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 [열린세상] 개성공단 폐쇄와 우리의 대응/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개성공단 폐쇄와 우리의 대응/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도발은 급기야 사드 배치와 개성공단 폐쇄로 이어지면서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에 따라 경제와 금융도 요동치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엇갈린 평가와 반응은 국가 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냉전구조 속에서 대결 국면을 유지하던 남북 관계는 2000년 6·15 공동선언으로 협력 관계로 전환됐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실현해 본격적인 남북한 경제협력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신뢰 없는 협력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북의 핵무장이 현실화되면서 이명박 정부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력 관계를 천명했으나 박왕자 주부 피살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도발로 5·24 조치를 통해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모든 남북 관계가 동결됐다. 박근혜 정부도 대화와 협력의 길은 열어 놓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관계를 유지했으나, 이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남북 관계는 다시 대결 국면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얼어붙은 남북 관계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남남 갈등의 심화다. 국가적 위기를 맞이한 현시점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지만 정치인들은 여전
  • [열린세상] 고무신 또는 명품 가방/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고무신 또는 명품 가방/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바야흐로 다시 선거의 계절이다. 나라 경제는 안팎으로 갈수록 어려워지건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단체장 재선거를 앞두고 온 정치권이 볼썽사나운 정쟁에 휩싸여 있다. 연일 각 당에서 이뤄지는 이합집산과 세 대결 양상도 모자라 상대 당의 수뇌부를 향한 인신공격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선거는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기본적으로 정치적 의미를 띤다. 하지만 후보자들을 줄 세워 놓고 요모조모 품평하고, 당선자를 점치기도 하면서 최종적으로 투표를 통해 당락을 결정하는 과정은 마치 경주마들을 놓고 우승을 가리는 경마와도 같아 축제와 흥행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비리와 부패 요소도 항상 도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현행 공직선거법 시행 이후 우리의 선거 풍토가 과거에 비해 크게 일신됐다는 평가도 있고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선거 전야의 풍경을 되돌아보자면 좀 더 먼 과거에는 고무신이 이집 저집 날아다녔고, 비교적 근래에까지 현금 봉투가 살포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던 불편한 진실이었다. 국회의원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의원들도 아무리 적어도 몇억원 이
  • [열린세상]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영화 속의 현실/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금수저 흙수저, 그리고 영화 속의 현실/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설 명절 기간 중에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이 카톡으로 떠돌아다녔다. 정몽준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같이 만난 사진이다. 사진 속의 정 전 의원이 말풍선으로 “나는 금수저인데 너는?” 하고 묻는다. 안 대표가 말풍선으로 대답한다. “난 그냥 철수져….” 정 전 의원이 보면 기분이 안 좋을지 모르지만, 네티즌들이 그냥 웃자고 만든 사진이다. 금수저 흙수저가 얼마나 세간에 회자됐으면 네티즌들이 이런 사진까지 만들어 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의 핵심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다. 핏줄과 커넥션이 개인의 능력에 앞서는 사회에 대한 좌절감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금수저 위에 다이아몬드 수저, 흙수저 밑에 일회용 수저까지 나왔다. 요즘은 금수저, 흙수저에 관련된 영화도 인기다. ‘검사외전’은 개봉 이틀 만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인기몰이를 했던 ‘암살’을 넘어선 기록이란다. ‘검사외전’은 지난해 이병헌 주연의 ‘내부자들’, 황정민과 유아인 주연의 ‘베테랑’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의가 무너진 우리 사회에 대해 통렬한 비판과 풍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영화들 중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를 풍
  • [열린세상] ‘외로운 독립군’/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열린세상] ‘외로운 독립군’/조성호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순직한 소방관은 33명이었다. 같은 기간 자살한 소방관은 35명이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46명의 소방관이 순직했고, 2000년부터 2013년 사이에 360명의 소방관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소방관 수가 110만명 정도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약 4만명인 것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소방관들의 순직 및 자살 비율은 미국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국민안전처가 2014년 실시한 ‘전국 소방공무원 심리평가 설문조사’에서 우리 소방관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반인에 비해 10.5배, 우울증은 4.5배, 수면 장애는 3.7배, 그리고 알코올 사용 장애는 6.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진행한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지난 1년 사이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소방관은 전체의 7.2%였는데, 이는 일반 직업군에 비하면 4배가량 더 높은 것이다. 소방관들은 스트레스가 가장 높고 가장 위험한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직무의 특성 자체가 소방관들의 정신건강과 신체적 안녕을
  • [열린세상] 경기 해법, 공공임대주택에서 찾으라/이상일 언론인

    [열린세상] 경기 해법, 공공임대주택에서 찾으라/이상일 언론인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자 유일호 경제팀이 내놓은 경제정책이 ‘돌려막기’의 ‘헌 카드’에 불과하다고 일각에서는 폄하된다. 이미 써먹은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단기정책 위주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제가 워낙 어려우면 이것저것 전부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정책이란 게 기발한 카드가 나올 수 없고 지금처럼 빠르게 하강하는 어려운 상황이면 더욱이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도 많다. 소비 활성화, 수출과 투자 촉진 등의 세 가닥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정책은 거기서 거기다. 전 경제팀과 차별화된 정책 카드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다. 일본도 경기가 가라앉아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는 등 외국에서부터 냉기(氣)가 몰려오는 판에 우리나라 경제팀이라고 기막힌 묘수가 있겠는가. 그러면서도 아쉬운 것은 최근 발표된 경제정책의 중심이 무엇인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를 살려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을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런 구호들이 정치적으로 효용이 있을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못하다. 기업들이 불황에 움츠리는 상황에서 그런 목표를 세운들 결과가 그리 좋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어려운 계층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서 해법을 찾아야
  • [열린세상] 한국 쌀, 첫 중국 수출을 보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국 쌀, 첫 중국 수출을 보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부 교수

    지난달 29일 군산항에서는 이색적인 기념식이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전라북도 지사 등이 참석한 ‘한국 쌀 첫 중국 수출 기념식’이었다(서울신문 1월 30일자). 달러 한 푼이 아쉬워 정부가 앞장서 총력으로 수출을 장려하던 반세기 전 상황을 상기시켰다. 겨우 쌀 30t 수출에 지나친 요란이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과잉재고 가운데 농가 소득을 보호하고 식량안보 산업을 지키려면 쌀 수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는 장면이다. 특히 세계 최대 농산물시장 중국 수출 길을 연 기쁨과 작은 첫 수출이 대규모 지속적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기념식까지 하게 한 것 같다. 이제 한국이 맞선 과제를 중국 스스로 보여 준 사례 하나를 보자. 두 달 전 동남아시아 라오스의 곡창지대 사바나케트에서도 군산항에서와 같은 형태의 ‘라오스 쌀 첫 중국 수출 기념식’이 열렸다. 그런데 라오스의 수출 성격은 한국과 다르다. 중국 정부의 기업 저우추취(해외진출 및 국외투자) 전략에 따른 해외 농업개발 결과다. 곡물과 경제작물의 재배·수매·가공·판매·투자·기술개발을 수행하는 후난(湖南)성 종합농업회사 ‘수옌화생태농업발전’은 2013년 8월 라오스 사바나케트에 ‘수옌화
  • [열린세상] 더 적극적인 경기 대응책을 기대한다/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더 적극적인 경기 대응책을 기대한다/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2016년이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났다.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은 중국발 리스크와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중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 경제 둔화, 위안화 약세,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큰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정책금리 정상화를 위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시작했으나, 일본은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 유럽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마이너스의 정책 금리를 이달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조치로 통화량을 증가시킬 때 늘어난 통화를 금융기관이 대출을 늘려 중앙은행으로 다시 회귀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유럽 중앙은행도 빠르면 3월이면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올 들어 나타난 전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세계 경제는 지난 5년 동안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세를 지속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양적완화를, 신흥국들은 금리 인하라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의 세계 경
  • [열린세상] 알리바바의 의료산업 진출이 무서운 이유/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열린세상] 알리바바의 의료산업 진출이 무서운 이유/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지난해 8월쯤 중국 농촌 산업화 현장을 둘러보면서 농촌의 곳곳에서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서비스 지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곳은 농촌 등 교통이 열악한 곳의 주민들을 도와 온라인 제품 구매 대행 업무를 해 준다. 또한 현지 주민들이 재배한 농산품이나 기업의 생산품들을 타오바오 쇼핑몰에 판매할 수 있도록 판매 대행 서비스까지 해 준다. 이 서비스는 알리바바가 2014년 발표한 ‘천현만촌’(千?万村) 계획에서 출발한다. 현과 촌 지역 단위를 포괄하는 인터넷 보급 세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은 100억 위안을 투자해 1000개 현급 서비스 지점과 10만개의 촌급 서비스센터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중국에는 4만 1636개 향(鄕)과 진(鎭)이 있으며, 향진마다 2~4개의 농촌 타오바오 서비스 지점이 있다. 놀라운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농촌 타오바오 서비스 지점이 알리바바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왕상은행의 ‘농촌은행’ 지점이 돼 간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출 상품을 출시해 대출 수요가 있는 농민들이 농촌 타오바오점에서 바로 무담보·무저당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3분 이내에 결과를 받을 수 있을뿐더러 대출 자금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이는 과거
  • [열린세상] 나만의 올곧은 ‘논리와 견해’를 가져야/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열린세상] 나만의 올곧은 ‘논리와 견해’를 가져야/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연초부터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원유 등 상품 가격의 변동 위험 등으로 심리적 경기지표들에서도 불안감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국내 주식시장도 여전히 수급이 불안하다. 이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장기 침체 전망 등 지나칠 만큼 부정적인 논리로 시장의 공포감이 재생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계부채로 인해 장기적으로 아파트 값이 반값이 될 것”이라거나 “원화 가치가 급락해 환율이 다시 17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등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이 어느 날 갑자기 반값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에서 가끔은 우리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즉 막연한 기대나 불안 심리를 갖기보다는 다양한 예측과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와 견해’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후에 대비한 재무설계와 자산관리를 준비할 때 다양한 전망과 예측, 가능성 등을 고민한다. 쉬운 예로 중국 관련 투자를 할 때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너무 다양한 주장들이 있어 어느 방향에 맞추어 투자를 해야 할지 고
  • [열린세상] 정당 재편으로 승리하고 싶다면/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당 재편으로 승리하고 싶다면/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16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의 증시가 폭락하고 유가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급증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과 연이은 이슬람 테러 조직의 활동 강화로 안보상의 위협도 연일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국제 정세의 변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4·13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선거판 짜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호남 민심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안 의원은 이른바 ‘친노패권주의’에 대한 호남 지역의 불신을 등에 업고 탈당을 감행했으며, 동교동계 인사들과 천정배 의원 등 호남 지역 의원들을 규합해 기존 양당 체제의 균열을 꾀하며 독자 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응해 호남 출신 인사들을 새로이 영입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박사를 영입하는 등 호남 민심 사수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권 역시 ‘친박’(親朴) 나아가 ‘진박’(眞朴)을 자처하며 영남 지역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 하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향후 공천 과정에서의 당내 계파 갈등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정치사를 돌이켜보면 선거를 앞두고 탈
  • [열린세상] 오늘을 사는 청년을 위한 주례사/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열린세상] 오늘을 사는 청년을 위한 주례사/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사는 두 청년의 결혼식을 찾아 주신 하객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주례를 맡은 저는 두 사람의 대학 지도교수입니다. 같은 대학의 캠퍼스 커플로 만난 두 사람은 대학에 다니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신부가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외환위기로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져 참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게 ‘알바’도 하며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 참 자랑스러운 제자입니다. 졸업 후 정부가 지원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현재 IT 기업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신랑은 같은 대학 경영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은행과 대기업에서 인턴사원을 마치고 현재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 대한민국의 훌륭한 경찰이 될 거라 믿습니다. 두 사람이 현재 하는 일은 전공과는 다르지만 그 분야에서 좋은 인재로 성장할 것입니다. 하객 여러분! 두 사람은 열심히 살았고, 참 괜찮은 젊은이들입니다. 그런데 주례사를 하고 있는 저는 지금 마음속 무언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기분입니다. 기성세대로서, 기득권층으로서, 그들을 가르쳤던 대학교수로서 이 자리에 서서 두 사람을 축복할 만한
  • [열린세상] 사회적 불평등과 신조어/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사회적 불평등과 신조어/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지난해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신조어가 만들어져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 안으로 편입됐다. 2014년 후반에 출현해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단면을 묘사하는 용어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열정페이’나 지난해 벽두부터 사회적 불평등과 청년 문제를 지칭하는 용어로 확산된 ‘5포 세대’, 그해 초반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유통되기 시작한 ‘금수저’와 ‘흙수저’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우리는 언어라는 수단을 통해 타인과 교류하고 자신을 이해시킨다. 다시 말해 언어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를 구성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사회를 지탱하고 변화시키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조어의 출현은 기술적 발전, 정치·문화적 변화에 적응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저명한 언어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언어 사용이 우리가 가진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자명하다. 개인적 수준의 언어 사용은 경험을 공유하는 개인들에 의해 통합되며, 하위문화의 형성을 통해 사회에 대해 독특하며 새로운 이해 방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통적인 미디어를 포함해 기성세대가 사회
  • [열린세상] 중국의 트릴레마/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의 트릴레마/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연초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이는 지난해 가파르게 이어져 온 중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출이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15년 한 해 동안 약 5000억 달러나 줄어들었으며 12월 한 달 동안에만 1079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조 달러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의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가 5945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중국의 외환보유고 감소는 매우 이례적이고 불안한 현상이다. 1조 달러 이상의 자본유출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199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은 독자적 통화정책, 환율 안정, 자유로운 자본 이동은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이른바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 혹은 먼델의 트릴레마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중국의 상황은 트릴레마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 위안화 가치를 달러 대비 3.5% 절하시킴과 동시에 고시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을 반영하도록 운용체제를 변경하였다. 아울러 그동안 달러에 연동시켜왔던 위안
  • [열린세상] 엑스밴드 레이더를 중국은 두려워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엑스밴드 레이더를 중국은 두려워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엑스밴드란 말은 무엇일까? 북한이 4회에 걸쳐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즉 1998년 8월 31일의 대포동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어려운 낱말은 어느새 우리 일상 속에 매우 낯익게 다가와 있다. 엑스밴드는 8000에서 1만 2000㎒의 장거리 주파수 대역(帶域)을 지칭하는 말로 먼 거리의 이동 중 물체를 탐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의 레이더도 900~1200㎞까지 탐지할 수 있지만 특정 장소의 정밀 탐지는 레이더 출력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 200㎞ 정도에 머무르기 때문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탐지하려면 엑스밴드 레이더의 도움이 절실하다.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을 향하는 상대방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엑스밴드 레이더를 본국 이외 이스라엘·터키 등의 국가에 배치하고 있는데 2006년 9월 일본 아오모리현 샤리키(車力) 지역에 배치된 엑스밴드 레이더는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와 알래스카 방향으로 발사될 때를 탐지하기 위해서다. 미국령 괌을 향해 발사되는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2014년 일본 교토 부근에 엑스밴드 레이더를 배치해 하와이에 배치된 레
  • [열린세상] 대한민국에서 불평등은 무엇인가/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열린세상] 대한민국에서 불평등은 무엇인가/허만형 중앙대 행정대학원장

    자본주의는 경쟁을 먹고사는 이념이다. 경쟁이 없으면 자본주의는 설 땅을 잃는다. 완전 평등 사회에서는 경쟁이 없다. 적절한 불평등이 있어야 경쟁이 가능해진다. 불평등, 즉 부와 권력 등에서 차이가 드러나야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한다. 경쟁은 너와 나의 발전으로 이어져 성장의 동력이 된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약간의 불평등은 선이다. 그런데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타인의 것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탐욕 때문에 인간은 경쟁을 멈추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인간의 탐욕 채우기에 알맞은 특성도 있다. 유익한 정보는 특정 집단에 집중되고 전파되지 않는다. 당연히 경쟁의 과실은 소수에게 집중된다. 이 경우 불평등은 불공정이고, 부도덕이며, 사회악이다. 대한민국의 불평등은 어느 쪽일까. 고도 경제성장기의 과실은 몇몇 집단이 독차지했다는 게 세평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위 50대 기업의 경제력 집중도를 보면 2008년에는 44.7%였고, 이제 50%를 넘나든다. 삼성전자의 연매출액이 2012년 이후 200조원을 넘겨 국내총생산의 15% 선에 이른다. 중소기업은 거대 기업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상생을 외쳐도 거대
  • [열린세상] 박 대통령의 대중 외교 레거시/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박 대통령의 대중 외교 레거시/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2015년이 ‘중국 경사(傾斜)론’의 해였다면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대중(對中) 외교 실패론’이 도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한·중 국방장관이 핫라인을 통해 통화했지만 불과 1주일 만의 북 핵실험 앞에서는 먹통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을 과도하게 때리는 것은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일단 중국 외교의 경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국민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전화를 받아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국의 관행과 특수성만을 이해하라는 것은 강대국의 도량이 아니다. 국제적 보편성에 맞춰야 했다. 불통으로 대통령을 무안하게 했고 한국민을 섭섭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중국대로 계산과 행보가 있다. 중국 외교부는 4차 핵실험 당일 북한의 핵실험을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가 8일엔 모든 당사국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10일 핵무기를 탑재하는 미군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한 이후 중국의 태도는 더욱 ‘냉정’해졌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은 단독 제재가 아닌,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유엔 차원에서 동참할 것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중국의 북핵 입장은 ‘무핵
  • [열린세상] 커가는 세대갈등을 해소하려면/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열린세상] 커가는 세대갈등을 해소하려면/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누군가 좋은 일이 있으면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을 초대해 한바탕 음식을 대접하고 대접받은 이들은 축하를 아끼지 않는다. 어려운 사회생활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즐거운 시간이어서 필자도 그런 자리엔 가능한 한 참석하려고 한다. 자녀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좋은 일이 있어서 그런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지만 자녀의 일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가족의 연대를 중시하고 세대(世代) 사이가 끈끈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그럼 자녀의 어떤 일이 부모들로 하여금 지갑을 활짝 열어 한턱내게 만들까? 자녀가 자랑스러운 일을 했을 때 그러는 훌륭한 부모도 있지만, 드디어 자녀 부양에서 손을 떼도 된다고 여겨지는 일이 있을 때 그러는 솔직한 부모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들에게 한턱내는 일이란 자녀를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하는 일에서 벗어난다는 해방감의 간접적 표현이다. 그래서 마음 놓고 친구나 동료들을 위해 지갑을 과감히 여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재미있는 것은, 부모가 한턱내게 만드는 자녀의 좋은 일이 최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자녀의 대학 입학은 이미 취업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대학교육이 더이상
  • [열린세상] 파괴적 혁신 수용해야 위기 넘는다/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열린세상] 파괴적 혁신 수용해야 위기 넘는다/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제조업의 위기가 수치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일부 대기업의 실적 부진 등 마이너스 성장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조업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표면적으로 중국 등 경쟁국의 급성장이 배경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격경쟁력을 극복할 만할 기술경쟁력 확보 및 혁신 활동의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의 위기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빠르게 현실화되는지는 노키아의 몰락 그리고 가까이는 일본 전자업체의 쇠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노키아는 스마트폰으로의 진화에 실패해 공중분해됐고, 기술 우위에 집착했던 일본 전자업계는 분리매각, 인원감축 등 아직도 지난한 구조조정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위기에 대한 대응은 제조업의 혁신과 서비스업의 선진화라는 두 가지 전략을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ICT와의 융합을 통한 전통적 생산양식으로부터의 탈피를 지향하고 있는데, 결국 위기를 극복하려면 인터넷·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ICT와의 결합이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인터넷·소프트웨어
  • [열린세상] 北 핵능력 진화와 우리의 대북정책 진화/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열린세상] 北 핵능력 진화와 우리의 대북정책 진화/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10월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이 중국 권력 서열 5위 류윈산 상무와 나란히 열병식을 참관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북·중 관계를 복원시키는 듯했다. 11월에 이르러 36년 만에 제7차 당 대회를 오는 5월에 개최한다고 발표했을 때에는 김정은이 집권 5년차가 되는 2016년을 김정일의 선군정치와 대비되는 김정은의 애민정치를 국내외에 알리는 북한식 브랜드 정책을 추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2016년 신년사 전문에 핵경제 병진 정책이 언급되지 않고 5월 “휘황한 설계도를 펼칠 것”이라는 대목은 지난해 70주년 당 창건 기념일 육성 연설에서 노동당의 존재가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라며 ‘인민’을 90여회나 외쳤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인민’을 위한 설계도, 즉 경제정책의 변화 여부에 주목했었다. 그러나 김정은 애민정치의 기반은 경제가 아니라 안보였다. 핵만이 북한 인민에게 행복과 미래를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5월에 발표될 ‘휘황한 설계도’는 변하지 않는 북한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을 것이다. 북한판 포괄적 국가 전략이 될 ‘휘황한 설계도’에는 정치외교 영역에서는 북·미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북한식 평화협정과
  • [열린세상] 금융개혁, 경쟁과 혁신의 두 얼굴/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금융개혁, 경쟁과 혁신의 두 얼굴/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쟁과 혁신’, ‘금융규제’. 감독 당국 수장 신년사 핵심 단어다. 당국 눈치 볼 것 없으니 소신껏 영업하라는 주문이다. 대다수 금융상품은 사전 허가 없이 팔 수 있다. 가격 결정도 금융회사 몫이다. 시장 반응이 좋으면 ‘금융개혁상’도 받게 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계좌이동 서비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이 새롭게 선을 보인다. 무한경쟁 맨 앞줄에 서 있는 건 금융회사다. 고뇌가 눈에 선하다. 경쟁과 혁신은 새로운 리스크를 동반한다. 예외가 없다. 역설적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는 경쟁과 혁신의 결과물이다. 대출자산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건 은행업 태동 이래 관행이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어느 날 ‘혁신’이 일어난다. 잠자던 대출자산을 증권으로 만들어 판 거다. 조달된 자금은 다시 고금리로 대출됐다. 차입자의 신용이 나쁠수록 환영이다. 금리가 높으니까. 증권화는 부실자산(신용불량자 앞 대출)을 장부에서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대차대조표가 튼튼해져 보인다. 일석이조다. 이 증권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거침없이 돌아다녔다. 배서(背書)에 배서가 거듭되는 융통어음과 유사하다. 리스크는 쌓여 가는데 규제 감독 당국은 감지하지 못했다. 그러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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