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사설] 선수에 치명타 입히는 무능한 배드민턴협회

    국내 배드민턴의 간판 스타인 이용대와 김기정이 도핑(약물복용) 검사 기피도 아닌 소재지 보고 기피 혐의로 국제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물론 각종 대회와 소속 팀 훈련에도 참가할 수 없다고 한다. BWF는 두 선수가 지난해 세 차례나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도핑 검사를 위한 소재지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삼진아웃’으로 이같이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선수는 전성기 1년을 허송세월할 수밖에 없어 선수 생명에 최대 위기가 닥친 셈이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어이없는 행정 처리 탓이라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전모를 뜯어보면 협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협회는 지난해 3월 두 선수가 경기 수원의 소속팀으로 복귀했는데도 WADA 홈페이지에 입력된 선수 소재지를 수정하지 않아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한 검사관을 헛걸음시켰다. 그것도 모자라 “9월 중순까지 정확한 소재지를 입력하라”는 통보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BWF는 두 번째 보고 기피로 판단했다. 마침내 지난해 11월 검사관이 홈페이지에 그대로 입력돼 있던 태릉선수촌을 다시 방문했지만 당시 두 선수
  • [사설] 정크 본드로 추락한 소니가 보내는 경고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일본 소니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Ba1 등급은 투자부적격, 즉 투기(junk) 등급에 해당한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세계 제1의 전자업체가 부실기업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은 것이다. 격세지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소니의 추락으로 한국과 중국 등의 경쟁업체들에는 반사적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은 결코 아니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어느 기업이라도 소니의 뒤를 밟을 수 있다. 소니는 ‘워크맨’, TV, 게임기 등을 앞세워 1980년대부터 세계 시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자만심에 빠져 기술개발과 혁신을 외면했다. 한 예로 비디오 시장에서 베타맥스 방식을 고수하면서 시장을 독점하려고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VHS 방식을 도입하고 기술을 공개한 마쓰시타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다른 분야에서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기업들이 신기술로 소니를 눌렀다. 애플의 아이팟과 MP3, 삼성과 LG의 LCD·LED TV도 소니를 제치고 세계를 제패했다. 소니는 시장의 변화에 둔감했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2005년 소니에
  • [사설] 설 이동 전국민 AI 방제수칙 지켜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설(31일)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섰다. 설 연휴 기간에 차량 400만대와 2000만명의 이동이 예상돼 AI 사태를 최악으로 몰고 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철새가 AI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설 연휴 기간이 방역의 최대 고비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급기야 귀성객 등에게 가금류 농장과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국민의 협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AI는 지난 17일 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첫 확진된 데 이어 지난 25일 충남 부여의 닭 사육농가에서도 처음으로 양성반응을 보였다. AI의 발생지가 서해안 벨트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최대 가금류 사육지인 수도권으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전남·북에 이어 충남·북과 경기 등 5개 시·도에 12시간 동안 스탠드 스틸(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어제는 경남 창녕 우포늪의 철새 배설물에서 AI 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와 전국으로 퍼질 우려까지 제기된다. 확산 사태가 심각하다. 지금까지 25곳의 농장이 AI에 오염되고 12곳은 오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방역 당국
  • [사설] 대학 구조개혁 기초학문 약화 안 되도록

    정부가 대학과 전문대의 입학정원을 대폭 줄이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어제 내놓았다. 2017년까지 1단계로 4만명을 감축하는 데 이어 2023년까지 모두 16만명의 정원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2013학년도 대학 입학정원이 55만 9000명 남짓이었으니 무려 29%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입학정원을 그대로 두면 2018년에는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정원이 16만명 이상 많아진다. 여기에 우리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국가발전에는 외려 저해요소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쏟아져 나오는 대학 졸업생은 한정된 숫자의 질 좋은 일자리를 놓고 그야말로 피나는 경쟁을 벌인다. 반면 중소기업은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데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경제 구조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는 인력 수급을 위해서도 대학정원 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가 대학구조 개혁안을 제시한 것은 적절했다고 본다. 걱정도 있다. 개혁안의 특징은 숫자의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의 대학이 정원 감축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원 감축이 불가피해진 각 대학이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 [사설] 신흥국 금융위기 전이 최소화 대책 서둘러야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가 증폭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가 지난 주말 폭락하면서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의 주가가 2% 안팎으로 일제히 떨어졌다. 아르헨티나는 13년 만에 다시 채무불이행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어제 우리의 금융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한때 7.3원이나 급등하고 코스피도 1900선 아래로 급락해 아르헨티나발 금융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의 금융시장은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외에도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미국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 등이 맞물리면서 출렁거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번 주에 100억 달러 정도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단행할 것으로 보여, 금융 불안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취약한 터키와 남아공 등 신흥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정부는 “이번 금융시장의 불안은 예상했던 수준이며 한국으로의 전이 가능성은 작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의 언급처럼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은 이들 신흥국과 달리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외환 보유액은 3450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 [사설] 방만경영 고치랬더니 사회공헌예산 줄이나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자 자체 개혁안을 마련하는 공공기관들의 반응이 가관이다. 과다한 임직원들의 복지 혜택을 줄이라고 했더니 엉뚱한 부문의 예산을 손보려 해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공공기관들은 좀 더 자세를 낮추고 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공공기관들의 경영정상화 계획 제출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38곳의 개선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경우 사회공헌예산을 지난해 200억원에서 올해 170억원으로 15% 줄이는 내용의 정상화 계획을 어제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1인당 연간 평균 복지비가 1300여만원인 마사회는 지난해 사회공헌예산으로 200억원을 책정했으나 실제 집행은 150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해 올해는 30억원을 줄일 계획을 세웠다. 예산 편성 규모 자체보다는 집행 실적이 중요하다고 축소 이유를 설명한다. 노사협의를 거친 단계는 아니지만 주무부처가 퇴짜를 놓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1인당 복지비가 995만원 수준인 강원랜드도 기부금을 줄일 태세다. 기부금 항목 가운데 사회공헌기금은 230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특별기부금을 올해는
  • [사설] 개인정보 유출, 특위 국정조사로 해법 찾아라

    3개 신용카드사의 고객정보 유출에 따른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정부는 유출 정보를 악용한 2차 피해를 막겠다며 연일 강도 높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금융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부과에서부터 금융사 전화·이메일 판촉행위 금지, 스팸문자 번호 차단 등을 통해 유출 정보를 활용한 2차 금융범죄를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자는 물론 심지어 대통령의 금융정보까지 털린 마당이니 정부 당국자들이 지금 얼마나 발을 구르고 있을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긴급처방이 성난 민심을 달래고 실제로 2차 피해를 억지하는 성과를 거둘지는 극히 미지수다. 오히려 허둥대는 정부 모습에 더 불안을 느끼는 국민이 적지 않을 성싶다. 사실 개인정보 유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킹이나 불법거래 등을 통해 수없이 개인정보가 유출돼 왔다. 2010년 삼성카드 80만건을 필두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유출된 정보만 6342만건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정부 대책도 2011년 6월 금융회사 IT보안 강화 종합대책, 2013년 7월 금융전산 보안강화 종합대책 등 그때그때 나왔으나 이번 사태를 막지는
  • [사설] 지자체 파산제 공론화할 때다

    재정이 극도로 부실한 지방자치단체를 파산시키는 제도의 도입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연말 새누리당이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의 보완책으로 내놓았다가 야당의 반발을 샀던 이 제도를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방자치제 도입 초기인 1995년과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거론된 적이 있지만 진전이 없었던 제도다.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지자체들의 악화된 재정 상태 때문이다. 여전히 찬반양론이 있지만 여론 수렴을 위한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알다시피 지자체들의 재정 상태는 사상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 공기업 부채까지 더하면 지자체들의 부채는 100조원에 이른다. 지방 정부들의 재정이 악화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중앙정부가 복지 부담을 전가한 것도 이유지만 그보다 지자체들의 방만한 재정 운용이 주된 원인이다. 과시성 행사나 타당성 없는 공공사업, 호화청사 건립 등에 아까운 세금을 마구 썼다. 지자체 파산제는 반대론도 만만찮다. 파산을 선고해도 건전성을 회복할 실질적인 수단이 없고 선제적인 재정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 등이 이유다. 그러나 반대론자들도 동의하듯이 파산제는 개인회생제도와 마찬가지로 지자체를 죽이는 게
  • [사설] 이산상봉, 일회성 넘어 상시화 기틀 만들어야

    정부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음 달 중순 이후 갖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상봉 행사를 준비하려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데다 상봉 행사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남북의 민감한 행사가 연이어 예정돼 있어 이를 피해 최적의 날짜를 도출해냈을 것이다. 북한의 ‘명절’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직후부터 일주일 정도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 늦어지면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키 리졸브’가 시작돼 상봉 행사가 또다시 무산될 수 있다. 북한이 이 같은 우리 측 입장에 동의한다면 3년 4개월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돼 200여명의 남북 이산가족들이 60여년간 생이별한 혈육을 만나게 된다. 얼마나 설렐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상봉 행사가 임박해 북한이 또다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번복해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우리 측과 합의한 상봉 행사 예정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무산시켜 이산가족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 비록 이번에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기는 했지만 이달 초만 해도 ‘키 리졸브’를 문제 삼아 우리 측
  • [사설] 전화영업 말라는 금융당국 인식도 문제다

    금융당국이 오늘부터 온라인 보험사를 제외한 모든 금융회사에 대해 전화 영업(텔레마케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의 증권사, 보험사, 신용카드사, 투자신탁회사, 상호저축은행 등은 3월 말까지 두 달간 전화나 문자서비스, 이메일 등을 이용해 대출과 투자, 보험가입, 신용카드 회원 가입 등을 권유하는 영업행위를 일절 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영업 정지는 물론 최고경영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라고 한다. KB국민·롯데·농협 등 3개 신용카드사의 고객정보 유출에 따른 파장은 대규모 카드 해지 사태는 물론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악용한 보이스피싱, 스미싱 범죄에 노출되는 2차 피해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로서는 내 신용정보가 지금 어디서 어떤 형태로 떠도는지도 알 길이 없고, 언제 어떤 금융 피해를 입게 될지도 모를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금융당국의 금융사 비대면 영업 금지 조치는 짐짓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비쳐진다. 실제로 국민 대다수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받아온 금융 관련 스팸 문자를
  • [사설] 통상임금 마찰 더 키우는 고용부 지침

    고용노동부의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침은 지난해 12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전국의 근로감독관들에게 시달된다. 그러나 노동계의 반발로 단체협상에서 가이드라인 구실을 해낼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민주노총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고용부의 지침은 대법원 판결을 왜곡한 것이라면서 지침을 거부하고 노조의 입장을 반영한 지침을 마련해 전국 사업장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지침은 두 가지 사항에서 집중 포화가 쏟아지고 있다.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주는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 첫째다. 이에 대해 재직 중일 것을 요구하는 것은 복리후생수당인데 고용부는 정기상여금까지 무리하게 확대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 근로자의 70%가량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될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는 신의성실원칙과 관련한 것이다. 고용부는 신의성실원칙은 올해 임단협 전까지 적용된다고 해석했다. 사실상 그동안의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고용부의 지침은 근로자들보다는 기업 편에서 만
  • [사설] 철새 뒤만 쫓는 AI 방역시스템 바꿔라

    겨울 철새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에 대한 방역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전북 고창에서 AI가 첫 발생한 이후 금강 하구와 삽교호 등에서 죽은 가창오리도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 철새는 경남 주남저수지와 금강하구 등의 철새도래지를 오가다가 2월쯤 시베리아로 떠난다. 자칫 전국이 ‘AI 패닉’에 빠질 우려가 커진 상태다. 방역 당국은 철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등 연일 방제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AI의 잠복기가 최대 21일인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최근 며칠간 방역대 밖에서의 추가 감염 의심 신고가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는 2003년 이후 AI 사태를 다섯 번 겪었다. 그때마다 엄청난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다. 이번 AI 발생도 국내 오리와 닭 유통시장에 먹구름을 던졌고, 어렵사리 얻었던 AI 청정국 지위도 잃을 것으로 예상돼 수출 길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아직 AI의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철새가 원인이란 것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 [사설] 공천 존폐 넘어 지방자치 근본부터 성찰하라

    지방선거 정당 공천 존폐 논의가 뒤죽박죽이 됐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새누리당이 공천 유지 쪽으로 돌아선 가운데 공천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은 어제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회동을 기점으로 강도 높은 대여(對與) 공세에 나섰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이 열흘도 안 남았건만 공천 존폐를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제 주장만 해대는 여야의 대치 속에 진작 기능 정지 상태에 빠졌다. 실질적 논의는 사라졌고 6·4지방선거를 겨냥한 여야의 공허한 삿대질만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지방선거에서의 정당 공천의 공과는 더 이상 논란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제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이 말한 것처럼 ‘7당 6락’, 즉 7억원을 주면 공천을 받고 6억원을 주면 못 받는 식의 공천헌금 비리가 고질적 병폐가 돼 온 게 사실이다. 반면 정당 공천을 폐지하면 책임정치가 실종되고, 지역 토호들의 전횡이 만발하며, 토착형 비리가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높다. 정당 공천 폐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끊이질 않는다. 정당 공천을 받지 않은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선거 때 진 빚을 갚느라 지금도 월 70만원의 이자를 물고 있는 사례는 비단 공천
  • [사설] 협동조합 정착, 정치색 배제가 관건이다

    협동조합을 통한 사회적 경제가 과연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새누리당이 그제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야권이 선점해 온 협동조합 이슈에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관심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해 외연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지나친 ‘좌클릭’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협동조합이 진보·좌파세력의 단골 의제처럼 인식돼 온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그런 지적도 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면 굳이 정치 혹은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볼 사안은 아니다. 협동조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한경쟁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보완할 장치로 새삼 주목받았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1년 만에 30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성과에 대한 균등분배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적잖은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의 제1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년 말까지 취업자 5만명을 달성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내실이 뒷받침되
  • [사설] 개인정보 보호 국가적 종합대책 절실하다

    사상 최악의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근본적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부처가 잇따라 내놓고 있는 ‘재탕식 개별 대책’보다는 기존의 법과 제도의 문제점을 보다 큰 그림에서 들여다보라는 요구다. 그제 금융위원회의 대책에서 큰 틀은 제시됐지만, 세부적으로 고쳐야 할 내용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국민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샀지만, 정부의 책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차제에 양벌 규정과 중복 처벌, 활용 가치가 낮은 법 규정을 실효적 시각에서 다시 짜야 할 것이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일반법과 특별법, 개별 지침 등이 거미줄처럼 촘촘히 구비돼 있다. 개인정보관리를 총괄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일반법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정보통신사업자와 관련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뿐만 아니라 신용정보와 전자금융, 복지, 교육분야 등에서 특별법 형태로 개인정보보호운영 규정을 두고 있다. 이들 법안은 안전행정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 등에서 개별 총괄하고 있다. 하지만 부처의 역할과 처벌 규정이 달라 혼재돼 있는 게
  • [박찬구의 시시콜콜] SNS 역할 논쟁이 시사하는 변혁의 조건

    [박찬구의 시시콜콜] SNS 역할 논쟁이 시사하는 변혁의 조건

    2011년 1월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을 계기로 피플 파워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현대사를 새로 써 나가던 시기에 서방 언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역할에 주목했다. 독재정권의 폐쇄적인 공포정치 속에서도 수만명, 수십만명의 시민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매개로 정보를 교환하고 광장 시위를 이어갈 때였다. 구글을 비롯해 인터넷 매체들은 SNS를 시민혁명의 ‘주역’으로 추어올렸다. SNS가 없었다면 피플 파워가 응집할 수 있었겠느냐는 논리였다.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스 같은 전통적인 종이신문 기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SNS는 ‘수단’일 뿐 혁명의 주역은 민주화 의지를 가진 시민이라고 그들은 주장했다. 온·오프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달리 평가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변혁 운동의 현장에서 SNS의 영향과 역할을 둘러싼 논의는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평화재단과 조지 워싱턴대 연구팀이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SNS가 시민운동을 결집했다기보다 혁명의 시점에 SNS가 유행했을 뿐이며, 독재정권도 역정보를 흘리거나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SNS를 활용했다는 내용이다. SNS의 역할이 과대 평가됐다는 얘기다. 일견 수긍이 가는 대목도 있다. 무슬림형
  • [사설] 공공기관 노조 개혁 주체로 나서라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노조의 저항에 부딪히는 양상이다. 몇몇 공공기관들은 이미 부채감축 계획을 주무 부처에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혹여 최고경영자(CEO)가 위기의식 없이 면피성 대책을 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CEO와 노조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머리를 맞대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부채 및 방만경영과 관련해 정부의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38개 공공기관 노조는 어제 한국노총에서 공동선언대회를 갖고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무력화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오는 2월에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한 헌법소원을 내고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한다. 추후 협의를 거쳐 6·4지방선거 이전에 총파업 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달 말까지인 부채감축계획 제출 시한과 3월 중간평가를 앞두고 정부 압박의 강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날 공공기관정상화 협의회에서 “정상화 대책을 지연시키거나 저지하려는 시도는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며 정부로서도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
  • [사설] ‘안철수黨’ 새 정치의 싹, 공천 방식에 달렸다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창당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가 밝힌 대로 오는 3월 말까지 창당하고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모두에 후보를 낸다면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자 대결 속에 ‘안철수 신당’의 선전 여부가 주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세간의 전망이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발판으로 ‘새 정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된 그가 이제 정녕 새 정치가 무엇인지 행동으로 국민에게 답할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안 의원은 엊그제 3월 창당 계획을 발표하면서 “100년 갈 정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주요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제3정당의 운명이 대개 그러했듯 ‘안철수 신당’ 역시 100년은커녕 지방선거용 일회성 정당으로 끝나고 말지도 모를 일이다. 66년 헌정사를 통틀어 최장수 정당이라는 민주공화당의 수명이 17년 6개월이었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113개 정당의 평균 수명이 44개월에 불과한 한국의 정치 현실도 ‘안철수 신당’ 앞에 놓인 험로를 예고한다. 신당의 지속가능성은 우선 무엇을 위한 정당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한국 정치의 혁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안철수 개인의 정치를 위한 것
  • [사설] 금융당국 책임 묻고 개인정보 대책 새로 짜라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3개 신용카드사에서 1억 4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후폭풍이 진행 중이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성명, 이메일, 휴대·직장·자택전화, 주민번호, 직장·자택주소, 직장정보, 주거상황, 카드이용실적금액, 카드결제계좌, 카드결제일, 연소득, 카드신용한도금액, 카드신용등급 등 최대 20건이다. 이 중 카드이용실적금액과 카드신용한도금액은 타사의 기록까지 포함해 은행과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개인 정보취득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개인신상이 거의 알몸 수준이 될 때까지 다 털린 셈이다. 시민들은 카드사 홈페이지의 안내문에서 개인정보 유출시점이 최근이 아니라 ‘재작년 10월’ 또는 ‘작년 6월’이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놀랐을 것이다. 잠재적 피해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 신용카드를 해지하고 재발급을 받으라고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관련 콜센터, 홈페이지는 하루 종일 먹통이었다. 짬을 내 일선 영업점을 찾아가도 어렵다고 한다. 결국 신용카드 해지·재발급자는 지난 21일 현재 겨우 115만명에 불과했다. 또한, 이번 사태가 신용카드 3사의 보안의식 부재로 발생한 인재(人災)임에도 시민들에게 카드 재발급 비용
  • [사설] 국민혈세 가로챈 복지 부정수급 엄벌해야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게 배정된 복지 혈세가 부정수급으로 줄줄 새고 있다. 어제로 출범 100일을 맞은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정부합동 복지부정 신고센터’는 그동안 자체 조사 결과 복지 부정사례 3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정수급 액수는 100억원을 웃돈다. 노인요양시설 대표가 원장과 요양보호사의 이름을 허위로 등재해 보조금을 착복하는가 하면, 장애인 복지관 관장이 시설 운영비 보조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중장부 작성과 식자재 비용 부풀리기 수법도 동원됐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나 사회적 기업 등이 복지 기금을 편취했다는 제보도 들어왔다고 한다. 지금까지 접수된 복지부정 신고는 190건, 상담은 587건이나 된다고 하니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부정수급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안전망이 허술한 마당에 이들에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복지혜택마저 양심 불량의 악덕업자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현재 17개 부처와 기관이 관장하는 복지사업 예산은 106조 4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9.9%에 이른다. 관련 예산은 복지급여와 서비스, 사회보장보험, 공공부조, 복지시설 보조금 등에 투입된다. 정부는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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