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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근로시간 줄이면 일자리 늘어날까/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근로시간 줄이면 일자리 늘어날까/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전세계적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는 일자리 창출 문제가 정치권의 핵심공약으로 떠오를 것 같다. 민주통합당의 전신인 민주당은 지난해 청년 일자리 문제가 논란이 되자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도 올 들어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노선을 폐기 처분하고 초과근로 해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으로 선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4% 내외)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더불어 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취업자 기준(219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 임금근로자 기준(2111시간)으로는 칠레에 이어 2위다. 우리나라는 5인 이하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통계에 잡히지 않아 외국과의 단순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다. 5인 이하 사업장 근로자의 절반에 가까운 일용·임시직의 평균 근로시간은 상용직의 62.5%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근로시간은 매우 긴 편이다. 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에 주당 12시간까지 연장근무를 허용하고 있으나 완성차 5개사 근로자들은
  • [서울광장] 문제는 경제다/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문제는 경제다/오병남 논설실장

    임진년 벽두부터 나라가 시끄럽다. 정치가 용틀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리는 해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연초부터 온갖 미디어가 ‘응원전’이라도 벌이듯 대권 향방을 점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권의 열기도 후끈하다. 쇄신, 대통합 운운하며 자신들이 아니면 나라를 제대로 경영할 수 없는 것인 양 벌써부터 악다구니다. 그리 썩 비전이 있어 보이지도, 그리 썩 감당할 능력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문제는 경제다. 올 한해 내내 이어질 정치놀음에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 견뎌낼 것인지, 그 와중에 서민들은 가계를 온전히 지켜낼 수는 있는 것인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우리 경제에는 이미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유일한 엔진인 수출은 올해 한 자릿수(6.7%)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소비 위축이 미국, 유럽에 이어 신흥시장까지 확산된 데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도 하강 국면이기 때문이다. 무역 흑자는 지난해보다 4분의1가량 감소한 250억 달러에 그칠 것 같다. 설비투자도 줄었다. 이 때문에 성장률은 3.7% 수준,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의 70% 수준(28만명)으로 전망된다. 90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는 부채
  • [서울광장] 솔롱고를 만들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솔롱고를 만들자/임태순 논설위원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6·25에 휘말려 포로가 된다. 전쟁이 끝난 뒤 어디로 갈 것이냐는 심문관의 질문에 그는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3국을 선택한다. 8·15 해방, 한국전쟁의 격변기를 통해 남과 북을 모두 접해본 그는 민주주의, 공산주의에 모두 실망해 중립지대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끝내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아마 중간지대도 피난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명준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반세기가 훨씬 넘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흑백이 뚜렷이 구분된 단선사회이다. 보수와 진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갈라지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른 부문에서도 극명하게 엇갈려 서로 대립하고 싸운다. 이념이나 정치도 따지고 보면 모두 먹고살자는 것인데 도무지 접점이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어 극한투쟁, 선명성만이 최고이고 지고지순한 선이다. 반면 타협과 절충은 배신이고 비굴이고 야합이다. 그러니 흑과 백은 가까워지기는커녕 더욱 멀어져 양극으로 치닫는다. 중간지대, 회색지대라는 완충지대가 없으니 갈등, 분열, 대립, 반목이 있을 뿐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저마다 잘하고 못한
  • [서울광장] 정치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박대출 논설위원

    2005년 10월 1일. 청계천 복원사업 개통식이 열렸다.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서울신문사 앞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회사는 부업까지 나섰다. 좌판을 설치해 어묵을 팔았다. 하루 매상이 500만원을 넘기도 했다. 열풍은 이명박(MB) 대선 주자로 연결됐다. MB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7년 벽두부터 경선 정국이 조성됐다. 한나라당의 후보 검증은 혹독했다. MB 지지도는 잠시 주춤했다. 그때 아프간에서 초대형 사건이 터졌다.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됐다. 2명이 살해되고 21명은 42일 만에 풀려났다. 언론에는 관련 뉴스로 도배됐다. 검증 정국은 묻혔다. MB는 경제만 외쳤다. 여론은 그 기대에 함몰됐다. 500만표 차라는 압승을 안겨줬다. 경제는 시대정신으로 포장됐다. 그 밖의 것은 ‘묻지마’ 선거였다. 그 5년 전. 월드컵 4강 신화가 창출됐다. 태극기가 전국을 뒤덮었다. 정몽준 바람이 불었다. 노란 바람과 합쳐졌다. 정몽준·노무현 후보 단일화가 시도됐다. 노 후보가 쟁취했다. 노란 바람은 돼지저금통으로 이어졌다. 이회창 대세론은 한순간에 꺾였다. 노무현 신화가 창출됐다. 역시 묻지마 선거였다. 국
  • [서울광장] 투자 개념의 남북통일/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투자 개념의 남북통일/이도운 논설위원

    25.1%. 지난 26일 발표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남북의 실질적인 통일이 대북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한 응답자의 비율이다. 74.5%는 우리의 대북정책 목표가 ‘평화적인 공존’이라고 답변했다. 쉽게 말하면 통일하지 말고 이대로 살자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왜 이렇게 낮을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첫째는 세대적인 요인. 젊은 세대에게 북한은 돌아갈 고향이 아니라 골치 아픈 이웃이다. 끌어안아야 할 한 민족이 아니라 우리 땅에 포격을 해대는 적일 뿐이다. 둘째, 정치적인 이유. 그동안 여나 야나, 보수나 진보나 통일 문제를 너무나 많이 우려먹었다. 통일은 나와 관련된 민생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들끼리나 떠드는 문제다. 셋째, 막대한 통일비용에 대한 두려움. 통일비용이 수백조원이다 수천조원이다 하는 보도를 보면서 경제적인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넷째,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 통일은 남북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 강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이 작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주 어려운 문제는 기억 속에서 지워 버리려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고 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나도 지
  • [서울광장] ‘결과적’으로 안철수 도와준 박근혜/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결과적’으로 안철수 도와준 박근혜/곽태헌 논설위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이미지도 좋은, 성공한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그런 그가 지난 5월 시작한 ‘청춘콘서트’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청춘들에게 보낸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에 2030은 열광했다. 그동안 안 원장은 정치와는 다소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였지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상황은 바뀌었다. 그는 9월 초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말하며 정치판을 뒤흔들었다. 결국은 출마하지 않고 박원순 야권후보에게 양보했지만, 안 원장은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현 비상대책위원장을 2위로 끌어내리며 단숨에 내년 대통령선거의 유력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4년 가까이 부동(不動)의 차기 대선주자 1위였던,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던 박 위원장은 예상하지도 않은 일격을 당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얼마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원래 대세론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받은 충격은 작지 않았을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을 1년여나 남은 시점에서 유력한 차기 주자로 부각된 것은 박 위원장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안 원장이 정치 전면에 나오게 된 계기는 서울시장 보선이다. 오
  • [서울광장] 새만금 분쟁과 정부/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만금 분쟁과 정부/최용규 논설위원

    새만금의 주인은 누구인가. 군산·김제·부안의 새만금 경계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송사(訟事)도 모자라 비방과 삿대질로 날 새는 줄 모른다. 금싸라기 땅이 눈앞에 어른거리자 이웃이 적으로 돌변했다. 새만금 방조제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만경강·동진강을 타고 바다로 나갔고, 그 속에서 동질감과 유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굴러들어온 복인 새만금은 이들의 눈을 뒤집어 놓았다. 지금은 호수지만 물을 빼면 황금알을 낳는 옥토가 된다. 돈(세수)도 돈이지만 지자체 위상이 걸린 문제다. 손에 움켜지면 우뚝 서고, 놓치면 침체의 늪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갈림길에 선 만큼 사활을 걸었다.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쯤 되면 어설픈 중재가 통할 리 없다. 양보하거나 포기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데 타협이 있을 리 만무하다. 서로 만날수록 갈등만 키울 뿐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만나면 뭐하나, 득 될 게 없다며 3자회동 무용론과 무익론을 치켜든다. 홍보전과 비방전을 각자의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무기로 활용한다. 겨우 방조제를 막았을 뿐인데 분쟁은 격화일로를 걷고 있다. 매립지 귀속권을 둘러싼 이른바 ‘새만금 삼
  • [서울광장] ‘김씨 조선’ 3세 상속자 김정은의 앞날/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씨 조선’ 3세 상속자 김정은의 앞날/구본영 논설위원

    ‘데자뷔 현상’이 이런 걸까. 그제 점심 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특별방송을 접하자 ‘이미 봤다는 느낌’이 확 들어왔다. 1994년 7월 8일 통일원을 출입하던 기자는 점심으로 시킨 짜장면이 나오자마자 젓가락을 놓아야 했다. 김일성 주석이 급사했다는 TV 자막을 보고 신문사로 뛰어들어가야 했다. 17년이란 시차에도 불구하고, 두 권력자의 사망 직후 제기되는 북한의 앞날에 대한 전망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한마디로 북한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직후 북한의 내구력을 과소평가한 오류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 체제가 이르면 6개월 이내에, 늦어도 3년 이내에 붕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북한 주민이 적게는 수십만명, 많게는 200만명이 굶어죽었다는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도 명맥은 이어졌다. 그렇다면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인 김정은은 수성에 성공할 것인가. 딱히 그런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배급경제가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라는 점에서다. 1990년대 초반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 평양의 만찬장에서 남측
  • [서울광장] 메스 대신 멸치액젓 든 의사/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메스 대신 멸치액젓 든 의사/최광숙 논설위원

    멸치액젓의 쓰임새가 이리도 다양한 줄 미처 몰랐다. 한창 김장철이라 멸치액젓이 잘 팔리나 했더니만 그게 아닌가 보다. 김치 담글 때 쓰는 비릿한 액젓이 이젠 내 뜻과 다른 ‘패거리’들을 혼쭐낼 때 쓰는 요긴한 물건이 된 세상이다. 지난 10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 총회에서 경만호 회장 얼굴에 날아든 것도, 다음 날인 11일 야권통합을 놓고 폭력이 난무한 민주당 전당대회장에 투척된 것도 모두 멸치액젓이다. 국민 입장에선 내놓은 자식이나 마찬가지인 정치권이야 그렇다 해도 평소 하얀 가운 입고 ‘선생님’ 소릴 듣던 의사들의 회의장에 액젓이 등장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사회에서 다양한 계층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 제각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뭐라 나무랄 수야 없다. 하지만 나서야 할 사람이 있고, 그러지 않아야 될 사람도 있는 법이다. 불경기 엄동설한에 다른 이들보다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산다는 의사들마저 편이 갈려 ‘밥그릇’ 놓고 싸우는 꼴은 정말 볼썽사납다. 의사들까지 액젓 들고 치고받으면 우리 사회에서 들고 일어나지 않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고들 하지만, 올해 유난히 사회지도층의 탈선이 두드러졌다. 누구보다 깨끗해야
  • [서울광장] ‘SNS 요지경’ 누가 연출하나/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SNS 요지경’ 누가 연출하나/김종면 논설위원

    아랍 격언에 “인간은 자신의 아버지보다 그 시대를 더 닮는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사고나 행동은 모두 시대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만들어 내는 풍경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도대체 판사라는 사람이, 유명 작가라는 이가 언제 이렇게 초라니 방정 떨듯 가볍게 군 적이 있었던가. 법복의 무게는 남다른 것이었다. 작가의 발언은 곧 시대의 예언이었다. 그런데 지금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 공간에 떠다니는 그들의 텅 빈 글을 보면 시대가 바뀌긴 바뀌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뼛속까지 친미”라는 현직 부장판사의 한·미 FTA 비난 글로 촉발된 판사들의 SNS 발언은 마침내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가카의 빅엿” 수준까지 나아갔다. 돌출적인 ‘트위터식 판결문’으로 이름을 알린 판사가 이번엔 SNS 규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종편에 출연한 가수에게 개념이 없다고 일갈하고 스포츠 스타에겐 “너 참 이뻐 했는데…안녕”이라고 한 작가 공지영은 또 뭔가. SNS 시대의 인간형은 이렇게 경조부박한가. 시대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우리 주위엔 믿음과 공감의 언어로 SNS 공간을 훈훈하게 달구는 이들도 많다. 7만여명의 팔로어를
  • [서울광장] 복지 세금 그리고 재정건전성/우득정 수석논설위원
  • [서울광장] 힘있는 사람, 돈있는 사람/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힘있는 사람, 돈있는 사람/주병철 논설위원

    세상의 가치가 갈수록 혼란스럽다. 얼마 전에는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사건으로 나라가 시끄럽더니 이번에는 벤츠 여검사와 변호사, 판사 등 법조비리 커넥션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부(富)와 명예를 한 손에 다 쥐려 한 데서 생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다. 부와 명예는 양립할 수 없다는 예전의 삶의 정의가 무색하다. 힘 있는 사람보다 돈 있는 사람이 더 존경받고 힘쓰는 사회가 돼 가고 있는 현실이 많은 것을 되짚어 보게 한다. 지난 10월 말 정부 중앙·과천청사의 유능한 관료들이 민간(시장) 쪽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개정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전 5년간 맡은 업무와 관련된 업종에 퇴직 후 2년간 취업을 금지했기 때문에 법 시행 이전에 빠져나갔다. 이른바 명예보다는 부를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 정부 고위 관료는 이렇게 말했다. “우수한 공무원이 민간 쪽으로 줄지어 빠져나가면 공공부문의 힘이 무너진다. 민간으로 나간 똑똑한 전직 공무원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현직들이 자존심을 걸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후배들을 다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예보다 부에 더 관심이 많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말발이 먹혀들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정부파워가 민간파워에 밀린 지는 오래다
  • [서울광장] ‘100세 시대’ 준비 누가하는가/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100세 시대’ 준비 누가하는가/오병남 논설실장

    세모(歲暮)만큼이나 스산하고 우울한 일이다.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역설적이다. 10여년 뒤면 ‘100세 시대’가 열린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우리나라의 최빈사망 연령(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연령)이 2020년 90세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100세 시대’에 본격 진입한다고 예고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20년 15.6%가 되며, 은퇴가 진행 중인 60세 전후 세대가 100세가 되는 2050년에는 38.2%까지 치솟는다. ‘80세 시대’의 일반적인 라이프 사이클 30(교육·병역 기간)-30(직장생활 기간)-20(은퇴생활 기간)은 30-30-40으로 바뀌게 된다. 은퇴 이후 기간이 갑절로 늘게 되는 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8월 30~69세 남녀 1000명 가운데 무려 43.3%가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28.7%만이 축복으로 생각한다. 노년기가 너무 길고, 빈곤·질병·소외·고독감 같은 노인문제가 벅차고, 자식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준비 없이 맞아야 하는 불안감이 짙게 묻어난다. 우리나라 노인 빈
  • [서울광장] 소셜페서와 폴리페서/박대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소셜페서와 폴리페서/박대출 논설위원

    4·19혁명은 학생이 주역이었다. 교수들은 엿새 뒤에야 움직였다. 그들은 시국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리고는 거리투쟁에 가세했다. 국민 시위로 확산됐다. 이승만 정권은 백기투항했다. 6월 민주항쟁 때도 교수들이 나섰다. 역시 시국선언으로 힘을 보탰다. 반(反)독재로 하나가 됐다. 전두환 정권은 민주화 요구를 수용했다. 교수들이 막강해 보인다. 그들이 움직이면 해결됐다. 혁명의 종결자 같다. 이유가 있다. 첫째, 그들은 신중하다. 학생들보다 굼뜨다. 공감대가 충분할 때 결단했다. 둘째, 신중한 지성은 편견까지 없다. 국민에게 와 닿는다. 파급력은 크기 마련이다. 그들은 변혁을 외쳤다. 권력의 횡포에 맞섰다. 불합리한 사회를 바로잡으려 했다. 소셜페서(social+fessor)로 부를 만하다. 사회(social) 운동을 하는 교수(professor)란 뜻에서다. 2년 전에도 교수들이 나섰다.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파문 뒤였다. 민주화교수협의회가 주도했다. 4500명 넘게 참여했다. 반(反)시국선언도 나왔다. 뉴라이트 계열 교수들이 맡았다. 교수들은 진보와 보수로 갈라졌다. 틈은 더 벌어지고 있다. 내년엔 최고조가 될 것 같다. 총선, 대
  • [서울광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의도하지 않은 ‘대못’/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의도하지 않은 ‘대못’/곽태헌 논설위원

    보수진영과 보수 언론매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실상 사사건건 대립했다. 조금 과장하면 노 전 대통령의 집권 5년 내내 그랬다. 보수 쪽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여러 ‘대못’을 박았다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행정수도 공약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9월 30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충청권으로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는 공약을 공식으로 내놓았다. 한나라당이 정치감각이 조금만 있었다면 “우리도 검토하겠다.”거나 “수도권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대응했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순진한 것인지, 정치감각이 없었던 것인지 한나라당의 첫 반응은 “서울의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고가의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보유한 일부를 제외하면 서울의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은 희소식 중의 희소식이다. 그해 12월의 대선에서 노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보다 57만여표를 더 얻었다. 경남 김해 출신인 노 후보는 충남 예산 출신인 이 후보보다 충청권에서 26만여표를 더 얻었다. 이 후보는 충남의 시·군 중 예산과 홍성에서만 1위를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행정수도 공약으로)재미 좀 봤다.”
  • [서울광장] 2012년 대한민국 유권자의 선택기준/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2년 대한민국 유권자의 선택기준/이도운 논설위원

    선거의 계절은 이미 시작됐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이합집산을 시작했고, 정치인과 예비 후보들은 득표 경쟁에 들어갔다. 2012년은 한반도 주변정세가 크게 흔들리는 해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내년의 국내외 정세를 감안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미리 정리해봤다. 첫째, 본인과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후보다. 군대 없이는 나라가 유지될 수 없다. 현재 국군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국가 요직에 군 미필자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군 미필자 가운데도 훌륭한 인재가 있겠지만, 군필자 가운데 훨씬 많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주변국들이 모두 정권교체기에 들어가는 등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 물론 여성 후보에게까지 이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 둘째, 탈세 전력이 없는 후보다. 탈세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공익을 가로채는 행위다. 단순한 실수로 인한 소액의 탈루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고액의 탈세를 저지른 인물은 지도자가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격도 없다. 내년에는 경제 상황과 복지 정책 등으로 인해 증세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탈세범들이 나서 국민에게
  • [서울광장] 상식적인 통합이 창조다/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상식적인 통합이 창조다/최용규 논설위원

    통합의 역풍이 사납다. 박지원 말고도 권노갑, 김상현, 한화갑….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후예들이 눈을 부라리고 있다. 통합의 기치를 치켜든 손학규나 정동영이 위태로워 보인다. 벼린 작두 날에 맨발로 서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삐끗하다간 낙마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그렇다. 통합의 난기류니, 위기니 하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역풍이 거세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스스로의 행보를 의심할 때 싹은 튼다. 많은 이들이 손·정의 행보를 눈여겨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원순 당선은 드라마였다. 배우는 박원순, 감독은 안철수다. 중요한 건 각본이다. 누가 썼을까. 각본 없이는 안철수도, 박원순도 무대에 오를 수 없다. 각본은 서울시민이 썼다. 변화를 갈망하던 사람들이다. 민심은 안과 박을 선택했고, 밀어줬다. 상식적인 국민이 상식을 표방한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새롭게 하라는 명령이고, 기대다. 그런 점에서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새롭게 바꾸라는 요청이다. 달리 표현하면 개혁이다. 개변(改變)에는 역류와 반동이 태동한다. 낡은 과거 세력이 발목을 잡는다. 세가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실용주의 논리에 대한 보수
  • [서울광장] 트위터에 쫄지 말고 청춘과 공감하라/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트위터에 쫄지 말고 청춘과 공감하라/구본영 논설위원

    트위터(twitter)란 본래 새가 지저귄다는 뜻이다. 하지만 요즘 활황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 공간에 한 번 들어가 보라. 새들의 정겨운 재잘거림은커녕 시퍼렇게 날 선 비판과 이죽거리는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또 다른 SNS 페이스북이 친구끼리 조곤조곤 속닥거리는 방식이라면 트위터는 팔로어들에게 강한 주장을 지르는 게 대세다. 그래서 트위터는 소통의 통로로도,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도 쓰일 수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40’세대의 민심 이반에 놀란 탓일까. 여당인 한나라당이 SNS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나경원 후보가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에게 참패한 직후 홍준표 대표는 “디지털 노마드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김어준식 어법처럼 ‘트위터에 쫄아서’ 그런 게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굼뜬 정당이라는 지적에 대한 자성이라면 다행이겠다. 선거전에서 트위터의 동원력은 대단했다. 기껏해야 버스 한 대에 50∼60명을 유세장으로 실어나르던 아날로그 방식은 애당초 족탈불급(足脫不及)이었다. 트위터러들은 벌써 400여만명에 육박했다. 이들이 모두 반정부 성향이거나 트위터 단문을 읽은 유권자 모두가 박원순을
  • [서울광장] ‘안철수 정치’ 좀더 산뜻할 수 없나/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 정치’ 좀더 산뜻할 수 없나/김종면 논설위원

    백마 타고 오는 초인 같다.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선지자 같다. 대망의 메시아라도 나타난 것인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어느새 ‘정치 구세주’가 됐다. 열혈 지지층도 만만찮다. 신통방통한 정치 연금술로 휘청거리는 박원순을 시장 자리에 앉혔으니 열광할 만도 하다. 안철수는 그동안 성공신화만으로도 범상의 범주를 넘어선다. 대권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것도 또 스스로 달려고 한다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초우량주라고 만능은 아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잘못하다간 날개도 없이 추락한다. 안철수는 좀더 솔직해져야 한다. 정치든 교수든 하면 하고 말면 마는 것이다. 본인은 가만있는데 왜 대선후보 가상대결이니 안철수 신당이니 떠들고 부추기느냐며 정치권과 언론을 나무라는 이들도 있는데 그건 잘못이다.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놓고 ‘로자 파크스 이벤트’를 벌이며 서울시장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이가 누구인가. 바로 신출귀몰하는 정치 플레이어 안철수다. 최근 실시되는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안철수는 심심찮게 여·야 최고를 기록한다. 대권을 꿈꾸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히려 그 꿈을 자꾸 포장 속에 감추려는 게 문제다. 그는 여전히 승(僧
  • [서울광장] 박원순시장 이젠 시민운동가 아니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원순시장 이젠 시민운동가 아니다/최광숙 논설위원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나 행정을 업(業)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행정분야에서는 ‘아웃사이더’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거대한 서울시를 이끄는, 인사이더 중의 인사이더가 됐다. 아웃사이더 입장에서 정부 정책 등을 비판하기는 쉽다. 어떤 현안에, 어떤 문제 제기에도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인사이더가 되면 다르다. 주인된 자세로 책임 행정·책임 정치를 펴야 한다. 복잡하게 얽힌 갈등을 해결하고, 이해관계자의 충돌을 슬기롭게 풀어내야 한다. 아웃사이더가 관료사회에 들어오면 자칫 아마추어리즘에 빠지기 쉽다는 말을 많이 한다. 박 시장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당부하고 싶다. 첫째, 하루빨리 위치 전환하라. ‘을’(乙)의 위치에서 ‘갑’(甲)이 됐는데도 스스로 여전히 ‘을’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제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비판받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둘째, 균형 감각을 갖춰라. 어떤 정책이든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을 갖는다. 밖에서 부정적으로만 보던 편향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갖고 정책을 대해야 정책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시민단체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중앙부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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