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기고] 창조경제는 창의·모험적 기업가정신에서 시작/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

    [기고] 창조경제는 창의·모험적 기업가정신에서 시작/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

    의미가 모호하다고 하지만 창조경제는 의외로 간단한 원리다. 현재 잘하고 있는 분야 또는 취약산업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新제품, 新산업, 新직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지구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이 창조경제가 아니다. 김치냉장고, 전기압력밥솥, 워킹화와 같이 기존 제품에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해외에는 있으나 국내에 없는 산업·직업을 발굴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단순히 기술이나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업화함으로써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는 창의와 모험정신에 바탕을 두고 사업을 여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과 본질적인 면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업가정신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모험정신의 산물이다. 기업가정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 2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 대열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기업들은 도전과 성장이 정체돼 있다. 2012년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기업인의 87%가 기업가정신이 위축됐다고 응답했다. 우리 대표업종은 10년 넘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한국유학생이 본 핀란드 기업문화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한국유학생이 본 핀란드 기업문화

    막연히 ‘언젠가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던 고등학생은 2008년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경제학과를 선택한 것은 ‘향후 내 일을 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토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 후 1년 반 동안 그는 다른 많은 대학생들처럼 “대학 경제학 시간에 배운 것들이 졸업 후에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갔다. 제대 후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환학생에 지원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교환학생 관리처에서 버클리에는 자리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벤처기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고민을 거듭한 끝에 대안으로 핀란드를 선택했다.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 ‘많은 해외 인재들이 모이는 상위권 대학일 것’, ‘당시 관심을 갖고 있던 지속 가능성 분야의 선진국일 것’ 등을 감안한 결과였다. 청년이 도착한 곳은 ‘창업이 살아 숨 쉬는 나라’ 핀란드. 그중에서도 핀란드 창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헬싱키 근교의 알토대학교였다. 1년 반, 그는 알토대를 비롯한 핀란드 벤처 생태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문화에 대해 깨달아 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핀란드 ‘스타트업’ 4가지 비법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⑦ 한국 ‘대기업 의존증’ 극복하라 - 핀란드 ‘스타트업’ 4가지 비법

    대부분의 국가에는 대표 기업이 있다. 어떤 국가에서는 소수의 일부 기업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는 ‘삼성전자’가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석탄액화 기업 ‘사솔’이 있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르고, 남아공의 사솔은 전체 경제의 10%를 먹여 살린다. 핀란드에도 전 세계에 군림했던 휴대전화·통신기업 ‘노키아’가 있다. 노키아는 전성기 때 혼자 핀란드 법인세의 23%를 담당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노키아가 급격히 쇠락하자 전 세계인들은 핀란드 경제의 ‘몰락’이 머지않았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핀란드에서만 3700여명의 노키아 직원이 해고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핀란드는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핀란드는 유로존 금융위기 속에서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이 2.0%로 유로존 평균(1.0%)을 크게 웃돈다. 한국에서는 노키아에서 빠져나온 인력이 새롭게 만들어낸 스타트업들이 핀란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핀란드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핀란드 스타트업 붐을 일으킨 네 가지 프로그램이 노키아의 몰락과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獨에 세계 ‘히든챔피언’ 절반 그 성공 비결은 인프라 구축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獨에 세계 ‘히든챔피언’ 절반 그 성공 비결은 인프라 구축

    1990년 10월 3일. 독일이 통일되자 구 동독 지역은 아수라장이 됐다. 구 서독 지역으로 인력과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공동화현상마저 나타났다. 동독 과학아카데미의 본거지이자 1900년대 초반 폭격기 생산 기지로 이름을 떨쳤던 베를린 근교의 ‘아들러스호프’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학자 4000여명이 실직자 신세로 추락하면서 생존 위기를 맞았다. 1991년 통독 정부와 베를린시는 독일형 발전 모델인 ‘중소기업을 위한 산학연 클러스터’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베를린시는 전액을 출자해 아들러스호프 운영사인 ‘비스타 매니지먼트’를 출범시키고, 베를린시 중심에 있던 훔볼트대학교 자연과학대를 아들러스호프로 옮겨 클러스터의 핵으로 삼았다. 22년이 지난 오늘날 독일은 ‘히든 챔피언’(강소형 중소기업)의 강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2734개 히든 챔피언 중 1307개가 독일 기업이다. 아들러스호프는 세계 각국의 중소기업 정책과 산학연 정책의 롤모델로 급부상했다. 한국의 대전, 울산 등도 아들러스호프를 장기적 산학연 모델로 삼고 있다. 현재 아들러스호프에는 971개 기업과 16개 연구소가 입주해 있고, 종사자 1만 4942명, 학생 8000여명이 상주하
  • [기고] 출연硏·대학의 상호보완 통한 국가역량 제고 시급/조율래 前 교과부 차관·KIST 연구위원

    [기고] 출연硏·대학의 상호보완 통한 국가역량 제고 시급/조율래 前 교과부 차관·KIST 연구위원

    한국은 후발국 기술혁신 과정의 정점에 있는 롤모델이다. 선진 기술의 도입, 소화, 개량 단계를 거쳐 선진국형인 독자적 창출 단계 진입을 앞두고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창의연구사업을 시작으로 프런티어사업, BK21, WCU 등 정부가 주도한 다양한 사업들은 선진국 문턱을 완전히 넘기 위한 방안들이었지만 완전한 결과물을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 중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업은 선진국 도약을 위한 새로운 카드다. IBS는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회를 벤치마킹해 기획됐다. 막스플랑크 모델은 독일의 정치, 사회, 문화적 특성 속에서 경쟁보다는 평등과 균형의 가치를 추구하는 독일 대학들을 보완하기 위해 시작됐다. 세계 최고의 과학자 250여명을 연구 리더로 하여 특정 분야에서 자율적으로 구성한 최상의 연구그룹을 80여개 연구소와 센터 형태로 독일 대학 인근에 설치해 기초과학연구 활동을 이끌어 가도록 하고 있다. 연구 활동에서 중앙과 지방정부의 간섭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자율성을 보장한다. 문제는 독일식 모델에서 대학 역할을 맡을 한국의 연구중심 대학들은 미국식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성공적인 결합을 이끌어 낼 수 있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⑥ 한국형 ‘히든 챔피언’을 꿈꾼다 - 韓·獨 정부연구소 비교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⑥ 한국형 ‘히든 챔피언’을 꿈꾼다 - 韓·獨 정부연구소 비교

    “연구회 본부가 뭘 하는지 정확히 모릅니다. 때맞춰 충분한 예산을 집행하고, 우리는 연구를 충실하게 진행하면 되는 거죠.” 독일 막스플랑크 정보학연구소의 베르람 소미에스키 박사는 연구소의 총괄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뮌헨에 있는 막스플랑크연구회 본부의 체제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소미에스키 박사는 “연구회 본부가 독일 전역에 있는 90여개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들을 지원하고 운영하는 책임을 맡고 있지만, 100년 넘게 안정적으로 운영돼 온 만큼 연구소들이 본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뮌헨 연구회 본부 역시 산하 연구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지 매년 세세하게 보고를 받거나 챙기지 않는다. 한국의 과학기술 관련 25개 정부 출연 연구소들이 연간 사용하는 예산은 4조원, 고용 인원은 2만여명에 이른다.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되면서 태동한 출연연은 자동차와 컴퓨터 등 한국 산업의 기초를 닦았고, 한국을 정보통신산업(ICT) 강국으로 도약하게 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출연연은 표류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출연연이 무엇을 하는 곳인가에 대한 역할 논란이 이어지고, ‘누가 출연연을 컨트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360만개 중소기업 ‘獨경제 기둥’

    한국의 중소기업 정책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히든 챔피언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강소형 중소기업을 의미하는 히든 챔피언으로 인정받기 위한 학계의 기준으로는 흔히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이내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 ▲대중의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은 세계 최다 히든 챔피언 보유국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히든 챔피언 2734개 가운데 1307개가 독일의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 천국’인 독일에서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은 어떤 것일까. 박구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은 “한국에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하구조 관계처럼 여겨지지만, 독일의 중소기업인 360만개의 ‘미텔슈탄트’(중산층에서 유래한 용어)는 독일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축”이라며 “미텔슈탄트는 독일 총고용의 60.8%를 차지하는 일자리의 보고이자, 국내총생산(GDP)의 51.8%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형태라는 점에서 수십년 이상의 영속성이 보장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삼성경제연구원 박준 수석연구원은 “독일 미텔슈탄트의 성공 요인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흥국의 저가제품과 차별화된 경쟁 우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⑥ 한국형 ‘히든 챔피언’을 꿈꾼다 - 독일의 327개 산학연 클러스터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⑥ 한국형 ‘히든 챔피언’을 꿈꾼다 - 독일의 327개 산학연 클러스터

    베를린 아들러스호프가 전 세계 중소기업 정책의 롤모델이 된 것은 ‘중소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최단거리’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아들러스호프를 운영하는 베를린 시정부 소유의 비스타 매니지먼트는 클러스터 내의 중소기업에 연구비나 인력채용 등을 직접 돈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입지나 임대료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기술개발 이외에 중소기업이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국제협력부터 펀드매칭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만 먼저 나서지는 않는다. 중소기업이 필요에 따라 요청하면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전수해 줄 뿐이다. 철저한 그림자 속의 조력자 역할이다. 클러스터 내에 위치한 훔볼트대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비슷한 원칙이 적용된다. 학생이나 연구원이 아이디어나 기술을 제시하면, 클러스터 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충분히 고민해 볼 여건을 조성해 준다. 만약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사업화에 나서면 일정 기간 경과를 지켜본 뒤 연관이 있는 기업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준다. 관심이 있는 기업이 모여들면 아예 그 분야를 클러스터 내에 하나의 빌딩이나 구역으로 묶어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한국 젊은이, 삼성같은 회사 만들 생각하라”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한국 젊은이, 삼성같은 회사 만들 생각하라”

    “한국은 유능한 젊은이들이 창업을 해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 법조인 등을 선택해 안으로 숨어들려는 ‘중병’에 걸려 있어요. 삼성에는 기를 쓰고 들어가려 하면서 왜 자기가 삼성 같은 회사를 만들 생각은 안 하죠.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지난달 8일 이스라엘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요즈마그룹 본사에서 만난 이갈 에를리히 회장은 정부 임기 내에 창조경제 성과를 내려 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토양’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이스라엘의 벤처캐피털인 ‘요즈마 펀드’를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로 지목하면서 국내에서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에를리히 회장은 “(한국에서) 창업을 한 이들조차 경력을 스펙 삼아 안정적인 다른 일을 찾는 경우를 봤다”면서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현 성균관대 석좌교수) 같은 분이 만약 의사나 판사가 됐다면 한국 사회로서는 얼마나 큰 손실이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창업을 두려워하는 계기가 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벤처 붐 실패에 대해 “당시만 해도
  • [기고] 지재권 법·제도적 장치 마련돼야 창조경제 빛나/김태진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기고] 지재권 법·제도적 장치 마련돼야 창조경제 빛나/김태진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정보기술(IT) 업계의 ‘구루’(스승)로 평가받는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주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기기들이 미국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품이 됐을까. 한국에서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 업무를 하면서 느낀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무일푼으로 아이디어 하나로 자수성가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라는 브랜드는 한국에서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 대학을 1년도 안 다니고 중퇴했으니 좋은 직장에 취직해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고 회사를 차리려 해도 투자자들은 분명 잡스에게 연대 보증을 요구했을 것이다. 어렵사리 제품을 개발해도 곧바로 대기업이 이를 똑같이 베껴 시장을 빼앗았을 것이다. 그가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해도 검찰과 법원, 공정거래위원회는 미적지근한 태도로 시간만 끌었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잡스는 중도에 파산해 사업을 접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최근 야후가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를,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각각 우리 돈으로 1조원을 주고 사들였다. 왜 이들은 직원 몇 십명에 불과한 구멍가게 회사를 막대한 돈을 주고 사들였을까. 미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⑤ ‘10년 대계’를 설계하라-이스라엘 벤처기업의 요람 ‘요즈마 펀드’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⑤ ‘10년 대계’를 설계하라-이스라엘 벤처기업의 요람 ‘요즈마 펀드’

    뙤약볕이 따갑게 내리쬐된 지난달 9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시립도서관. 이름이 무색하리만치 다양한 나이대의 이용자들이 노트북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 도서관은 벤처기업을 만들려는 이들을 돕기 위한 창업지원센터(BI·Business Incubator) 역할을 함께하는 곳이었다. 창업자가 아이디어 심사만 통과하면 무료로 창업 공간을 쓸 수 있고 벤처 투자 알선 등 각종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입을 꾹 다문 채 수험서 공부에 여념이 없는 우리 학생들의 도서관과는 확연히 달랐다. 자신이 직접 만든 모바일 현미경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연계해 간단히 신체 내 암 세포를 찾아내는 키트를 개발한 데이비드 레비츠(35)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자신의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인 ‘모바일OCT’를 성공시키기 위해 텔아비브를 찾았다. 실리콘밸리 같은 좋은 창업 환경을 마다하고 굳이 여기까지 온 이유를 묻자 “자가용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실리콘밸리와 달리 텔아비브는 자전거 한 대만 있으면 반나절 안에 기술연구소와 투자사, 관공서, 변리사·변호사 등을 모두 만나고 돌아올 수 있어 세계에서 창업 생태계가 가장 좋은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⑤ ‘10년 대계’를 설계하라-실리콘밸리 신화 재미교포 3인의 고언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④ 창조경제 중심에 ‘대학’이 있다 - 스위스·네덜란드의 응용과학대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④ 창조경제 중심에 ‘대학’이 있다-스위스·네덜란드 공대 르포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④ 창조경제 중심에 ‘대학’이 있다-스위스·네덜란드 공대 르포

    대학은 학생을 키운다. 하지만 졸업생 역시 사회적으로 공헌하면서 대학의 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는 졸업생의 덕을 가장 많이 본 대학으로 꼽힌다. 취리히공대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모교이자 볼프강 파울리 등 지금까지 모두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로잔공대까지 합치면 수상자는 29명이다. 취리히공대는 로잔의 로잔연방공과대(로잔 EPF)와 함께 스위스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으로 불린다. 스위스 교육시스템의 꼭대기에 두 대학이 있다. 160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각종 대학평가에서 미국 일부 대학과 영국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 등 영어권 대학을 제외하면 최고의 대학 위치를 수십년간 지켜오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찾은 취리히공대는 다른 유럽대학처럼 도시와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아인슈타인이 공부했고, 기념품이 전시된 본관을 제외하면 조그마한 건물마다 연구실이 몇 개씩 나뉘어 있었다. 취리히공대의 가장 큰 특징은 교수의 60%, 학생의 37%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로잔공대 역시 외국인 비중이 45%에 이른다. 두 대학에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대학은 학생을 사회에 공헌할 수준까지 키워줘야”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대학은 학생을 사회에 공헌할 수준까지 키워줘야”

    “정작 입학은 어렵지 않습니다. 졸업이 어려울 뿐이죠. 스스로 생각하는 학생을 키우기 위해서 학업의 기본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라헬 빌란트 취리히연방공과대 교학처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취리히공대 본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은 학생을 사회와 경제에 공헌할 수 있는 수준까지 키워야 존재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취리히공대 출신으로 생명공학 박사이기도 한 빌란트 처장은 스위스의 연방공대가 ‘교육, 연구, 기술이전’ 등 세 가지 분야에 특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입학자격이 까다로울 것 같다. -스위스 학생들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입학 자격만 갖추면 들어올 수 있다. 기회는 균등하게 주어진다. 하지만 1년이 지난 뒤 기초학문에 대한 성취도를 평가해 40%가 잘려나간다. 이후에도 과목마다 단 한번의 재시험 기회가 주어지고, 어떤 과목에서건 두 번 실패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3학년부터는 연구를 하고 논문을 써야 한다. 못하면 학위를 주지 않는다. 외국학생들의 경우에는 논문이나 학업계획서 등을 통해 자신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입학할 수 있다. 학비는 연간 1000 스위스 프랑(약 110만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