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6m 피오르 봉우리에 펼쳐진 ‘성찰의 바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정여울 작가가 희망과 치유의 에너지를 전해 주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머나먼 노르웨이의 피오르에서부터 예술가의 소박한 작업실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에게 휴식과 응원이 돼 주는 공간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분명 산인데, 막상 가 보면 어쩐지 바다를 더 닮은 곳이 있다. 그곳이 어마어마하게 높기 때문이 아니라, 바다처럼 너른 품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곳이라서 좋았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분명 높디높은 봉우리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가 보니 험준하고 뾰족한 봉우리가 아니라 바다처럼 광활하고 여유로웠다. 나의 아름다운 힐링 스페이스, 그곳은 바로 게이랑에르 달스니바 전망대다. 노르웨이의 4대 피오르 해안, 즉 게이랑에르, 송네, 하당에르, 리세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내가 사랑하는 장소는 바로 해발 1476m의 달스니바산에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 올라가자, 나는 ‘산을 올랐다는 느낌’보다도 ‘드디어 제대로 생각에 빠질 만한 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올라왔다는 성취감보다도 ‘아, 여기가 바로 오래오래 앉아 무언가를 성찰하기 좋은 자리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