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의 아침] 팔불출/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기자도 늘 그러지 말아야지, 되뇌면서도 팔불출(八不出) 짓을 한다. 본디 출산 예정일을 다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온 이를 가리키는 말에서 유래했는데 뒤에 ‘생각이 조금 모자라고 덜 찬 행동을 하는 이’를 지칭하는 말로 넓어졌다. 예로부터 자신을 비롯해 아내, 자녀, 조상, 형제, 선배, 고향 자랑을 하는 일곱 유형을 팔불출로 꼽고 경계했다. 모자란 점을 도드라지게 하려고 일곱만 꼽았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도 전해진다. 내세울 것 없는 기자는 술기운에 취해 세 번째 자랑을 곧잘 하는 바람에 다음날 일어나 아찔하고 낯이 화끈거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돌아보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만큼 누구의 아들, 누구의 아비 얘기가 넘쳐난 국제종합대회가 또 없었다 싶다. 어느 감독은 두 아들을 국가대표로 뽑았다가 스스로 책임을 떠안았고, 지상파 방송조차 버젓이 자녀의 경기에 아빠가 마이크를 잡고 해설하게 했다. 대놓고 방송사가 그 점을 홍보 포인트로 내세우는 것을 보면서 세상 참 많이 달라졌구나, 느낀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기자처럼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모두 경험해 이쪽 저쪽 눈칫밥만 늘어난 이들은 한편으로는 그런 용기와 배짱이 부럽기도 하고, 속으로는 ‘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