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쿠팡, 누군가가 희생한 고객 만족은 없다/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드라마에서 카망베르 케이크를 먹는 모습을 보고, 그만 꽂혀 버렸다. 내일 점심 후 디저트는 카망베르 케이크로 결정했다. 당장 근처 제과점이나 카페로 달려갈까 궁리했지만 제과점은 이미 문 닫을 시간이었고, 카페는 멀었다. 그때 내 뇌리를 스친 것이 쿠팡 신선식품 새벽 배송이었다.
아침에 설레는 마음으로 로켓프레시 배송상자를 뜯었다. 그런데 케이크는 온데간데없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호주산 스테이크와 유기농 쌈이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고기와 쌈이 당당히 버티고 있었다. 어제 마신 술기운에 주문 실수를 했나 싶어, 주문 내역을 뒤졌다. 티라미수와 카망베르 7조각 주문이 맞았다. 디저트 없이 먹어야 하는 아메리카노는 너무 쓰다. 부엌을 다 뒤져 봐도 매운맛 새우깡 한 봉지가 다였다. 새우깡은 안주이지, 디저트가 될 수는 없다. 쿠팡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열 받아서 좀 떨리는 목소리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무미건조한 사과와 함께 내일 다시 배송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호주산 스테이크와 쌈은 어쩌냐고 물었더니 신선식품이니 버리라는 답이 돌아왔다. 순간, 내 동공은 흔들렸고 당황스러웠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배송 실수를 한 건 쿠팡인데, 내가 왜 버리는 수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