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 “독종이라 불리던 나, 런던에서 울보 됐다”

    올림픽 두달 전 태릉선수촌. 한국이 어떻게 ‘유도 강국’이 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훈(43) 남자대표팀 감독은 “원래 잘하는 게 어디 있느냐. 세계를 통틀어 훈련을 가장 많이 한다.”며 웃었다. 웃통을 벗은 선수들은 천장까지 밧줄을 타고 오르내렸고, 90도로 물구나무를 선 채 윗몸일으키기를 했다. 하루 네 번 촘촘한 스케줄을 짜 혹독하게 굴렸다. 비가 오는 날도, 회식 다음 날도 예외가 없었다. 4년 동안 일요일 말고는 새벽운동을 쉰 적이 없다. 정 감독은 “사람이 할 수 없는 훈련량을 군말 없이 소화해 줬다.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다.”고 회상했다. 정 감독은 아시안게임 2연패(1990·1994년)·세계선수권 우승(1993년) 등 71㎏급을 주름잡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준결승에서 ‘무슨 세리머니를 하지?’라고 딴생각을 하다 종료 5초 전 역전패했다. 그는 “한국에선 금메달 아니면 의미가 없더라. 그래서 더 독하게 다그쳤다.”고 했다. 런던에서 힘든 훈련의 결실을 맺었다. 81㎏급 김재범(마사회)과 90㎏급 송대남(남양주시청)이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유도의 금메달 둘은 1988년 서
  •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접근성·유사성… 대표팀 ‘촌내 연애’의 법칙

    런던올림픽을 취재하는 한국 기자단에게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선수들의 연애사는 빼먹지 말고 물어야 한다는 것. 철칙이 생긴 이유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회 마지막날, 한 신문이 양궁 금메달리스트 박경모와 박성현의 결혼을 단독 보도해 타사 기자들을 호되게 ‘물먹였다’. 그 뒤 여러 신문사 데스크들이 “누가 누구랑 연애하는지 예의주시하라.”며 현장 기자들을 닦달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양궁의 금메달 커플 오진혁과 기보배가 열애 중이란 사실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표돼 천만다행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궁금해졌다. 왜 유독 ‘촌내 커플’이 많을까. 사실 거슬러 올라가면 올림픽 메달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한 커플들의 역사가 있지 않았던가. 마감을 제쳐두고 선수단의 위·아래 사람들에게 캐물었다. 이렇게 얻은 결과를 종합하면 이렇다. 먼저 ‘접근성’이다. 1년의 대부분을 태릉선수촌에서 보내고, 전지훈련도 함께 다니고, 같은 대회를 출전하다 보면 동선이 자주 겹친다. 자주 보면 정드는 건 인지상정. 다음으로는 ‘유사성’을 들 수 있겠다. 양궁을 비롯한 대부분의 종목에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치열한 내부 경쟁과 엄청난 훈련량을 견뎌
  • 홍명보號, 맨체스터 이동 ‘브라질 잡자’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는 ‘홍명보호 태극전사들’이 결승 진출의 부푼 꿈을 안고 ‘약속의 땅’ 맨체스터로 향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를 떠나 브라질을 상대로 한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4강전(한국시간 8일 오전 3시45분)이 치러질 맨체스터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전날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개최국 영국을 물리치고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64년 만에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태극전사들의 준결승 상대인 ‘강호’ 브라질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까지 4전 전승으로 준결승에 합류했다.  특히 브라질은 4경기 연속으로 경기당 3골씩 쏟아내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여 사상 첫 금메달 달성에 대한 의지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오른쪽 측면 풀백인 김창수(부산)가 8강전에서 오른쪽 팔뚝뼈(요골)가 부러져 전력에서 아웃됐다.  또 주전 골키퍼 정성룡도 왼쪽 어깨뼈 관절에 염좌와 타박을 당해 브라질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부상 악재’의 극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네이마르-헐크-오스카-다미앙 ‘
  • 우사인 볼트, 男 100m 2연패…9초63[속보]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1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볼트는 5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7번 레인에서 뛰어 9초63을 찍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이로써 볼트는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1988년 서울)에 이어 올림픽에서 남자 100m를 연속 제패한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볼트는 기대했던 세계신기록은 수립하지 못했으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 당시 작성한 올림픽 기록(9초69)을 0.06초 단축하는 신기록을 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당시 작성한 9초58이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개인 최고기록인 9초75의 기록을 내고 은메달을 따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 종목을 우승한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은 9초79를 찍고 개인 최고기록을 바꿨으나 자메이카 두 영웅에 밀려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준결승에서 9초87을 찍고 전체 3위로 결승에 오른 볼트는 7번 레인에 자리를 잡았다.  5번 레인에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를
  •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볼트

     큰 승부에 유독 강한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의 강심장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볼트는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끝난 남자 100m 결승에서 스타트 후 한 번도 레이스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올림픽 신기록인 9초63을 찍고 포효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100m,200m,400m 계주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해 육상사를 뒤흔든 볼트는 이듬해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00m와 200m를 석권하며 모두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베이징 때 세운 세계기록 9초69(100m),19초30(200m)은 1년 만에 각각 0.11초가 줄어 9초58과 19초19로 바뀌었다.  볼트는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이저대회 3개 대회 연속 단거리 3관왕을 목표로 세웠으나 예상치 못한 실격으로 100m 왕좌를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23·자메이카)에게 내줬다.  그는 결승에서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 먼저 몸이 움직이면서 스타팅블록을 치고 나갔고,곧바로 실격당했다.  대구에서 200m와 400m 계주에서 우승해 2관왕을 차지하긴 했지만
  • 볼트 전설의 시작…이제는 200m

     5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대회신기록으로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을 감전시킨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의 다음 목표는 200m다.  200m 예선은 하루를 쉬고 한국시간 7일 오후 7시50분부터 열린다.  각종 부상 우려에도 불구,볼트는 100m에서 세계신기록은 작성하지 못했으나 자신이 4년 전 베이징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을 0.06초 앞당긴 9초65의 신기록을 내고 타이틀을 무난히 방어했다.  이제 볼트의 주종목인 200m에서 메이저대회 4회 연속 우승과 함께 세계신기록 달성 여부가 초미의 관심을 끈다.  긴 다리 탓에 항상 스타트에 약점을 보여왔던 볼트는 100m 올림픽 2회 연속 제패를 계기로 부담을 떨쳤다.  특히 2009년 8월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 우승 당시 9초58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3년 만에 볼트가 9초6대를 뛰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볼트는 2010년과 지난해에는 100m 최고기록이 9초82와 9초76에 머물렀다.   그러나 런던올림픽에서 세계기록에 0.05초 모자란 좋은 기록을 내고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면서 200m에서 신기록 달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스타트 반응시간
  • ‘세대에 영감을’ 주는 아름다운 꼴찌들

     런던올림픽 개막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아쿠아틱스센터.  남자 개인혼영 400m 예선에 출전한 아흐메드 아타리(카타르)는 5분21초30이라는 기록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같은 조 1위였던 선수와도 1분 차이가 났고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갖고 있는 이 종목 세계 기록 4분03초84와는 비교조차 어렵다.  그러나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최하위지만 끝까지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헤엄치는 아타리에게 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런던올림픽이 내건 슬로건은 ‘세대에게 영감을(Inspire a Generation)’이다.비록 경기력은 형편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도전 정신으로 세대에 영감을 주는 꼴찌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15세 나이로 출전했다가 부정 출발로 실격당한 아픔을 딛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23·SK텔레콤)처럼 올해 18세인 아타리에게도 이번 대회의 경험은 소중하게 간직될 터다.  조정 남자 싱글 스컬에는 하마두 지보 이사카(니제르)가 출전해 2천m 레이스를 8분39초66에 완주했다.1위 선수보다 역시 1분39초가 늦은 꼴
  • ‘최강 콤비’ 배드민턴 男복식 이용대-정재성 동메달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정재성이 5일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복식 3,4위 경기에서 말레시아 선수를 상대로 2:0 승리, 동메달을 확보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사격 ‘산 전설’ 된 진종오

    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 50m 권총 우승으로 2관왕에 오르며 2연패를 달성한 진종오가 걸어온 길은 한국 사격의 역사 그대로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50m 권총에서 ‘깜짝 은메달’로 한국 사격에 첫 권총 올림픽 메달을 안기며 간판으로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 때는 50m 권총 금메달과 10m 공기권총 은메달로 한국 사격에 16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또 한국 사격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따낸 선수로 기록됐다. 한 대회에서 복수의 메달을 따낸 한국 사수도 그가 처음이다. 항상 ‘최초’ 수식어를 달고 다닌 그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한층 더 무르익은 기량을 과시했고 4년 뒤 런던에서도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대회 첫날인 지난달 28일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3수’ 끝에 정상에 올라 한국 사격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진종오는 동시에 3개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나서 모두 메달을 딴 역대 두번째 선수가 됐다. 사격 선수로도 당연히 처음이다. 3연속 올림픽 출전에 매번 메달을 따낸 선수는 1988 서울올림픽 레슬링 은메달(68㎏ 자유형)을 시작으
  • 50m 권총 은메달 ‘돌풍’ 최영래

    2012 런던올림픽 50m 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낸 최영래(30·경기도청)는 국제무대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도 2010년이 처음이었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대회나 세계선수권대회 경험도 없다. 사격 입문도 단양고 1학년 때로 남들보다 늦은 편이고 국내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최영래는 2010년 한화회장배 전국대회 공기권총 우승으로 진종오의 대회 3연패를 저지하고 여세를 몰아 그해 하반기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이대명(24·경기도청)이 소속팀에 합류한 2011년부터다. 최영래는 지난달 초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대명이가 나이는 어리지만 사격선수로는 나보다 위인 만큼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고 돌아본 바 있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후배와 동고동락하며 자극을 받은 덕분인지 최영래는 이후 기록이 급격히 상승 곡선을 보였다. 예전에는 실전에서 늘 긴장해서 경기를 그르치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떨려도 뭔가 해보고 끝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고 태도를 바꾸자 기록과 함께 자신감도 올라갔다. 최영래는 이런 상승세를 바탕으로 올해 초 여섯 차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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