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예술가, 술의 얼굴을 그리다
술과 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과 두보,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주를 통해 영감을 얻고 걸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도수가 70도에 가까운 독주 ‘압생트’를 마시고 알코올 중독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냈던 고흐처럼, 술은 이들에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했지만 예술가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아마 오늘날 인류의 문화유산이 이렇게까지 찬란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주류 비즈니스 세계에서 술과 예술가는 종종 ‘술병’에서 만나는데요. 술의 얼굴이자 술이 가진 개성이나 이미지를 구현하는 ‘레이블’을 예술가들이 직접 그리기도 하고 또 유명 예술가의 작품을 레이블로 쓰는 협업이 어느 업계보다 더 자주 이뤄진답니다. 비싼 그림을 돈 주고 사지는 못해도 이들의 작품이 들어간 술병은 심미적으로 뛰어나 술과 그림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게 특히 인기죠.
●증류주 소호, 이계송 작가의 ‘상춘’ 사용
국내에서 ‘술병의 예술’을 가장 잘 구현하는 곳은 경기 평택시 밝은세상영농조합의 ‘호랑이배꼽’ 양조장입니다. 서양화가 이계송(72)씨 가족이 직접 술을 빚어 막걸리, 프리미엄 증류주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