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63㎏이하급 3·4위전서 0-3 판정패
3장의 백기가 올라가는 순간 청색 도복을 입은 그녀는 고개를 떨궜다. 출발이 누구보다 좋았기에 그만큼 실망과 아쉬움이 몰려왔다. 16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한 한국 여자 유도의 꿈은 또다시 미뤄졌다.이날 정다운의 출발은 좋았다. 16강전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의 라밀라 유수보바에게 누르기 한판으로 승리를 챙기며 손쉽게 8강전에 진출했다. 8강전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요시 우에노(일본).
정다운은 요시 우에노를 맞아 유효 2개를 챙기며 경기를 주도했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를 꺾고 4강에 오른 만큼 16년 만의 여자 유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한국 여자 유도는 조민선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금맥이 끊어졌다. 이 체급에서는 정성숙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게 마지막 메달이다.
그러나 준결승에서는 달랐다. 앞선 경기와 다르게 공격적인 운영보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신중해졌다. 3분의 시간을 남기고 첫 지도를 받았고, 1분 40여초를 남긴 상황에서는 두 선수 모두 지도를 받으면서 정다운은 지도 두 개로 유효를 내주고 말았다.
다급해진 정다운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으나, 쉬리리의 방어는 견고했고 결국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프랑스의 게브리세 에망을 맞아 두 선수 모두 공격 포인트 없이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앞선 경기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이렇다 할 공격 없이 연장전도 끝났고, 승부는 심판진의 손으로 넘어갔다. 심판진은 이번에도 한국 편을 들지 않았다. 정다운은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매트를 떠났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서울체고와 용인대를 졸업한 정다운은 173㎝의 큰 키에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올해 독일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올림픽 데뷔 무대인 런던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08-0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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