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 [특파원 칼럼] 북한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북한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오는 것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미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유엔’에 오는 겁니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총회장을 미국을 비난하는 장으로 적극 활용해 왔지요.”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만난 한반도 전문가는 최근 북한의 심상치 않은 행보에 대해 이렇게 ‘평가절하’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9일자로 단독 보도한 미 정부 당국자들의 평양 방문에 대해서도 그는 “방북 결과가 뭔가요? 성과가 없으니 북한이 CNN 억류자 인터뷰를 통해 고위급 특사를 요구한 것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는 미 정부 당국자들이 2년 만에 군용기를 타고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한 사실을 취재하면서, 머릿속에 여러 가지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북·미 관계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지금 왜 비밀 회담을 했을까, 미 당국자들은 과연 무슨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북측은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언제 또 만나기로 했을까 등등…. 마침 비슷한 시기에 알려진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미 정부 당국자들의 방북 전인 지난 7월 이미 유엔 측에 통보됐다. 북한 외무상의 참석은 15년 만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 뭔가 할 말이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미 전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미디어 꿈/주현진 베이징특파원
  • [특파원 칼럼] ‘제2의 크리스토퍼 힐’을 기다리기 전에/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 [특파원 칼럼] 현해탄 너머의 ‘먹고사니즘’/김민희 도쿄 특파원
  • [특파원 칼럼] 판다의 두 얼굴/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 [특파원 칼럼] 미국 ‘필부필부’와 나눈 5시간의 대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 [특파원 칼럼] 서태후의 비취 목걸이/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 [특파원 칼럼] 집단적 자위권 다시 보기/김민희 도쿄특파원
  • [특파원 칼럼] 오바마와 여성, 그리고 힐러리/김미경 워싱턴특파원
  • [특파원 칼럼] 중국 관영 기자의 반란/주현진 베이징특파원
  • [특파원 칼럼] 오보카타와 황우석/김민희 도쿄특파원
  • [특파원 칼럼] ‘초강대국’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 [특파원 칼럼] 시진핑과 옹정제/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 [특파원 칼럼] 멋없어서 좋아요, 가사이 선수/김민희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멋없어서 좋아요, 가사이 선수/김민희 도쿄특파원

    나의 출근길엔 은밀한 즐거움이 있다. 지하철에서 내릴 때 차장의 ‘정차(停車) 세리머니’를 훔쳐보는 일이다. 보는 사람이 하나 없어도 그는 승객들이 무사히 내렸음을 확인하는 의미로 멋있게 팔을 휘두르며 약 5초간 허공 이곳저곳을 찔러댄다. 특히 내가 애용하는 히비야(日比谷)선 차장들의 세리머니는 호쾌하고 절도가 있다. 처음 그 장면을 목도했을 땐 ‘저게 무슨 오버인가’하고 깔깔 웃었는데,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빠져들어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세리머니를 보지 않으면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없을 정도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직업의식이라고나 할까. 그게 일이니까 누가 보든 말든 최선을 다하는 거다. ‘잇쇼겐메이(一生懸命·목숨을 걸고)’라는 일본식 표현처럼 성실함을 최대의 미덕으로 삼는 일본인답다. 그런 성실함은 사실 멋이 없다. 화려함이 생명인 예술·스포츠계에선 더더욱 그렇다. 만약 커트 코베인이 27세에 요절하지 않고 무병장수하면서 2년에 한 번씩 앨범을 냈다면, 제아무리 천재라도 지금 같은 신화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을 거다. 일본인 중에 세계적으로 반항아 기질로 유명해진 스타가 없는 것도 특유의 성실함 때문인 것 같다. 예술·스포츠계에서 가장 유명한
  • [특파원 칼럼] 워싱턴을 떠나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워싱턴을 떠나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한국과 기후가 비슷한 미국 동부는 산이 별로 없고 드넓은 평지는 울창한 수목으로 덮여 있다. 인구밀도가 낮아 금싸라기 같은 땅이 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구태여 위태로운 비탈에 다닥다닥 집을 지을 필요도, 길을 내려고 힘들여 산맥을 뚫을 필요도 없다. 이웃나라에서 불어오는 황사 같은 것도 없어서 구름 없는 날엔 눈이 부시도록 햇살이 맑다. 그래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미국은 축복받은 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미국은 이웃나라와 분쟁이 거의 없다. 국경을 접한 캐나다, 멕시코 등과 바다 이름이나 섬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거나 역사 문제로 시비가 붙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멕시코로부터의 마약 밀반입이나 불법 밀입국자 등의 문제가 상존하지만 외교 갈등이 될 만한 정도는 아니다.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논’에 있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기념관에는 워싱턴이 왕관을 쓴 모양의 밀랍 인형이 있다. 그 옆에 이런 문구가 씌어 있다. “그는 왕이 될 수도 있었다.” 왕이 될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높았지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졌다는 얘기다. 워싱턴이 실제로 왕이 됐다면 미국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지난 3년간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외신 홍보술/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외신 홍보술/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지난 2012년 센카쿠열도 국유화 사건 당시 중국은 폭력적인 항일 시위로 비난을 자초했지만 신사참배와 관련해선 폭력 시위 대신 일제의 침략 역사를 국제 이슈화하고 있어요. ‘안중근 기념관’ 개관 사업도 일본의 이미지를 망가뜨리려는 선전이에요. 중국이 똑똑해지고 있어요.” 최근 중국 하얼빈(哈爾濱) 기차역에 들어선 ‘안중근 기념관’에서 만난 한 일본 여성 특파원은 안중근 기념관 개관을 두고 중국 선전 스타일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이후 중국을 취재하는 외신기자로서 중국의 대외 홍보 수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과 중국이 안중근 기념관 개관을 ‘깜짝’ 발표하면서 기념관 취재가 갑작스러운 출장이었음에도 예상외로 순로롭게 진행된 게 비근한 예다. 기념관 책임자를 인터뷰하고 싶다고 요청하자 하얼빈시 외사판공실은 불과 20분 만에 담당자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팩스로 취재 요청서부터 보내라고 요구하던 고압적인 태도가 일상적인 것임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책임자는 인터뷰에서 기념관은 역사를 직시하기 위한 의도이며, 한국과 중국은 항일투쟁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유대가
  • [특파원 칼럼] 한국 외교의 헝그리 정신/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국 외교의 헝그리 정신/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우경화 행보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지금 대미(對美) 일본 외교의 첨병인 주미 일본대사관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으로 9일(현지시간) 일본대사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초기 화면부터 일본 정부가 ‘보통 국가’로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상단에 아베가 뉴욕 주식시장을 방문한 사진, 도쿄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와 악수하는 사진 등이 있었다. 사진 속에서 한껏 미소를 머금은 아베는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는 ‘꼴통 지도자’가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훈남’처럼 보였다. 사진 밑에는 아베가 지난달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발표한 “일본은 전후 68년간 평화의 길로 매진해 왔다”는 담화 내용 전체가 영문으로 실려 있었다. 그 아래로 일본 대사가 태풍 피해를 당한 필리핀의 주미대사관에 일본 대사관 직원들이 모은 성금을 전달했다는 소식과 아베노믹스(아베의 경제정책)를 소개한 자료가 눈에 띄었다. 일본 대표가 유엔 회의에서 발언하는 사진도 큼지막하게 보였다. 그렇다면 이런 일본을 경계해야 할 주미 한국대사관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한국대사관 영문 홈페이지에
  • [특파원 칼럼] 아베 총리, 노벨평화상 받으십시오/김민희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총리, 노벨평화상 받으십시오/김민희 도쿄 특파원

    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2000년에는 한국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10년은 중국 작가 류샤오보가 받았으니 굳이 동북아에서 순서를 따지자면 일본이 받을 차례가 되기도 했다. 핵 보유와 반입, 제조를 금한다는 ‘비핵 3원칙’으로 1974년 상을 받은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이후에 일본은 노벨평화상과 인연이 없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강대국으로서의 지위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이웃으로서 기꺼이 박수를 쳐 줄 일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노벨상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평화상을 받으려면 군축이나 평화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 나는 아베 총리가 동북아의 평화 증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참배가 주변국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뻔히 알면서 “한국·중국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기만적인 말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일본은 다시는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부전(不戰)의 맹세를 하는 것은 좋지만,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 앞이 아니라 침략전쟁의 피해자 앞에서 하는 것이 맞다
  • [특파원 칼럼] 어느 외교관의 과도한 중국 사랑/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어느 외교관의 과도한 중국 사랑/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최근 베이징에 있는 서방 국가 외교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중 프랑스와 터키의 외교관은 장성택 핵심 측근의 중국 도피설을 제기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냐고 물으며 장성택 실각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확인된 바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답변이라고 말하자 그들은 “앞으로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정말 궁금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중국 언론들은 이와 달리 장성택 실각 보도를 두고 애꿎은 한국 언론을 공격했다. 장성택 실각설이 전해진 다음 날인 지난 4일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한국 언론의 오보 사례를 나열하면서 한국 매체들이 북한 고위층 동향에 대해 틀린 보도를 하는 일이 많다며 한국 언론의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한국 정부의 발표로 나온 얘기였고 결국 사실로 드러났지만 한국 언론이 말한 것이라면 믿기 어렵다는 식으로 깎아내린다. 중국에서 한국 언론의 이미지가 부정적인 게 많다. 우선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를 일삼는다’는 평이 적지 않다. 한 중국 공무원은 “‘일단 쓰고 보자’는 게 한국 언론의 특색이라고 얘기하면서 중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가까이하면 다친다’는 편견도 있다. 중국의 한 외교관은 한국 언론이
  • [특파원 칼럼] 기러기족의 종말/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기러기족의 종말/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40대 중반의 교민 A는 한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쿨에 유학해 변호사가 됐다. 졸업과 동시에 마침 로펌에 일자리가 생겨 미국에 눌러앉게 됐고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에게 장래 계획을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빨리 애들 다 대학에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교보문고 근처에 집을 얻어서 한국 책을 잔뜩 사다가 하루종일 읽는 게 소원이에요. 여기서 미국 책은 도무지 눈에 안 들어오고 한국 책을 읽자니 ‘미국생활 적응 실패자’가 된 것 같은 패배감이 들어요. 지금이라도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데 속도 모르는 부모님은 ‘내 아들이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자랑하고 다니는데 왜 굳이 들어오려 하느냐’고 말려요.” 30대 초반의 교민 B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부모와 함께 미국에 이민해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와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의 로스쿨을 졸업한 뒤 대형 로펌에 취직한 ‘엄친아’다. 최근 결혼한 그에게 자녀계획을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아이가 생기면 한국 지사 발령을 받아서라도 최소한 중학교까지는 한국에서 키우고 싶어요. 여기 미국 애들은 너무 공부를 안 해요. 대학 나온 사람 중에서도 제대로 된 영어로 작문하는 경우는 별로 못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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