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동계올림픽
  • [올림픽결산] 이상화 金·팀추월 銀으로 자존심 지킨 빙속

    [올림픽결산] 이상화 金·팀추월 銀으로 자존심 지킨 빙속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영광은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뜻깊은 메달 2개를 수확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4년 전 밴쿠버에서 역대 최고인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던 한국은 이번 소치 대회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챙겼다.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아시아 빙속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고,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을 필두로 한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시작은 다소 흔들렸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된 이승훈이 빙속 첫 경기인 남자 5,000m에서 12위에 그쳤고, 모태범(25·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 남자 500m에서 4위에 올라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금빛 질주’를 펼쳐 아쉬움을 단박에 날렸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37초42로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고, 2차 레이스에서는 37초28로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1, 2차 레이스 합계에서도 이상화는 74초70으로 카트
  • [올림픽결산] ‘아디오스 김연아’…판정 논란 속 은빛 마무리

    [올림픽결산] ‘아디오스 김연아’…판정 논란 속 은빛 마무리

    비록 판정 논란이 일어나긴 했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마지막 무대는 자신의 별명답게 우아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세계 피겨 팬들에게는 오랫동안 감동을 선사한 ‘여왕’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는 대회였다. 김연아는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래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선수다. 시니어 시절을 통틀어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대회가 없었고, 여자 싱글 최초로 종합 200점을 넘기는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은 피겨 네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도 깨지지 않고 여자 피겨의 최고점으로 남아 있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한동안 진로를 두고 고심하던 김연아는 2011년 평창 유치 활동을 마친 뒤 소치올림픽에서 은퇴하겠다며 다시 스케이트끈을 졸라맸다.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많은 이들이 설렌 순간이었다. 김연아 자신은 “욕심을 버리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보이겠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많은 이들은 카타리나 비트(독일)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가 탄생하리라는 기대를 가졌다. 실제로 김연아는 201
  • [올림픽결산] ‘안현수 후폭풍’ 속 ‘여풍’ 분 쇼트트랙

    [올림픽결산] ‘안현수 후폭풍’ 속 ‘여풍’ 분 쇼트트랙

    한국 쇼트트랙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다사다난’한 대회로 기억될 듯하다. 올림픽 전부터 각종 악재에 시달리다가 대회 초반 좀처럼 메달의 물꼬를 트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화려하게 재기하면서 남자 대표팀의 부진과 대비를 이뤘다. 그나마 여자 선수들의 선전으로 체면을 차렸다. 소치 올림픽 직전 쇼트트랙 대표팀에는 장비 담당 코치가 성추행 의혹으로 직위 해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남자 계주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 노진규(한국체대)는 훈련 중 어깨를 다쳐 낙마했고, 뼈 암의 일종인 골육종 진단까지 받아 선수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잇단 악재에도 대표팀은 프랑스 전지훈련을 통해 절치부심하고 소치에 입성했으나 실수에 이은 부진한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남자부 첫 경기인 1,500m에 출전한 신다운(서울시청)이 준결승에서 미끄러진 데 이어 이한빈(성남시청)이 홀로 결승 진출했지만 6위에 그쳤다. 이런 와중에 안현수가 이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 러시아에 쇼트트랙 첫 메달을 선사해 처지가 대비됐다. 여자 500m에서 박승희(화성시청)가 16년 만에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은 메달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같은 날 남자 계주 준
  • [올림픽결산] 소치 하늘에 ‘뜬 별’과 ‘진 별’

    러시아 소치 하늘에도 별들은 화려하게 떠올랐다. 그런가 하면 세계를 호령하던 선수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영광스러운 고별 무대를 맞기도 했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는 쇼트트랙 남자 500m와 1,000m, 계주 5,000m를 석권해 무려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 최다관왕이 됐고 1,500m에서는 동메달도 추가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도 3관왕에 올랐던 안현수는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쇼트트랙 종목에서 두 차례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메달 수(6개)와 총 메달 수(8개) 모두에서 이 종목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다 기록을 써 역대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임을 증명했다. 벨라루스의 다르야 돔라체바(28)도 바이애슬론 여자부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안현수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동메달 하나에 만족해야 했던 돔라체바는 10㎞ 추적과 개인 15㎞, 12.5㎞ 단체출발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 시대 최고의 바이애슬론 선수로 우뚝 섰다. 밴쿠버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였던 크로스컨트리 ‘여제’ 마리트 비외르겐(34·노르웨이)도 3개의 금메달을 캐 건재함을 과시했다. 노르웨
  • [올림픽결산] 러시아 부활의 꿈 ‘절반의 성공’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는 개막 전부터 ‘푸틴의 올림픽’(Putin’s Game), 혹은 ‘역대 가장 비싼 올림픽’ 등의 수사가 붙어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3기 집권과 맞물려 자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러낼 계기로 생각한 러시아가 소치올림픽에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어 준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회 준비에 들어간 예산만 500억 달러(약 54조원)를 넘었고, 화려한 개막식은 러시아의 문화적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자연스럽게 개막 이후 관심은 러시아의 성적으로 쏠렸다. 러시아는 소비에트연방의 깃발을 들고 금메달 7개로 종합 1위를 차지한 1956년 동계올림픽 이래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까지 한 번도 종합 순위표 2위 아래로 내려간 일이 없는 동계스포츠 강국이었다. 그러나 1998년 나가노 대회를 기점으로 조금씩 쇠퇴 기미를 보였고, 2010 밴쿠버 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로 종합 11위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소치올림픽에서 얼마나 성적을 끌어올리느냐도 달라진 위상을 과시할 큰 이슈였던 것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대성공이다. 대부분의 일정이 마무리돼 금메달 3개만을 남겨놓은 22일(현지시간)까지 러시아는 무려 11개의 금메달을 쓸어담고 은메달 10개
  • [올림픽결산] 이제는 2018년 평창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24일 막을 내리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도 본격적인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이제 강원도 평창은 ‘차기 올림픽 개최지’로서 동계 스포츠 종목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됐다. 제23회 동계올림픽인 평창 대회는 2018년 2월9일 개막해 25일까지 17일간 열전을 벌인다.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하계 대회였던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또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열게 됐다. 일본은 1972년 삿포로와 1998년 나가노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바 있다. 평창 올림픽에는 80여 개 나라에서 선수와 임원 약 6천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막이 임박해서야 정확한 참가국 수와 선수단 규모가 정해지겠지만 역대 최다인 88개 나라가 출전한 이번 소치 대회보다 참가국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 대회는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통해 개최가 확정됐다. 당시 평창은 개최지 결정투표에서 총 95표 가운데 63표를 얻어 독일 뮌헨(25표)과 프랑스 안시(7표)를 따돌렸다. 2010년과 2014년 대회 유치
  • [올림픽결산] 4년 뒤 평창에선 내가 스타

    [올림픽결산] 4년 뒤 평창에선 내가 스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비록 성적은 목표했던 종합 10위에 못 미쳤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샛별’들의 가능성을 봤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소치에서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 중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여자 쇼트트랙의 심석희(17·세화여고)다. 올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며 주목받은 심석희는 이번 대회에서 금(3,000m계주)·은(1,500m)·동메달(1,000m)을 목에 걸어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특히 3,000m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장면은 전 세계 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비록 첫 경기인 1,500m에서 막판 선두 자리를 중국의 저우양에게 내주는 등 경험 부족을 드러냈으나, 이는 오히려 심석희에게 4년 후 평창에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했다. 심석희와 3,000m계주 금메달을 합작한 김아랑(19·전주제일고)과 공상정(18·유봉여고) 또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 기대주들이다. 이들이 전성기인 20대에 맞이하는 평창 올림픽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펼치리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기대를 갖게 한다. 피겨에서는 김해진
  • [올림픽결산] 소치를 달군 말·말·말

    16일간의 겨울 스포츠 축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훈훈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말들이 쏟아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1일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현역 마지막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은메달에 머물자 네티즌들은 ‘연아야 고마워’를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맨 위에 올렸다. 김연아는 “짐을 내려놓아서 행복하다”며 “그저 나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빙판을 떠나는 ‘불굴의 스케이터’ 이규혁(36)도 “선수로서 행복했다”며 지난 6번의 올림픽을 돌아봤다. 마치 우사인 볼트 같다는 칭송을 들은 ‘빙속 여제’ 이상화(25)는 “올림픽이 끝나면 감동이 밀려와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직도 허벅지가 콤플렉스”라며 웃음을 줬다. 이제는 러시아인으로서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대회”라며 8년 만의 3관왕 복귀를 기뻐했다. 다음은 소치 동계올림픽을 수놓은 화제의 말들. ▲ “연아야 고마워.”(네티즌, 21일 김연아가 현역 마지막 연기를 펼치고 여자 피겨 스케이팅 은메달을 걸자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
  • [올림픽결산] 김진선 “이제 4년…평창준비에 연습은 없다”

    마침내 평창의 시간이 시작됐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폐막하면서 이제 세계의 눈은 차기 대회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으로 향하게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김진선 위원장의 마음도 더욱 바빠졌다. 김 위원장에게 평창올림픽은 의미가 각별하다. 김 위원장은 강원지사로 재임하던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뒤 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했다. 이후 두 차례 도전에서는 쓴잔을 들었다. 하지만 강원도지사에서 물러나고 나서도 평창올림픽유치 특임대사를 맡아 결국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년 겨울올림픽 개최도시로 선정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우리나라 선수단 본단과 함께 소치로 건너와 대회 기간 내내 오직 평창의 성공만을 그리며 소치를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그는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러시아의 엄청난 물량공세가 부럽기도 했지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평창다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더욱 키워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 “은메달 인정하십니까”

    “은메달 인정하십니까”

    김연아(24)가 18년 피겨 인생을 올림픽 은메달로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21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69.69점, 예술점수 74.50점을 합해 144.19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더한 219.11점으로 2위에 올랐다. 홈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전날 쇼트 2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게 역전을 허용, 카타리나 비트(동독) 이후 26년 만의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일구지 못했다. 소치대회가 은퇴 무대라고 했던 김연아는 화려한 피겨 인생을 한 무대에 담은 완벽한 연기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날 점수는 2010 밴쿠버대회(150.06점), 지난해 세계선수권(148.34점)에 이어 국제대회에서 김연아가 작성한 세 번째 높은 기록이다. 그러나 한 차례 점프 실수에도 불구하고 149.95점을 받은 개최국 러시아의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심판진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외신 및 피겨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연아는 개운치 않은 판정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예전에도 편파 판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대회
  • 판정조작 전력자에 러 피겨협회장 부인까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점수를 퍼준 심판진의 ‘어두운 역사’가 공개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21일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의 심판진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러시아 선수에게 점수를 더 많이 준 심판 9명 중 한 명은 1998년 나가노대회에서 판정을 조작하려다 1년 자격 정지를 받은 사람”이라며 “또 다른 한 사람은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장의 부인인 알라 셰코브세바”라고 지적했다. 1년 자격 정지를 받았던 심판은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 나가노대회 당시 그는 아이스댄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선수들의 순위를 얘기해 징계를 받았는데 당시 캐나다인 심판인 장 센프트가 녹음해 이를 공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발코프는 현재 국제빙상연맹(ISU)의 심판으로 복귀해 있다. 미국과 한국 출신의 심판들이 쇼트에서 포함됐다가 프리에서 제외된 점도 미심쩍다. USA투데이는 “이들 심판이 빠진 자리를 발코프와 셰코브세바가 대신했다”면서 “러시아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는 다른 동유럽 심판들이 추가된 점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타임스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아이스댄싱 페어 종목에서 ‘
  • 소트니코바 ‘가산점 몰아주기’

    소트니코바 ‘가산점 몰아주기’

    이 채점표는 정말로 공정했을까. 21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24·올댓스포츠)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의 희비는 가산점(GOE·수행점수)에서 갈렸다. 김연아는 12개의 과제 중 6개 항목에서만 GOE 1.00점을 넘어 총 12.20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11개를 1.00점 이상 받아 총 17.40점을 가산한 것에 견줘 5점 이상이나 줄어든 것이다. 반면 이날 소트니코바는 11개가 1.00점 이상을 기록해 무려 14.11점을 챙겼다. 1.50점 이상도 5개나 돼 하나뿐인 김연아와 대조를 이뤘다. 점수표로만 봤을 때 소치에서의 소트니코바는 밴쿠버 김연아의 ‘재림’이었다. 소트니코바가 유일하게 1.00점 이하를 기록한 과제는 착지에서 실수를 한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0.90점 감점을 받았다.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선수권에서 프리 131.63점, 총점 202.36점을 받은 소트니코바는 한 달 만에 놀라운 점수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다. 프리가 18점 이상 상승하는 등 총점이 무려 22.23점이나 올랐다.
  • “스캔들”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

    “스캔들”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

    판정 논란이 거세다. 쇼트프로그램 판정을 놓고 ‘홈 텃세’ 의혹을 제기했던 세계 언론들은 21일 이어진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전날 깜짝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가 과도한 가산점을 받아 ‘무결점’ 연기의 김연아(24)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자 채점의 공정성에 줄지어 의문을 던졌다. 앞서 피겨 단체전에서 ‘러시아·미국 담합 의혹’까지 일었던 터라 의혹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졌다. 프랑스 스포츠전문지 ‘레퀴프’는 이날 피겨 결과를 전하는 기사에서 ‘스캔들’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그러면서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안겨준 채점이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소트니코바가 심판 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면서 “이는 피겨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점수가 발표되자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AFP통신은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트니코바는 더블 루프를 뛰면서 착지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는 실수가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
  • “인정 안 한다고 달라질 건 없어… 미련 없다”

    “저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간 금메달로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21일 러시아 소치 코리아하우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김연아(24·올댓스포츠)는 약간 수척했다. 현지시간으로 전날 오후 11시에 경기가 끝난 데다 인터뷰와 도핑테스트까지 치르느라 잠잘 시간이 부족했다. 김연아가 받은 첫 번째 질문은 ‘경기 직후 어머니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가’였다. 김연아는 “원래 잡았던 숙소가 너무 안 좋아 최근 선수촌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어머니를 직접 보지는 못하고 카카오톡으로 대화했다. ‘이미 끝났으니 점수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하지 말자’고 했고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에게 금메달이 간 것으로 생각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전날 내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밴쿠버 때는 목숨을 걸고라도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전혀 욕심내지 않고 있다”고 밝혔던 김연아다. 그는 정말로 아까운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등) 다른 선수들의 영상을 아직 안 봤다. 내가 경기 결과를 인정 안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아무 미련도 없다”며 “다른 대회에서도 잘했지만 점수가 안 나온 경우가 있었다.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순위가 2등
  • 불모지에 내디딘 그녀의 한발한발… 전설로 남다

    불모지에 내디딘 그녀의 한발한발… 전설로 남다

    불모지 대한민국에 피겨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가르쳐 준 김연아(24)의 피겨 인생 18년이 막을 내렸다. 유치원 시절 가족과 함께 경기 과천시민회관 빙상장을 찾아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탔다. 김연아는 계속 타게 해 달라고 졸랐고 재미 삼아 마스터반에서 점프와 스핀을 익혔다. 류종현 코치가 선수로 키우자고 어머니에게 제안했다. 방학 때 미국으로 훈련도 갔고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종합선수권 금메달을 휩쓸었다. 초등학교 때 이미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다섯 가지 트리플 점프를 뛰었는데 점프 하나 익히는 데 1000번 정도 엉덩방아를 찧은 훈련 덕분이었다. 2002년 4월 트리글라프(슬로베니아) 트로피 노비스 부문(만 13세 미만) 시상대 맨 위에 올라 세계 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중학 1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돼 2004년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일본)를 처음 만났다. 오르지 못할 나무로 여겨지던 아사다를 그해 9월 주니어그랑프리에서 꺾고 한국 피겨 사상 첫 우승을 일궜다. 이후 그가 걷는 길은 한국 피겨의 역사가 됐다. 불과 2개월이 모자라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그해 5월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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