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땅에 끌리고 칼바람을 맞다가 이제서야 쉬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훨훨 날아다니는 것도 여유로운 휴식이 있어야 가능하지. “아이들아, 나무에 걸렸다고 마음 아파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 줘. 너희들의 행복한 웃음 소리를 듣기 위해 잠시 쉬는 것뿐이야.”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아가야 새하얀 실내화 때 탈까 걱정하지 마렴. 그 실내화 신고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하고 친구들과 신나게 뛰놀아도 된단다. 올해는 더더욱이 너의 실내화에 때가 까맣게 타기를 바란다. 그만큼 학교에서 많은 추억이 생겼다는 흔적일 테니.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늦겨울과 초봄 사이 거리의 가로수 가지치기가 기준도 없이 벌목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도한 가지치기가 무분별하게 행해지면서 ‘가로수지킴이´ 같은 시민단체까지 생겨날 정도다. 기둥만 덩그러니 남겨진 가로수가 있는 경기 고양시의 이 인도를 지날 때마다 나무에 대한 미안함에 발걸음이 무겁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 혼여(혼자 하는 여행), 혼영(혼자 보는 영화)…. 요즘 유행하는 것들은 전부 혼자 하는 것들이다. 거기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을 더욱 혼자 살게 만든다. 봄바람 쐬러 밤마실 나온 자전거 뒤에 외로운 라이더를 위한 마네킹이 함께 타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한파가 몰아친 2월 중순, 서울역에 마련된 꽃 상점에 봄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 아직은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칼바람이 불지만 싱그럽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들과 얼굴에 쏟아지는 따가운 햇살에서 조금씩 봄기운이 찾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시절이 흉흉해도 부지런한 계절은 쉬지도 않고 돌아오는 듯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나무에 새싹이 미리 봄소식을 전하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벚꽃이 만개한 윤중로가 폐쇄돼 멀찌감치서 그 자태를 훔쳐만 봤다. 다가오는 봄날에는 좋은 사람과 함께 봄꽃거리를 거닐 수 있는 꿈을 가져 본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등 위로 따뜻한 바람이 부니 슬며시 눈이 감긴다. 멀찍이 카메라를 든 기자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대꾸하기 귀찮을 만큼 나른하다. 유난스러웠던 올겨울 날씨에 모처럼 귀한 낮잠이다. 내일은 한뎃잠자리에 몸을 누이더라도 당장은 포근하니 좋다. 오늘은 귀퉁이에 보이는 물그릇이 얼지 않고 따스하게 지나가길 바란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등 위로 따뜻한 바람이 불자 이 녀석은 슬며시 눈이 감긴다. 멀찍이 카메라를 든 기자가 신경쓰이긴 하지만 대꾸하기 귀찮을 만큼 나른하다. 유난스러웠던 올 겨울 날씨에 모처럼 귀한 낮잠이다. 내일은 한뎃잠자리에 몸을 뉘이더라도 당장은 포근해야지. 오늘은 귀퉁이에 보이는 물그릇이 얼지 않길.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시민이 토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아파트 주민에 따르면 이 토끼들이 보인 지 1년이 넘었는데 아마도 누군가 키우다 버린 것 같다고 했다. 쉽게 데려다 키우고 버리는 것도 쉽게 생각하는 잘못된 입양으로 상처받는 동물이 늘어나고 있다. 저 토끼들이 올겨울을 잘 이겨 내기를 바라 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강동구의 한 인도에 놓인 눈사람 얼굴에 누군가 마스크를 씌웠다.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마주하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현실이다. 빠른 코로나19 종식으로 다음 겨울에는 동심의 상징인 눈사람에게도 환한 미소를 그려 줄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아직 자전거를 못 타는 친구를 위한 일대일 과외가 동네 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코로나19로 학교는 못 가고 친구는 보고 싶고. 사실 자전거는 친구를 만나기 위한 핑계라고 하네요. 포근한 봄에는 마스크를 벗고 함께 신나게 자전거를 탈 수 있기를 꿈꿔 봅니다.
박윤슬 기자 seoul@seoul.co.kr
서울의 한 전봇대에 전단지를 붙이기 위한 테이프가 뒤엉켜 있다. 오랜 시간 수십 차례는 반복된 듯하다. 하지만 지정된 게시판이 아니라 엄연히 불법이다. 생계를 위해 붙여야 하는 현실은 이해하지만 도시 미관을 위해서, 그리고 불법부착물을 떼어내야 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덜기 위해서라도 이런 모습은 안 보였으면 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왔다. 서울 시내 인근에 겨울옷을 입은 나무 뒤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겨울을 지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다시 겨울이 왔다. 나무가 한파를 이겨 내는 것처럼 모든 국민이 코로나19 시련을 이겨 내기를.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집합제한업종에 포함된 자영업자들은 하루 벌이의 희망조차 빼앗겨 버렸다. 코인노래연습장은 고위험시설이 아니라는 호소문 위에 붙은 ‘집합금지명령문’이 유독 잔인해 보이는 이유다. 이들에게 하루빨리 ‘보통’의 날이 돌아오길 바라 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발열체크 통과인증 스티커로 장식된 서울 세브란스병원 앞 버스정류장 벤치의 모습이 새롭다. 누군가 버릴 곳을 찾지 못해 의자에 붙여 놓은 걸 보고 남들도 따라 하면서 마치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된 느낌이다. 일체유심조라고 했던가? 모두가 코로나로 정신없고 힘들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 여유를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앙상해진 꽃대 위에 씨앗들이 남아 있다. 코로나19로 정신없이 보낸 올해도 겨우 한 달 남았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지만 혹독한 겨울을 견뎌 낸 씨앗들이 새봄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것을 생각하며 코로나19로 위축된 마음을 이겨 내고자 다짐해 본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영하권의 한파가 시작되면서 은행나무에 걸려 있던 은행잎이 모두 떨어지면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길 위에 모아 놓은 은행잎 위로 누군가 쓰다 버린 마스크가 떨어져 있다. 이 겨울이 다 가면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듯이 코로나19도 모두 사라져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상쾌한 봄내음을 맘껏 맡을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어차피 시각장애인은 글을 읽지 못하니 상관없다는 심보일까…. 서울 송파구의 한 인도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 지킴이선이 전동킥보드와 자전거에 점령당해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되레 장애인들에게 세상은 원래 이런 거라는 이해를 구해야 할 처지다. 약자를 배려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많아지길 바란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