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연아, 당대 최고의 기량 4년 만에 재연

<올림픽> 김연아, 당대 최고의 기량 4년 만에 재연

입력 2014-02-20 00:00
수정 2014-02-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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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점프는 풀스피드로 뛰어올랐지만, 착지는 마치 베개에 닿는 듯 부드러웠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여자 싱글 금메달을 확정짓자 그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외신이 사용한 표현이다.

쇼트프로그램(78.50점), 프리스케이팅(150.06점), 종합 점수(228.56점) 등 모든 부문에서 역대 최고점을 갈아치운 역사에 남을 연기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재연되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03점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더한 74.92점을 받았다.

채점이 다소 박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안정적이고, 깨끗한 연기였다.

중압감이 큰 경기에서 ‘본드걸’로 변해 세계인을 홀린 밴쿠버올림픽 때의 기량을 떠올리게 한다.

밴쿠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78.50점의 역대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하나의 요소가 더 있었다. 스파이럴 시퀀스다.

밴쿠버에서 김연아는 스파이럴 시퀀스로 기본점과 수행점수(GOE)를 더해 5.40점을 얻었다.

이를 제외한 점수는 74.10점이 된다.

스파이럴 시퀀스를 삭제하면서 다른 요소들의 비중도 조금씩 수정된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당시에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해석할 만하다.

이를 제외하면, 밴쿠버올림픽 때나 지금이나 김연아의 프로그램 구성은 거의 동일하다.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정해진 요소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주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로 기본 뼈대를 짜고 세 번의 스핀과 한 번의 스텝 연기를 하게 된다.

3회전 연속 점프는 밴쿠버올림픽 당시 기본점이 10.00점이었으나 지금은 10.10점이다.

당시 2.00점의 GOE를 받은 김연아는 이번에는 1.50점을 얻어 이 점프에서 당시보다 조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수행하는 트리플 플립 점프는 4년 전의 기본점 5.50점에서 지금은 5.30점으로 약간 낮아졌다.

김연아는 밴쿠버에서 트리플 플립으로 GOE 1.20점을 챙겼고, 소치에서는 1.10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최초 두 번의 점프에서 받은 점수는 밴쿠버 때의 18.70점에서 18.00점으로 조금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더블 악셀 점프는 밴쿠버올림픽 때(기본점 3.50점)보다 낮은 3.30점의 기본점이 주어지지만, 연기 시간 절반을 넘기면 10%의 가산점을 주는 규정이 생기면서 3.63점을 기본점으로 챙겼다.

GOE는 당시 1.60점보다 낮은 1.07점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점프에 대한 판정이 조금 짜다는 느낌을 준다.

세 번의 스핀에서도 김연아는 밴쿠버 때 모두 최고레벨(4)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레이백 스핀에서 한 차례 레벨 3을 받았다.

다만, GOE는 세 번의 스핀을 합쳐 2.30점이었지만 이번에는 2.79점으로 더 높아졌다.

스텝 시퀀스의 레벨은 밴쿠버 때와 똑같은 3이다.

그러나 당시 GOE가 0.70점에 그쳤던 것과 달리 소치에서는 1.14점으로 탁월한 기술과 풍부한 표현 능력을 인정받았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4년 동안 성숙해진 김연아의 진가는 예술점수(PCS)에서 나타난다.

밴쿠버에서 김연아는 PCS 33.80점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무려 35.89점으로 치솟았다.

PCS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항목 중 9점대가 세 곳이었고, 8점대가 두 곳 나왔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에서는 네 항목에서 8점대를 받았고, 가장 낮은 전환·풋워크 연결 항목에서는 7.90점을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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