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 포르셰 동승남녀 사망사고에 불붙은 이란 빈부격차 논쟁

    이른 새벽 이란 테헤란의 3차로 위를 노란 포르셰 박스터 GTS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렸다. 포르셰는 6기통 엔진의 거친 포효와 함께 텅 빈 거리에서 단숨에 시속 120마일(193㎞)로 키우더니 한순간 균형을 잃고 도로 경계석과 가로수를 세차게 들이받았다. 사고로 운전자인 젊은 여성은 즉사했고, 조수석에 있던 젊은 남성은 몇 시간 후 숨졌다. 며칠 전 발생한 이 불운한 교통사고가 이란에서 최근 심화하고 있는 빈부격차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고 이후 도로 위에 처참하게 부서진 포르셰의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고, 곧 사망자들의 신원도 공개됐다. 생전 처음으로 포르셰를 몰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빈민 지역 출신의 아름다운 20세 여성 파라바시 아크바르자데였고, 조수석 탑승자는 신흥부자인 성직자의 손자로 차 주인이기도 했던 22세의 모하마드 호세인 라바니시라지였다. 그는 다른 여성과의 결혼을 앞둔 상태였다. 사고에 대해 이란 사람들이 보낸 반응은 가혹하기 그지없었다. 생전의 아크바르자데가 달러 표시 모양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와 함께 찍은 그녀의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꼴보기
  • 사우디 국왕, 서열 1위 왕세제 전격교체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79) 국왕이 차기 왕위 계승자를 전격 교체했다. 살만 국왕이 29일(현지시간) 칙령을 내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왕세제에 조카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 알 사우드(56) 부왕세자 겸 내무장관을 책봉했다고 알자지라 등 외신이 보도했다. 서열 2위인 부왕세제에는 아들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국방장관을 앉혔다. 왕세제 전격 교체는 왕가의 세대교체를 통해 실세인 이른바 ‘수다이리 세븐’을 다시 권력 전면에 내세워 친정체제를 강화한다는 의미다. 수다이리 세븐은 초대 국왕 부인 중 한 명인 핫사 빈 아흐메드 알수다이리가 낳은 7형제를 말한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살만 국왕의 동복형 나예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2012년 사망) 전 왕세제의 아들이다. 그동안 왕세제 자리에 있던 이복동생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69)는 지난 1월 압둘라 전 국왕이 타계하면서 왕위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파다했다. 살만 국왕과 어머니가 다른 압둘라 전 국왕은 수다이리 세븐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무끄린을 왕세제로 책봉했지면 결국 밀려났다. 무함마드가 왕위에 오르면 압둘아지즈 초대 국왕의 손자 세대에서
  • 이란대통령 “경찰, 종교 강요 안돼”…보수파 ‘발끈’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종교를 이유로 경찰이 국민의 일상을 과도하게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하면서 보수 성직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25일 경찰 간부가 모인 행사에 참석해 “이슬람을 강요하는 게 경찰의 임무가 아니다”라며 “경찰 본연의 임무는 투명하게 법집행만 잘하면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간부들의 면전임에도 로하니 대통령의 비판 수위는 상당히 높았다. 그는 “누가 기도하고 있는데 경찰이 ‘왜 기도를 빨리 하느냐’고 개입할 수 있겠나”라며 “경찰이 은행에 들어가 은행장에게 ‘점심 기도시간이니 문을 닫으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를 안정시키려면 무엇이 안정의 뿌리인지 알아야 한다”며 “불안을 조성하는 건 빈곤이고 실업”이라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경찰이 이런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 요소를 없애려고 하지는 않으면서 부차적인 종교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이란 경찰의 임무는 치안 유지와 정보 수집활동으로 옮겨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여성의 복장을 단속하거나 비(非)이슬람 신도를 감시하는 종교감시 업무를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란 유력 성직자 아야
  • 나이지리아군, 보코하람 근거지서 여성 293명 구출

    나이지리아 정부군이 28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의 근거지인 삼비사 숲을 기습해 여학생 200명과 여성 93명을 구출했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해 4월 집단납치된 북동부 보르노 주 치복 시의 소녀들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니 우스만 나이지리아군 대변인은 “군이 삼비사 숲의 보코하람 캠프 네 곳을 공격해 파괴하고 납치된 소녀 200명과 성인 여성 93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중 집단납치된 치복 시 소녀들은 없다고 덧붙였다. 보코하람은 지난해 4월 14일 치복공립여자중등학교 기숙사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이 중 탈출에 성공한 57명을 제외하고 219명이 1년 넘게 실종 상태다. 보코하람은 납치한 소녀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켜 대원들과 결혼시켰다고 주장했다. 집단피랍 사건 이후 세계 곳곳에서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캠페인 ‘우리 소녀들을 돌려줘’(BringBackOurGirls)가 벌어졌다. 캠페인에는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이 참여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최근 보코하람이 지난해 초부터 나이지리아에서 2천 명이 넘는 소녀와 성인여성을 납치
  • [포토] “어디갔나 가운데는…” 네팔 강진에 사라져버린 최고(最古) 사원

    [포토] “어디갔나 가운데는…” 네팔 강진에 사라져버린 최고(最古) 사원

    규모 7.8의 네팔 대지진으로 사흘째 구조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망자가 3200명을. 부상자가 6500명을 넘어섰다. 다라하라 탑을 비롯해 카트만두 계곡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7곳 중 4곳이 파괴되는 등 네팔의 저명한 문화재들이 이번 지진으로 많이 훼손된 가운데 26일 한 주민이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 하나인 사원이 파괴된 현장에 서 있다. 다라하라 탑을 비롯해 카트만두 계곡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7곳 중 4곳이 파괴되는 등 네팔의 저명한 문화재들이 이번 지진으로 많이 훼손돼 네팔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라껍데기 모양으로 절이 모여 있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3세기에 지어진 파탄 두르바르 광장, 19세기까지 네팔 왕가가 살았던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히말라야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유적 중 하나인 보다나트 스투파 등 4곳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네팔 대지진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탑 ‘와르르’… 아찔

    [포토] 네팔 대지진 세계문화유산 다라하라 탑 ‘와르르’… 아찔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랜드마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62m 높이의 9층짜리 다라하라(빔센) 탑이 대지진으로 인해 26일(현지시간) 완전히 무너져 있다. 이 탑은 지난 1934년 대지진으로 한 차례 무너져 재건됐으나 이번에 다시 붕괴됐다. 이 탑에는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이번에 이곳에서만 180명이 파묻혀 사망했다. 다라하라 탑을 비롯해 카트만두 계곡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7곳 중 4곳이 파괴되는 등 네팔의 저명한 문화재들이 이번 지진으로 많이 훼손돼 네팔의 관광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라껍데기 모양으로 절이 모여 있는 박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3세기에 지어진 파탄 두르바르 광장, 19세기까지 네팔 왕가가 살았던 바산타푸르 두르바르 광장, 히말라야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유적 중 하나인 보다나트 스투파 등 4곳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아찔하네…” 네팔 강진으로 무너져버린 도로 한복판

    [포토] “아찔하네…” 네팔 강진으로 무너져버린 도로 한복판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강진이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난 26일 구조 대원이 무너져버린 도로를 살펴보고 있다. 25일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네팔인 수천명이 사망했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사랑스런 내 딸…” 강진서 겨우 목숨 건진 네팔 남성의 애틋한 부성애

    [포토] “사랑스런 내 딸…” 강진서 겨우 목숨 건진 네팔 남성의 애틋한 부성애

    네팔 강진으로 부상을 당한 한 남성이 26일 카트만두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8개월 된 딸아이와 놀아주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와 정부들은 강진이 발생한 네팔에 구호 물품과 긴급구호대 파견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히말라야의 열악한 통신수단과 심각한 산사태가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총 사망자 수가 2000명을 뛰어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와 함께 엄청난 충격을 받은 카트만두에서의 생존자 수색을 위한 지원군을 보내주고 있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토] “24시간 안에…” 네팔 강진 희생자들 단체 화장 장례식

    [포토] “24시간 안에…” 네팔 강진 희생자들 단체 화장 장례식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강진이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난 26일 지진 피해자들의 시신을 화장하고 있다. 네팔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은 사망 뒤 24시간 안에 화장을 해야 한다. 한편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 인근에서 25일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수천명이 사망했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격한 시리자 뒤엔 3인방 숨어 있었다

    과격한 시리자 뒤엔 3인방 숨어 있었다

    깔끔한 외모에 화려한 언변을 갖춘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 가죽 점퍼 차림으로 투사 이미지가 강한 ‘섹시 가이’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 그렉시트 논란 속에서 집권 시리자의 간판 스타다. 그러나 시리자의 본색을 알고 싶다면 이들 뒤에 숨겨진 3인방을 봐야 한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소개했다. 첫 인물은 파나요티스 라파차니스(위) 에너지환경장관이다.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30여년간 스탈린주의 공산당에서 활동했다. 미국과 유럽이 질색하는 ‘그렉시트에 이은 러시아와 합작’ 시나리오에 가장 적극적이다. 집권 직후 발전소, 항만시설 등에 대한 민영화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원칙론자로서 당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다. 다음은 니코스 부치스(가운데) 내무장관이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풍채지만 거리의 투사 출신이다. 그가 추진하는 극좌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온정적 정책에 대해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극좌 테러리스트들을 수용하는 교도소를 폐쇄하고, 이들에게 좀 더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치안 총책임자인 그는 “폭력은 싫지만 거리시위대가 있다는 점은 자랑스럽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인물이다. 마지막은 아리스티데스 발타스(아래)
  • [포토]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먹으며 배불리는 소들

    [포토]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먹으며 배불리는 소들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하이데라바드의 외곽에 위치한 쓰레기 처리장에서 재활용품을 수거가 이루어지는 동안 소 두 마리가 쓰레기를 먹고 있다. 지구의 날은 지구환경오염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4월 22일 유엔이 정하고 따르는 날이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위대 구금·고문 혐의… 무르시 前 이집트 대통령 1심서 징역 20년

    시위대 구금·고문 혐의… 무르시 前 이집트 대통령 1심서 징역 20년

    21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이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국립경찰학교에 마련된 임시 형사법원 내 방음 유리벽 안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법원의 판결에 귀 기울이고 있다(왼쪽). 카이로 형사법원은 이날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반대파에 대한 살인과 폭력 교사 등의 혐의로 무르시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012년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을 기반으로 자유 경선을 통해 이집트 최초의 민선 대통령에 당선된 무르시는 집권 1년 만에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데 이어 이날 실형까지 선고받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카이로 AP·로이터 연합뉴스
  • “기독교도 28명 죽였다”… IS, 또 집단 살해 영상 공개

    “기독교도 28명 죽였다”… IS, 또 집단 살해 영상 공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19일(현지시간) 리비아에서 납치한 에티오피아 기독교도들을 끌고 가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29분짜리 이 동영상은 복면을 한 IS 대원들이 리비아 남쪽 사막에서는 16명을 총살하고 동쪽 해안에서는 12명 목을 베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 리비아 난민선 뒤집혀 670여명 숨져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19일 0시쯤(현지시간) 지중해에서 전복돼 최대 670여명이 바다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몰타의 해양경비대가 출동해 사고 초기 28명을 구조했지만 대부분은 수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해양경비대 대변인은 “이탈리아 최남단 섬인 람페두사에서 210㎞ 떨어진 리비아 근처 해역에서 난민선이 전복됐다”고 전했다. 람페두사 섬은 북부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기 위한 밀항지로 활용하는 곳으로 해마다 수많은 난민들이 보트를 타고 이 섬 근처에서 전복돼 목숨을 잃고 있다. 몰타 지역신문은 난민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700명가량이 승선해 배가 뒤집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IS·내전·가난에 떠밀려  ‘죽음의 바다’ 된 지중해

    IS·내전·가난에 떠밀려 ‘죽음의 바다’ 된 지중해

    ‘간단없는 내전과 지독한 가난’을 피해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갈구하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우고 가던 선박이 19일(현지시간) 뒤집히는 바람에 지중해에서 670여명이 수장(水葬)됐다. 이날 사고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아프리카 난민선이 지난 12일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여명이 목숨을 잃은 지 불과 1주일도 안 돼 일어났다. 올 들어 3월까지 지중해를 무사히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온 이주민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들 난민 사망자는 10배가 넘는 최소 500명에 이른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밝혔다. 지중해가 ‘죽음의 바다’로 표변한 셈이다. ●伊 해군 난민 구조 중단도 비극 커진 원인 지중해가 이처럼 ‘비극의 바다’로 돌변한 것은 전쟁과 빈곤에 시달리는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국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탈출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2010~2011년 ‘재스민 혁명’이 정치적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아노미 상태’에 빠지면서 촉발된 중동 지역 내전과 아프리카 국가의 만성적인 빈곤이 최대의 적으로 지목된다. 이들 ‘보트 난민’의 절반가량은 시리아인들로 추정된다. 시리아의 경우 4년 넘게 내전이 진행되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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