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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다큐] 우리 요즘 당구장 다녀요… 수업받으러, 데이트하러

    [포토 다큐] 우리 요즘 당구장 다녀요… 수업받으러, 데이트하러

    뿌연 담배연기가 자욱한 너구리굴에서 남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당구를 치고 있다. 오랜 게임에 지친 무리는 당구대 옆 작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카드판을 벌인다. 당구공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파열음과 수컷 특유의 소음이 담배연기에 섞이며 불량스러운 이미지는 한층 더 짙어진다. 이 틈을 타 후미진 구석에 터를 잡은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들도 눈치를 보다 담배에 불을 댕긴다. 우리가 당구장 하면 떠올리는 불량스런 옛 당구장의 이미지다. ●당구는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고급 스포츠 하지만 당구는 억울하다. 귀족이 한데 어울려 당구를 치는 모습을 그린 프랑스의 화가 아브라함 보스의 ‘귀족의 당구 게임’ 작품에서 보듯 본고장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였다. 지금도 선수들은 경기에 나설 때 신사의 상징인 턱시도를 입고 예를 갖춘다. 이 정도의 복식 예절은 연미복을 입는 승마나 마장마술 정도에서나 볼 수 있는 엄격함이다. 이런 당구가 한국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이러한 문화 변질의 원인으로 5·16 군사쿠데타를 꼽는다. 당시 군부는 성인 남성들이 한데 모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는데 이를 위해 당구장을 유흥업소와 나란히 ‘공무원·학
  • [포토 다큐] 그저 축구가 좋았습니다…우리도, 아이들도

    [포토 다큐] 그저 축구가 좋았습니다…우리도, 아이들도

    팩스로 전송된 단 1장의 문서였다. 리그 마감을 2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지난 9월 경찰학교는 더이상 아산 무궁화축구단 선수를 모집하지 않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 이로 인해 의무경찰 선수로 이루어진 K리그2 아산 무궁화축구단은 해체 위기에 놓였다. ●경찰학교, 갑작스러운 선수 모집 중단 통보 2016년 창단한 아산 무궁화축구단은 상주 상무와 같은 군경 축구단으로 대한축구협회에 소속된 축구 선수들에게 군 복무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게 해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창단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며 올해는 리그 우승까지 차지해 1부리그 승격도 앞두고 있다. 구단도 2023년부터 의경제도가 폐지될 예정이라 시민구단으로의 변모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선수 모집 중단 통보로 손 쓸 겨를이 없게 됐다. ●의경 선수들, 창단 2년 만에 우승… 내년은 기약 못 해 선수단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전역하는 선수들을 제외하면 내년에는 14명의 선수만 남게 된다. 이 선수들은 팀이 해체될 경우 제대할 때까지 축구경기를 할 수 없게 된다. 14명의 선수로는 아마추어 대회 참가도 어렵기 때문이다. 의경 신분인 선수들은 인터뷰
  • [포토 다큐] 환상의 세계, 그 뒤의 세계

    [포토 다큐] 환상의 세계, 그 뒤의 세계

    누구나 어린 시절 놀이동산에서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들의 화려한 퍼레이드는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반짝이는 눈으로 퍼레이드를 지켜봤던 꼬마들은 이제 어른이 됐지만 환상의 나라는 변함없이 존재한다. 그곳에서 관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 주는 놀이동산 연기자들의 뒷모습을 들여다봤다. 오전 9시. 퍼레이드는 2시에 시작이지만 연습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새 시즌 연습이 한창이다. 워낙 방대한 인원과 규모의 공연이라 보통 그룹을 나눠 연습한다. 금발의 외국인 연기자가 대부분이지만 사이사이 한국인들도 눈에 띈다. 언어는 다르지만 계속되는 연습에도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분장실은 화려한 의상과 도구들로 가득하다. 언제 화려한 분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나 싶은데 의외로 다들 여유가 넘친다. 스탠바이 10분 전.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뀐다. 옷을 느지막이 갈아입은 데엔 이유가 있었다. 분장을 하고 캐릭터 의상을 입은 뒤에는 식이섭취를 금하는 등 행동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 캐릭터 탈을 쓰는 연기자는 절대 탈을 벗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 순간만은 온전한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환상의 세계로 들어갈 모든 준비가 끝났다. ●
  • [포토 다큐] 아찔하게 생생하게… MR 입은 게임 놀이터

    [포토 다큐] 아찔하게 생생하게… MR 입은 게임 놀이터

    놀이와 체험이 가능한 신개념 레저공간이 우리들 주변에 속속 생기고 있다. ●운동장 뺨치는 AR·VR 합친 ‘혼합 현실’ 놀이터 지난달 20일 경기 부천 중동 롯데백화점에 새로 오픈한 KT 실감형 MR 스포츠 체험존. 동네 아이들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이 합쳐진 이른바 혼합현실 MR(Mixed Reality) 놀이터에서 신나게 스포츠 체험을 하고 있다. 방금 전까지 아무것도 없었던 빈 공간이 농구장으로, 축구장으로 변신하자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다 금세 적응해 신나게 뛰어논다 .이곳 K-live X 이용권을 구매하면 축구, 농구, 양궁, 사격, 트램폴린(일명 방방이), 코딩랩(로봇 가동 프로그램 체험) 등을 100분에 1만 5000원(주말 1만 80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나현수(13·초6)군은 “오늘 처음 왔어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는 게임충인데요, 실제로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는 것 같아요! 축구, 농구, 사이클 뭐든 할 수 있어요” 라고 땀을 뻘뻘 흘리며 신이 난 듯 말한다. ●게임 속으로 들어간 듯… 실감형 미디어 공간 정보통신기술(ITC)과 5G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한 KT는 20~30대 유동인구
  • [포토 다큐] 사퇴하세요, 구태 국감

    [포토 다큐] 사퇴하세요, 구태 국감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을 해야 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고….” “야당 의원님들이 전부 퇴장하셔서… 감사 중지를 선언합니다.” 2018년도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국정감사 현장의 진행 상황이다. 사법농단 관련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핵심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직접 질의를 듣고 답변해야 한다는 야당과, 삼권분립과 관례에 어긋난다는 여당의 의견이 충돌했다. 논쟁이 가열되자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사법농단에 대한 질의 한번 하지 못했다. 10일자 신문에는 ‘정쟁·구태에서 벗어난 생산적 민생국감 기대한다’, ‘오늘부터 700여기관 국정감사… 갑질·민원 추태 없어야’, ‘국정감사, 본질에 집중해야’라는 제목으로 국정감사에 대한 우려와 당부가 쏟아졌다. 10월 10일부터 29일까지 17개 상임위가 753개 기관을 대상으로 20일 일정으로 국정감사를 실시 중이다. 제헌의회 이후 유지되던 국정감사는 10월 유신 이후 중단됐다가 6공화국 들어 다시 실시됐다. 국정감사가 부활된 지 3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예나 지금이나 칭찬할 만큼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원래 취지인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와 감시라는
  • [포토 다큐] 장인의 눈물이 익는다…신의 물방울이 맺혔다

    [포토 다큐] 장인의 눈물이 익는다…신의 물방울이 맺혔다

    국내산 와인의 역사는 1969년 정부에서 식량 부족을 이유로 쌀로 만든 술보다 과일로 만든 술을 장려하면서 애플와인 ‘파라다이스’가 출시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1974년 제과업체 해태에서 ‘노블와인’이라는 최초의 포도로 만든 와인을 출시한 이후 마주앙, 진로의 샤토 몽블르, 금복주의 두리랑, 대선주조의 그랑주아 등이 나오면서 와인 제조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됐다. 1988년 국산 와인은 최고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우리 풍토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거나, 양조 기술을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 와인이 수입되면서 수익성만을 생각하는 대기업 주도의 와인은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다시금 열정을 가지고 국산 와인산업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샤토미소’ 아시아 와인트로피 골드 수상 충북 영동군 매곡면의 ‘샤토미소´ 안남락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다양한 와인을 생산해 국내 품평회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시아 와인트로피에서 수차례 골드상을 받은 바 있다. 과정은 힘들었다. 프랑스에 가장 잘 알려진 포도 품종을 수입해 심어 보기도 했고, 수입 와인만이 부스를 차지하고 있는 주류 박람회장에 부스를 마련해 자신이 만든
  • [포토 다큐] 나는 원한다, 자유를

    [포토 다큐] 나는 원한다, 자유를

    고작 4시간 남짓이었다.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대전 오월드로 이송돼 8년간 우리 안에만 갇혀 살던 퓨마 뽀롱이의 온전한 자유는 평생 그게 전부였다. 이후 엽사에게 사살당했기 때문이다. 죽음과 맞바꾼 비싼 자유였다. 사육사가 실수로 열어 놓은 문을 통해 자연스레 우리 밖을 향한 죄다. 뽀롱이의 짧은 자유는 많은 질문을 남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과 수족관 폐쇄를 청원하는 글이 잇따랐고 대규모 국립동물원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본래 다른 나라의 희귀한 동물을 전시하기 위해 생긴 동물원은 최근 ‘교육적 기능’과 ‘동물 보전’을 강조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세기부터 동물을 전시장에 가두고 사육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최대한 실제 서식지 환경을 재현하는 방목형, 사파리형 등이 도입되었다. 진화하는 세계의 동물원과 달리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동물원 관련법이 존재하는 대부분 나라는 동물원은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허가제 또는 면허제지만 우리나라는 등록신청만 하면 되는 등록제다. 동물에게 제공해야 하는 환경이나 관련 시설에 관한 규정도 따로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아이들의 생생한 교육, 이색 데이트라는 명목하에 체험형 동물원, 동물카
  • [포토 다큐] 희생의 삶, 영웅의 삶

    [포토 다큐] 희생의 삶, 영웅의 삶

    ‘한강 실종 소방관 2명 숨진 채 발견’ ‘매몰 사고 사망 목격 후 목숨 끊은 소방관’ ‘소방관 또 사망, 급성심장사 추정’ 최근 몇 달간 ‘소방관 사망’으로 검색된 일부 기사들의 제목이다. 현재는 행정안전부로 흡수 통합된 국민안전처의 과거 자료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퇴직자의 20%가 임용 이후 5년 안에 사표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 결과가 2.7%였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 외에도 소방관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보여 주는 기사와 보고서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관이 되기 위해 소방관 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4월에 실시된 2018년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는 3만 7000여명이 응시해 전년보다 1만여명의 인원이 더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평균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소방관에 임용돼 중앙소방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177명의 신임 소방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봤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포토 다큐] 비수가 된 기적, 살려야 할 기회

    [포토 다큐] 비수가 된 기적, 살려야 할 기회

    ‘기적의 소재’로 150년 누렸지만… 버려진 플라스틱은 바다를 삼켰고, 돌고 돌아 인간을 덮쳤다 플라스틱 컵·비닐봉지 대신 텀블러·장바구니를 들어본다… 우리의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기에 플라스틱은 지난 150년간 ‘기적의 소재’로 불렸다. 값싸고 가벼운 데다 내구성이 좋아 인류의 삶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물질로 부상하자 세계는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퇴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플라스틱 소비 1위… 핀란드의 100배 정부도 이달 열린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폐비닐과 플라스틱 빨대를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간편하고 가성비 좋은 일회용품에 푹 빠진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소비 1위 국가다. 비닐봉지 414장, 플라스틱 98.2㎏. 우리 국민 1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일회용품이다. 1년에 비닐봉지 4장을 사용하는 핀란드 사람들과 비교하면 100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 2일 인천 강화군 초지대교. 전날 중부지역에 내린 폭우로 물살은 누런 황토 빛이었다.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정박 중인 작은 어선 사이로 떠내려온 페트병 등 플라스틱과 생활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다.
  • [포토 다큐] 600년 별빛 따라… 궁으로 숨어든 밤

    [포토 다큐] 600년 별빛 따라… 궁으로 숨어든 밤

    고궁이 새로운 ‘문화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옛 궁궐 안에서 펼쳐진다.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경복궁 별빛야행’은 한낮의 번잡함을 벗어난 고궁에서 품격 있는 왕실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은은한 별빛이 짙게 드리워진 경복궁. 손마다 청사초롱을 쥔 관람객들이 한껏 들뜬 기분으로 고궁 나들이에 나섰다. 조선 시대 궁중 의상을 차려입은 상궁이 옛 말투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흥례문(興禮門)의 중문이 열리고 동편 회랑(回廊)을 지나 별빛이 비추는 길을 따라가니 왕세자가 글을 읽던 비현각(丕顯閣)이 모습을 드러낸다. 실제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일으킬 만큼 배우들이 당시 세자가 대신들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투어를 하기 전 들른 곳은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燒廚房)이다. “주상 전하께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진찬연을 베풀라 하셨지요”라며 수라간 상궁이 맞았고 ‘도슭(도시락의 옛말) 수라상’이 차려진 방으로 안내했다. 도시락이라 하여 요깃거리일 줄로만 알았는데 임금이 즐기던 12첩 반상이었다. 궁중 나인의 수발 속에 즐기는 만찬은 정갈하면서도 담백했다. 더불어 마당에
  • [포토 다큐] 녹슨 포탄서 꽃망울 터져요…매향리로 평화 소풍 갈래요

    [포토 다큐] 녹슨 포탄서 꽃망울 터져요…매향리로 평화 소풍 갈래요

    “영화 동막골에서 주민들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을 모르지만, 매향리에서는 한국전쟁이 끝났는지를 모를 정도로 54년 동안 폭격이 쉼없이 계속되었습니다.” 11대째 매향리에 살고 있는 전만규(62·매향리 평화마을 추진위원장)씨는 무자비했던 폭격의 참상을 증언했다. 54년간의 폭격이 멈추고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상처는 온전하게 치유되지 못하고 마을 곳곳에 아픔으로 남아 있다. 매화향기 가득했던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梅香里)에 미 공군 폭격 연습이 시작된 것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이다. 이후 1955년 매향리의 옛 지명인 고온리의 미국식 발음 ‘쿠니사격장’(Koo-ni Range)으로 공식 명명되었다. 사격장은 1968년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2277만㎡의 해상사격장과 125만㎡의 육상사격장으로 확장됐다. 2005년 8월 폐쇄될 때까지 미군은 연간 250일 하루 12시간씩 15~30분 간격으로 포탄을 퍼부었다. 해안에서 750m 떨어져 있던 해상사격 표적물로 사용된 구비섬은 이미 형체가 사라지고 이후 표적물이 된 해안 1500m 지점에 위치한 농섬도 일부만 남아 당시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결혼 후 서울에서 매향
  • [포토 다큐] 배려와 친절을 싣고서…택시는 달린다

    [포토 다큐] 배려와 친절을 싣고서…택시는 달린다

    모처럼 급한 일로 택시를 타자마자 깜짝 놀랐다. 카시트, 천장 등 내부가 모두 핑크색이다. 화려한 조명과 승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에 또 한번 놀랐다. 수납공간에는 물과 음료수, 물티슈가 꽂혀 있었고 여성 승객을 위한 거울이 눈에 띄었다. 내릴 때 사고 방지를 위한 3개의 볼록 거울, 다양한 방향제, 독서등, 껌, 사탕, 로션, 가위, 펜, 인형 및 스티커 등 모든 공간에 승객을 위한 배려가 있었다. ●내비 3대·물·독서등 갖춘 핑크택시… “손님이 기분 좋아하시니 또 찾아요” 개인택시인지 물어 보니 영업용이라 했다. ‘핑크 택시´를 운행하는 이재휘(54) 기사의 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데이터 무제한 스마트패드로 어린이 승객이 탑승하면 어린이 동영상을, 종교 활동을 가는 승객들에겐 종교음악을, 그 외에 승객이 원하는 동영상이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비게이션 3대를 이용해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은 기본. “제가 사비를 들여 택시를 꾸몄을 때 모든 사람들이 저를 보고 멍청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아하시고 예약전화를 많이 주시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익이 납니다. 음악 일을 하시는 한 손님은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기분이 너무 좋다며 30분 정
  • [포토 다큐] 여행 같은 장이 섰어요… 힐링을 한아름 샀어요

    [포토 다큐] 여행 같은 장이 섰어요… 힐링을 한아름 샀어요

    생활창작자가 만든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자생(自生) 예술 시장인 ‘프리마켓’(Free Market)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리마켓은 생산자가 ‘셀러’(판매자)로 참여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설악권 주요 관광 아이템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비치마켓(Beach Market) 양양’이 그중 하나다. 1980년대까지 강원 양양군 강현면은 제법 큰 전통시장이 섰던 곳이다. 이후 시장 기능이 점차 사라졌으나 최근 양양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 낙산사와 방파제 사이에 만(灣)이 형성되면서 질 좋은 파도를 즐기려는 서퍼들과 피서객들이 몰리면서 ‘해변을 활용한 창의적인 주말 시장’이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강현면사무소에서는 ‘프리마켓의 성공 사례’로 수년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경기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을 지역 주민들과 수차례 벤치마킹한 끝에 작년 11월부터 ‘비치마켓 양양’을 운영하기로 했다. 매월 둘째 토요일과 일요일, 물치항에서 열렸던 마켓은 8월부터 후진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주말의 후진항 행사는 양양의 지역 셀러 15개 점포와 양평
  • [포토 다큐] 선생님, 학생이 되다

    [포토 다큐] 선생님, 학생이 되다

    요즘의 교사들은 방학이면 교과서 밖의 ‘산교육’인 다양한 체험학습의 배움터로 향하느라 움직임이 바쁘다. 다음 학기 수업 준비와 역량 강화를 위해 해마다 60시간 이상 받도록 권고하는 교육청 ‘직무연수’가 그렇다. 방학 중의 교원직무연수가 새로운 교육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의 ‘봉산탈춤 배우기’는 교원들의 문화유산교육 역량을 강화하고자 실시하는 직무연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양반춤에 쓸 자신만의 탈을 클레이를 이용해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 미술시간에 이미 클레이를 다뤄본 초등교사를 제외하곤 솜씨가 서툴렀지만 무한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색상의 탈이 만들어졌다. 이어서 탈춤을 배워볼 시간이다. 양손에 한삼을 끼고 김은주 강사(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 이수자)의 시범을 쭈뼛쭈뼛 따라하던 교사들이 시간이 지나자 제법 장단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탈춤을 추고 있었다. 수업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한 교사는 “배우는 입장에 서 보니 학생들을 배려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선착순 모집으로 운영하는 ‘한국의 다과상’ 프로그램은 조기에 마감됐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만큼이나 뜨거운 배움의 열기가 정원
  • [포토 다큐] 추억도 상영중

    [포토 다큐] 추억도 상영중

    경기 동두천에는 ‘와칸다 극장’이 있다.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가상의 나라 와칸다는 자연 속에 숨겨져 있어 문명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그 내부는 최첨단 기술을 갖춘 선진국가다. 동두천 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이 노란 간판의 극장이 어떻게 이런 별명을 얻게 됐는지 직접 찾아가 봤다. 동광극장은 국내에 하나 남은 ‘단독 건물의 단관 개봉관’이다. 노년층 전용관, 다양성 영화관, 추억의 명화 등을 상영하는 극장들을 제외한 단관극장은 사실상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2000년대 들어 영화관의 대기업화 바람이 불면서 옛 극장들은 폐업하거나 일부는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1959년 지어진 동광극장은 고재서(62) 대표가 1986년 인수한 이래로 30여년간 옛 모습을 지키며 지금까지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동광극장은 단관극장이라는 것 말고도 꽤 흥미로운 곳이다. 영화관 내부로 들어가면 곧장 매표소와 매점, 넓은 대기실이 눈에 들어온다. 매표소에서 고 대표에게 표를 산 뒤 매점으로 가면 역시 고 대표가 직접 주문을 받는다. 사실상 홀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대기실엔 고 대표가 취미로 수집한 작은 수족관들과 영화 관련 피규어들이 전시돼 있고, 한쪽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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