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불안없는 나라 살맛나는 국민 (장기표 지음, 구사 펴냄) 지난 50년간 학생운동, 노동운동, 재야 민주화운동을 이끌어 온 저자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저자는 “모든 국민이 자아실현을 통해 행복을 누리는 국가 건설”을 대한민국의 청사진으로 꼽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내다보는 대한민국에 돈 없어 공부할 수 없는 학생, 돈 없어 병원 갈 수 없는 환자, 집 없어 고통받는 국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부정부패 척결과 조세제도의 혁명적 개혁을 통한 ‘국가정상시스템으로의 변혁’만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에게 참다운 행복과 희망의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310쪽. 1만 5000원.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앤더슨 쿠퍼·글로리아 밴더빌트 지음, 이경식 옮김, 세종서적 펴냄) CNN 간판 앵커이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히는 앤더슨 쿠퍼가 미국 3대 재벌가의 상속녀로 평생을 유명 인사로 살아온 어머니의 아흔한 번째 생일날부터 1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쓴 회고록. 돈, 명예, 권력을 모두 손에 넣은 이들이지만 먼저 세상을 뜬 남편(아버지)과 스스로 목숨
  • 이 책 소유자는… 장서표에 숨은 문화 코드

    이 책 소유자는… 장서표에 숨은 문화 코드

    책 도둑의 최후는 교수형뿐이라네/쯔안 지음/김영문 옮김/알마/408쪽/1만 5500원 ‘누구누구의 장서에서’라는 의미의 라틴어 ‘Ex Libris’가 인쇄돼 있는 장서표(藏書票). 가문 혹은 소장처의 문장이나 다양한 이미지가 들어간 도안에 소장자의 이름을 배합해 석판, 동판, 목판 등 판화로 만들어 찍어 낸 것을 책 표지의 안쪽에 붙이는 게 일반적인 형태다. 그 안에는 장서표의 주인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비롯해 그 시대의 문화 코드 등 여러 가지가 담겨 있다. ‘책 도둑의 최후는 교수형뿐이라네’의 저자 쯔안은 중국에서 알아주는 장서표 수집가로 베이징에 개인 장서표관인 ‘쯔안판화장서표관’을 개관해 운영 중이다. 중국 미술가협회 장서표연구회 상무이사로 활동하는 그는 단순히 장서표를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서표 주인에 관한 수많은 자료를 조사한 뒤 상징들을 ‘해독’하는 것에서 큰 기쁨을 얻는다. 책에서는 그가 1990년대 후반 유럽에서 유학하던 시절부터 모으기 시작한 장서표 1만여점 가운데 200여점을 해설을 곁들여 소개한다. 서양에서 장서표가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후반 인쇄술 발달이 계기가 됐다. 책이 제작되고 유통되면서 책을 소유하는 개인이
  • 계급·불평등 사회, 결혼?  못하고 나 혼자 산다

    계급·불평등 사회, 결혼? 못하고 나 혼자 산다

    결혼시장/준 카르본·나오미 칸 지음/김하현 옮김/시대의창/428쪽/1만 8500원 갈수록 결혼연령이 높아지고, 결혼율은 낮아진다. 그런가 하면 동거와 이혼이 점점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둘러싼 논란도 분분하다. 한쪽에선 도덕관념의 쇠퇴와 피임기술 발달의 결과라 말한다. 반대쪽에선 성 해방과 여권 신장에 따른 긍정적 귀결로 여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그 세태도 경제적 수준과 사회적 지위에 따라 크게 갈린다. 미국 미네소타대 법과대학 학과장과 조지워싱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함께 쓴 이 책은 경제적 불평등을 결혼 세태 변화와 차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어 흥미롭다. 저자들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부분은 결혼 세태 역시 다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결혼 시장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교육 수준에 따라 기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사회경제적 사다리를 오르내리는지를 풀어낸다. 그 풀어내기의 바탕에 소득에 따라 나뉘는 사회집단, 즉 계급과 불평등을 놓고 있다.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바뀌었고, 어려서부터 질 좋은 교육을 받은 상위 계급은 자신의
  • 애국, 전가의 보도인가…美 극우파의 속살

    애국, 전가의 보도인가…美 극우파의 속살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클레어 코너 지음/박다솜 옮김/갈마바람/1만 8000원 인종, 낙태, 사회복지, 노동조합, 이민자, 성소수자 등 수많은 말들의 대척점에 있는 단어가 있다. 오래 생각할 것 없다. 한 단어니까. 정답은 빨갱이다. 극우의 시각에서 보면 세상의 모든 부조리를 수렴하는 건 빨갱이다. 극우에 헌신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애국’을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운다는 것. 그들은 ‘애국’의 이름으로 세상의 거의 모든 죄를 빨갱이짓으로 몰아붙인다. 새 책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는 이 같은 미국 극우파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낸 책이다. 극우 집안에서 자란 저자가 성장기 경험을 바탕 삼아 회고록 형식으로 썼다. ‘매카시즘’ 광풍에서부터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발호하기 시작한 ‘티파티’ 등 극우단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이슈에 대응하는 극우파의 모습이 담겼다. 존 버치 협회는 1958년 미국 기업가 로버트 웰치가 만든 극우단체다. 저자의 부모는 이 협회의 창립회원으로 시카고 지역을 담당했다. 이게 화근이었다. 저자와 어린 형제들은 이념의 희생양이 됐고, 가정도 결딴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부모는 빨갱이들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성을 쌓고
  • “이타심 담은 한국 사찰불화    기독교 걸작 성화 못지않아”

    “이타심 담은 한국 사찰불화 기독교 걸작 성화 못지않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같은 최고의 종교화가 그려진 시기, 이 땅에서도 걸출한 종교미술 작품이 다수 탄생했음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한국 불교미술의 정수로 손꼽히는 대표 불화(佛畵)를 세밀하게 해설한 ‘사찰불화 명작강의’(불광출판사)가 출간됐다. 강소연 중앙승가대 교수가 25년간 작품 조사를 거쳐 추린 불화 11점은 모두 종교적 상징성과 회화적 형식미를 고루 갖춘 뛰어난 예술작품들. 강진 무위사 아미타삼존도와 관세음보살도를 비롯해 해인사 영산회상도, 동화사 극락구품도, 용문사 화장찰해도, 쌍계사 노사나불도, 법주사 팔상도, 운흥사 관세음보살도, 갑사 삼신불도, 직지사 삼불회도, 안양암 지장시왕도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용문사의 ‘화장찰해도’(조선 후기)를 보자. 추상적 진리의 세계를 둥근 여의주로 표현한 이 작품을 놓고 강 교수는 “우주 만물이 시공을 초월해 서로 연결돼 존재하며 그 속에서 생성, 변화, 소멸을 거듭한다는 ‘화엄경’ 속 우주관을 표현했다”고 쓰고 있다. 책은 제작 당시의 시대 상황까지 두루 짚은 게 특징이다. 대승불교 세계관을 구현한 초대형 괘불인 갑사의 ‘삼신불도’(1650년대)는 임진왜란기
  •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출간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 김형오 전 국회의장 출간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최근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를 출간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전쟁을 배경으로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와 동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사이에 펼쳐진 리더십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술탄과 황제’를 전면 개정한 것이다. 4년 전 발간된 초판은 38쇄를 거듭했고 이번 개정판은 역사적 사실 등이 더 풍부해졌다.
  • 이장욱씨 등 5명 ‘대산문학상’

    이장욱씨 등 5명 ‘대산문학상’

    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24회 대산문학상 시 부문 수상작으로 이장욱(48) 시인의 시집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소설 부문에 김이정(56) 작가의 ‘유령의 시간’이 선정됐다. 평론 부문은 정홍수(53) 평론가의 ‘흔들리는 사이 언뜻 보이는 푸른빛’, 번역 부문에는 정민정(28)씨와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30)씨가 스페인어로 옮긴 구병모 작가의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가 뽑혔다. 시·소설 심사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동안 단행본으로 출판된 작품을 대상으로 했다. 평론은 최근 2년, 번역은 4년간 출간된 작품을 심사했다. 시·소설 수상작은 내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언어로 번역돼 외국에 소개된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상금은 부문별 5000만원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6살 알바생 비로소 ‘편의점’에서  “세계의 부품이 되었다”

    36살 알바생 비로소 ‘편의점’에서 “세계의 부품이 되었다”

    당신도 알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오지랖이 넓은지는. ‘흙발로 쳐들어와’ 꼬치꼬치 물어 대는 데 시달릴 대로 시달렸을 것이다. 결혼은 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애는 있는지…. 했다와 안 했다, 있다와 없다 사이에서 답을 고르기도 전에 또 다른 집중포화가 쏟아진다. 함부로 밀고 들어오는 참견 속에 ‘보통’과 ‘정상’, ‘상식’의 경계는 어느새 정해진다. 일본의 대표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의 올해 수상작 ‘편의점 인간’(살림)은 이 경계에 대고 “왜 그래야 하냐”고 천진하게 되묻는다. 도발의 주인공은 서른여섯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나’(후루쿠라 게이코)다.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나이지만 결혼도 아이도 정규직도 관심 없다. “당신들 같은 유전자는 (세상에) 남기지 말아 달라”는 말에 모욕도 치욕도 느끼지 못한다. 세상의 잣대에서 ‘나’는 재빨리 제거돼야 할 ‘이물질’이다. 죽은 새를 보고 흐느끼는 또래와 달리 엄마에게 “이거 먹자”고 말하는 유년을, 싸움을 말린다고 반 친구의 머리에 삽을 내리치는 초등생 시절을 거쳐 ‘나’는 생존 법칙을 세웠다. ‘다른 사람 흉내를 내거나 누군가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것은 그만두자’고. 이런 ‘
  • 등단 부정 청탁 논란… 현대시학 주간-편집위원 전원 사퇴

     문단이 성추문 폭로에 이어 등단 부정 청탁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신인 등단 청탁 의혹이 제기된 시 전문지 현대시학의 주간과 편집위원이 전원 사퇴했다.  30일 현대시학에 따르면 전날 홍일표 주간은 “(신인 등단) 심사 과정에 부정과 청탁이 개입된 것은 아니지만 불찰과 부주의, 경솔한 말과 행동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비판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과 여러분께 커다란 불신을 심어드렸다는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주간직을 사퇴했다. 앞서 권혁웅·남진우 시인, 조재룡 평론가도 편집위원 직을 잇따라 사퇴해 현대시학의 편집위원 전원이 물러난 상황이다. 현대시학이 운영하는 시 창작반을 수강했다는 A씨는 지난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해 상반기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B씨와 관련해 권혁웅 시인이 “이수명 시인이 지도하는 창작반 수강생인데 이 시인이 B씨를 등단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홍일표 주간도 뽑아 주라고 해서 뽑아 줬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시인은 “심사 과정에서 청탁이나 부정이 없었는데도 홍 주간과 권 시인에 의해 ‘청탁’이란 말이 잘못 전달되고 SNS에 무분별하게 퍼져 나가며 이번 사태를 낳았다”며 “SNS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 일상에 자리한 그림자 노동, ‘중산층 노예’ 낳다

    일상에 자리한 그림자 노동, ‘중산층 노예’ 낳다

    그림자 노동의 역습/크레이그 램버트 지음/이현주 옮김/민음사/336쪽/1만 6000원 “하는 일도 없는데 삶이 더 바빠졌다”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듣는다. 하루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24시간인데 어쩐 일인지 시간이 줄어든 것 같다고들 한다. 정보혁명과 자동화가 놀라운 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번영은 우리에게 한가로운 시간을 안겨 줘야 마땅한데 어처구니없게도 항상 시간에 쫓기는 것은 왜일까. 저널리스트인 크레이그 램버트는 저서 ‘그림자 노동의 역습’에서 바쁜 현대인의 삶을 더욱 분주하게 만드는 주범은 바로 ‘그림자 노동’이라고 지적한다. 그림자 노동에는 사람들이 돈을 받지 않고 회사나 조직, 가족이나 자신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이 포함된다. 스팸메일을 지우고, 비밀번호를 기억하느라 애쓰고, 자동차에 기름을 넣고, 장을 본 물건들을 쇼핑백에 넣고, 주식을 사고팔고, 재활용할 것을 분리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자동응답 시스템의 안내 메시지에 따라가거나 가구를 조립하는 것 등이 모두 알고 보면 그림자 노동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자질구레한 일을 하느라 허우적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일찍이 오스트리아의 사회사상가 이반 일리치는
  • 보물선 ‘신안’ 비화… 수중고고학 40년의 기록

    보물선 ‘신안’ 비화… 수중고고학 40년의 기록

    한국의 보물선 타임 캡슐을 열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지음/공명/336쪽/2만 2000원 1976년 ‘세계 최대의 보물선’이라고 불리는 신안 보물선의 등장은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했다. ‘신안선’이라고 명명된 이 선박은 700년 전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은 중국의 거대한 중세 무역선이었다. 신안선 발굴에서는 엄청난 양의 도자기와 각종 무역품이 발견됐고 이것들은 당시 바닷길로 연결된 국제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줬다. 신안선 발굴 40주년을 맞아 발간된 이 책은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탄생을 알린 중세 해양 실크로드선 신안선의 발굴부터 고려시대 최고 권력자에게 향하던 마도 3호선, 임진왜란의 역사를 간직한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까지 40년간 이어진 한국 보물선 발굴의 역사에 대해 수중고고학자들이 직접 밝히고 있다. ‘물속에서 이루어지는 고고학’인 수중고고학은 난파선과 해저 유적, 해저 유물을 발굴하고 복원해 옛사람들이 남긴 자취와 흔적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는 학문이다. 수중고고학을 통해 난파선 1척을 보존 처리하는 데는 15~30년 정도가 소요된다. 신안선은 보존 처리에 19년(1981~1999년), 복원에 11년(1994~2004년)이 걸렸다. 개흙이 발달한
  • 열구자탕·설야멱… 선조의 전통적 ‘쿡방 문화’

    열구자탕·설야멱… 선조의 전통적 ‘쿡방 문화’

    음식 고전/한복려·한복진·이소영 지음/현암사/596쪽/3만 8000원 이른바 ‘먹방’을 지나 ‘쿡방’의 시대다. 여전히 먹거리가 국민들의 관심사 중 하나란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데 ‘쿡방’들의 내용은 별반 차이가 없다. 음식의 다양성이나 깊이도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구분짓자면 그저 맛있어 보이게 먹거나 실제 배 터지게 먹거나 둘 중 하나다. 한데 우리 선조들은 어땠을까. 격조 있는 음식문화를 향유하지는 않았을까. 2001년 서울 청계천 고서점에서 우연히 책 한 권이 발견됐다. 폐지 취급을 받던 책의 이름은 1450년 편찬된 ‘산가요록’(山家要錄)으로, 발견되자마자 ‘수운잡방’(1540년경)을 제치고 단숨에 국내 최고(最古)의 요리 전문서 자리를 꿰찼다. 산가요록은 230여 가지 음식의 조리법과 함께 ‘동절양채’(겨울철 채소 기르기) 항목을 통해 온실 짓는 방법을 남겼다. 내용은 이렇다. “온실을 짓되 삼면은 황토로 막고 온실 벽은 종이를 발라 기름칠한다. //봄 채소를 심고 나면 항상 따뜻하고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하며, //가마솥에 물을 끓여 수증기가 방안에 고루 퍼지게 하고 흙에도 물을 뿌려 항상 따뜻하고 촉촉하게 해야 한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사피엔스의 미래 (알랭 드 보통 등 지음, 전병근 옮김, 모던아카이브 펴냄) 알랭 드 보통, 맬컴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 등 작가와 학자 네 명이 지난해 1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인류의 미래를 놓고 벌인 토론을 정리했다. 심리학자이자 언어학자인 스티븐 핑커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영국의 과학 저술가인 매트 리들리가 ‘찬성’ 팀을 이뤄 인류의 미래가 밝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알랭 드 보통과 미국의 기자 출신 작가인 맬컴 글래드웰이 반대편에 서서 미래에 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당시 토론은 90분간 진행됐으며, 토론을 지켜본 청중은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친 쪽을 선택해 투표했다. 결과는 73%의 지지를 얻은 찬성 팀의 승리였다. 208쪽. 1만 3500원. 배우는 삶 배우의 삶 (배종옥 지음, 마음산책 펴냄) 30여 년간 꾸준히 대중과 함께 호흡해 온 연기자 배종옥이 배우로서 고민하고 성장해 온 여정의 기록.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KBS 특채로 데뷔했지만 연기력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았던 시절에 이어 영화 ‘걸어서 하늘까지’로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고, 드라마 ‘거짓말’로 멜로 연기까지 섭렵하며 노희경 작가의 페르소나로
  • [이주의 어린이 책] 우리의 행복한 소비에 가려진 희생양  이야기

    [이주의 어린이 책] 우리의 행복한 소비에 가려진 희생양 이야기

    멋진 하루/ 안신애 글·그림/고래뱃속/52쪽/1만 3000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쩌면 “나 이만큼 쓰면서 산다”는 증언인지도 모르겠다. 온갖 살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한 곳에 집약된 거대한 쇼핑몰은 한 번 잠기면 나오기 힘든 소비의 늪이고 말이다. 결이 놀랍도록 보드라운 모피 코트, 호화로운 악어 가죽 백, 바르면 금테라도 두를 듯한 고가의 화장품 등을 수집한다. 식당에서는 선홍빛 살에 기름이 흐르는 참치회를 한 점 입에 넣는다. 아쿠아리움에서는 돌고래들의 기특한 묘기를, 쇼핑몰 로비에서는 원숭이들의 장난기 넘치는 재주를 구경한다. 소비의 늪에서 먹고 사고 구경한 모든 것들은 SNS에 자랑스레 전시된다. 온라인 속 이웃들은 ‘좋아요’를 겹겹으로 눌러대고 “품격이 느껴진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네”, “나도 갖고 싶다” 등의 답글 행진으로 추임새를 넣는다. “이만큼 멋지게, 이만큼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자랑에 흥이 더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이라고 이름 붙인 수많은 ‘소비’의 순간의 뒷장을 넘겨 보면 참혹한 장면들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화장품 실험 때문에 동원된 토끼들은 눈꺼풀이 강제로 열린 채 눈에 화학 약품을 맞
  • “인위적 보존이 되레 자연파괴 불렀다”

    “인위적 보존이 되레 자연파괴 불렀다”

    잃어버린 야생을 찾아서/제임스 매키넌 지음/윤미연 옮김/한길사/296쪽/1만 9000원 잘 꾸민 정원과 울긋불긋한 꽃·나무가 우거진 수목원. 많은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자연체험을 위해 농가나 해변, 갯벌여행을 떠난다. 그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의 바탕은 인간 손길이 많이 미치지 않는 천연의 동식물이 있는 곳이다. 그 자연관은 맞는 것일까. 캐나다 출신 작가가 쓴 이 책은 보편적인 자연관을 보기 좋게 뒤집어 “야생을 회복하자”고 강조한다. 자연 인식에 대한 전복은 저자의 어릴 적 단상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숲속에서 본 붉은여우를 진정한 의미의 야생으로 오래 기억했지만 알고 보니 엄밀한 의미에서 야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세계 100대 악성 외래종의 하나로 지정된 붉은여우는 다른 환경으로 이동하면서 생태계를 심하게 교란시킨다. 그 사실을 알고 난 뒤 잘못된 자연과 야생의 모순을 심각하게 파고들었다고 한다. 자연환경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20세기부터 지속되어 현재 세계 125개국, 10만 군데 이상의 보호구역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하려 애쓰고 있고 마지막 남은 야생삼림지대를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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