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호흡기 증상 있는 시민 전수검사
2주간 유증상자 찾아내 2주간 집중치료정총리 오늘부터 대구서 직접 현장 지휘
“증상 땐 등교·출근 말라” 예방수칙 개정
확진자 1000명 초읽기… 정부청사 비상
일각 “요양병원·軍, 제2 대남병원 우려”
대구사는 주한미군 가족 61세 여성 확진
24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의료진이 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차량에 태우고 있다. 최근 대남병원에서는 장기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청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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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환자를 최대한 경증 상태에서 조기에 발견하고자 앞으로 2주 동안 대구 지역에서 발열·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모든 시민에 대해 전수검사를 할 계획이다. 이미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신천지대구교회 교인까지 더하면 모두 3만 7000명을 2주간 집중 검사하는 셈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대외협력팀장은 이날 “대구의 과거 통계치를 봤을 때 2만 8000명 정도에서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코로나19 환자를 찾아내 전부 치료하고 격리함으로써 지역사회 감염도를 최소한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초기 2주간은 그물망을 넓게 펴서 접촉자와 환자를 빨리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그 이후에는 치료에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주의 기간을 정해 2주는 유증상자를 찾아내고 나머지 2주 동안에는 치료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해서 대구 상황을 먼저 안정시킨 뒤 대구·경북 이외 지역은 다수 전파를 일으킨 신천지 대구교회와의 연계 사례를 최우선으로 확인, 조치해 지역사회 확산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도록 정밀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다른 집단감염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한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집중 조사하고 있는 요양병원과 군 등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또 나타나 제2의 대남병원, 제2의 신천지가 될 수도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봉쇄 전략은 국가와 의료기관 중심으로 운용하고, 완화 전략에는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위기경보 심각 상향에 따라 대국민 예방수칙도 개정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발열·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등교나 출근을 하지 말고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경과를 관찰할 것을 권고드린다”고 밝혔다. 모든 발열·호흡기 유증상자들이 선별진료소로 몰리면 정작 검사 역량이 한계에 부딪혀 정작 가려내야 할 코로나19 환자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11개 정부청사는 출입구에 열화상 감지카메라를 설치하고 출입구 일부와 체육관 등을 폐쇄하는 등 방역관리를 강화했다. 각 부처는 민원인 면담이나 회의는 가급적 화상으로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이날 오후 현재 833명으로 늘었다. 이런 추세로 가면 이번 주 중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대구 지역 신천지 신도 9334명 가운데 1248명이 유증상자로 확인됐다. 경북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확진환자가 사망해 국내 8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편 주한미군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대구에 사는 주한미군 가족(미국 국적 61세 여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주한미군과 관련된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2-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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