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her story] ‘아름다운 10代’ 中 수영 예스원·美 체조 더글러스

[런던 her story] ‘아름다운 10代’ 中 수영 예스원·美 체조 더글러스

입력 2012-08-02 00:00
수정 2012-08-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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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런던의 밤은 두 10대 소녀 덕에 더 아름다워졌다. 도핑 의혹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영 2관왕에 우뚝 선 중국의 예스원(16), 미국 여자체조팀에 16년 만에 올림픽 단체 금메달을 안긴 개브리엘 더글러스(17)가 주인공이다. 예스원은 1996년 3월 1일생, 더글러스는 1995년 12월31일생이니 동갑내기나 마찬가지다. 둘 다 여섯 살에 수영과 체조에 입문한 것도 닮은꼴이다.

예스원은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07초57의 아시아신기록 및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접영으로 헤엄치는 첫 50m에서 4위까지 처졌다. 하지만, 배영에서 1위로 치고 나섰다. 평영으로 헤엄치는 150m 구간에서 3위로 밀렸지만, 마지막 자유형에서 경이적인 뒷심으로 금메달을 쟁취했다. 지난달 28일 개인혼영 400m에서 전신 수영복 규제 이후 여자선수로는 처음 세계신기록(4분28초43)을 세웠던 예스원은 대회 첫 여성 2관왕에 올랐다.

앞서 예스원은 개인혼영 400m 결선의 마지막 자유형 50m 구간을 남자 개인혼영 400m 금메달리스트 라이언 록티(미국)의 구간 기록(29초10)보다 빠른 28초93에 터치패드를 찍는 바람에 도핑 의혹에 휘말렸다. 종합 1위를 놓고 중국과 경쟁 구도에 있는 미국 선수단과 언론이 의혹을 확대 재생산했다. 하지만 그가 개인혼영 200m마저 우승하면서 의혹은 사그라졌다.

예스원은 “절대 약물을 복용한 적은 없다.”면서 “언론이 뭐라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도핑 의혹이) 발전해 나가는 데 자극이 된다.”며 당당하게 맞섰다.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도 “예스원은 런던올림픽의 까다로운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다. 훌륭한 성적이 박수받지 못한다면 슬픈 일”이라고 감쌌다.

149.8㎝에 40.8㎏의 날렵한 체구로 이단평행봉을 날아다니는 움직임 때문에 ‘날다람쥐’(Flying Squirrel)란 애칭을 얻은 더글러스는 보기 드문 아프리카계 체조선수다. 지난 2010년부터 베이징올림픽 평균대 금메달리스트 숀 존슨의 스승인 중국 국가대표 출신 량초우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더글러스와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챔피언 조딘 위버가 주축을 이룬 미국은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끝난 단체전 결승에서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 합계 183.596점을 얻어, 러시아(178.530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특히 더글러스는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었고, 종목당 평균 15.366점 이상을 얻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흑인 특유의 탄력에 우아함과 정확한 동작까지 겸비한 더글러스가 개인종합 또는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아프리카계 미국 선수로는 사상 첫 체조 금메달의 위업까지 이루게 된다. 더글러스는 개인종합 3위로 24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고 주종목인 이단 평행봉과 평균대 결선에도 진출했다. 여자 개인종목 결선은 2일 오후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2-08-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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