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동계올림픽
  • <올림픽> 쇼핑몰서 메달 꿈 키운 필리핀 피겨선수

    ‘상하(常夏)의 나라’ 필리핀에서 온 열 여덟살 피겨 선수는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을 향해 4번이나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아이스링크를 떠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마이클 마르티네스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2분 39초간 열정적인 올림픽 데뷔 무대를 가졌다. 시작부터 트리플 악셀을 매끄럽게 성공해 관중석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두 번째 점프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이후로는 실수 없이 자신이 가진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는 자신의 역대 최고 점수인 64.81점을 받아 19위를 기록, 상위 24명에게만 주어지는 프리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마르티네스는 경기 뒤 “챔피언이 된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필리핀 선수다. 올림픽에 출전한 역대 5번째 필리핀 선수이기도 하다. 동계 스포츠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필리핀에는 링크가 3곳밖에 없다.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규모는 아니고 모두 쇼핑몰에 있는 ‘오락용’이다. 마르티네스는 8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쇼핑몰에 놀러갔다가 은반 위에서 점프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 <올림픽> 은메달만 3개…아쉽게 은퇴하는 러시아 루지 백전노장

    러시아 루지 간판인 알베르트 뎀첸코(43)가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현역 생활을 접는다. 러시아루지협회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루지 남자 팀 계주가 끝나고 1시간 뒤인 13일(현지시간) “뎀첸코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뎀첸코는 이날 러시아 대표로 후배들과 팀 계주에 참가, 2분46초679의 성적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9일 루지 남자 싱글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올림픽에 나선 뎀첸코는 이번 대회까지 7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일본 스키점프 가사이 노리아키(42)와 더불어 동계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기록자다. 7번의 올림픽에서 뎀첸코가 받은 성적표는 은메달 3개. 이번 올림픽 전에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딴 게 전부였다. 마지막 올림픽에서 뎀첸코는 내심 금메달을 노렸지만, 번번이 펠릭스 로흐(독일)에게 가로막혔다. 로흐는 남자 싱글, 남자 계주에서 모두 뎀첸코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뎀첸코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챔피언에 오른 적 없이 2위만 2차례 차지했다. 뎀첸코로서는 2인자 딱지를 떼지 못하고
  • <올림픽> ‘올림픽 입문자’ 장훙, 중국 사상 첫 빙속 金

    중국에 사상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선사한 장훙(26)은 2014 소치 대회가 올림픽 데뷔 무대인 초심자다. 7살이던 1995년 쇼트트랙 선수로 빙판을 밟은 장훙은 2008년에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같은 빙상 종목으로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지만 장훙에게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전혀 다른 종목이었다. 장훙은 “쇼트트랙에서 익힌 모든 버릇을 버려야만 했다”며 “백지상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그리 길지 않은 경력이지만 장훙은 소치 올림픽에서 중국에 사상 첫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을 안기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장훙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서 1분14초02의 기록으로 당당히 시상대 맨 위에 섰다. 올림픽 기록에 0.19초가 모자란 빼어난 성적이었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여자 500m와 1,000m에서 예차오보가 은메달 두 개를 수확함으로써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번째 메달을 기록한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장훙 덕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11월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 <올림픽> 미국 빙속영웅 샤니 부진은 ‘유니폼’ 때문(?)

    첨단 기술이 담긴 유니폼이 오히려 선수들의 발목을 잡아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부진을 불러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한국시간) 미국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노 메달’의 부진을 겪는 이유가 유니폼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은 남자 1,000m 최강자 샤니 데이비스가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초 단일 종목 올림픽 3연패를 꿈꿨지만 8위에 그쳤다. 여자 1,000m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헤더 리처드슨도 7위에 머물렀다. 이는 현재까지 치러진 스피드스케이팅 6개 종목에서 미국 선수가 기록한 가장 높은 순위다. 이 신문은 미국 대표팀 관계자 3명을 취재한 결과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 도입한 유니폼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들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급성장한 스포츠용품 회사 ‘언더아머’에서 제작한 유니폼은 등 부분이 통풍이 잘 되는 특수 재질의 천으로 만들어져 있다. 열기가 쉽게 배출돼 선수의 기량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언더아머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기와의 마찰이 심해져 속도를 더디게 한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선수가 최고 속도를 내기 위해 허리를 굽
  • <올림픽> 전·현직 경쟁자가 본 안현수’최고의 스케이터’

    <올림픽> 전·현직 경쟁자가 본 안현수’최고의 스케이터’

    세계 쇼트트랙을 주름잡아온 전·현직 스케이터들이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최고’라고 칭송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은 ‘올림픽 챔피언 안현수: 다른 국적, 같은 선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안현수의 귀화와 올림픽 복귀 등을 다루며 그에 관한 전·현직 경쟁자들의 평가를 함께 실었다. 안현수는 10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5초062에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래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이번 대회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샤를 아믈랭(캐나다)은 “그와 다시 경쟁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라며 “그는 지금까지 함께 한 모든 레이스에서 나를 힘들게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은퇴 후 소치 대회에서 방송 해설위원을 맡은 안톤 오노(미국)는 “안현수는 여전히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라며 “그의 기술과 경험, 기량은 최고 수준”이라고 높이 샀다. 빅토르 크노치(헝가리)는 “안현수는 정말 겸손하고 조용한 친구”라며 “한국이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아 그가 귀화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
  • <올림픽> ‘아듀! 소치’…경기 마친 태극전사 속속 귀국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반환점 앞에 선 가운데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선수들이 속속 귀국길에 오른다. 이번 대회 프리스타일 스키에 출전한 최재우(한국체대), 서정화, 서지원(이상 GKL)과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경기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섰던 김호준(CJ제일제당), 이광기(단국대)가 14일(이하 한국시간) 우리나라 선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으로 출발했다. 이날은 19일 시작하는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를 뛸 김상겸(강원도스키협회)과 신봉식(고려대)이 마지막으로 한국 선수단에 합류한 날이지만 벌써 귀국하는 선수가 생겼다. 스노보드 대표팀의 김수철 코치도 선수들과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15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에 앞서 슈테펜 자르토르 루지 대표팀 코치는 고국인 독일로 돌아갔다. 16일에는 바이애슬론 대표 선수와 코치가 소치와 작별한다. 최재우는 이번 대회 모굴 스키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나아가 20명이 겨룬 결선 1라운드에서 10위를 차지, 상위 12위까지 진출하는 2라운드에도 올라 다시 새 역사를 썼다.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의 간판 서정화는 1차 예선을 앞두고 훈련하다 다쳐 2차
  • [오늘의 소치] ‘여제’ 3인방 金사냥 출격

    [오늘의 소치] ‘여제’ 3인방 金사냥 출격

    한국의 ‘여제’들이 금 사냥을 위해 일제히 나선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대표팀 후배 박소연(17·신목고), 김해진(17·과천고)과 함께 ‘결전의 땅’ 러시아 소치에 입성했다.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 강도 높은 개인 훈련을 소화한 김연아는 오는 20일(쇼트프로그램)과 21일(프리스케이팅) 이틀간 펼쳐지는 피겨 여자 싱글에서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 이후 26년 만의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김연아는 숙적 아사다 마오(24·일본)뿐만 아니라 홈 텃세를 안은 러시아의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와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이상화(25·서울시청)는 내친김에 2관왕을 노린다. 13일 오후 11시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치러지는 여자 1000m에서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쇼트트랙 심석희(17·세화여고)도 터진 금맥을 잇겠다는 각오다. 13일 오후 7시 500m 준준결승을 시작으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반짝 금메달이라는 말 정말 듣기 싫었다… 4년의 훈련 생각하니 눈물 나와”

    “밴쿠버 금메달이 ‘반짝’이라는 말을 듣기 싫었어요.”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2연패에 성공한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12일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믹스트존과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외신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았다. “지난 4년간 어떤 마음가짐으로 훈련했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 이상화는 눈을 빛내며 이렇게 말했다.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만 해도 이상화에게는 항상 “운이 좋았다”는 말이 따라다녔다. 당시 세계 랭킹 3위였던 이상화는 생애 최고의 역주를 펼쳐 1위 예니 볼프(독일), 2위 왕베이싱(중국)을 모두 제치는 ‘기적’을 연출했다. 그러나 ‘빙속 여제’는 당시 상황이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이상화는 “경기 전 ‘내가 2연패를 이룰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컨디션도 지난해 11월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을 때만큼 좋지는 않았다고 했다. 유일한 적수 ‘이상화’와의 싸움에서 잠시 밀릴 뻔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나 자신을 믿자”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했다. 1차 레이스를 마친 뒤 자전거를 타며 몸을 예열할 때는 잠깐 눈시울이 붉어졌단다. “제가 그동안 한 것을
  • 여제, 2관왕 신화 쓸까

    여제, 2관왕 신화 쓸까

    이상화는 초반 100m에서 이미 경기를 끝냈다. 12일 새벽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의 100m 랩타임을 보면 메달 색깔이 그대로 드러난다. 2위 올가 팟쿨리나(24·러시아)는 1차 레이스 10초48, 2차는 10초35였다. 3위 마르곳 부르(29·네덜란드)는 1차 10초48, 2차 10초5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상화가 100m를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차 10초33, 2차 10초17에 불과했다. 스타트 이후 경기 내용에서도 수준이 달랐다. 1차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달리는 인코스 선수가 첫 번째 코너 직후 앞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상화는 첫 코너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인코스에서 출발한 브리트니 보(26·미국)를 추월해 버렸다. 1000m 세계 기록 보유자까지 따돌릴 수 있는 비결은 이상화의 신체에 숨어 있다. 단거리인 500m 경기는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힘의 싸움이다. 이상화는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 하체 단련에 집중했다. 하체가 강해질수록 얼음을 차고 나가는 힘도 세진다. 지난해 여름 내내 자전거를 타고 산악 코스를 매일 8㎞씩 달
  • 준비된 CF퀸

    준비된 CF퀸

    “김연아급은 아니지만 이번 메달로 수억원 이상 몸값이 오를 겁니다. 지금 이상화(25·서울시청)를 잡으려면 많이 늦었죠.” ‘빙상 여제’ 이상화가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올림픽 2연패를 일군 이상화를 향해 광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발 빠르게 2005년부터 이상화를 후원해 온 기아차와 올림픽 직전 이상화를 잡은 KB금융그룹은 앞으로 누릴 ‘이상화 효과’에 함박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12일 각 업계에 따르면 이상화의 몸값은 소치올림픽을 기점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한 광고 업계 관계자는 “정확히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아차가 이상화에게 약 5억원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소치올림픽 전엔 1년 전속 계약료가 3억원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이 끝나면 부상 투혼과 올림픽 2연패의 스토리를 앞세워 전 영역에서 이상화 잡기에 나설 것”이라면서 “특히 이상화가 얼굴도 예쁘고 끼도 있어 ‘특급’ 대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상화와 어울리는 광고로 대기업, 자동차, 금융회사 브랜드 광고나 건강미를 발산할 수 있는 건강식품 광고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상화가 10억원을 호가하는 김연아만
  • 여왕, 2연패 전설 쓴다

    “기분 좋게 끝내고 돌아오겠다.” 아사다 마오(24·일본)와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담담하기만 했다.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표팀 후배 박소연(17·신목고), 김해진(17·과천고)과 나란히 출국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마지막 시합이란 생각은 접어 두고 항상 그랬듯이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대회에서 총점 228.56(쇼트 78.50·프리 150.06)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소치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올림픽의 아름다운 피날레를 준비해 온 김연아는 지난해 12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통해 고별 무대의 리허설도 마친 상태다.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해 왔던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보여 드릴 기회이기 때문에 점프와 안무 등이 몸에 더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이고, 결과는 거기에 따라 나오는 것이다.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되든 후회 없이 결과를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오랜 라이벌 아사다와 홈 텃세를 등에 업은 러시아 샛별의 도
  • 홈 텃세·빙질 적응 문제없다… 강심장 연아 “준비한 만큼 실력 발휘하면 그만”

    홈 텃세·빙질 적응 문제없다… 강심장 연아 “준비한 만큼 실력 발휘하면 그만”

    러시아의 홈 텃세와 빙질 적응 부족이 김연아(24)의 2연패에 걸림돌이 될까. 13일 ‘결전의 땅’ 소치에 발을 내디딘 김연아가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피겨 여자 싱글 정상을 노린다. 현역 마지막 무대인 소치에서 다시 정상을 밟으면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1984·1988년) 이후 무려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의 ‘전설’을 쓴다. 김연아는 소치에 도착한 뒤 15일까지 경기장인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가 아닌 ‘연습 링크’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같은 4조에서 훈련한다. 13일부터 훈련에 나서지만 경기장인 메인 링크는 16일부터 사용이 가능해서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숙적 아사다 마오(왼쪽·24·일본)는 물론 러시아의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오른쪽·16)와 ‘삼각 경쟁’을 펼쳐야 한다. 나머지 둘은 단체전을 통해 일찌감치 빙질을 경험했다. 특히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에서 높은 점수를 따내 ‘홈어드밴티지’까지 누렸다는 평가를 얻으며 김연아의 최고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아사다는 현재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전용 링크에 차린 캠프에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단체전 금메달로 자신감을 키운 리프니츠카야도 모스크바에서 개인 훈련에 돌입
  • 준비된 영웅

    준비된 영웅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안긴 벅찬 감동을 이제 17세 소녀 심석희(세화여고)가 이어 간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차세대 여제’ 등극을 꿈꾸는 심석희는 13일 오후 7시 여자 500m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선다. 1000m와 1500m, 여자 3000m 계주에서 3관왕이 기대되는 그는 사실 500m는 세계랭킹이 5위로 처질 만큼 주종목이 아니다. 174㎝의 큰 키로 인해 스타트와 동시에 전력 질주를 하는 500m는 적합한 종목이 아니다. 그러나 ‘천재’ 소리를 듣는 심석희의 레이스를 보면 기대감이 생긴다. 세계랭킹 1위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호재 중의 호재다. 1994년 릴레함메르와 1998년 나가노의 전이경,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고기현, 2006년 토리노 진선유 등 한국 여자 쇼트트랙에는 항상 ‘영웅’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밴쿠버에서는 중국에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내주며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 여자 3000m의 경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돼 금메달을 빼앗겼다. 지난 4년간 절치부심한 한국이 소치에서 준비한 비장의 카드가 바로 심석희다. 중학교 시절부
  • 女컬링, 세계 최강의 벽은 높았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세계 4강과의 대결에서 잇따라 눈물을 흘렸다. 스킵 김지선(27)을 주축으로 리드 이슬비(26), 세컨드 신미성(36), 서드 김은지(24), 막내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대표팀이 12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이어진 대회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세계 최강 스웨덴에 4-7로 졌다. 전날 일본을 꺾은 데 이어 세계 4위 스위스와 시종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6-8로 분패한 대표팀은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차례 꺾은 바 있는 스웨덴에 뼈아픈 일격을 당해 올림픽 2패째를 기록했다. 3-5로 뒤진 8엔드 아홉 번째 투구로 상대 스톤을 밀어내며 하우스에 스톤 하나를 더 가깝게 위치시킨 대표팀은 센터라인에 일렬로 늘어선 상대의 두 스톤을 밀어내야 했던 김지선이 오히려 하우스 가까이 밀어주는 바람에 3-7로 사실상 승기를 빼앗겼다. 9엔드 4-7로 추격한 대표팀은 10엔드 동점을 이뤄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가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앞서 스위스전도 마찬가지였다. 스위스도 마찬가지였지만 현지시간으로 오전과 오후에 연달아 경기를 치르느라 체력적으로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스위스 선수들은 풍부한 국
  • 아! 2인자 설움이여

    아! 2인자 설움이여

    중천의 태양이 지지 않으니 별들이 빛을 발할 수 없었다. 2010년 밴쿠버에서 시작된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금빛 질주가 러시아 소치까지 이어지다 보니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이번에도 2인자의 설움을 떨쳐내지 못했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이상화가 또다시 시상대 꼭대기에 오른 12일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한때 ‘여제’라고 자부했던 예니 볼프(왼쪽·35·독일)와 왕베이싱(오른쪽·29·중국)은 이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둘은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와 4연속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최강자로 떠오르기 전까지 당대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다. 볼프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세 차례나 500m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2002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37초22) 이후 5년 동안 멈춰 있던 기록의 시계를 다시 돌린 볼프는 2009년 37초00까지 세계기록을 단축, 새 시대를 열어젖혔다. 1998~99시즌부터 16시즌 동안 볼프가 월드컵 500m에서 따낸 금메달만 무려 49개. 이상화가 10시즌 동안 따낸 금메달 22개의 곱절이 넘는다.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였지만 볼프는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기량이 여물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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