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우리에게 에둘러 건넨 안부
“세상에 부서지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악몽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현실이 더 악몽 같은 요즘을 살고 있어서일까. 작가의 말에 묘하게 설득됐다. 소설가 조수경이 최근 펴낸 첫 소설집 ‘모두가 부서진’(문학과지성사)에 대해 건넨 말이다.
제목처럼 그의 소설에는 권력의 먹이사슬에, 극악한 폭력 앞에 몸이든 마음이든 부서진 사람들이 파편처럼 널려 있다. 이들은 머리가 잘려나가고(마르첼리노, 마리안느), 절단된 사지들이 바다를 부유하고(젤리피시), 좀비가 된 애인이 흉기를 들고 덤비는(할로윈-런,런,런) 악몽을 거듭 꾼다. 다들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것’(153쪽)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결국 내려딛은 곳은 허방이다. ‘사슬’에 이르러서는 개와 돼지가 소녀를 겁탈하고 동물이 인간 위에 군림하는 기괴하고 끔찍한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할로윈-런,런,런’은 세월호 사건과 ‘혼이 비정상’이라는 대통령의 말에서, ‘사슬’은 인간사회의 먹이사슬에서 풀어냈다는 작가의 말에서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니 현실이 지옥보다, 악몽보다 끔찍하고 참담할 수밖에.
“저는 사람들이 들여다보기 두려워하는 내면의 지하실 같은 곳에 시선이 머물러요. 고통스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