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한여름밤의 생수 같은 ‘쇼비뇽 블랑’
상큼한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졌다면 ‘쇼비뇽 블랑’ 품종을 마다할 수 없을 겁니다. 쨍한 산미와 청사과, 풀, 미네랄 아로마를 강력하게 뿜어내는 쇼비뇽 블랑(쇼블)은 전 세계 화이트 품종 가운데 샤도네이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인기 품종이죠. 특히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봄·여름(SS) 시즌이 찾아오면 와인 숍에 들어가 쇼블을 박스째 쟁여 놓고 싶어집니다. 길게 숙성하지 않고 바로 음용하는 쇼블은 신선하고 풋풋해 벌컥벌컥 들이킬 수 있어 마치 봄·여름 밤의 ‘생수’ 같은 역할을 하죠. 매주 5월 첫째주 금요일은 국제 쇼비뇽 블랑의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이네요. 쇼블의 고향은 프랑스 루아르, 보르도 지역이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 현재 프랑스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미국, 칠레, 남아공 등 전 세계 와인 산지에서 고루 생산되고 있답니다.
●부담 없는 뉴 노멀… 뉴질랜드 말보로
국내 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쇼블은 뉴질랜드 최대 와인 산지인 말보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입니다. 쇼블을 한 번쯤 접해 본 기억이 있다면 말보로 지역의 제품일 가능성이 큽니다. 대량 생산되는 이 지역의 쇼블은 가성비가 훌륭하고, 새콤달콤한 열대 과일의 향이 강해