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신뢰와 남북관계/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8·25 합의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은 박근혜 정부의 안보, 외교, 대북정책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인 ‘신뢰’의 가시화라고 볼 수 있다. ‘신뢰’와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키며, 호혜적으로 교류·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상대방과의 신뢰를 축적해 나가자는 것이다. 즉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신뢰 형성이 상호 이익이 된다는 점을 확신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북한의 변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신뢰’라고 했을 때 몇 가지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신뢰’는 ‘믿음’ 및 ‘확신’과 어떻게 구별되는가. 둘째, 신뢰가 쌍방향으로 작동되고 있는가. 셋째, 신뢰의 중요한 기본 목표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위협을 차단하는 것인데, 목표와 수단이 제대로 배열되어 있는가. 마지막으로, 우리 내부의 신뢰, 즉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 정부와 국회 간의 신뢰, 여당과 야당 간의 신뢰, 부처 간의 신뢰 등이 남북 간의 신뢰를 형성해 가는 데 충분한 동력을 주고 있는가 등이다.
‘믿음’은 자신이 믿는 것을 ‘옳다’고 추정하지만, 그 결과는 알지 못하는 상태인데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적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