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결산] ‘아디오스 김연아’…판정 논란 속 은빛 마무리

[올림픽결산] ‘아디오스 김연아’…판정 논란 속 은빛 마무리

입력 2014-02-23 00:00
수정 2014-02-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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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판정 논란이 일어나긴 했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마지막 무대는 자신의 별명답게 우아했다.

의연한 미소
의연한 미소 아쉬운 올림픽 은메달로 은퇴 무대를 장식한 김연아가 21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플라워 세리머니를 마친 뒤 태극기를 두른 채 링크를 돌며 관중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소치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세계 피겨 팬들에게는 오랫동안 감동을 선사한 ‘여왕’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는 대회였다.

김연아는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래 한국을 넘어 세계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선수다.

시니어 시절을 통틀어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대회가 없었고, 여자 싱글 최초로 종합 200점을 넘기는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은 피겨 네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도 깨지지 않고 여자 피겨의 최고점으로 남아 있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한동안 진로를 두고 고심하던 김연아는 2011년 평창 유치 활동을 마친 뒤 소치올림픽에서 은퇴하겠다며 다시 스케이트끈을 졸라맸다.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그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많은 이들이 설렌 순간이었다.

김연아 자신은 “욕심을 버리고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보이겠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많은 이들은 카타리나 비트(독일)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가 탄생하리라는 기대를 가졌다.

실제로 김연아는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18.31점으로 정상에 서는 등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절정의 기량을 유지했다.

비록 시즌 시작 직전 오른발 부상을 겪긴 했으나 금방 후유증을 털어내고 빙판에 돌아와 기대감을 높였다.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가 보여준 무대는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뮤지컬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애절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한 번의 실수도 없는 스케이팅으로 74.92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탱고곡 ‘아디오스 노니노’의 선율을 따라 그리움의 감성을 극대화한 김연아는 다시 한 번 ‘클린 연기’를 선사했다.

두 차례 올림픽에서 보인 네 번의 연기에서 김연아는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까지 마친 김연아의 종합 점수는 219.11점. 자신의 역대 2위 기록이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를 완벽하게 꾸미며 그동안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멋들어진 작별 인사를 건넨 셈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그의 은퇴 무대는 금빛이 아닌 은빛이었다.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역대 여자 싱글 사상 두 번째로 높은 224.59점을 받으며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상상을 뛰어넘는 점수를 받은 소트니코바를 두고 ‘러시아의 홈 텃세에 따른 편파 판정’이라거나 ‘피겨 채점이 아름다움을 저버리고 수학이 돼버린 결과’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에서 아쉬운 잡음이 거듭되는 것은 아쉽지만, 이 역시 김연아의 연기가 금메달을 받기에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아쉬운 이는 선수 본인이겠지만, 김연아는 “미련이 없고 홀가분하다”며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에서 벌어진 판정 논란이 세계 피겨스케이팅에 다가온 숙제라면, 김연아의 은퇴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던져진 숙제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이 나란히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따내며 선전했지만, 여전히 한국 피겨는 ‘김연아 이후’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년 뒤 평창에서 열리는 ‘안방 올림픽’까지 피겨스케이팅을 향한 관심이 줄지 않도록 관리하고, 유망한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다듬을 수 있도록 전용 링크를 건립하는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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