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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저출산 극복, 낱알 줍는다는 심정으로/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기고] 저출산 극복, 낱알 줍는다는 심정으로/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지난 27일 발표된 난임·다둥이 지원대책 가운데 진료비 개선이 눈길을 끈다. 현재 단태 임신은 100만원, 다태 임신은 태아 수에 관계없이 140만원을 지원하는데 앞으로 태아 1명당 100만원씩 지원한다.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은 소득 기준을 없애고 신생아중환자실을 퇴원한 미숙아들을 위한 지속관리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단태아 중심 정책을 다태 임산부의 현실을 반영해 세심히 재설계한 부분들도 있다. 근로 중인 임신부는 임신 초기 3개월까지, 임신 후기 9개월부터 임금 감소 없이 2시간 단축근무가 가능하다. 다태 임신부는 단태 임신부보다 출산이 4주(쌍둥이)에서 8~12주(삼둥이 이상)가량 빨라 이런 배려에서 소외돼 왔다. 앞으로 근로시간 단축 청구가 32주, 약 8개월부터 가능하고 삼태아 이상은 28주까지 확대를 검토한단다. 최대 2명까지만 지원받을 수 있는 산후조리도우미 서비스는 태아 수대로 도우미 파견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공간이 좁아 도우미를 태아 수대로 지원받는 것이 불편한 경우 적은 수의 인원을 받되 추가 임금을 지원하는 등 수요자 요구를 반영할 계획이다. 다둥이 가족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
  • [기고] 전 국민 연금자산을 ‘스케일업’하자/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기고] 전 국민 연금자산을 ‘스케일업’하자/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인간 이외의 동물도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까. 한겨울에 앞서 다람쥐는 도토리를, 까치는 견과류를 주변 곳곳에 모아 둔다. 이러한 행태를 ‘먹이 저장’이라 부른다. DNA에 새겨진 본능에 따라 앞날을 준비하는 것인데, 인간 사회로 치면 ‘노후 준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후 대비는 잘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인빈곤율 1위라는 성적표는 현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 준다.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당시 노후 안정을 위한 사적연금의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사적연금이 튼튼해지면 노인 빈곤이 초래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 부양을 위한 정부의 복지재정 부담과 세대 간의 갈등을 완화할 수 있고,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의 구매력이 커져 내수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025년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한국은 사적연금의 활성화가 더욱 시급하다. 사적연금의 절대 규모는 연 10%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노후소득원으로서의 활용도는 저조하다. 2021년 기준 퇴직연금 평균 수령액은 약 2400만원이며, 은퇴자의 단 4.3%만이 연금 수령을 선택했다. 해당 수치는 은퇴 연
  • [노인복지 이슈광장] 요양원과 요양병원 바로 알기

    [노인복지 이슈광장] 요양원과 요양병원 바로 알기

    미국에서 노인복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대학교에서 노인복지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을 한다고 소개하면 자주 접하는 질문이 있다. “저희 어머님이 이제 더 이상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요양원에 가야 하나요, 아니면 요양병원에 가야 하나요?”, “앞으로는 자식을 믿을 수 없다고 하던데 제가 더 아프면 요양원과 요양병원 중에 어디가 좋나요?”, “저는 결혼도 안 하고 혼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만 늙어서 가족이 없어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등이다. 이러한 질문을 들으면 필자 대답은 정들고 익숙한 “집”에서 최대한 오래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집에서 살 수 없다면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바로 알고 선택하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요양원 입소 · 요양병원 입원, 단순한 이사가 아니다. 혼자서 식사도 하기 어렵고 씻지도 못해 일상 생활을 하기 어려우면 본인이나 부모님의 상황에 따라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필자가 논문을 통해서 발표했듯이 “노인에게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은 자신의 일상생활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집에서 혼자 또는 가족과 생활하기 어려
  • [기고] 재난안전관리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기고] 재난안전관리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

    우리는 정부가 ‘국가안전시스템’이라는 제도를 운영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이는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근거해 행정안전부가 총괄 및 조정을 통해 어떠한 재난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제도의 기억’(institutional memory)이 부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책임있는 조직과 기관이 예방이나 대응에 성공할 것 같았지만 여지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재난을 둘러싼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지금의 행안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행안부의 근간이 되는 국가안전시스템은 1948년 내무부 건설국에서 건설부로 이전되면서 건설행정으로 시작되었다. 1960~1970년대에는 ‘민방위기본법’, ‘농업재해대책법’ 등이 마련되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성수대교 붕괴사고, 충주호 유람선 화재,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여천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 화성 씨랜드 화재 등 각종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후 자연재난은 ‘자연재해대책법’으로, 사회재난에 대해서는 ‘재난관리법’으로 이원화하였지만 태풍 루사와 대구지하철 방화 사고 등 뼈아픈 경험을
  • [기고] AI시대, 데이터의 시대/박찬준 업스테이지 AI 리서치 엔지니어

    [기고] AI시대, 데이터의 시대/박찬준 업스테이지 AI 리서치 엔지니어

    인공지능(AI)은 일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리는 매일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을 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고, 언어 장벽을 느낄 때 기계번역기를 사용한다. 일상 속 모든 인공지능 시스템은 크게 ‘데이터’와 ‘코드’로 나누어져 있다. 이들 중에서 코드 즉 모델링을 통한 성능 개선이 아닌 데이터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모델의 구조 변경 없이 어떻게 하면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분야가 바로 ‘데이터 중심 AI’다. 기업들은 대표적으로 데이터가 자동으로 선순환 구조를 그리는 ‘데이터플라이휠’이라는 방법을 통해 데이터 중심 AI를 적용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든 기업 대 소비자 거래(B2C)든 상관없이 AI 기반 서비스를 하다 보면 데이터 기록이 쌓인다. 예를 들어 유튜브 추천 모델이 사용자의 니즈를 잘 반영해 주는 것은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를 모델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즉 지속적으로 쌓이는 데이터를 모델의 학습용으로 가공하고 지속적으로 추가학습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모델의 인식 성능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데이터플라이휠이다. 데이터플라이휠의 핵심은 모델 성능이 안 좋으면 데이터의 양을 늘리는 등의 일방향적인 개선 방식이 아니라 모델의 결
  • [기고] 일상 속 한 걸음, 문화예술로 행복 심기/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

    [기고] 일상 속 한 걸음, 문화예술로 행복 심기/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

    “정말 재미있었어요! 연기자분들 감사하고 사랑해요. 다른 공연도 궁금해요. 재밌어서 가족과 함께 또 보고 싶어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학생공연관람지원사업 ‘공연봄날’에 참여해 뮤지컬 ‘샬롯의 거미줄’(금천구 레미극장)을 관람했던 선일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귀여운 소감문의 일부이다. 이 소감문 한 장이 올해 서울시가 추진 중인 문화정책의 취지를 한눈에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삶의 일부로 누리는 매력적인 도시. 서울시는 시민들의 삶에 ‘문화예술’로 한 발짝 더 다가가 행복을 심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소감문의 주인공이 관람한 ‘공연봄날’이다. ‘학생들은 공연 보는 날, 예술가들은 봄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들의 공연 관람을 지원하고 있다. 유년기의 좋은 공연 관람 경험을 통해 청소년들이 문화 애호가로 자랄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이다. 상반기 249개 학교의 학생 3만여명이 연극, 뮤지컬, 무용, 전통예술 등의 공연을 103회 관람했고 학생과 교사 모두 95% 이상 ‘만족했다’고 답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오는 연말까지 모두 6만 6000명의 학생이 전문 공연장을 직접 찾아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 시작된 ‘서
  • [기고] 미래 블루에너지 염분차발전/김현욱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기고] 미래 블루에너지 염분차발전/김현욱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인류 역사에서 물과 에너지는 늘 상호의존적인 관계였다. 물레방아부터 발전소 온배수에 이르기까지 고품질의 에너지를 생산하려면 다량의 물이 필요하고, 양질의 담수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최근 기후위기 해법 가운데 하나로 이러한 물ㆍ에너지 융합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염분차발전(Salinity Gradient Power)은 강과 바다의 염도 차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물ㆍ에너지 융합 기술로, 매우 유망한 미래 블루에너지 기술이다. 두 용액 사이에 염도 차이만 존재하면 언제 어디서든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다양한 염 용액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여러 응용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염분차발전은 에너지 생산과 환경 보호 두 가지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에너지 생산 측면에서는 주야, 계절 변화에 따라 큰 변동성 없이 일정한 전력 생산이 가능해 계통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 이용률이 거의 100%인데 태양광과 풍력에 견줘 같은 용량 대비 4~7배의 연간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 또 화재나 폭발 및 화학물질 배출의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이러한 고이용률, 저변동성, 고안정성은 우리가 미래 에너지에 바라는 가장 큰 요
  • [기고] 노후 공동주택 에너지 효율화엔 HEMS/김경학 케빈랩 대표

    [기고] 노후 공동주택 에너지 효율화엔 HEMS/김경학 케빈랩 대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폭등했던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소 진정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국내에 적용되기까지 최대 6개월의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아진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력당국은 지난 5월 16일 전기요금을 ※당 8.0원 인상했다. 지난해 여름 이후 인상분과 더해지면 여름철(7~8월) 4인 가구 한 달 전기 사용량이 427※라고 추정할 때 월 전기요금이 1만 4000원 정도 증가하는 수준이다. 올여름 폭염이 전망되는 만큼 전기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면 인상된 전기요금의 수준은 각 가정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특히 노후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전기 사용자의 경우는 요금 고지서가 나올 때까지 본인의 사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 전전긍긍하는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후 공동주택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정용 에너지관리시스템(Home Energy Management System·HEMS)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HEMS는 가정 내 전력사용량 등 에너지 사용 현황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 [기고] 중앙집권에서 지방시대로 신속 전환해야/김현호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장·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

    [기고] 중앙집권에서 지방시대로 신속 전환해야/김현호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장·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지방시대위원회’가 10일 출범했다. 지난달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의 토대가 만들어졌다. 다소 생소한 지방시대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지방시대 견인을 총괄하는 대통령 자문기구이다. ‘지방시대’는 또 뭔가. 지방시대는 그간 중앙집권적 체제에 의한 중앙 주도 시대에 대비해서 지방이 주도하는 시대, 즉 지방분권 체제로 전환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과 지방자치 분권을 통해 지역이 주도하는 지역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을 이뤄 모든 국민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시대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줄곧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해 왔다. 지방자치의 역사가 3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거의 모든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법률 규정은 물론이고 조직 구성과 인사, 재정 등의 권한도 가지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발전을 위한 혁신이 있을 수 없었고 지역개발도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지방분권과 지역발전이 분리 추진되다 보니 지방분권뿐 아니라 지역균형발전도 제대로 추진
  • [기고] 경쟁당국의 독과점 규율과 시장구조조사/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기고] 경쟁당국의 독과점 규율과 시장구조조사/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독과점의 역사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는 석유, 철강, 금융 등 각 분야에서 시장을 장악한 독점적 사업자가 등장했고 그 결과 담합, 가격 인상 등의 심각한 독과점 폐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독과점 폐해는 1890년 경쟁법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셔먼법 제정과 1914년 최초의 경쟁당국이라 할 수 있는 연방거래위원회 설립의 단초가 됐다. 결국 경쟁법의 역사는 독과점 규율의 역사이고 우리나라 공정위를 비롯한 각국 경쟁당국이 독과점 문제에 엄정 대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쟁당국이 독과점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시장분석 결과는 시장구조의 상태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쟁촉진적 시장을 구현하기 위해 경쟁당국이 어떤 산업을 경쟁촉진이라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볼지를 알려 주는 표지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 주요 경쟁당국들은 정기적으로 시장구조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년 단위로 주요 산업별 상위 k개의 시장점유율 합계인 시장집중률(CRk)과 각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제곱해서 합하는 허핀달ㆍ히르슈만지수(HHI) 등 주요 시장집중 관련 지수들을 발표
  • [기고] 치안분야 연구개발로 글로벌 안전 꿈꾸다/윤희근 경찰청장

    [기고] 치안분야 연구개발로 글로벌 안전 꿈꾸다/윤희근 경찰청장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서 보듯 과학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치안 관점에서 보면 40년 전 인기 드라마였던 ‘전격 Z 작전’의 ‘키트’나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AI 치안 보좌관(어드바이저)이 실시간으로 범죄를 추적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조언하는 날도 머지않았다. 동시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다크웹을 통한 마약범죄, 디지털성범죄,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범죄, 원격제어 기반 금융범죄, 첨단산업기밀 유출, 해킹, 사이버테러 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수법이 첨단화·암흑화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진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진폭이 넓다 보니 피해 규모와 대상이 광범위하다. 치안 환경의 급변과 저출산 등 사회 구조의 변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인력 중심의 조직 운영 체계로 현재의 경찰 역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치안’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해법이라는 확신이 든다. 경찰청은 지난해 9월 업무 전 분야에 과학기술을 접목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경찰 미래비전 2050’을 발표했으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미래치안정책국을 신설했다. 2015년 22억원으
  • [기고]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사회/김재홍 국민대 한국사학과 교수

    [기고] 토우로 살펴보는 신라사회/김재홍 국민대 한국사학과 교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이라는 제목으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열고 있다. 채 10㎝도 되지 않는 작은 인형이지만 웃고 우는 다양한 표정, 사랑을 나누는 남녀, 춤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개구리를 물고 있는 뱀, 달리는 말 등 표현도 무척 다양하다. 신라인의 하루하루 일상을 전하며, 지금은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는 개미핥기나 가마우지를 보면서 신기해하기도 한다. 이 토우는 1926년 5월 경주 황남동에서 기차역 공사에 필요한 흙을 퍼내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발굴조사는 시도하지도 않았고, 각종 토기에서 떨어진 채로 급하게 수습됐다. 긴목 항아리, 뚜껑 등에 붙어 있었을 토우는 그 원형을 잃어버렸다. 역설적이게도 이 때문에 토우의 예술성과 장식성이 주목받게 됐다. 또한 토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높은 상징성과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신라인들이 무덤을 만들고 장례 치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서사를 토우에 표현했던 것이다. 토기가 만들어진 시기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이다. 신라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마립간(당시의 왕호) 시기이다. 이 시기에 황남대총 북분, 금관총, 서봉총, 금령총, 천마총 등
  • [기고] 미래차전환지원 특별법 조속히 제정돼야/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기고] 미래차전환지원 특별법 조속히 제정돼야/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자동차모빌리티산업이 유례없는 대격변의 시대를 맞이했다. 100년간 군림해 온 내연기관을 뒤로하고 전기차, 자율주행차의 기술 경쟁력이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와 모터 구동 시스템 등이 중요해지면서 핵심 기술의 영역은 점차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쪽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전체 중 9.4%를 차지했다. 한국도 신차의 10.4%가 전기차로 판매될 만큼 비중이 커졌다. 올해 1~4월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는 등 상승세는 여전하다. 아울러 제한된 환경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자율주행 차량’도 판매되고 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하고자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을 각각 제정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까지도 산업 전환기를 기회로 자국 내 미래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래차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전략기술에 ‘미래형 이동수단’을 추가해 세액공제를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부품업계의 유동성 확보 등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환을 지원한다고도 했다. 전기차공장의 세액공제율을 높이면서 글로벌 전기
  • [기고] 본격적인 분산에너지 시대가 열린다/문승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차세대그리드연구소장

    [기고] 본격적인 분산에너지 시대가 열린다/문승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차세대그리드연구소장

    지난 5월 25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분산에너지란 대규모 발전소 등을 통해 생산되는 중앙집중형 에너지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력을 사용하는 지역이나 그 인근에서 만들어 쓰는 에너지를 뜻한다. 이번 특별법은 분산에너지의 원활한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 △통합발전소 제도 △분산에너지 설치의무 제도 △배전 사업자에 대한 배전망 관리 역할 부여 △지역별 전기요금제 시행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제도 △분산에너지진흥센터와 지원센터의 설립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구체적인 집행을 위한 시행령이 만들어지게 되면 지역분산화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수요의 지역분산화는 늘어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경우를 보더라도 2029년까지 설립 예정인 193곳 중 90% 이상인 182곳의 입지가 수도권에 신청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수도권 전력망은 현재 거의 포화 상태에 있어 새로운 전력수요를 수용하려면 송전망 보강 등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새롭게 발생하는 전력수요를 수도권이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를 지방
  • [기고] 나는 AI에게 설명을 요구한다/김철웅 금융보안원장

    [기고] 나는 AI에게 설명을 요구한다/김철웅 금융보안원장

    17세기 최고의 수학자 페르마는 유명한 난제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하단에 이런 주석을 적어 뒀다. “나는 실로 놀라운 증명법을 발견했다. 하지만 여백이 부족해 적지 않겠다.” 페르마가 설명도 없이 정리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탓에 장장 36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많은 수학자가 골머리를 앓았다. 요즘 말로 페르마는 학계에 관심을 끌 만한 답만 던지고는 ‘안알랴줌’을 감행한 셈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페르마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근 관심을 독식하는 인공지능(AI)도 ‘안알랴주는 것’은 매한가지다. 올해는 생성형 AI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챗GPT의 등장으로 알파고 이후 시들했던 AI 관심이 다시 불붙었다. 문제는 실용화된 AI 대부분이 블랙박스 모형이라는 점이다. 질문에 답은 바로 나오는데, 답을 도출하는 과정은 알 수 없다. AI의 답변에 오류가 있는 경우도 잦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 맥북프로 던짐 사건을 알려 줘”라는 질문에 초기 챗GPT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중 문서 작성이 중단돼 분노한 나머지 맥북을 던진 사건’이라며 창의적인 오답을 내놨다. AI의 블랙박스 특성과 답변의 오류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 [기고] ‘시장금리 연동형’ 최고이자율 도입을/마성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기고] ‘시장금리 연동형’ 최고이자율 도입을/마성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면서 최고금리 규제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기준금리 인상 탓에 특히 2금융권과 대부업체 대출시장은 ‘빙하기’를 맞았다. 조달 비용이 올랐는데 최고금리 규제 탓에 대출해 줄수록 손해나는 상황에 내몰리자 대출을 아예 줄여 버린 것이다. 현재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다. 한때 연 66%였던 법정 최고금리는 저소득·저신용 취약층을 돕는다는 정책과 저금리 기조까지 맞물리며 지금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정작 취약층은 제도권 금융이 아닌 사채시장으로 내몰린 형국이다. 현행법상 금전대차에 관한 최고이자율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서 규율하고 있다.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은 각각 연 27.9%, 연 25% 이하의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최고이자율을 정하도록 하는데, 두 법 공히 현재 시행령은 연 20%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로 법정 최고금리는 2002년 대부업법이 제정되며 연 66%로 정한 이래 이자제한법 및 시행령 등이 지속적으로 개정되면서 지금의 기준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현행 규제 방안은 국가가 경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최고이자
  • [기고] 대한민국 북한 인권정책의 현주소와 미래/원재천 한동대 법학부 교수

    [기고] 대한민국 북한 인권정책의 현주소와 미래/원재천 한동대 법학부 교수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북한 인권에 대한 우려와 정책 공조 확대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국 의회 연설에서는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를 거론하며 북한 인권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북한에서 구금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가족을 접견하며 북한 인권침해 피해 가족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오랫동안 거대 통일담론의 불편한 ‘서자’ 취급을 받던 북한 인권정책이 이제 정상 궤도로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은 제52차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에 5년 만에 공동제안국으로 복귀했고, 5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했다. 통일부도 권영세 장관 취임 후 북한인권증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부처 직제개편을 통해 인권·인도실을 신설, 북한 인권정책을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행정적 진용을 갖추게 됐다. 북한인권법 제정 후 7년이 지난 현재까지 북한인권재단이 출범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인권증진위원회는 통일부 장관 자문 기구이자 민관 협업 플랫폼으로 북한 인
  • [기고] 자살이 ‘선택’일 수 없는 사회/한지아 국민통합위 자살위기극복특위원장

    [기고] 자살이 ‘선택’일 수 없는 사회/한지아 국민통합위 자살위기극복특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올해 가장 집중해서 다뤄야 할 첫 번째 주제로 ‘자살’ 문제를 선정하고, 자살위기극복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선언한 국민통합위가 무거운 주제인 ‘자살’로 한 해를 시작한 것은 현재 상황이 위기라는 심각한 인식 때문이다. 지난 2월 특위가 출범하고 불과 100일 동안 언론에서 주목을 받은 자살사망자는 20명이 넘었다. 보도되지 않은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지난해 발표 기준 한 해 동안 1만 3000명이 넘는 자살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교통사고 사망자와 단순 비교를 해도 4.5배 이상 많았다. 생명의 소중함만 외쳐서는 자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특위가 중점 논의하고 있는 것은 자살예측모형의 개발이다. 심각한 독거노인의 비극과 최근의 전세사기 자살은 사회경제적 문제가 자살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 자살예측모형은 경제적 취약계층을 비롯한 자살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심리상담, 사회복지 서비스 강화 등 좀더 체계적이고 특화된 정책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젊은이들의
  • [기고] 한미동맹 70년을 되돌아보다/마이클 E 마틴 유엔군사령부 특수작전사령관

    [기고] 한미동맹 70년을 되돌아보다/마이클 E 마틴 유엔군사령부 특수작전사령관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상호방위조약 발효 이래 오늘날까지 우리는 강건한 의지로 한국의 방위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양국의 고유한 군사 파트너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당사국(한미)은 개별적으로, 공동으로 자조와 상호 원조를 통해 무력 공격 억제를 위한 적절한 수단을 유지ㆍ발전시키며, 조약 이행과 목적 증진을 위한 합의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1986년 한국이 첫 부임지였던 필자는 2년 전 영광스럽게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미군 특수작전사령부, 한국 및 유엔군사령부 특수작전부대를 지휘하며 한국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월 터키 지진 복구, 지난달 수단 한국 교민 구출 등 최근 임무에서 볼 수 있듯 우리 군은 국내외 위기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양국은 준비태세 강화와 검증을 위해 연합훈련을 정기적으로 하며, 한미 상호방위조약 제2조를 효과적으로 실현 중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 지난 몇 년간 한미동맹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양국 연합훈련이 기술 발전을 거듭하며 큰 진보를 이루어 냈다. 양국 군사훈련에 대한 언론 보도는 우리의
  • [기고] 한미동맹 70년을 되돌아보다

    [기고] 한미동맹 70년을 되돌아보다

    1953년 10월 1일에 체결된 상호방위조약 발효 이래 오늘날까지 우리는 강건한 의지로 한국의 방위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는 양국의 고유한 군사 파트너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당사국(한·미)은 개별적으로, 공동으로 자조와 상호 원조를 통해 무력 공격 억제를 위한 적절한 수단을 유지/발전시키며, 조약 이행과 목적 증진을 위한 합의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1986년 한국이 첫 부임지였던 필자는 2년 전, 영광스럽게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미군 특수작전사령부-한국 및 유엔군사령부 특수작전부대를 지휘하며 한국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월 터키 지진 복구, 지난달 수단 한국 교민 구출 등 최근 임무에서 볼 수 있듯 우리 군은 국내외 위기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 중이다. 양국은 준비태세 강화와 검증을 위해 연합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를 효과적으로 실현 중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 지난 몇 년간 한미동맹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양국 연합 훈련이 기술 발전을 거듭하며 큰 진보를 이루어 냈다. 양국 군사훈련에 대한 언론보도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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