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학
  • 박제가의 그림, 붓을 든 건 누굴까

    박제가의 그림, 붓을 든 건 누굴까

    1790년 베이징/신상웅 지음/마음산책/336쪽/1만 6000원 양반가 서자로 태어나 차별을 겪은 탓에 외려 진보적 실학을 추구했던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 그는 조선에 청의 선진 문물과 풍속을 소개한 ‘북학의’로 유명하지만, 실학자이기 전 시와 그림으로 고독을 달래던 천생 예술가였다. 그가 남긴 ‘연평초령의모도’는 청나라에 저항한 명나라 장수 정성공의 어릴 적을 그린 그림이다. 그의 솜씨로 볼 수 없을 만큼 전문적인 화풍, 또 그의 소신과는 반대되는 그림 속 인물 때문에 의문의 그림으로 남아 있다. 화가이자 염색가 신상웅이 쓴 ‘1790년 베이징’은 문제의 그림에 숨겨진 비밀을 쫓는 이야기다. 20년간 그림에 대한 의문을 지우지 못하던 저자는 어느 날 그림에서 ‘양주팔괴’로 유명한 청나라 화가 나빙의 붓질이 보인다는 미술사학자 이동주 선생의 글을 발견한다. 당대를 대표하던 화가 나빙은 1790년 사신단의 일원으로 베이징에 머물던 박제가와 유독 가깝게 지냈다. 길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나빙은 박제가와 헤어질 때 초상화와 매화 한 폭을 그려 주기도 했다. 비밀의 단서를 잡은 저자는 십수년간 한중일을 오가며 작품에 영향을 줬을 장소와 사람, 사연을 만난다. 박
  • [책꽂이]

    [책꽂이]

    공정하지 않다(박원익·조윤호 지음, 지와인 펴냄) 조국 사태는 우리 사회에 ‘공정’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조국 장관 사퇴를 외치며 촛불을 치켜든 이유다. 이기주의, 혐오주의, 경쟁주의만으로 이들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1987년생 저자 박원익이 90년대생이 원하는 6가지 공정함을 설명한다. 328쪽. 1만 5800원. 밀레니얼 선언(맬컴 해리스 지음, 노정태 옮김, 생각정원 펴냄) 1980년대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역사상 가장 많은 교육을 받고 뛰어난 기술 혜택을 받았지만 눈앞엔 막대한 학자금 대출과 유연한 고용, 무한 경쟁이 펼쳐진다. 1988년생 저자 맬컴 해리스가 미국 초·중·고교 사례로 이들의 역사를 설명한다. ‘인적 자본 관리 프레임’ 분석을 특히 눈여겨보길. 456쪽. 1만 8000원.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그레타 툰베리 지음, 고영아 옮김, 책담 펴냄)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6세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8년 157일뿐”이라는 그레타의 주장에 전 세계가 동참하고 있으며, 그레타는 올해 노벨상 후보로도 올랐다.
  • 조현병도 병일 뿐 공포가 아닙니다

    조현병도 병일 뿐 공포가 아닙니다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론 파워스 지음/정지인 옮김/심심/600쪽/2만 4000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들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랐고, 음악과 글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행복한 이들 가족에게 갑자기 병이 찾아온다. 정신질환계의 ‘암’으로 불리는 ‘조현병’이다. 3년 동안 조현병에 시달리던 작은아들 케빈은 2005년 7월 스물한 살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자택 지하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다. 비극이 있은 지 5년 뒤, 이번엔 큰아들 딘에게 조현병 증상이 나타난다. 딘은 크리스마스 날 아침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자신을 ‘메시아’라고 말하다가 붙잡혀 병원으로 이송된다. ●초기에 대처 못한 아버지로서의 죄책감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저자 론 파워스는 자신의 가족사를 담담히 써내려 간다. 행복했던 결혼부터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느꼈던 기쁨, 그리고 두 아이의 재능을 발견한 아버지의 설렘이 가득하다. 그러나 딘이 여자친구를 태우고 교통사고를 내고 나서 음주운전으로 오인 받아 언론에 주목받으면서 겪은 스트레스, 케빈이 기타리스트로 성장하면서 마약에 빠지는 과정과 이후 보였던 조현병 초기 증상을 설명할 때에는 슬픔이 배어난다. 조현병 초
  • 축구 덕에 결혼하고 축구 에세이까지 낸 ‘성덕’ 부부

    축구 덕에 결혼하고 축구 에세이까지 낸 ‘성덕’ 부부

    SNS에 여자축구 체험기 쓰던 회사원 金 잡지에 글까지 쓰며 축구 사랑의 길 실천 “느리고 알아서 노는 詩적인 매력이 재미” 2002년 한일월드컵서 K리그 천착한 朴 “월드컵 통해 세계와 이어주는 것도 마력” 축구를 통해 서로에게 ‘입덕’(덕후가 되다)한 부부가 나란히 축구 에세이를 냈다. 김혼비(필명·38)·박태하(39) 부부다. 순서대로 지난해 아내가 먼저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민음사)를, 남편이 최근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민음사)를 출간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부부는 사진 촬영을 위해 부부가 응원한다는 성남FC 유니폼과 축구공을 챙겨 왔다. “이거 어제 ‘직관’(직접 관람하다) 가서 사온 거예요.” 어쩐지 공 표면이 반짝반짝했다. 두 사람이 축구 에세이를 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데는 잡지 릿터 서효인(38) 편집장 공이 컸다. 15년차 출판편집자인 박태하는 2015년 출간한 ‘책 쓰자면 맞춤법’(엑스북스) 예문을 성남FC 얘기로 도배하고,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혼비는 페이스북에 여자축구 체험기를 주기적으로 올렸다. 이들 부부 글은 야구 에세이를 썼던 ‘스포츠 친화 편집자’인 서 편집장의 레이더망에
  • 마음도 달걀도 깨졌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마음도 달걀도 깨졌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태 켈러 지음/강나은 옮김/돌베개/320쪽/1만 4000원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표면적으로는 ‘달걀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기’라는 과학 실험에 대한 탐구 일지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닫힌 문 너머 우울증을 앓는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다. 내털리가 기억하는 엄마는 소리 내어 웃고 용감하게 저지르고 항상 정답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엄마 아빠 방에 있는 사람은 엄마 모습을 한 다른 존재다. 엄마를 되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그런 내털리에게 학기 초 괴짜 닐리 선생님이 각자 중요한 과학적 질문을 생각해 내고 그 탐구 과정을 기록하라는 과제를 내 준다. 다른 사람이 된 엄마 때문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 내털리에게 선생님이 제안한 것은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에 나가라는 것. 우승 상금은 자그마치 500달러. 뜻밖에 내털리는 여기서 희망을 품는다. 상금으로 뉴멕시코행 비행기표를 사서 식물학자인 엄마가 한때 애정을 품고 연구했던 기적의 식물 코발트블루 난초를 만나면 엄마는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되리라고 어린 소녀는 믿는다. 내털리는 별종인 단짝 친구 트위그, 모범생 새 친구 다리와 함께 엄마를 찾기 위한 ‘달걀 작전
  • 정보 검색 시대는 끝, 큐레이터에게 맡겨 봐

    정보 검색 시대는 끝, 큐레이터에게 맡겨 봐

    큐레이션/스티븐 로젠바움 지음/이시은 옮김/이코노믹북스/336쪽/1만 9000원 길에 누군가 버린 신문이 한 부 떨어져 있다. 어제 발행된 신문이다. 오늘자 신문 배달을 하던 소년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이 신문을 주워 팔면 죄가 될까. 된다면, 죄명은 뭘까. 저작권 도용? 이런 고민을 하던 소년은 곧바로 ‘중고 신문 사업’에 뛰어든다. 어제 신문들을 모아 이웃들에게 팔았던 것. 새책 ‘큐레이션’을 낸 저자가 아홉살 때 벌인 사업이다. 당시 ‘사업’은 실패했다. 요즘이라면 다를 수 있다. 다양한 출처에서 뉴스를 선별해 자신의 의견을 필터링하고 분류한 뒤 큐레이션해 되팔았다면 이문이 쏠쏠했을 것이다. 실제 그렇게 하는 플랫폼들이 여럿이고, 수입도 뉴스 생산자보다 월등히 많다. 예전엔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은 여러 정보를 잘 선별해 필요한 곳에 쓰는 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의 힘이다.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 큐레이터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다. 미술관 큐레이터가 예술작품을 선정해 최상의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인생 선배들이 말하는 ‘나잇값’ 잘하는 방법은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인생 선배들이 말하는 ‘나잇값’ 잘하는 방법은

    팍팍한 세상입니다. 아픈 청춘이 많습니다. 청춘들이 기꺼이 지갑을 꺼내 책을 삽니다. 위로라도 받고 싶어서일 겁니다. 인생 멘토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아픈 청춘을 위로하겠다며 감성 가득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판치는 이유입니다. 최근 두 권의 신간이 눈에 띕니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열림원)와 김욱 번역가의 ‘취미로 직업을 삼다’(책읽는 고양이)입니다. 저자 나이부터 압도적입니다. 김 명예교수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으로 100세입니다. 지난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정한 모습으로 등장해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해 주었습니다. 아주 인상적이었죠. 김 명예교수는 책에서 사랑, 우정, 진리 등을 설명합니다.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철학자의 이야기를 함께 엮어 냅니다. 사랑이나 우정 같은 눈에 잡히지 않는 개념도 쉽게 풀었습니다. 100세 철학자가 들려주는 인생의 진리가 손에 잡히는 듯합니다. 김 번역가는 85세입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책은 김 번역가가 신문사에서 은퇴한 뒤 보증을 잘못 선 탓에 재산을 모두 날리고 무일푼이 된 이후 이야기를 주로 다
  • 말뿐인 낙관보다 노력하는 비관이 성공을 부른다

    말뿐인 낙관보다 노력하는 비관이 성공을 부른다

    비관하는 힘/모리 히로시 지음/더난출판/200쪽/1만 3000원 툭 떨어져 톡 터지는 은행 위로 검은 머리털이 흩날린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머리를 미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참담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자고 일어나면 또 한 사람이 언론을 불러 머리를 민다. ‘삭발 챌린지’라도 하는 듯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외치는 대한민국 야당의 모습이다. 일본 공학박사이자 인기 소설가 모리 히로시는 현대 정치의 특성으로 ‘엔터테인먼트화’를 꼽는다. 본디 정치의 목적과 기능은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지만, 지금의 정치는 대중의 인기를 끌기 위한 오락적 성격으로 변질됐다는 게 작가의 시각이다. 이런 배경에는 가치 있는 정보 전달이 아닌, ‘돈이 되는 감정’(시청률과 조회수) 전달에 빠진 언론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모든 상황을 ‘비관’한다. 비관하기 때문에 ‘머리 좋은 사람들도 많으니 언젠가는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도 동시에 갖는다. 지금 자신의 성공은 매사 비관하는 태도에서 왔다고 강조하는 작가의 신간 ‘비관하는 힘’은 친절하지 않은 자기계발서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관을 압축해 담은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 [그 책속 이미지] 진짜 같은 실크로드 호방함이여

    [그 책속 이미지] 진짜 같은 실크로드 호방함이여

    여행, 작품이 되다/밥장 글·그림/시루/272쪽/1만 6000원 그가 다녀간 곳은 그림이 된다.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때려치우고, 비정규 아티스트로 10년을 살아온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얘기다. ‘밥장의 실크로드 예술 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그가 KBS 다큐멘터리 ‘매혹의 실크로드’에 참여하며 미지의 여행지에 발을 디딘 기록이다. 실크로드 위의 중국과 이란, 인도는 모두 여행자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다. 중국의 일부 지역은 공무원의 온갖 감시와 제재를 받고, 이란은 비자 발급 자체가 어렵다. 인도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여행지로 유명하다. 실크로드의 오늘에서 작가는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이 무색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우루무치의 목장을, 혜초와 고선지 장군이 넘었을 톈산 산맥을, 그곳 사람들의 춤과 음악, 기예를 경험한다. 그림은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콕파르 타르투’라는 경기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이다. 이란에 ‘국기’인 폴로가 있다면 위구르에는 콕파르 타르투가 있는데, 폴로가 나무 공을 쓰는 대신 이들은 죽은 양을 쓴다. 죽은 산양을 경기장 한가운데 던져놓고 양을 먼저 잡아 반대편 경기장까지 달리면 승리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에게
  • [김초엽 작가의 과악을 펼치다] ‘추’ 하나 덕에… 태풍·지진도 견딘 타이베이 101

    [김초엽 작가의 과악을 펼치다] ‘추’ 하나 덕에… 태풍·지진도 견딘 타이베이 101

    빌트,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로마 아그라왈 지음/윤신영·우아영 옮김/어크로스/328쪽/1만 6000원 대만 타이베이에는 한때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던 마천루가 있다. ‘타이베이 101’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건물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전망대 야경을 보러 찾아온다. 그런데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드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빌딩 꼭대기에서부터 두꺼운 와이어 로프로 매달려 있는, 92층에서 87층까지 걸친 거대한 추다. 이는 건물의 흔들림을 상쇄하기 위해 초고층 건물에 설치하는 댐퍼인데 타이베이 101의 ‘윈드 댐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관광객들에게 공개된 댐퍼라고 한다. 타이베이 101은 이 거대한 추 덕분에 여러 차례의 지진과 태풍에도 건재할 수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건축물 사이에서 살아간다. 실내에 있을 때는 물론이고, 건물 밖에서도 다리를 건너고 도로를 지나며 지하터널 위를 걷는다. 이 모든 건축물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부 구조물에 의해 단단히 지탱된다. 타이베이 101의 윈드 댐퍼처럼 중력과 바람과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지키는 기술이 곳곳에 적용돼 있다.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은 구조공학자 로마 아그
  • [책꽂이]

    [책꽂이]

    불(임정연 지음, 청색종이 펴냄)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소설집. 가상화폐 투자에 편승했다가 몰락한 인물을 통해 방향을 잃은 분노와 관계가 사라진 시대를 조망하는 단편 ‘불’과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생명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헬로, 시카고’가 실렸다. 자본과 성공, 가성비와 효율성이 삶의 지표가 되는 현대의 풍경과 이에 순응하는 삶의 이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88쪽. 5000원. 생명의 여자들에게-엉망인 여성해방론(다나카 미쓰 지음, 조승미 옮김, 두번째테제 펴냄) 일본 여성 해방 ‘우먼리브’ 운동의 선구자 다나카 미쓰의 대표작. 여성을 성욕 처리 대상으로 보거나 아이 낳는 어머니로 대상화하는 남자들의 시선이 아시아·태평양 전쟁 시기 위안부를 두고 여성을 성노예로 삼은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임을 고발한다. 416쪽. 2만 2000원. 책의 책(키스 휴스턴 지음, 이은진 옮김, 김영사 펴냄) 책의 뼈와 살을 이루는 요소들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그린 저작.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서 오늘날 종이에 이르기까지 필기 재료의 변천사, 문자의 출현부터 인쇄기의 발명, 책 디자인과 제작에 스며든 예술 등 책의 물성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 북극곰이 울고 있다… 지금 당장,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여라

    북극곰이 울고 있다… 지금 당장,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여라

    플랜 드로다운/폴 호컨 지음/이현수 옮김/글항아리 사이언스/644쪽/3만 6000원 예상하지 못했던 폭염과 혹한, 상상을 초월하는 폭우와 폭설, 그리고 그 이변으로 인한 이재민과 좀처럼 회복할 수 없는 극도의 상실…. 매일같이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과 그로 인한 대규모의 피해 소식이 들려오면서 지구 멸망의 위기론이 풍성하다. 그런 절박함 속에 세계 각국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연대의 운동에도 함께 나서 보자고 외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실천은 별로 없는 형편이다. 이대로 닥쳐 오는 지구 멸망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아니면 각자가 뭔가를 해야만 할까. 신간 ‘플랜 드로다운’은 기후변화의 암울한 징후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금 바로 각자가 제 위치에서 뭔가를 해보자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미국의 기업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폴 호컨이 22개국의 세계적인 기후·환경 전문가 70명과 머리를 맞대 도출해 낸 현실적인 대응책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왜 일어나는지 이미 알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이미 현실에서 숱하게 겪고 있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지적한 이 책은 탄생부터가 예사
  • 한국,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주빈국 참석

    한국이 스칸디나비아 최대 문화행사인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한국작가회의 공동 주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네이버 후원, 한국문학번역원 협력으로 오는 26~29일(현지시간) 열리는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서 한국 주빈국 행사를 한다고 18일 밝혔다. 예테보리 스웨덴 전시·회의 센터에서 열리는 도서전은 주빈국 ‘대한민국’을 비롯해 ‘양성평등’, ‘미디어와 정보 해독력’을 주제로 삼았다. 1만 1000㎡ 전시장에 40개국, 800여개 기관·회사의 부스를 설치한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가 설계를 맡은 주빈국관에는 국가폭력, 난민과 휴머니즘 등과 관련된 도서 77종과 한국 그림책 54종을 전시한다. 한강, 현기영, 김금희, 김언수 등 9명의 시인·소설가가 스웨덴의 작가, 기자와 대담하는 작가행사를 준비했다. 비문학 분야에서는 한반도 평화(구갑우), 페미니즘(김금희·김동식), 교육(김현경), 인간의 조건(이상헌·천관율)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경리문학상에 알바니아 출신 이스마일 카다레

    박경리문학상에 알바니아 출신 이스마일 카다레

    제9회 박경리문학상에 알바니아 출신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83)가 선정됐다. 18일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지난해 6월부터 세계 각국 소설가 350명을 대상으로 세 차례의 예심을 거쳐 8개월 간 5인의 후보를 압축, 두 달간의 최종 심사를 통해 카다레를 최종 선정했다. 1963년 첫 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카다레는 2000년 간의 외세 지배, 혹독한 스탈린식 공산독재를 겪으며 유럽에서조차 소외된 나라 알바니아를 역사의 망각에서 끌어낸 ‘문학 대사’로 일컬어진다. 그는 1992년 프랑스로 망명,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4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1992년 프랑스의 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치노 델 두카 국제상, 2005년 제1회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2009년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왕자상, 2015년 예루살렘상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김우창 심사위원장은 “작가의 작품들은 삶의 절실한 진실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하게 한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올해 원주박경리문학제 기간인 다음 달 26일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 만해문학상에 황정은 ‘디디의 우산’

    만해문학상에 황정은 ‘디디의 우산’

    제34회 만해문학상 수상작에 황정은 작가의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이 선정됐다고 18일 창비가 밝혔다. 만해문학상은 한용운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73년 제정됐다. 등단 10년 이상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최근 2년 새 발표된 한국 문학을 대상으로 선정, 시상한다. 상금은 3000만원이다. 심사위원단은 선정 이유에 대해 “사유와 언어를 새롭고 독특하게 벼려냄으로써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밀착하는 빼어난 윤리적 감수성과 예술적 혁신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2017년 신설된 특별상에는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법률가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2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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