유지해 내구성을 높여 주는 장치)가 끼워진 채 나열돼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세상은 인종, 성별, 나이, 계층 등의 이슈로 더 시끄럽다. 모두의 주름을 펴 주고 더 단단하게 해 줄 슈트리 같은 사회의 백신은 언제쯤 나타날까.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