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베스트셀러]일본 여행 서적 판매 ‘뚝’

    [베스트셀러]일본 여행 서적 판매 ‘뚝’

    한일관계 악화는 서점에도 어김없이 불어닥쳤다.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국내 관광객이 줄면서 일본 여행 관련 서적 판매도 감소했다. 교보문고가 9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8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여행 분야 20위 내에 일본지역 안내서는 1종도 오르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여행 베스트셀러 순위에는 1위를 비롯해 7종의 일본 가이드 도서가 포함됐다. 베스트셀러 종합 1위는 지난주에 이어 어린이 도서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8’이다. 어린이 독자들의 힘으로 ‘흔한 남매 1’가 한 계단 상승한 종합 4위에 올랐다. 스타 강사 설민석의 인기가 눈에 띈다. ‘설민석의 삼국지 1’과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헙 11’이 나란히 종합 5·6위를 차지했으며, 100위권 내에 4종의 도서가 올라 가장 많은 종수를 올린 저자가 됐다. 이 외에도 역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도서가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김진명의 ‘직지 1’은 종합 7위,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는 종합 12위에 올랐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역질 나는 책’이라고 맹비난한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 이사장의 ‘반일 종족주의’는 지난주보다 3계단 상승해 8위에 올랐다. 다음은
  • 김대중도서관 ‘김대중전집’ 30권 완간…13일 출판기념회

    김대중도서관 ‘김대중전집’ 30권 완간…13일 출판기념회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김대중전집 2부’ 20권을 출간한다고 8일 밝혔다. 전집 2부는 1948년부터 1997년 12월 15대 대통령 선거 이전 시기 내용으로, 모두 2015건에 이른다. 앞서 김대중도서관은 2015년 10월 김대중 대통령 재임기와 퇴임기 자료 1250건을 편집해 ‘김대중전집 1부’ 10권을 출간한 바 있다. 김대중도서관은 앞서 2005년부터 국내외 여러 기관을 통해 사료를 수집하고,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이들에게서 기증받아 모두 25만여점의 사료를 수집했다. 이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말하고 쓴 텍스트 중에서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는 3265건을 편집 정리해 전체 30권으로 펴냈다. 김대중전집 전 30권의 전체 분량은 모두 1만 7500쪽이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전집에 관해 “객관성, 정확성, 가독성 등 3가지 대원칙을 준수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생산한 자료가 확실한 것만을 엄선했으며, 1950년대 자료와 친필 등 내용 판독이 어려운 자료는 관련 분야 전문가와 공동작업으로 정확성을 최대한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도서관은 13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김대중도서관
  • 75년前이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본의 과오

    75년前이나, 지금이나 반복되는 일본의 과오

    일본 제국 패망사/존 톨런드 지음/박병화, 이두영 옮김/글항아리/1400쪽/5만 8000원 “짐의 선량하고 충성스런 국민에게. 오늘날 세계 대세와 일본 제국의 실태를 깊이 고려해 본 후 짐은 비상 조치를 취함으로써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도록 결정했다….” 1945년 8월 15일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온 카랑카랑하고 비현실적인 ‘학’(일왕을 상징)의 목소리를 들은 수백만명의 일본인은 동시에 눈물을 흘렸다. 수년에 걸친 태평양전쟁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태평양전쟁은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었지만, 우리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조선인 수십만명이 징용돼 머나먼 타국으로 끌려갔다. 젊은 여성들은 일본군의 성 노리개가 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75년이 지났지만, 전쟁의 상흔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일본은 가해 사실에 대해 사과는커녕 외면하고 있고, 강제 징용에 대한 피해자 배상을 요구하자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일본의 이런 행태를,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태평양전쟁을 통해 가늠할 만한 책이 나왔다. 1970년 출간했지만 이제서야 한국에 번역 출간된 세계적인 전쟁사학자 존 톨런드(1912~2004)의 ‘일본 제국 패망사´에 손이 간 이유다. 책은 19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수도권 대학마저 ‘지잡대’ 되는 현실… 학문은 경제가 아니다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수도권 대학마저 ‘지잡대’ 되는 현실… 학문은 경제가 아니다

    폐허의 대학/빌 레딩스 지음/윤지관·김영희 옮김/책과함께/368쪽/2만 2000원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출산, 이어지는 학생 감소는 현실이 됐다. 하여 대학도 이제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수도권 대학마저 ‘지잡대’가 되는 세상이고 보니 저 말이 진리는 아니어도 진실이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부가 지난 6일 대책을 내놨다. 재정 지원을 늘리고 산학협력, 학술연구를 강화한다는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대책이다. 비교문학 연구자 빌 레딩스의 ‘폐허의 대학’은 대학의 역사를 통해 말 그대로 폐허가 된 오늘날의 대학을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중세의 대학은 ‘종교를 바탕으로 순수하게 학문을 연구하는 집단’이었다. 유럽의 지식인들은 자유롭게 왕래하며 지식을 전파했는데, 대학이 그 못자리 역할을 담당했다. 19세기 대학은 ‘민족문화의 본산’이었다. 대학은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체계화하고 재생산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한국의 대학도 그런가. 그 누구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세계의 대학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세계 모든 대학이 수월성(秀越性·excellence)만을 추구하며 몰락의 길을 걷는다고 지적한다. 대
  • 그리고, 잔인하게 강제 동원됐던 조선의 아이들

    그리고, 잔인하게 강제 동원됐던 조선의 아이들

    책임에 대하여/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지음/한승동 옮김/돌베개/320쪽/1만 8000원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정혜경 지음/섬앤섬/368쪽/2만원 한일 양국이 당면한 과거사 청산의 해법은 피해의 정확한 파악과 책임이고 그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하지만 피해자의 목소리만 분출할 뿐 가해자의 책임은 실종된 채 외면과 무시만 요란하다. 그 피해를 고발하고 책임을 묻는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양국 지식인들이 쓴 ‘책임에 대하여’와 일본 침략 전쟁기 피해에 천착해 온 한국 학자가 펴낸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모두 녹록지 않은 인식의 깊이를 보여 준다. ‘책임에 대하여’는 일본 식민주의·군군주의의 폭력 직시를 줄기차게 호소해 온 양국 지식인의 대담집. 대화는 현대 일본의 가면과 본성 폭로로 압축된다. 위안부 문제며 오키나와 미군기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일왕제의 모순을 관통하며 급격히 진행 중인 일본의 퇴행과 위기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두 사람은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는 과거의 식민주의, 군국주의, 제국주의라는 일본의 본성을 덮은 ‘도금’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지난 20여년간 일본이
  • [책꽂이]

    [책꽂이]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도 좋아(조영주 지음, 라이킷 펴냄) 2016년 ‘붉은 소파’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의 ‘덕질’ 라이프 에세이. 셜록 홈스, 추리소설, 만화, 드라마, 커피, 떡볶이 등 일단 꽂혔다 하면 덕후가 되고 마는 작가가 인생 장면마다 스민 덕질과 그 의미를 유쾌하게 포착했다. 208쪽. 1만 2000원. 수집가의 철학(이병철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 유일무이 휴대전화 전문 ‘폰박물관’을 열고 나라에 기증한 저자가 휴대전화 수집에 얽힌 얘기를 전한다. 휴대전화를 수집하고 박물관을 세워 기증한 사연, 전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통해 휴대전화의 역사를 소개한다. 박물관은 세계 최초의 전화기, IBM이 개발한 최초의 스마트폰 등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408쪽. 1만 9800원. 현재의 판결, 판결의 현재(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지음, 북콤마 펴냄)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채 5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나온 주요 판결에 대한 비평을 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낙태죄 위헌 결정, 세월호 참사 국가 배상 책임 인정, 삼성 뇌종양 산업재해 대법원 인정 등 굵직굵직한 판결들에 대해 ‘국민들의 상식선’을 지향하며 비평했다.
  • [그 책속 이미지] 연필로 슥슥 그린 동물들, 그 포근함

    [그 책속 이미지] 연필로 슥슥 그린 동물들, 그 포근함

    소로가 만난 월든의 동물들/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제프 위스너 엮음/데비 코터 카스프리 그림/이한음 옮김/위즈덤하우스/392쪽/1만 8000원 “내가 상상했던 그 어떤 네 발 동물보다 새에 더 가까운 탄복할 만한 자세로 날아갔다. 그 장면은 자연사학자들이 적어 놓은 것들로부터 내가 받았던 인상을 훨씬 초월했다.” 1855년 3월 23일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자신의 일기에 적은 구절이다. 전날 썩은 나무 속에서 만난 큰 눈망울의 날다람쥐를 놓아 주며 날다람쥐의 활공을 실제로 지켜본 그는 자연의 위대함에 또다시 감탄했다. 호숫가에 통나무 집을 짓고 2년 동안 자급자족하며 불후의 명작 ‘월든’을 남긴 문학가이자 실천적 철학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책은 세밀한 관찰자이자 성실한 기록자인 소로가 남긴 방대한 기록물 가운데 1850~1860년 야생동물에 관한 것만 뽑아 엮었다. 그가 숲 속에서 홀로 외로이 지냈다고 알려졌지만, 아마 하루하루 기쁨으로 충만하지 않았을까. 그의 곁에 늘 야생동물들이 함께 했을 테니. 데비 코터 카스프리의 그림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연필로 무심한 듯 쓱쓱 그렸지만, 세밀한 그의 그림에서 따뜻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김기중 기자 gjk
  • [어린이 책] 잃어버린 나를 찾는 선장…마치 ‘노인과 바다’ 읽는 듯

    [어린이 책] 잃어버린 나를 찾는 선장…마치 ‘노인과 바다’ 읽는 듯

    잭과 잃어버린 시간/스테파니 라푸앵트 글/델피 코테라크루아 그림/이효숙 옮김/산하/96쪽/1만 3000원 너른 바다만큼이나 광막한 이야기다. 소싯적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볼 때의 기분이 이러했던 것 같다. 세계적인 대문호의 소설이래서 읽기는 하는데 어려서는 좀 이해하기 힘든 감정의 결. ‘잭과 잃어버린 시간’도 읽는 데 생각 근육이 꽤 필요한 책이다. 잭은 단 하루도 허투루 지낸 적이 없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선장이었다. 물고기가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놓아 주는 괴짜 선장. 사람들이 “미쳤다”고 비웃는 잭은 사실 늘 한 가지만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등지느러미에 상처가 있는 회색 고래를 찾는 일. 잭의 전부였던 아들 쥘르를 삼킨 고래다. “누구나 길을 잃을 수 있다. 어디에서나.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잭은 배 위에서 길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잭은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책에서 가장 단호하게 화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 부분은 갑자기 들이닥친 시련 앞에 자기 안에 웅크려 자신마저 잃어버린 잭에 대한 논평이다. 책에서 잭의 아내는 유일하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잭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을 혼자 힘으로만 찾아나선다. 상의는커녕 자신
  • 위고·크리스티… 작가판 사랑과 전쟁

    위고·크리스티… 작가판 사랑과 전쟁

    미친 사랑의 서/섀넌 매케나 슈미트·조니 렌던 지음/허형은 옮김/문학동네/416쪽/1만 5800원 #1. 1926년 12월 한 유명 추리소설가가 자신의 소설 속 미스터리한 사건처럼 갑자기 사라졌다. 영국 전역이 난리가 난 가운데, 알고 보니 그녀는 한 고급 호텔에 머물며 태연자약하게 쇼핑과 스파를 즐기고 있었다. 호텔 직원의 제보로 발견된 그녀는 실종 기간 남편의 내연녀 이름으로 호텔에 투숙했다. #2. 한 대문호에게 50년 동안 2만여통의 연서를 보낸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그녀가 쓴 구절을 그가 고대로 베껴 다른 연애 상대에게 보냈다는 걸 꿈에도 몰랐다. 1번의 주인공은 애거사 크리스티, 2번은 빅토르 위고다. 이 미친 ‘작가판 사랑과 전쟁’은 놀랍게도 모두 실화다. 책 ‘미친 사랑의 서’는 각각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더 라이터’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해 온 저널리스트 섀넌 매케나 슈미트와 조니 렌던의 집요한 취재 결과물이다. 출전과 참고문헌만 38쪽에 달하는데, ‘카더라 통신’이 아니라 꼼꼼하게 고증했다는 얘기다. 작가들의 러브 스토리에서 삼각관계, 사각관계, 불륜은 애교 수준이다. 55세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아서 밀러),
  • 나는 배고파야 사냥해… 인간들아 욕심 그만 부려

    나는 배고파야 사냥해… 인간들아 욕심 그만 부려

    스피노자의 거미/박지형 지음/이음/280쪽/1만 5000원 네덜란드의 한 외딴집. 철학자 스피노자가 거미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파리 한 마리를 잡아 던지자 거미가 잽싸게 기어나와 거미줄로 동여맨 뒤 체액을 빨아 먹는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던 스피노자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는다. 보통 사람이 그랬다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기 십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피노자가 누군가. ‘철학자의 철학자’로 불리는 이다. 그의 기이한 행동에는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후대의 철학자들은 스피노자가 먹이 잡는 거미를 관찰하며 인간의 탐욕이 초래하는 갈등을 어떻게 이성의 힘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풀이한다.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이를 죽인다. 그러나 사는 동안에 포식자와 피식자 간에 억압적 관계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사회는 다르다. 소수가 자원을 독점하고, 다수를 억압하는 관계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그렇다면 자연과 인간사회 중 어디가 더 민주적인 걸까? 자연은 ‘피칠갑을 한 이빨과 발톱’이 난무하는 싸움터가 아니라 ‘민주적’인 자원 배분이 이루어지는 공존의 터전이다. 피식자가 늘 포식자에게 먹히기만 한다면 약자는 완전히 도태될 것
  • 멜로부터 판타지·스릴러까지…10대들 로맨스 다룬 책 ‘봇물’

    멜로부터 판타지·스릴러까지…10대들 로맨스 다룬 책 ‘봇물’

    13살 실제 중학생이 쓴 ‘에스미네랄로’ 다양한 형식 속 청소년 성장·아픔 담아 풋풋하고 수줍은, 그러면서도 더욱 본질적으로 10대들의 로맨스를 그린 책이 최근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스릴러, 판타지, 만화 등 다양한 형식 속 청소년들의 성장과 아픔을 함께 담았다. 제1회 브릿G 로맨스릴러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이희영 작가의 ‘너는 누구니’(왼쪽·황금가지)는 로맨스와 스릴러를 합친 ‘로맨스릴러’를 표방한다. 아버지의 장례식 후 어머니와 함께 대도시 S로 이사 온 고등학생 예진은 전학 첫날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소년과 마주친다. ‘얼굴모범생’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잘생긴 외모에 전교 1등의 성적, 젠틀한 성격까지 갖춘 최서하다. 어려운 집안 환경 탓에 학원 한 번 다닐 수 없는 예진은 공부 외에 눈 돌리지 않겠다며 다짐하지만, 저돌적으로 다가오는 서하에게 흔들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둘은 천천히 관계를 맺어 나가지만, 예진에게 서하는 알면 알수록 더욱 미지의 인물이다. 마침내 서하의 가면 속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예진의 입도 열린다. 판도라의 상자 앞에서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위태로운 청춘과 만나 폭발한다.
  • 닮은 듯 다른, 노장사상과 선불교

    닮은 듯 다른, 노장사상과 선불교

    노자와 장자의 철학적 사유를 종합한 노장(老莊)사상과 선불교의 유사성은 널리 인정되고 있다. 실제로 노장과 선 사상의 맥락은 70~80% 가까이 통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노장과 불교 선 사상의 유사성과 차이점은 깊이 있게 연구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일간지 종교 전문기자로 활약했던 이은윤(79) 전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이 두 사상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파헤친 ‘노장으로 읽는 선어록’(민족사)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불교의 선 사상을 제대로 알려면 노장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불교계 안팎에서 흔히 회자되는 이 말은 저자도 분명히 짚고 있다. “노장은 선불교 이해의 필요조건”이라는 말의 맥락은 바로 선어록이나 출가수행자의 일화, 어록을 노자·장자의 글·사상에 연결한 풀이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사상은 무엇이 같고 어떤 것이 다른 것일까. 저자는 우선 노장과 선불교가 서로 통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을 삶의 실존적 통찰로 보고 있다. 노장의 도와 불법의 진리는 세상 어디에나 다 흩어져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선어록에 자주 등장하는 공안(화두)인 ‘뜰 앞의 잣나무’며 ‘똥 젓는 막대기’(간시궐)처럼 두 사상은 삼라만상
  • 책벌레들이 또래에 추천한 책, ‘청소년도서 100권’ 읽어볼까

    책벌레들이 또래에 추천한 책, ‘청소년도서 100권’ 읽어볼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청소년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직접 또래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2019 청소년추천도서 100권’을 선정해 6일 발표했다. 도서관이 진행하는 청소년 독서문화프로그램 ‘1318 책벌레들의 도서관 점령기’에 참여한 중·고교 독서동아리 ‘책벌레 리더스’ 학생들이 직접 읽고 선정했다. 어른 눈높이가 아닌 또래 눈높이에서 본 책이어서 더 친근하다. 100권은 총류 2권, 철학 9권, 사회과학 17권, 자연과학 13권, 기술과학 11권, 예술 6권, 언어 2권, 문학 29권, 역사 11권이다.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을 비롯해 ‘선생님, 제 마음이 왜 이렇게 힘들죠?’(바이북스),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인플루엔셜), ‘누가 뭐래도 내 길을 갈래’(사계절), ‘급식체 사전’(학교도서관저널)처럼 청소년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된 책들이 많았다. 가장 많은 추천책 목록이 있는 문학 분야에서는 구병모 작가의 ‘버드 스트라이크’(창비)와 같은 성장 소설은 물론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문학동네), 백세희 작가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처럼 가볍고 읽기 편한 작품, 베스트셀러 작품들이 눈
  •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장은진 작가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장은진 작가

    이효석문학상 대상에 소설가 장은진(사진·43) 작가가 선정됐다. 이효석문학상을 공동 주최·주관하는 이효석문학재단·매일경제신문사는 5일 장 작가의 ‘외진 곳’이 제20회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이효석문학상은 올해 오정희·구효서·윤대녕 소설가, 방민호·정여울 문학평론가 등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수상작을 뽑았다. 1차 심사에서 김종광·김채원·손보미·장은진·정소현·최은영 소설가 등 총 6명의 작품을 후보작으로 선정했으며, 2차 심사를 통해 장 작가를 최종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장 작가의 ‘외진 곳·을 2019년에 새로 쓴 ‘난쏘공’으로 비유하며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향한 따스한 연대와 공감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고, 시대적 응전력과 서정적 감수성 모두를 지니고 있는 뛰어난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장 작가는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 2004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수상, 2009년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키친 실험실’, ‘빈집을 두드리다’,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방식’, ‘아무도 편지하지
  •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휴가 갈 때 가방 안에 어떤 책을 넣어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의 ‘2019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00권 모두 가져갈 수는 없는 일. 100권 가운데 북 칼럼니스트 2명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2명에게서 분야를 달리해 도서 1권씩 추천받았다. [인문예술] 윤미화 북 칼럼니스트-‘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 승효상 건축가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도원들을 순례하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주제를 읽을 수 있다. ‘묵상’은 검을 ‘묵’, 생각 ‘상’ 자를 쓴다. 다시 말해 ‘침묵’을 뜻한다. 수도사들은 단순한 일을 하며 자기 내면을 짚어 본다. 평소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상하 인간관계에도 다소 지쳤을 터다. 총천연색 번잡한 세속을 떠나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뤄진 세상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시끄러운 일상생활은 잠시 접고 휴가지에서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마련해 보길 권한다. 예컨대 캠핑장이나 한적한 휴가지, 불빛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읽으면 더 좋겠다. 519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진과 설계도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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