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창조경제 원조국 英  정부 역할은 ‘팔걸이’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창조경제 원조국 英 정부 역할은 ‘팔걸이’

    “정부는 기업이 고기를 낚을 장소를 물색하거나 무대를 차려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직접 잡아 주거나 무대에 오르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는 일은 어디까지나 기업과 개인의 몫입니다.” 세계적 디자인 기업 ‘탠저린’의 마틴 다비셔 대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탠저린 본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창조산업에서 거둔 성공을 ‘팔걸이 원칙’(지원하되 창조성을 보장하기 위해 간섭하지 않는 원칙)으로 표현되는 정부의 제한적 역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비셔 대표와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로 불리는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부사장이 1989년 공동창업한 탠저린은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넘버 1’이다. 토요타·니콘·애플 등의 주요 제품이 다비셔 대표의 손을 거쳤다. 삼성·LG 등 국내 기업들도 탠저린의 주요 고객이다. 다비셔 대표는 “영국의 해외 대사관이나 문화원들은 창조경제의 산물들을 각국의 문화와 시장에 특화시켜 접근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했다”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각 나라의 특이점이나 문화적 주의점, 경쟁자 등에 대한 수준 높은 정보들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워릭대 영재교육원과 창조산업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워릭대 영재교육원과 창조산업

    “상원 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69세인 것은 괜찮은가.” 영국 워릭셔의 럭비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겐 다우닝(15·여)은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매일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컴퓨터를 켜고 자료를 찾는다. 지난해 선생님의 추천으로 회원이 된 워릭대의 영재교육원인 ‘IGGY’(국제 영재 관문)에서 내준 과제다. ‘원자력과 대체 에너지의 비교’ ‘북극 탐험의 바람직한 방법’ 등 색다른 과제들이 매주 주어진다. ‘고양이를 날게 할 수 있는 법’에 대한 과학적 해법을 제시하라는 등 황당한 문제도 종종 볼 수 있다. 13~18세 학생들이 대상인 이 온라인 교육원의 현재 회원은 2500여명. 이 중 60%만이 영국 학생들이고, 나머지는 25개국 학생들로 채워져 있다. 인도, 파키스탄, 뉴질랜드 등 해외 학생들에게는 보조금도 지급된다. 교육원이 가진 목표는 하나다. ‘창조적인 인재 육성’이다. 해외 학생 비중이 높은 배경에도 “영국 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돕자”는 포석이 깔려 있다. 애드리언 홀 교육원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IQ 테스트를 하거나 입학시험을 치르지 않는다. 워릭대에서 개발한 잠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③창조경제 원조국 영국 - 세계 디자인의 아이콘 ‘탠저린’·출판협회를 가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4만곳 중 200곳 매출이 전체 50%… ‘모래시계 구조’

    15년 이상 창조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온 영국 내부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바로 ‘창조산업은 다른 산업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창조산업은 개인의 창의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창조산업의 구현은 개인 기업가나 소규모 사업보다는 기존과 같은 형태의 대규모 사업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에 따르면 영국 내에 있는 약 14만개의 창조기업 중 200개가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영국 내에서는 “창조산업은 매우 작은 기업들과 소수의 거대한 회사들이 양쪽 끝에, 가운데에는 극소수의 중간 규모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모래시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2009년 보고서는 “창조산업이 커질수록 스튜디오, 음반사, 출판사 등 콘텐츠 배포자들이 창조경제의 주역인 콘텐츠 제작자들보다 더 커지고 강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한영국문화원 측은 “압도적으로 큰 창조기업이 없는 영국에서는 많은 소기업들이 중간 크기로 성장하지 못한 채 나타났다 사라지고, 모래시계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창조산업의 이 같은 짧고 잔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실패 겁내는 한국 창업문화 바꿔야”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실패 겁내는 한국 창업문화 바꿔야”

    “이제는 한국도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의사나 변호사, 교사가 되기보단 창업가가 돼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기를 치지 않는 한 어떠한 창업 실패도 다 용서된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뿌리내려야 하죠.” 지난 11일 이스라엘의 경제수도 텔아비브에서 만난 세계적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상장 전문가 로니 아이나브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한국의 창업 문화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의 벤처 창업을 통한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거론된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의 창업 실패는 정부가 떠안는’ 벤처 금융 제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스라엘 군대를 예로 들며 한국 특유의 수직적 기업 문화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나브는 “이스라엘에서는 상사가 어떤 일을 시키면 (한국 사람들처럼) 토를 달지 않고 척척 일을 해 내는 사람들을 ‘로슈카탄(작은 머리)을 가졌다’고 하고, 당장 일은 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야 상사가 원하는 더 좋은 결과를 낼까’를 고민하며 성가신 질문을 퍼붓는 사람들을 ‘로슈가돌(큰 머리)을 가졌다’고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누가 더 높은 성과를 낼지는 자명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 - 케리 레이 美인텔캐피털 디렉터 인터뷰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 - 케리 레이 美인텔캐피털 디렉터 인터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10개 중 적어도 1~2개는 성공한다.” 케리 레이(34) 미국 인텔캐피털 인터넷·디지털 투자 부문 디렉터는 지난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패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실패는 대학 졸업장보다 값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의 타이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레이 디렉터는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국제경제학 학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벤처 투자업계에 뛰어들어 10여년간 일해 왔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인텔의 벤처투자 법인인 인텔캐피털에는 2011년 합류했다. 실리콘밸리 성공 스토리의 한 축인 벤처 캐피털의 투자 원칙과 생리에 대해 들어 봤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에 관용적이고, 심지어는 실패를 환영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 -사실이다. 벤처 투자 초기 단계에서는 아주 리스크(위험부담)가 크다. 예컨대 야구에서 당신이 홈런 타자라면 홈런보다 더 많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피할 수 없다. 매번 홈런을 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0개 회사에 투자하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이베이처럼 성공하는 것은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한국에도 ‘실패 용인’ 문화 심으려면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한국에도 ‘실패 용인’ 문화 심으려면

    1968년 미국 3M의 스펜서 실버 연구원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너무도 약한 접착력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 내고는 좌절했다. 실버는 부끄러웠지만 이 결과를 회사에 알렸고, 동료들은 되레 실버를 격려했다. 몇 년 뒤 같은 회사의 아트 프라이 연구원은 교회 성가집에 붙은 메모 테이프의 접착력이 너무 강해 가죽 표지를 상하게 한 것을 보며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 메모지’를 구상했다. 그는 과거 실버에게 들었던 얘기를 떠올리고 해당 물질을 활용한 제품 연구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지금 전 세계가 쓰고 있는 ‘포스트잇’이다. 실패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로 다른 아이디어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인 만큼 용인할 필요가 있다. 기자가 찾아갔던 창업 국가들에서는 하나같이 도덕적 해이에는 엄격하지만 정상적인 경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패에는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투자자가 창업 성공의 성과만 얻으려 하지 말고 실패에 대한 리스크도 같이 짊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우리 사회에도 오래전부터 ‘실패를 격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솔직해야 성공한다는 공감대 있어 글로벌 기업 많은 한국 부러워해”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솔직해야 성공한다는 공감대 있어 글로벌 기업 많은 한국 부러워해”

    “이스라엘이 배울 점이 많은 국가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창업 방식을 우리가 그대로 흡수하려는 것은 금물이죠. 우리와 이스라엘은 문화적·제도적으로 다른 점도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 텔아이브에서 만난 신우용 코트라 텔아비브 무역관장은 이스라엘과의 차이점을 이해해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강박증에 빠지지 말고 우리만의 창조경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우선 그는 ‘실패에 관대한’ 이스라엘 문화의 근간이 이곳만의 ‘신뢰 네트워크’에 있다고 봤다. 신 관장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자체가 워낙 작은 데다 창업 지역도 텔아비브, 하이파 등에 밀집돼 있어 창업자들끼리는 거의 다 알고 지내는 사이”라면서 “중동 국가들에 둘러싸인 지역 특성상 해외 도주도 어려워 ‘사기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런 특수성이 ‘사업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조건 솔직해져야만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수성가한 창업자들이 자신이 번 돈 일부를 후배 창업자들에게 투자해 성공시킨다는 불문율을 지키는 것도 실패에 관대한 선의의 문화를 이끌어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직도 벤처 창업가라고 하면 ‘반(半)사기꾼’쯤으로 여기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벤처기업의 왕국 이스라엘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② ‘패자부활’ 가능한 사회로-벤처기업의 왕국 이스라엘

    지난 10일 찾아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소도시 헤르첼리아. ‘이스라엘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실리콘와디’(와디는 계곡을 의미)에 들어서니 마이크로소프트(MS)와 프리스케일 등 세계적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연구개발(R&D)센터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대형 건물의 1층에는 어김없이 벤츠와 BMW, 아우디 등 고급차 전시장이 들어서 이곳에 돈이 넘쳐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길가에 세워진 이스라엘 브랜드 ‘배터플레이스’의 전기차도 눈에 띄었다. 배터플레이스는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해 전기차의 약점인 충전시간 문제를 해결한 이스라엘 대표 벤처기업이다. 2006년 설립돼 세계적 관심을 모으며 승승장구했지만 비싼 차량 가격과 충전소 부족 등을 이겨내지 못해 지난달 파산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자국 창조경제의 상징이던 배터플레이스의 몰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에서는 잘나가던 벤처기업이 망하면 다들 ‘창업자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하죠. 상당수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 운영을 위해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해 교도소에 가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스라엘은 파산한 CEO에게 아무런 법적 책임도 묻지 않아요. 오히려 ‘더 큰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창업은 일자리 창출 최고의 해법”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창업은 일자리 창출 최고의 해법”

    창조경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다. 정부는 벤처 창업을 지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창조경제의 비전과 지원 대책을 내놓았지만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창조경제는 식어 버린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다시 달굴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려면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창간 109주년을 맞아 한국형 창조경제의 성공 조건을 스웨덴과 미국, 이스라엘, 영국 등 해외 모범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국내 기업들을 통해 한국형 창조경제의 성공 가능성을 1, 2부로 나눠 짚어 본다. “스웨덴의 경험에서 볼 때 창업은 지금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해법입니다.” 스웨덴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이자 집권당인 기독교민주당 소속 데시리 페트루스(54) 의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톡홀름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창업 지원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스웨덴은 박근혜 대통령이 벤처 창업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과 질 좋은 시간제 일자리 만들기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창업 및 시간제 일자리와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① ‘창업 DNA’를 심자  - 실리콘밸리의 창업교육기관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1부>] ① ‘창업 DNA’를 심자 - 실리콘밸리의 창업교육기관

    지난 9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 테크 센터’(Plug & Play Tech Center)에 들어섰을 때 기자를 가장 먼저 반겨준 건 천장에 치렁치렁 매달려 있는 만국기였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창업보육(인큐베이팅) 회사로서 미국 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신생 기업이 몰려드는 곳임을 실감케 했다. 때마침 2층 강당에서는 시끌벅적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3개월간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시작에 앞선 리셉션, 즉 일종의 입학식이었다. 30여명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들은 각종 음료수와 스낵을 들며 상견례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자유로운 캐주얼 복장에 들뜬 표정이어서 마치 대학교 MT 분위기를 연상시켰다. 이날 리셉션을 주관한 줍 탄(34) 국제벤처투자부문팀장은 서둘러 질문 공세를 펴려는 기자에게 “일단 맥주로 목부터 축이라”면서 여유를 부렸다. 청바지 차림의 그는 마치 ‘이곳은 경직된 회사가 아니라 편안한 대학 동아리 같은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싱가포르 이민자 출신의 탄 팀장은 “2006년 설립된 이 센터는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노하우를 유료로 가르쳐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구글·MS 등 유수기업 만날 기회 기대한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구글·MS 등 유수기업 만날 기회 기대한다”

    “정보기술(IT)의 중심지는 실리콘밸리 아닌가요. 그래서 이곳에 왔죠.”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창업보육기관 ‘플러그 앤드 플레이 테크 센터’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기업 ‘커넥팅 소프트웨어’의 그레고어 보그린(41) 이사는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은 오스트리아 태생인 그가 이 센터의 3개월짜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막 시작한 날이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끼리의 호환성을 높여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 회사는 7년 전 오스트리아 빈에 설립됐다. 그리고 3개월 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미국 지사를 개설한 뒤 본격적으로 실리콘밸리 공략에 나서기 위해 이 창업보육기관에 등록한 것이다. →왜 실리콘밸리에 왔나. -금융은 뉴욕, 정부는 워싱턴, IT는 실리콘밸리 아니냐. 미국은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40%가 몰려 있어 돈과 사업 파트너, 시장을 찾는 기업들이 여기로 몰린다. 우리도 이곳에 지점을 개설하려 한다. →이 센터에 등록한 목적은. -사업 파트너와 고객을 찾기 위해서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기업을 만날 기회를 이 센터가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센터에 ‘등록금’을 자비로 냈나. -등록금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고질적인 야근 문화부터 없애자…창업 아이디어에 실업수당 주자

    “낯선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는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른 뒤 이를 구체화하는 데 3년이 걸렸어요. 퇴근 뒤 저녁 시간마다 친구(공동창업자)와 구상을 다듬으며 열정을 불태웠지만 사업 성공 가능성이 없어보여 중도에 포기도 여러 번 했어요. 그러다 새 아이디어가 떠올라 계획을 고쳐가며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어요”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에서 만난 온라인 여행정보 사이트 ‘라우트 퍼펙트’의 최고경영자(CEO) 보아즈 란츠만(43)은 자신의 창업 과정을 이렇게 소개했다. 아이디어의 상용화 여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업 추진과 포기를 반복하는 ‘창조적 방황기’를 거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CEO들 가운데 아이디어를 단박에 제품 개발로 연결시켜 창업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 이스라엘이나 스웨덴처럼 창업이 쉬운 나라에서도 회사를 세운다는 것은 인생을 건 모험이기 때문이다. 창업자 대부분은 1~3년 정도 방황기를 거치며 차근차근 사업에 도전했다. 대학생 창업이 활발하다는 이스라엘에서도 재학생이 바로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상당수는 창업 아이디어가 있어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경제 안좋은데 창업권유 정부는 무책임”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경제 안좋은데 창업권유 정부는 무책임”

    “정부가 ‘창업’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책임을 교묘하게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어요. 세계 경제가 이렇게 나쁜데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창업에 젊은이들을 몰아 넣는 것은 정말로 무책임한 처사죠.” 40년 넘게 스웨덴에서 살고 있는 인도 출신 나리시 쿠마르(63)는 창업을 최우선시하는 스웨덴의 일자리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벤처 창업을 핵심으로 창조경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도 한번쯤 귀담아 볼 만한 이야기로 들렸다. 쿠마르는 젊은 시절 스웨덴의 대표적 전자회사인 에릭슨에서 통신 관련 연구원으로 일한 엘리트다. 하지만 2000년 기업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뒤 지금까지 13년째 시간제 근무를 하며 스웨덴 TV 토론 프로그램의 단골 시민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에릭슨에 다닐 때만큼 살면서 경제적·사회적 행복감을 느꼈던 적은 없었다”면서 “대기업은 직원들의 여러 세세한 요구들도 수용해 개인의 삶에 안정감을 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쿠마르는 “하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는 (소규모) 창업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가 과연 젊은이들을 만족시킬 만큼 좋은 양질의 일자리인지는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1부>] ① ‘창업 DNA’를 심자  -  창업이 가장 쉬운 나라 스웨덴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1부>] ① ‘창업 DNA’를 심자 - 창업이 가장 쉬운 나라 스웨덴

    2011년 스웨덴 명문인 스톡홀름 경제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사업에 뛰어든 라울 라바로(31)는 현재 네 곳의 작은 회사들을 운영한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홍보대행사를 뺀 세 곳(컨설팅 회사 등)은 친구들과 공동 창업했다. 두 곳은 해외에 있다. 라바로는 “네 곳을 동시에 운영하느라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지만 보람이 크다”면서 “스웨덴은 거의 모든 종류의 소규모 창업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8936달러(2011년 기준), 고용률 73%(2012년), 경제성장률 3.71%(2012년) 등 스웨덴의 경제지표들은 ‘창조경제’의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웨덴의 이런 성과 뒤에 정부와 기업, 대학들의 끈질긴 벤처 창업 지원 노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요일인 지난 14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 시내에서 전철을 타고 북서쪽으로 20㎞ 정도 나가자 지역의 랜드마크라는 34층짜리 타워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스타 사이언스 시티의 상징 건물인 ‘사이언스 타워’였다. 휴일인데도 사람들로 분주했다. 160여개의 상점과 식당, 10여개의 스크린을 갖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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