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달의 나이 알고 보니 4000만살이나 더 많네 [달콤한 사이언스]

    달의 나이 알고 보니 4000만살이나 더 많네 [달콤한 사이언스]

    태양계 세 번째 행성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신비의 대상이었다. 1969년 인류가 처음 달에 발을 내디딘 이후 달은 신화와 전설의 영역에서 과학의 대상이 됐지만 여전히 비밀에 싸여 있다. 달은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이 지구와 부딪치며 파괴되면서 튀어나온 파편들이 뭉쳐져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달의 정확한 나이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달의 나이를 추정하고 있지만 들쭉날쭉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류가 달에서 가져온 운석 결정을 정밀 분석한 결과 달이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4000만 년 더 오래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노스웨스턴대, 시카고 필즈박물관, 시카고대 공동 연구팀은 달의 마그마 바다가 식은 후 생긴 결정을 분석한 결과 달은 최소한 44억 6000만 년 전에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달 생성 시점보다 약 4000만년 더 오래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질학 분야 국제학술지 ‘지오케미컬 퍼스펙티브 레터스’(Geochemical Perspectives Letters) 10월 2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 인류 구한 집념…휴일 반납한 채 하루 16시간 연구 매달려 7년 [지구촌 소사]

    인류 구한 집념…휴일 반납한 채 하루 16시간 연구 매달려 7년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❺2012.10.24 세계 소아마비의 날 지정 주역 조너선 소크 미국에서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FDR·1882~1945·재임 1933~1945) 전 대통령은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경제 공황인 대공황과 인류사를 통틀어 최대 규모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두 차례의 국난을 모두 극복해 미국을 현재의 세계 초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FDR은 1921년 8월 캐나다 캄포벨로 별장에서 휴양 중 찬물에서 수영하다가 다치면서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렸지만 꾸준한 재활 훈련 끝에 어느 정도 걸을 정도로 좋아졌다. 소아마비는 폴리오바이러스에 의한 신경계 감염으로 발생하며 척수성 소아마비의 형태로 발병한다. 5세 이하의 아이가 걸리는 경향으로 병명에 소아(infantile)가 들어가지만 FDR처럼 성인일 때 걸리는 경우도 있다. 1950년대만 해도 소아마비는 무서운 질환이었다. “원자폭탄을 제외하고도, 미국은 소아마비에 떨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1952년의 경우 5만 8000여건이 발생
  • ‘검은 수요일’…밤중 크렘린궁 전방 4㎞에서 대형 인질극 [지구촌 소사]

    ‘검은 수요일’…밤중 크렘린궁 전방 4㎞에서 대형 인질극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사건 10걸 ❺2002.10.23 모스크바 오페라 극장 인질극 그날 오후 9시 15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4㎞ 떨어진 둠 클리크 오페라 극장에서 뮤지컬을 감상하던 관객 900여명은 공연에 넋을 내주고 있었다. 군복에 중무장한 남녀 10여명이 무대 위로 오르며 배우들을 순식간에 몰아냈기 때문이다. 옛 소련 군대를 배경으로 한 ‘노르드 오스트’(Nord Ost·북방과 동방) 2막을 시작한 직후여서 미국, 영국, 독일에서 온 76명의 외국인을 포함한 관객들은 연기의 일부인 줄로만 알았다. 잠시 뒤 인질범들이 기관총을 공중에 난사한 뒤에야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15정의 AK 소총과 권총 11정, 수류탄 114개로 무장한 이들은 자신들을 체첸에서 온 ‘블랙 위도우’(Black Widow·검은 과부단)와 29사단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여성 19명, 남성 22명으로 이뤄진 집단이었다. 여성들은 검은 니캅을 착용한 채였다. 여성들은 자폭 테러까지 준비했다. 괴한들은 먼저 인질들에게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상황을 알리라고 말한 다음 극장 30여곳에 폭탄을 설치했으며 50㎏ 가량의 폭탄을 2곳에 분산 배치해 만약의 경우 터트
  • K발레 개척자… “이젠 후배들 멘토, 한일 문화교류 다리 역할 할래요” [임형주의 임의 동행]

    K발레 개척자… “이젠 후배들 멘토, 한일 문화교류 다리 역할 할래요” [임형주의 임의 동행]

    한때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이웃이었다. 동네에서는 늘 수수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반려견과 산책하던 모습으로 만났다.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발레계를 호령했고 국립발레단을 12년간 이끌면서 한국 발레의 부흥을 이룬 주인공이라는 걸 누가 알까.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그는 평소와 다르게 화사한 바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예의 그 화사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세월을 비껴 간 모습에 유지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오늘 사진도 찍어야 한다고 해서 신경 좀 썼다”고 했다. 살짝 매서워 보이는 듯한 눈이 반달처럼 바뀔 때는 손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다. “두 딸의 아이들과 반려견을 데리고 놀아 주는 게 인생 최대의 행복인 할머니”라며 웃어 보였다.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은 1996년 최연소(37세)로 단장과 예술감독을 맡은 이후 연임과 재임용, 또다시 연임을 거치며 12년간 발레단을 이끌었다. 정동극장(현 국립정동극장) 극장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발레협회, 무용협회, 광주시립발레단 예술감독 등 다양한 위치에서 예술행정가로서 길을 걸어 온 게 27년이다. 이제는 서울시가 출범한 서울문화재단 문화예술포럼의 공동대표로서 여전히 광폭 행보
  • 국회서 ‘김기현 2기’ 첫 고위당정 개최, 경제 대책 등 논의 [포토多이슈]

    국회서 ‘김기현 2기’ 첫 고위당정 개최, 경제 대책 등 논의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2기 체제 지도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주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개최해온 고위당정이 국회에서 열리는 것은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고위당정을 국회에서 여는 것은 당이 정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고위당정에는 당에서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와 ‘2기 체제’에 새로 임명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날 고위 당정에서는 농산물·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데 대한 해결책이 주로 논의됐다. 지난해 10월 29일 일어난 ‘핼러윈 참사’ 1주년을 맞아 가을철 축제 상황과 안전대책 점검도 주요 의제였다.
  • “‘턱별히 트란테’… 턱 큰 남편 조롱한 거 맞나요” [넷만세]

    “‘턱별히 트란테’… 턱 큰 남편 조롱한 거 맞나요” [넷만세]

    “스타벅스 직원이 외모 조롱” 사연 온라인 화제 ‘재미있게 쓰려다’ 직원 사과에도 글쓴이 “변명” ‘특→턱’, 온라인서 사투리 표현처럼 쓰이기도 네티즌들 “악센트 찍은 건 놀리는 거 맞다” 공분 “웃음 유도하려다 오버한 듯” 안타깝단 의견도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직원이 일회용컵 컵홀더에 손님의 외모를 조롱하는 표현을 적어줬다는 주장이 나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주부들이 많이 활동하는 네이버 대형 카페 ‘레몬테라스’(레테) 등에는 지난 20일 ‘스타벅스 직원이 조롱한 거 맞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는 글쓴이 A씨는 “제 남편이 턱이 큰 편이다. 마감시간 30분 전에 들어갔는데 저런 멘트를 적어줬다”며 매장에서 받아든 컵 사진을 올렸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일회용컵을 감싼 컵홀더에 “턱별히 트란테에 드시네요”라는 직원이 직접 쓴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턱별히’의 각 글자 아래에는 점이 찍혀 강조 표시가 돼 있었고, 문장 마지막엔 웃음 표시 이모티콘도 그려져 있었다. A씨는 “턱별히에 강조, 너무 이상하다. 제가 트란테라고 잘못 말하긴 했다. 그것도 굳이 적어서…”라고 당시 상황을 설
  • 한국인 첫 에베레스트 등정 이끌고 수많은 산서 펴낸 김영도 선생 [메멘토 모리]

    한국인 첫 에베레스트 등정 이끌고 수많은 산서 펴낸 김영도 선생 [메멘토 모리]

    기자의 보잘것 없는 서가를 장식한 책들 가운데 가장 오래 전에 출판된 책 쪽에 드는 것이 라인홀트 메스너의 영원한 고전 ‘검은 고독 흰 고독’(김영도 옮김, 평화출판사)이다. 1983년 4월에 출간됐으니 40년이 넘어 속지는 노란색과 붉은색의 중간 쯤으로 바랬다. 1978년 히말라야 낭가 파르밧을 혼자서 오른 뒤 책을 냈는데 인터넷이 없던 당시로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빠른 속도로 한글로 옮겨진 것이었다. 역자인 김영도 선생은 책 후기에 메스너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당시로선 세계 산악계에서 미미한 존재였던 한국에서 자신의 책이 번역돼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며 기회가 되면 한국을 찾아 강연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마르크스레닌주의 책들 원본을 어렵사리 구해 복사해서 많은 학생들이 돌려 보던 시절이다. 1977년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이끌어 고 고상돈(1948∼1979)의 한국인 첫 등정을 도왔던 김영도 선생이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1박2일 일정으로 설악산 울산바위와 화암사 선인대를 다녀오는 길에 듣게 됐다. 유신정우회 의원을 지낸 김영도 선생은 21일 오후 5시 경기도 의정부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 산악계의 원로
  • ‘맨유의 전설’ 보비 찰턴 경 86세 일기로 [메멘토 모리]

    ‘맨유의 전설’ 보비 찰턴 경 86세 일기로 [메멘토 모리]

    1966년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인 보비 찰턴 경이 21일(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맨유가 발표한 찰턴 가족의 성명에 따르면 그는 이날 아침 이른 시간 가족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맨유는 찰턴을 “우리 클럽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추모했다. 맨유는 “보비 경은 축구 선수로서의 뛰어난 자질만큼이나 스포츠맨십과 성실함으로 존경받았다”며 “항상 축구계의 거인으로 기억될 것이며,그가 남긴 업적은 맨유와 영국 축구 역사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1966년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한 찰턴은 선수 생활 내내 맨유에서 보냈다. 1956∼1973년 맨유에서 758경기, 1958∼1970년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106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 번도 퇴장당한 적이 없는 스포츠맨십으로도 유명했다. 날카로운 슛 능력을 갖춘 재능있는 미드필더였던 찰턴은 웨인 루니에게 추월당하기 전까지 맨유(249골)와 잉글랜드(49골)에서 최다 득점자 기록을 40년 이상 유지하기도 했다. 1973년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그는 맨유 감독을
  • 가장 유용한, 그러나 가장 무서운 ‘공방의 심장’ 테이블쏘[김기자의 주말목공]

    가장 유용한, 그러나 가장 무서운 ‘공방의 심장’ 테이블쏘[김기자의 주말목공]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던 어느 봄날. 나는 골반 바로 아래 허벅지를 부여잡은 채 공방에서 엉엉 울어야 했다.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목재가 조금만 몸 안쪽으로 날아왔으면 어땠을까. 혹여 얼굴에라도 날아왔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을 되뇌었다. 말로만 듣던 ‘킥백’ 사고를 당한 어느 날이었다. 목공에서 가장 중요한 공구를 딱 하나만 고르라면 목재를 자르거나 켤 수 있는 테이블쏘를 꼽을 수 있다. 책상 형태로 생겼는데, 가운데에 홈이 나 있고 거기에 원형톱이 거꾸로 부착돼 숨어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터다. 테이블쏘는 가장 유용한 공구지만, 가장 무서운 공구이기도 하다. 목재가 톱날과 조기대(펜스) 사이에 끼거나, 다른 이유로 작업하는 이에게 날아오는 걸 ‘킥백’이라 한다. 목공 초보였을 때 휘어진 고무나무 목재를 자르다 킥백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위로 볼록한 부분이 톱날에 닿았는데, ‘어?’ 하는 순간 왼손으로 잡았던 목재가 그대로 나에게 날아왔다. 목재가 왼쪽 허벅지를 강타했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 채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일주일 동안 얼굴만한 멍이 가시질 않았다. 트라우마가 생겨 한동안 테이블쏘를 사
  • 치대 붙어도 의대로?…‘의대 쏠림’ 해결책 나올까[에듀톡]

    치대 붙어도 의대로?…‘의대 쏠림’ 해결책 나올까[에듀톡]

    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모집정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 대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공계를 비롯한 다른 계열의 인재 유출이 가속화하고, 졸업생 즉 ‘N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20일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 관련 관계장관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를 주재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무엇보다 의료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며 “의대에 입학해 전문의가 되는 데 10년이 필요하므로 지금 증원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한 번 더 강조한 것입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입학정원은 2006년부터 총 3058명으로 동결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구체적인 증원 규모가 정해지면 늘어난 의대 정원이 배분됩니다. 의대가 없는 지역의 신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소식에 교육계가 들썩이는 이유는 의대에 가는 통로를 넓히면 더 많은 상위권 학생이 의대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대 선호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더 심해졌습니다. 3수생
  • 생후 20개월 딸 살해 후 장모에 “잠자리하자”는 그놈…아내는 딸 시신 은닉 도왔다[전국부 사건창고]

    생후 20개월 딸 살해 후 장모에 “잠자리하자”는 그놈…아내는 딸 시신 은닉 도왔다[전국부 사건창고]

    툭하면 부모의 아동학대·살인 사건이 터지는 가운데 아이를 보호해야 할 엄마가 지적 장애가 있는 가정에서는 끔찍한 참극이 간간이 터진다. 눈앞에서 어린 자식이 죽임을 당하는 데도 무방비이거나 때로는 조력자가 되는 경우도 적잖다. 팔다리 부러뜨리고 벽에 던져 딸 살해 지적 장애 아내, 시신 은닉 남편 도와 21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1, 2심 판결문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6월 15일 양모(당시 29세)씨가 생후 20개월 딸을 성폭행 살해한 것은 아내 A(당시 25세)씨와 함께 집에서 술 마시다 저지른 사건이었다. 양씨는 이날 오전 4시쯤 대전 대덕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딸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왜 소리 지르냐. 너는 죽어야한다”면서 이불로 덮어씌우고 수십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1시간 동안 마구 폭행했다. 이어 아내 A씨에게 “팔을 부러뜨릴까”라고 말한 뒤 실제로 팔과 다리를 부러뜨리고 벽에 집어 던져 숨지게 했다. 그는 딸이 숨지자 아내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범행이 들통날 때까지 20여일 동안 집 안 화장실에 숨겼다. 양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아내와 술 마시고 노래방을 다니는 등 버젓이 유흥을 즐겼다.
  • [책으로 정책읽기] ‘민주 대 반민주’는 틀렸다…‘참여민주주의’ 열정이 ‘팬덤정치’ 괴물 만들어

    [책으로 정책읽기] ‘민주 대 반민주’는 틀렸다…‘참여민주주의’ 열정이 ‘팬덤정치’ 괴물 만들어

    박상훈, 2023, <혐오하는 민주주의>, 후마니타스. 많은 이들이 직접민주주의를 더 우월한 혹은 더 순수한 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총회를 통해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함께 모여 논쟁을 거듭한 끝에 결론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충분히 멋지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주민참여예산이 법제화되고 더 나아가 국민참여예산까지 제도화되는 건 민주주의가 더 높은 수준에서 구현된다는 인상을 줬다. 실제 굴러가는 모습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적어도 초기엔 그랬다. 서울시주민참여예산을 처음 시행한 2011년만 해도 오랜 토론과 집단지성을 통해 단순히 도로짓고 건물짓는 일회성 예산이 아니라 작은 도서관이나 공원처럼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더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예산을 쓰도록 결론이 모아졌다.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주민참여예산에 큰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는 지인은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현장마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분들과 소모적인 논쟁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걸 걱정했다. 그 목적이란 건 다름 아닌 ‘동성애를 조장하는 예산’을 반대하고
  • 왕의 밥상에서 사냥터까지...전통문화와 함께 가을의 정취 느껴요[생생우동]

    왕의 밥상에서 사냥터까지...전통문화와 함께 가을의 정취 느껴요[생생우동]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서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동네 축제들이 열린다. 조선시대 왕의 밥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통음식 축제’, 왕실 전통 혼례를 재현한 ‘장위부마 축제’, 왕의 사냥행차를 재현한 ‘태조 이성계 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늦가을 문턱에 들어선 10월 셋째 주 주말, 동네 축제와 함께 역사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무병장수 기원” 왕과 왕비의 밥상은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사가 운현궁에선 20일 ‘무병장수’를 주제로 한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가 열린다. 조선시대 최장수 왕으로 꼽히는 영조의 밥상과 왕비의 태교 음식, 왕세자의 건강과 두뇌 발달을 위한 음식, 선비들의 질병 예방을 위한 음식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또 종로구
  • 벨루가 수조에 접착제 뿌린 환경활동가 송치…“7억 피해”vs“시위 막으려는 의도”[취중생]

    벨루가 수조에 접착제 뿌린 환경활동가 송치…“7억 피해”vs“시위 막으려는 의도”[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조 유리에 스프레이형 접착제를 뿌린 이후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붙이며 시위를 벌인 환경 활동가들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8명을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했다고 지난 18일 밝혔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흰돌고래(벨루가) 전시 수조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붙이고 벨루가 방류를 촉구하는 시위를 약 1분간 벌였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환경 활동가들이 현수막을 붙이기 위해 전시 수조 위에 뿌렸던 ‘3M 스프레이형 접착제’로 인한 수조 훼손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수조 외벽이 훼손돼 7억원 상당의 재물손괴를 입고, 생물의 불안정한 반응과 관람객들의 이용 피해가 발생했다”며 활동가들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문제가
  • ‘난 모르는 일이야’라고 말하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난 모르는 일이야’라고 말하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곤란한 일에 맞닥뜨렸을 때 간혹 ‘나는 모르는 게 좋겠어’ 또는 ‘나는 모르는 걸로 할게’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에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나는 모르는 걸로 하는 게 좋겠어’라는 말을 하며 하급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로 심리학에서 ‘고의적 무지’라고 부르는 행위다. 고의적 무지를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서일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실험경제학 및 정치적결정 연구센터, 틸뷔히르대 사회심리학과,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 발달 연구소 인간·기계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사람들은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기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고의적 무지’를 선택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학 회보’ 10월 20일자에 실렸다. 고의적 무지는 경제 행위에서도 나타난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해 만들어지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식으로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그와 관련한 정보를 무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고의적 무지와 관련한 22개의 기존 연구를 메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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