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실격 파동 딛고 자유형 400m 2위...중국 쑨양에 뒤져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실격 파동을 딛고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28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수영 400m에서 우여곡절 끝에 결선에 진출한 박태환이 역영을 펼치고 있다.런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태환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2초 06을 기록, 라이벌 쑨양(중국·3분40초1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박태환은 대회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2회 연속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3분 41초 53)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시아 신기록 및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쑨양은 중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경영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종전 아시아 기록은 쑨양이 지난해 9월 자국 대회에서 세운 3분 40초29였다. 쑨양의 이날 기록은 수영복에 대한 모양과 재질에 규제가 가해지기 전인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파울 비더만(독일)이 폴리우레탄 소재의 전신수영복을 입고 세운 세계기록(3분 40초 07)에 불과 0.07초 뒤지는 것이었다. 동메달은 피터 밴더케이(미국·3분 44초 69)에게 돌아갔다.
박태환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인터뷰가 이어질수록 아쉬웠던 순간들이 떠올랐는지 결국 눈물이 터져 나왔다. 박태환은 “올림픽 은메달도 값진 결과고 이루기 어려운 것”이라며 “다만 아쉬운 것은 올림픽 2연패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에 실격을 받고 다시 판정이 번복되기까지 계속 숙소에서 대기했다는 그는 “오후에 경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 답답했다. 그 판정의 영향이 결선에서 나왔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는 박태환은 인터뷰 말미에 “아유, 아유, 미치겠네.”라며 가슴을 두드리기도 했다. 누군가 “혹시 울었느냐.”고 묻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그냥 답답해서.”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터뜨리며 “인터뷰 내일 하면 안 돼요? 죄송해요.”라며 자리를 떴다.
끝내 눈물을 흘렸지만, ’실격 파동’을 딛고 따낸 은메달이라 금메달보다 더 값졌다. 앞서 박태환은 조 예선에서 3분 46초 68로 3조 1위,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다.
하지만 출발 신호 전에 몸을 움직였다는 불명확한 이유로 ‘실격(DSQ·Disqualified)’ 처리됐다. 우리 선수단이 국제수영연맹(FINA)에 이의제기를 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판정 번복을 이끌어냈다.
마음고생으로 결선 경기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았던 박태환은 그러나, 결선 초반부터 레이스를 주도했다. 6번 레인에서 물로 뛰어든 박태환의 출발 반응 속도는 0.67초로 예선 기록(0.63초)과 큰 차이가 없었다. 8명중 가장 빨랐다. 박태환은 쑨양과 접전을 펼치면서도 300m 구간을 찍을 때까지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300m 구간을 0.01초 차로 앞서 턴을 하고 나서 쑨양에게 선두를 내줬다. 쑨양이 힘을 내면서 조금 앞서나가더니 350m 구간을 박태환보다 0.90초 앞서 돌았다. 박태환은 마지막 스퍼트를 냈지만 쑨양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쑨양이 마지막 터치패드를 두드리고 나서 1.92초 뒤 박태환이 레이스를 마쳤다.
박태환은 29일 자유형 200m에 출전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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