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ｍ·1,500ｍ에서 메달 도전

박태환(23·SK텔레콤)이 먼저 아쉬움의 눈물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아직 두 번 더 남았다.

박태환은 2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 3분42초06을 기록, 은메달을 획득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이 가져갔던 금메달이 이번에는 맞수 쑨양(21·중국)에게 돌아갔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장린(중국)이 박태환 때문에 시상식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쑨양이 3분40초14의 아시아 및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고 중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경영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수영복에 대한 규제 이전인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운 세계기록(3분40초07)에 불과 0.07초 뒤질 뿐인 놀라운 기록이다.

박태환의 이 종목 최고 기록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세운 3분41초53이다.

쑨양의 종전 기록은 지난해 9월 자국대회에서 세운 3분40초29로 역시 박태환보다 빨랐다.

하지만 박태환이 주 종목인 자유형 400ｍ에서 쑨양과 맞대결을 벌여 진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박태환이 3분41초53으로 금메달, 쑨양이 3분42초47로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박태환은 지난해 7월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42초04로 다시 쑨양(3분43초24)을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박태환으로서는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이번 경기에서 오전 예선 때의 ‘실격 파동’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내심 이번 대회를 세계신기록을 세울 마지막 기회로 생각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 크다.

하지만 쑨양의 페이스를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듯하다.

쑨양은 이날 박태환을 바짝 쫓아가다가 300ｍ 구간을 돌고 나서부터 스퍼트를 내기 시작해 결국 박태환을 1초92 차로 따돌리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렸다.

막판 스퍼트는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박태환이지만 폭발적 스피드를 낸 쑨양을 따라잡기에는 힘이 부쳤다.

박태환과 쑨양은 이번 대회 자유형 200ｍ와 1,500ｍ에서도 맞붙는다.

둘은 당장 29일 자유형 200ｍ에 다시 출격한다.

자유형 200ｍ는 박태환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이클 펠프스(미국)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종목이다.

이번에는 펠프스가 출전하지 않지만 올 시즌 최고 기록(1분44초42)을 가진 프랑스의 ‘뜨는 별’ 야닉 아넬을 비롯해 세계기록(1분42초00) 보유자인 파울 비더만(독일),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라이언 록티(미국)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이 몰려있다.

상하이 세계대회에서는 록티가 1위, 비더만이 3위를 차지했고 메달을 바라봤던 박태환은 4위로 밀려났다.

자유형 200ｍ은 쑨양의 주 종목은 아니지만 그는 늘 자유형 1,500ｍ는 물론 자유형 400ｍ와 200ｍ에서도 박태환을 이겨보겠다고 말해왔다.

쑨양이 자유형 400ｍ 결승에서 보여준 스피드라면 자유형 200ｍ에서도 결코 만만히 대할 상대는 아니다.

박태환과 쑨양은 8월3일 예선을 시작하는 자유형 1,500ｍ에서도 맞붙는다.

최장거리인 자유형 1,500ｍ는 지난해 상하이 세계대회에서 14분34초14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쑨양의 주 종목이다.

박태환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자유형 1,500ｍ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지구력 강화 훈련을 꾸준히 해왔고, 훈련 성과 점검 차원에서 출전한 오픈 대회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왔다.

박태환이 자유형 400ｍ에서 우승,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더라면 여유를 갖고 자유형 200ｍ는 물론 1,500ｍ에서도 쑨양을 대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쑨양이 먼저 앞서 나갔다. 박태환이 남은 두 경기에서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