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균미 칼럼] ‘#미투’ 넘어 한국판 ‘타임스업’으로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사실 폭로로 촉발된 한국판 ‘#미투’(Me 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한 달째를 맞고 있다. 서 검사가 검찰 내부 전산망인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한다’는 제목의 글 2건을 올리고 방송에 나와 2010년 벌어진 검찰 간부에 의한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뒤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피해자들의 고통에 집단 멘붕 상태에 빠졌다. 검찰에서 시작해 문화예술계로 옮겨붙은 한국판 미투 운동은 대학 등 교육계, 종교계, 법조계, 의료계, 산업계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가해자들은 출연 작품에서 하차하고, 협회에서 퇴출당하고,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 빠졌다. 이들이 출연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보이콧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검찰에서는 진상조사와 함께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급기야 대통령이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강력한 성(젠더)폭력 근절 대책을 지시했다.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우려스러운 일들도 한둘이 아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신상정보 털기와 악성 댓글 등 2차 피해가 도를 넘어섰다.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인 피해 내용을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게 전달하면서 대중의 관음증을 자극해 미투 운동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