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조 유리에 스프레이형 접착제를 뿌린 이후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붙이며 시위를 벌인 환경 활동가들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8명을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했다고 지난 18일 밝혔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흰돌고래(벨루가) 전시 수조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붙이고 벨루가 방류를 촉구하는 시위를 약 1분간 벌였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환경 활동가들이 현수막을 붙이기 위해 전시 수조 위에 뿌렸던 ‘3M 스프레이형 접착제’로 인한 수조 훼손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수조 외벽이 훼손돼 7억원 상당의 재물손괴를 입고, 생물의 불안정한 반응과 관람객들의 이용 피해가 발생했다”며 활동가들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문제가 된 ‘3M 스프레이형 접착제’는 시중에서 1만~2만원 정도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습니다.
롯데월드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9일간의 철야 작업을 통한 수중 조사, 수조 내부 및 외부 벽면에 대한 보수 공사, 수조 벽 정기 테스트 등 보수 비용 7억 34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스프레이형 접착제를 뿌리고 현수막을 붙인 행위로 7억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는 얘기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롯데월드가 과도한 소송제기로 시민단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합니다. 조약돌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롯데월드가 피해를 과도하게 부풀려서 시민단체의 정당한 비판 활동을 가로막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고소”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롯데월드 측이 주장한 피해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롯데월드가 수조 제조국에서 받은 견적서의 피해액을 모두 인정했다”며 “경찰은 행위범을 처벌할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대표는 경찰의 송치 결정을 두고 “경찰이 롯데월드가 주장하는 피해 내역을 모두 확인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에 송치된 활동가 8명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1명 포함됐습니다. 앞서 롯데월드는 고소장 접수 이후 청소년에 대해서는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 현장에 있었던 10명 중 직접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핫핑크돌핀스 대표 등 2명은 불송치됐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왜?
핫핑크돌핀스와 롯데월드는 왜 이렇게 첨예하게 맞서게 된 것일까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2014년 개장 당시 러시아에서 들여온 벨루가 3마리 중 2마리가 2016년과 2019년 각각 폐사해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러자 롯데월드는 2019년 10월쯤 남은 벨루가 ‘벨라’를 자연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벨라는 아직 방류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벨라를 야생 적응장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롯데월드의 벨라 방류가 지연되자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12월부터 관련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시위가 이어지면서 벨루가를 지키려는 시위가 오히려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그런 지적도 고려했다”며 “하지만 감금 상태가 길어지면서 벨루가가 전시되며 받는 스트레스가 결과적으로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시위를 이어가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지난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롯데월드와 핫핑크돌핀스의 갈등이 언급됐습니다.
고정락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은 핫핑크돌핀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의향이 있냐는 의원의 질의에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고 관장은 벨라의 방류에 대해선 “3차례 방류 시도를 했으나 각각 생츄어리 안에 다른 개체가 있어서, 코로나19 때문에, 생츄어리 개체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서 방류하지 못했다”며 “2026년까지 방류해보자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의 조 대표는 “계속 전시하면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 방류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답변”이라면서 “수조에 혼자 남아 있는 벨루가의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방류를 위한 실질적인 절차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3일부터 롯데월드 인근에서 벨루가 전시 중단과 방류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롯데월드가 방류를 발표한 지 만 4년이 되는 오는 24일까지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 뒤 시위 마지막 날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2021.12.15 연합뉴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내 흰돌고래(벨루가) 전시 수조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붙이고 벨루가 방류를 촉구하는 시위를 약 1분간 벌였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환경 활동가들이 현수막을 붙이기 위해 전시 수조 위에 뿌렸던 ‘3M 스프레이형 접착제’로 인한 수조 훼손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롯데월드 측은 “수조 외벽이 훼손돼 7억원 상당의 재물손괴를 입고, 생물의 불안정한 반응과 관람객들의 이용 피해가 발생했다”며 활동가들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문제가 된 ‘3M 스프레이형 접착제’는 시중에서 1만~2만원 정도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습니다.
롯데월드가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9일간의 철야 작업을 통한 수중 조사, 수조 내부 및 외부 벽면에 대한 보수 공사, 수조 벽 정기 테스트 등 보수 비용 7억 34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스프레이형 접착제를 뿌리고 현수막을 붙인 행위로 7억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는 얘기입니다.
경찰은 롯데월드 측이 주장한 피해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롯데월드가 수조 제조국에서 받은 견적서의 피해액을 모두 인정했다”며 “경찰은 행위범을 처벌할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대표는 경찰의 송치 결정을 두고 “경찰이 롯데월드가 주장하는 피해 내역을 모두 확인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에 송치된 활동가 8명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1명 포함됐습니다. 앞서 롯데월드는 고소장 접수 이후 청소년에 대해서는 선처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 현장에 있었던 10명 중 직접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핫핑크돌핀스 대표 등 2명은 불송치됐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왜?
2015년 5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촬영된 벨루가. 연합뉴스
하지만 벨라는 아직 방류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벨라를 야생 적응장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 또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롯데월드의 벨라 방류가 지연되자 핫핑크돌핀스는 지난해 12월부터 관련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만 시위가 이어지면서 벨루가를 지키려는 시위가 오히려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그런 지적도 고려했다”며 “하지만 감금 상태가 길어지면서 벨루가가 전시되며 받는 스트레스가 결과적으로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시위를 이어가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산타 복장을 한 아쿠아리스트와 인사를 나누는 어린이. 2016.12.20 연합뉴스
고정락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장은 핫핑크돌핀스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의향이 있냐는 의원의 질의에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고 관장은 벨라의 방류에 대해선 “3차례 방류 시도를 했으나 각각 생츄어리 안에 다른 개체가 있어서, 코로나19 때문에, 생츄어리 개체의 건강 상태가 안 좋아서 방류하지 못했다”며 “2026년까지 방류해보자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의 조 대표는 “계속 전시하면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 방류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답변”이라면서 “수조에 혼자 남아 있는 벨루가의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방류를 위한 실질적인 절차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3일부터 롯데월드 인근에서 벨루가 전시 중단과 방류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롯데월드가 방류를 발표한 지 만 4년이 되는 오는 24일까지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 뒤 시위 마지막 날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