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 [서울광장] 주택시장에 봄날은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택시장에 봄날은 없다/우득정 논설위원

    우리 경제는 집값 폭락으로 인한 ‘하우스 푸어’ 급증과 지난 6월 말 현재 922조원에 달한 가계부채라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쪽을 늦추면 다른 쪽이 무너진다. 양쪽 다 시한폭탄이다. 정부는 지난달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대책을 내놓았으나 임시방편일 뿐이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 국면을 헤쳐 나가자면 획기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훈풍을 불어넣지 않는 한 내수진작은 공염불이다. 가장 먼저 정치권에서 정세균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가 임대 카드를 들고 나왔다. “금융기관과 정부가 공동출자해 국민주택 규모의 하우스 푸어 중 희망자의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하면 무엇보다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투자를 줄여 경기 위축이 가속화된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등 한국경제에 대재앙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채권자와 정부가 선제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세일 앤드 리스백’으로 모양새를 조금 바꿨다. 하우스 푸어의 집을 정부가 사들인 뒤 이를 원주인에게 임대하되 집주인이 여력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되살
  • [서울광장] 안철수 제2의 정몽준 될까/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 제2의 정몽준 될까/최광숙 논설위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해지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결국 안 원장과 민주통합당 후보 중 한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방식을 정해야 하는데 누가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 한 여론조사로 판가름나지 않을까 싶다. 안 원장이 창당을 하든 무소속 후보로 있든 마지막에는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치러야 하고, 그 과정에서 여론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안 원장이 전국을 누비는 지역순회 경선을 받아들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안 원장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최근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야당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만 봐도 안 원장이 현재 민주당 경선 선두주자인 문재인 후보보다 10%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대통령-문재인 총리’ 후보체제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반적 예상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안철수 총리’ 후보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민주당은 ‘선거의 달인’들이 잔뜩 포진한 집단이다. 반면 안 원장은 어떤 형태로 지지세력을 규합할지 모르겠지만 거대 정
  • [서울광장] 일본의 죄, 친일 윤 군수의 죄/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의 죄, 친일 윤 군수의 죄/육철수 논설위원

    나치 비밀경찰 출신인 아돌프 아이히만은 1961년 예루살렘에서 열린 전범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이듬해 교수형에 처해진 인물이다. 유대인이주국을 총괄했던 관료로서 600만명 학살 현장을 지휘했다. 2차 세계대전 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가 이스라엘 요원에게 체포돼 재판에 회부됐다. 그는 모든 행적을 순순히 자백했지만, “한 사람도 직접 죽여본 적이 없고 그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처형장으로 끌려갈 때까지도 반성이나 후회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나치의 피해자이기도 했던 여성 철학자 해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고 이를 바탕으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유명한 책을 남겼다. 그는 저서에서 아이히만에겐 ‘순전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했으며,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이 유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성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무사유(無思惟)가 단순히 ‘생각이 없다’는 데서 더 나아가 ‘저지른 행위에 대한 반성 불능이나 거부’이며, 이것이 악의 본질이라고 했다. 보름 전, 친일인사의 손자라고 밝힌 독자 윤석윤(55)씨가 사죄의 편지를 서울신
  • [서울광장] 안철수 딜레마/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 딜레마/진경호 논설위원

    지난해 9월 하찮은 지지율의 박원순씨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선뜻 양보한 뒤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OX’ 문제를 1년 가까이 풀고 있는, 의사요 벤처사업가이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자 카이스트 교수였고,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인 유력 대선 주자 안철수는 아마 ‘국무총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듯하다. 하긴 본인뿐이겠나. 정치권과 유권자 가운데 지금 박근혜와 ‘맞짱’을 뜨고 있는 안철수가 다음 정부에서 대통령이 아닌 다른 자리에 앉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본 이는 많지 않을 듯싶다. 대권을 거머쥐려 천시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총리 운운이라니…. 생뚱맞고 외람된가? 그런가? 안철수와 안철수가 아닌 사람들이 벌여 온 대선 출마 스무고개 풀이도 이제 거의 끝나 간다. 최근 안 원장을 만났다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야권의 원로들이 엊그제 ‘성명’까지 내서 그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조바심을 낸 걸 보면 그가 출마의 뜻을 접을 기색을 내보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원로들 주장처럼 돌아설 시점은 지난 듯하다. 이 나라 정치가 개과천선의 길로 들어섰다는 증좌가 없는 데다 지난 1년간 꿋꿋이 성원을 보내 준 국민 40%의 지지가 무거운 까닭이다.
  • [서울광장] 현실로 다가온 안철수/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실로 다가온 안철수/임태순 논설위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싫건 좋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엊그제 박근혜 의원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지만 ‘장외 초특급 우량주’인 안 원장을 제쳐놓고 18대 대통령 선거를 논할 수는 없다. 안 원장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40%대의 엇비슷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그의 지지층은 익히 알려진 대로 20~40대다. 안 원장은 20~30대에서는 7대3, 40대에서는 6대4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50~60대 및 그 이상의 장·노년층에서 6대4대 정도로 앞서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기성세대의 한 축이던 40대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20~30대에 편입한 것이 눈에 띈다. 경험이나 제도에 의존하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 대해 갖는 불안감, 두려움을 적어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찌 됐건 ‘제도권 대통령’이다. 당적을 갖고 국회의원, 서울시장을 지내고 정당의 후보가 돼 대통령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모로 제도권의 검증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민간기업에서 CEO에 올라 입지를 구축한 뒤 국회의원
  • [서울광장] 하우스푸어 대책 뒤집어 보기/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하우스푸어 대책 뒤집어 보기/오승호 논설위원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누가 뭐래도 재테크는 여전히 부동산이야.”라고 여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보통 시민들 사이에선 “주택에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강남3구에는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을 웃도는 곳이 꽤 있다. 연봉정보사이트 페이오픈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수준으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의 평균 연봉은 72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런 연봉을 받으려면 대학 졸업 후 약 14년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대를 갔다 온 뒤 27세에 취직했다면 40세쯤 되어야 월급 600만원을 받는다. 산술적으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이들마저 불혹의 나이에 강남에 방 세칸짜리 집 장만하기란 쉽지 않다. 강남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법하다. 향후 주택시장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한다. 700여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의 길로 들어서면서 아파트 가격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중앙대 경영학부 박창균·허석균 교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46~55세의 절반에 가까운 43.2%는 주택 자산을 현금 흐름에 비해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
  • [서울광장] 런던 올림픽 베스트 5/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런던 올림픽 베스트 5/이도운 논설위원

    스포츠는 스포츠일 뿐이다? 천만의 말씀. 그건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스포츠는,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글로벌 이벤트는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런던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표선수들의 경기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지만, 그들의 승리와 패배, 환호와 좌절 속에는 복합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양궁 여자단체전 7연패. 우리나라가 일궈낸 가장 ‘위대한’ 올림픽 기록이다. 중국의 여포가 150보 밖에 세운 방천화극의 작은 가지를 맞히고, 유럽의 윌리엄 텔은 아들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꿰뚫었다지만, 이성계는 말을 타고 달리는 적장의 투구 끈을 화살 한 방으로 끊어냈다고 한다. 고구려 벽화에도 또렷하게 새겨진 한국인의 ‘활잡이 DNA’를 누가 당할 수 있겠는가. 여자양궁팀의 성취는 그런 역사적 맥락도 뛰어넘을 것 같다. 미국의 남자육상 400m 계주팀은 1920년 안트베르펜 대회부터 1956년 멜버른 대회까지 8연패했다. 그러나 이미 완성된 기록이다. 우리 여자양궁팀의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음 올림픽에서 8연패에 도전하고, 그 이후에도 더 많은 역사를 써나갈 수 있다. 조선과 반도체, 한류 등 세계 최고의 자
  • [서울광장] 서울의 랜드마크는 무엇인가요/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의 랜드마크는 무엇인가요/노주석 논설위원

    런던올림픽이 피날레를 향해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영국의 오랜 랜드마크는 타워브리지와 세인트폴 대성당이었지만 금세기에 접어들면서 기울어진 달걀 모양의 런던시청사나 오이를 절반쯤 자른 듯한 거킨빌딩으로 옮아 갔다. 이번 올림픽 기간 중 현대 건축물에 대한 세계인의 시선은 310m 높이의 ‘더 샤드’에 쏠렸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더 샤드는 2000년 역사의 고도(古都) 런던의 스카이라인과 건축 개념을 바꿨다. 파리의 랜드마크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이탈리아가 낳은 천재 건축가 렌초 피아노는 지상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 런던의 랜드마크를 단숨에 갈아 치웠다. 더 샤드의 경이는 크기나 높이가 아니다. 렌초 피아노는 더 샤드는 ‘소셜 드림(social dream)의 빌딩’이며 그 이유는 주차장이 없는 대중교통 수단에 기반을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더 샤드가 들어선 런던 브리지 역은 이용객이 30만명에 이르는, 런던에서 가장 붐비는 역이다. 빌딩에는 호텔, 오피스, 레스토랑 등이 입주하는데 주차 대수는 달랑 40대에 불과하다.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이 주차장 없는 초고층 빌딩 개념을 처음 제안했고 개발업자와 건축가가 호응한 것이다. 뉴욕의 랜드마크 엠파이어 스테
  • [서울광장] ‘예능공화국’의 대선 관전법/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예능공화국’의 대선 관전법/구본영 논설실장

    후끈 달아오른 런던 올림픽 열기는 열대야에 지친 사람들에겐 청량제다. 태극전사들의 선전 덕분이다. 하지만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의 경선 무대는 여전히 썰렁하기 짝이 없다. 새누리당 김문수·임태희·김태호·안상수 등 비(非)박 후보들 캠프는 흥행 부진으로 울상이다. 네 후보 지지율을 다 합쳐도 박근혜 후보를 밑돌면서다. 지난 2일 충청권 합동연설회. 박 후보의 연설 후 청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마지막 연설자 김태호 후보가 “자리를 지켜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울고 싶은데 매 든 격인가. 친박 인사들의 4·11 총선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지자 지지율 답보에 속병을 앓던 네 후보가 한때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경선 극장’이 파리를 날리고 있긴 민주통합당도 매한가지다. 안철수 교수가 SBS TV 힐링캠프에서 예능감을 작렬시킨 이후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 후보 지지율이 거지반 반토막났다. 어찌 보면 당과 후보들이 자초한 기현상이다. 이해찬 대표와 후보들이 독자적 비전보다 안철수와의 연대를 입에 올리는 데 급급했던 탓이다. 기껏해야 안철수와의 준결승을 치를 후보를 뽑는 경선에 어느 국민인들 관심을 두겠는가. 이
  • [서울광장] 5·16과 역사이성/김종면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5·16과 역사이성/김종면 수석논설위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60여년, 한국 현대사는 한마디로 격동의 역사다. 해방과 분단,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했다. 그러나 한편 억압의 시대는 크나큰 고통을 안겨줬다. 숱한 정치적 사건들이 모자이크돼 있는 현대사를 온전히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학계에서도 현대사는 민감한 분야라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 됐겠는가. 현대사는 ‘불신의 역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요즘 정치권의 ‘5·16논쟁’을 보면 회의가 앞선다. 현대사 이해의 키워드인 5·16을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정파적 진영논리를 내세우기 일쑤다. ‘그들만의 신념’에 사로잡힌 어설픈 역사몰이꾼들이 넘쳐난다. 비판적인 거리를 두고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노력이 아쉽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의 5·16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5·16을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국민의 삶을 챙길 일도 많은데 계속 역사논쟁을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요컨대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얘기다. 그 바탕에는 5·16은 쿠데타가 아니라 ‘구국의 혁명’이라는 도덕적 확신이 깔려 있다. 5·16 옹호 혹은 미화로 요약되는 그의
  •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베이비부머/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또 하나의 시한폭탄 베이비부머/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지난 7월 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문제가 주제였다. 이 대통령은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이 달려온 세대”라면서 “정부는 구직과 창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를 위해 용기를 주면서도 실패를 줄이는 방향으로 세밀하고 섬세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관계부처는 ‘노후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은퇴자들이 체계적인 노후설계 교육을 받도록 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부터 50세 이상 근로자들이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통해 근로시간을 줄여 직장에 더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실버 푸어’를 양산할 조짐을 보이자 긴급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9%)의 두 배에 가까운 28.8%다. 연평균 216만 9000명이 신규 진입하고 187만 8000명이 사업을 접는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베이비부머의 자영업 진출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영업 대출을 규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하우스 푸어’ 논란이 일자 자산이 있는 베이비부머들을 위해
  • [서울광장] 임기말 대통령 제대로 보좌 받고 있나/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임기말 대통령 제대로 보좌 받고 있나/최광숙 논설위원

    관가가 어수선하다. 정권 말에는 어느 부처나 마찬가지지만 법제처 분위기는 더 흉흉하다고 한다. 법제처가 술렁대는 이유는 최근 단행된 법제처장 인사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정선태 법제처장 후임으로 검찰 출신의 이재원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임명했다.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정 전 차장의 연루설이 흘러나왔을 때는 꿈쩍도 하지 않다가 정권 말기에 임기 7개월짜리 처장 인사를 굳이 단행한 속사정은 무엇일까. 이번 법제처장 인사는 법무부 정기인사와 맞물려 실시돼 법무부 인사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법제처 공무원들 사이에서 “우리가 법무부 산하기관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법제처장 인사와 관련, 관가에서는 ‘권재진 법무부장관의 작품’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권 장관이 팔을 걷어붙이고 검찰 출신 인사 챙기기를 세게 밀어붙였다는 얘기다. 게다가 청와대에서 최종 인사 스크린을 하는 정진영 민정수석이 권 장관의 고교·대학 후배이다 보니 더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사실 이번 법제처장은 내부 승진을 하는 것이 옳았다고 판단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만 해도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법제처장 자리
  • [서울광장]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착한 심마니, 나쁜 심마니/주병철 논설위원

    한달 전쯤의 일이다. 지인이 산삼을 캐 왔다며 단골 음식점으로 불렀다. 성의를 무시할 수 없어 갔다. 프로급 심마니 한 사람과 지인을 포함한 아마추어급 심마니 두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은 프로가 캔 15년산 산삼을 통째로 갈아서 먹자고 채근하고 있었다. 낯선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서자 프로는 마음을 바꾼 듯했다. 믹서기로 산삼을 갈면서 소주를 넉넉하게 부었다. 네 명이서 마셨는데 다음 날 아침 숙취가 전혀 없었다. 산삼의 효능을 제대로 경험했다. 일주일쯤 지난 뒤 아마추어 두 사람과 다시 만났다. 화두는 산삼소주였다. 그런데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프로급 심마니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같이 가서 산삼을 캤으면 같이 먹으면 될 텐데, 좋은 산삼을 캐기만 하면 가져다 팔 궁리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때 또 다른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심마니들의 세상 얘기였다. 그에 따르면 심마니들은 ‘독식’과 ‘나누기’가 확실하다고 한다. 당일치기로 산삼을 캐러 갔을 때는 각자가 캔 걸 그대로 가져가지만, 하룻밤을 묵을 경우에는 누가 캤느냐와 상관없이 똑같이 나눈다는 것이다. 숙박을 하면 산삼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천년 내려오는
  • [서울광장] 법의 낭비가 많은 사회/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의 낭비가 많은 사회/임태순 논설위원

    대한뉴스에 나오는 1970년대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 장면을 보면 우리에게도 저렇게 공권력이 서릿발 같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 머리 스타일과 옷 입는 건 개인의 자유이건만 덥수룩한 장발의 젊은이가 머리를 조아리고 20대 아가씨들도 줄자를 재는 경찰에게 입도 벙긋 못하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이 시위대에 폭행당하는 것이 다반사인 요즘으로선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새만금 건설, 천성산 도롱뇽 사태를 불러온 KTX 건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격렬한 시위는 서로간의 시각이나 견해 차가 커서 빚어지는 일종의 양심범, 확신범의 영역이라고 쳐서 논외로 하자. 하지만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철 전력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가동 위반업소를 단속하는 것만 해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문 닫고 영업하면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데 어쩌란 말이냐며 종업원들이 단속공무원에게 눈을 부라리는 걸 보면 권한이 주어져 있다 하더라도 단속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이 간다. 공권력이 약화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과거 같으면 공권력에 대해 따지는 것은 생각도 못했지만 높은 교육과 해외 견
  • [서울광장] 교육대통령을 보고 싶다/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교육대통령을 보고 싶다/곽태헌 논설위원

    지난 15일 민주통합당 박준영 전남지사의 대선 출마선언을 끝으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선 주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만 출마선언 시기를 놓고 장고(長考) 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선 주자들은 당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차 관문을 통과해 코리안시리즈(대선 본선) 티켓을 딴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 경선 1위는 안철수 원장과 코리안시리즈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대선 주자들은 출정식에서 하나같이 미사여구로 장식한 출마의 변과 공약을 늘어놓았다. 이렇게만 된다면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고, 국민의 삶도 하루하루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각 부문별로 달콤한 공약들을 남발했지만, 교육분야의 핵심을 짚은 공약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학입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아는 대선 주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대선 유력 주자의 자녀 가운데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없는 게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그나마 민주통합당 정세균
  •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ABL(Anything But Lee, Myung-bak)이 될 것이다.” 최근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들은 말이다. 여야 대통령 예비후보들의 대북정책 구상을 들어보면 그런 전망이 맞는 것 같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으려는 야당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여당의 유력 후보인 박근혜 의원도 “남북 간의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가 정권을 잡아도 뒤틀린 남북관계를 한번에 복원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단계적이고, 다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접근법 가운데 하나가 남북 간의 ‘녹색성장’ 협력이라고 본다.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정상회의(GGGS) 때다. 당시 나는 ‘녹색성장과 저널리즘’이라는 세션의 토론자로 참가하게 됐다. 행사 전날 밤에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만나 세션의 진행 방향을 협의했다. 그 자리에서 “녹색성장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잠깐 언급해도 되겠느냐.”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션 진행을 받은 BBC의 루시 호킹스 앵커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했고
  •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파생된 종북 논쟁 탓일까. 요즘 이석기 의원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는 며칠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농민 집회에서 뜻밖의 수모를 당했다. 시위 농민들로부터 “애국가도 싫다면서 왜 여기 왔느냐.”는 힐난을 들으며 멱살을 잡혔다.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진보정당 의원이 민중에게 멱살 잡힌 상징적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서울광장의 농민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까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민초들이 말이다. 이들이 소위 먹물들보다 19대 국회의 몇몇 의원들에게 드리워진 이념 과잉의 불길한 그림자를 먼저 읽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두 의원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국회에서 쫓겨나는 일보다 자신들의 행태가 보통 시민의 상식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 아닐까. 반미·자주파(NL), 즉 주사파는 분단이 빚은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엄혹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배양됐다는 점에서다. 1980년대 광주의 비극과 전두환 군
  • [서울광장] 안철수 원톱의 양면성/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 원톱의 양면성/최용규 논설위원

    돌부처 같은 안철수 교수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당내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문재인 고문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달궈지지 않고 있다. 정세균이 가세했고, ‘리틀 노무현’이라는 김두관도 조만간 이 대열에 합류하겠지만 안 교수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는 한 썰렁한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안철수의 정치적 무게다. 정치를 잘 모른다는 한 중년 여성은 박근혜의 유일한 상대는 안철수라고 단언한다. 이유는 없다. 그냥 안철수란다. 안철수가 안 나오면 기권하겠다는 열성 팬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안 교수가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아도 지지율이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와 쌍벽을 이루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출마를 하든 안 하든 안 교수가 확실하게 입장을 밝혀야 민주당 빅4인 ‘손·문·정·김’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안 교수에 대한 맹목적 ‘사랑’ 이면에는 불안감이 섞여 있다. 불안은 과연 안 교수가 최고의 선(善)이자, 유일한 답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잔인할 정도로 혹독할 검증과정을 안 교수가 견뎌내고 통과할 수 있느냐가 첫
  • [서울광장] 손학규의 ‘주홍글자’ 넘어서기/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의 ‘주홍글자’ 넘어서기/김종면 논설위원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007년 3월 대통령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 나는 그의 자기중심적인 정치행태를 비판하는 조그만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이기는 법만 배웠지 아름답게 지는 법은 배우지 못한 삼류 정치꾼의 저질 해프닝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고 적었다. 현란한 둔사를 나열했지만 탈당은 누가 봐도 벌거벗은 욕망의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손 고문은 다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라는 일생일대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걸림돌을 치우고 디딤돌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주홍글자 이야기도 그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 전력이 지금에 와서는 ‘주홍글씨’가 되어 내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그 주홍글씨가 자주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얼마나 절박한 심정이었으면 불편한 기억을 불러내며 피맺힌 자기고백을 했을까. 지금도 한나라당이라는 원죄에 갇혀 꼼짝 못하고 있다니 최고통치자가 되겠다는 이의 고백치고는 너무 초라하고 왜소하다. 왜 그렇게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벗어날 도리가 없는 주홍글자에서 탈출할 궁리만 하고 있을까. 안타깝다. 한번 새겨진 주홍글자는 지워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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