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우리를 설레게 하는 것들/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
20대 젊은이들을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의 3학년 학생들에게 그런 순간을 글로 써보게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 나왔다. 도서관에는 들락거리면서 항상 지나치던 그 옆 미술관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 집 주변의 소란스럽고 분주한 생활공간에서 벗어나 텅 빈 실내 수영장에서 물소리를 들었을 때, 폭설에 비행기가 뜨지 못해 공항에서 발이 묶인 채 한 이성과 스스럼 없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을 때, 운동장에서 잠자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사색에 잠겼을 때, 호감 있는 남자 친구의 몸에서 특이한 향수 냄새가 전해져 왔을 때, 사물함 속에서 과거 학창시절의 사진을 보게 되었을 때, 밤 3시의 라디오 DJ가 ‘잘자요.’라는 말을 부드럽게 건넬 때 등이었다.
예술대학교의 문예창작과 학생들이니 20대 젊은 층을 온전히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유하는 젊은이들의 감수성 향방을 가늠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들은 복권이나 아파트 청약 혹은 화려한 옷이나 명품 백 사기를 희망하는, 혹은 그런 유의 어떤 욕망도 내보이지 않아 의외였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의 구분에 따르면, 이들은 ‘소유’보다 절대적으로 ‘존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